고음병

1 개요

노래를 재미삼아 막 시작한 초보자들이 고음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일 때 쓰는 말. 특징은 옥타브를 절대적인 비중으로 노래의 난이도를 평가한다는 것인데, 노래방에서 고성방가를 하는 주된 원인 중 하나로(...)음역이 너무 좁아서 딱히 저음이나 고음노래가 아니어도 테러하는 경우도 있다. 이 병에 걸린 사람들이 좋아하고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노래는 김경호박완규 등의 노래가 많다.

여담으로 고음병 종자들이 특히 활개쳤던(?) 시기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였는데 김경호, 플라워, 야다, , 버즈, 더 크로스, 김현성 등 락발라드로 유명했던 가수들이 대부분 이 시기에 출현했고, 그들이 인기를 끌면서 그들을 따라하고 싶어했던 당시 젊은이들에게 고음병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들이 진 후 소몰이 종자들이 활개치는 시대가 온다

2 문제점

고음을 깔끔하게 내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깔끔하게 소화하는 고음은 시원한 통쾌함과 단면적인 난이도, 그리고 카리스마성 덕분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쉽고 덕분에 노래의 한가지 기법으로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그저 그것으로 끝날 문제였다면 고음이란 이름으로 항목이 개설되어 다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고음병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가수의 실력을 고음과 음역으로만 판단한다는 점인데, 애초에 음악 장르에 따른 가창 스타일의 차이를 인지조차 못하는 거다.(...) 초고음을 지르는 락커들이 발라드, 재즈나 알앤비 가수들 노래 따라한다고 그 장르의 가수들보다 그 곡을 더 잘 부르겠는가? 음역 외 공명, 호흡, 감정, 박자, 리듬감 등과 같은 요소는 아예 배제하고 단순히 '어디까지 올라가는가' 만을 따진다는 게 문제점.

이에서 야기되는 또 다른 고음병의 문제점은 자신의 노래 실력도 고음만 되면 무조건 잘하는 거라고 착각한다는 점이다. 특히 초보자들이 자신이 고음이 된다고 착각하는 경우 중 십중팔구는 후두를 한껏 올려서 조여내는 경우인데, 이렇게 후두를 올리면 고음이 나오긴 하나 정작 남들이 듣기엔 공명감이 전혀 없는 경박한 소리가 난다. 만에 하나 본인이 녹음한 소리를 들어보면 진짜 쥐구멍을 찾게 된다.(...) 프로 가수들도 고음역대에 가면 당연히 후두가 올라가나 그 올라간다는 게 일반인들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 또 후두가 너무 올라가버리면 목을 막기 때문에 후두를 한껏 올려서 고음을 내는 초보자들의 경우 중고음은 그나마 경박한 소리일지라도 올라갈지 모르나 그 이상의 음역은 십중팔구 목이 막힌다.

고음병 환자들은 노래방에서 음정을 자신에게 맞는 음역대에 낮추어 부르는 것과 가성 사용을 죄악으로 생각하며, 가수 지망생이나 노래 좀 한다는 사람을 만나면 "너 She's Gone 되냐?"와 "음 어디까지 올릴 수 있어?"라는 질문을 단골메뉴로 한다. 또 가수들 라이브 원키 논란의 선봉장에 서기도 한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일부 고음병 환자들의 경우 남성이 여자키 노래를 자신의 키에 맞춰 부르는 것을 노래를 못 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애초에 여자의 톤이 남자보다 높으니 키가 올라간 것 뿐인데, 여기서 또 고음병 환자들이 착각하는게 목소리 톤이 높다는 건 그냥 톤이 높다는 거지 음역이나 옥타브가 더 넓다는걸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고음병 환자들은 이런 점을 들어 자신과 몇몇을 제외한 남성들은 여성보다 노래를 못한다는 말도 안되는 인식을 갖기도 하는데, 여성의 경우 기본적으로 두성이 남성보다 비교적 쉽게 되기 때문에 고음이 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긴 하나,[1] 흉성이 딸리기 때문에 일반인 여성들이 노래하는 것을 보면 성량이 매우 작은 것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힘 없이 부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야말로 자신만의 세계에 푹 빠져있는 셈이다.

추가로 말하자면 정상적인 발성으로 일반적인 사람이 낼 수 있는 진성 최고음은 보통 2옥타브 미/파, 높게 잡아도 2옥타브 솔/라가 평균 한계음. 그 이상 올라가는 사람들은 발성 연습을 따로 한 경우이다.[2]

또한 고음은 그 음에 올라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음에서 낼 수 있는 음의 안정도(물론 보통 락에서는 샤우팅이나 바이브레이션 처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와 목소리의 깨끗함(샤우팅은 예외)이 매우 중요하다. 고음만 올라간다고 다가 아닌 것.

고음병에 걸린 사람들은 미성을 매우 신성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분명 미성은 목소리가 곱고 높아서 좋기는 하지만, 제대로 된 발성법이 기본으로 갖춰져있지 않으면 소울이나 파워풀하고 탁한 목소리 같은 느낌을 내기가 어렵다. 한마디로 톤이 단조로워지기 쉽다는 것. 이건 프로도 예외가 아니다.

여담이지만 이런 고음병에 걸린 사람들이 문제가 되고 이슈가 되고 나니 오히려 반대로 고음으로 올라가는 노래만 나오면 그 곡의 소화, 표현 능력, 감성과는 별개로 '어휴 소리만 지르네' 하는 고2병 비스무리한 사람들도 나타났다. 작용과 반작용 그냥 시끄러워서 그러는 걸 수도 있다

또 같은 음도 어떤 발음이냐에 따라 난이도가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아' 같은 발음보다 '이' 같은 발음이 같은 음에서 내기 훨씬 어렵다. 음이 어디인지만 따지는게 좀 무의미한 이유 중 하나. 결론은 직접 불러봐야 난이도를 알 수 있다

좀 더 본질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면, 노래의 최종적인 목적은 노래는 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감정전달에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깔끔하게 고음을 낸다고 해도 감정전달이 안된다면 단순한 소리내기 혹은 성대모사에 불과하다. 그걸 차치 하더라도 좋은 보컬의 요건은 단순한 고음이 아닌 음역, 음색 그리고 성량 이다. 단순히 고음이 가능하다고 해도 이정현 처럼 좁은 음역대 밖에 소화할 수 밖에 없다면 가수로서의 감정전달에 매우 불리하며, 김동률 처럼 전체적인 음역이 넓은 가수는 상대적으로 낮은 고음을 구사하더라도 상대적으로 감정전달에 유리한 경우가 많다. 결국 고음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넓은 음역이라는 큰 카테고리에 포함될 때 더 강점을 가지는 부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음악 관련 만화 오디션에서도 고음병에 걸린 사람이 나온 적이 있다. 이노무시키 참조.

3 고음 노래 예시

고음/노래 목록 참고.

4 기타

참고로 여기서 진성/가성은 어떠한 발성으로 고음을 낸 것인지 구분하는 것이 아니다. 그 고음을 본인의 진짜 목소리로 낸 것인지(목에 힘을 주고 낸 육성), 아니면 가짜로 낸 소리인지(목에 힘을 빼고 낸 소리, 진성의 반대 개념, falsetto 창법만을 말하는 것이 아님) 구분하는 것이다. 애초에 타고난 미성이 아닌 이상 일반 남성 기준 3옥타브 이상의 음역은 일반인들이 흔히 생각하는 그냥 진성으론 올릴 수가 없다. 믹스보이스[3]라고 봐야 할 듯. 발성으로만 따지면 흉성, 비성, 두성 등이 있지만 이 항목에서 중요한 것은 발성이 아니라 단순히 진성인지 가성인지 구분하는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렇게 해놓겠다. 사실 성악에서의 진성과 일반 대중음악에서의 진성은 구분이 다르다. 두성 또한 마찬가지이다. 여기서 말하는 믹스보이스도 일반 대중 음악에선 보통 진성의 영역에 속한다.

머라이어 캐리의 'Emotions'에서 최고음 부분은 발성으로 따지면 '휘슬 레지스터(Whistle Register)'이다. 공명점이 머리라는 점에서 두성과 공통점이 있기에 슈퍼 두성(Super Head Voice)이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두성과는 소리의 떨림이 다르다. 이 발성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은 전세계에서 흔하지 않지만 여자는 대부분 노력하면 어느 정도는 가능하고 남자도 사람에 따라서 가능하기도 하다.[4] 이 발성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인물은 머라이어 캐리, 비타스, 아담 로페즈, 리오나 루이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체리필터의 보컬 조유진, 차수경 등이 있다. 사실 고음병과도 연관되는거지만 whislte Register건 가성이건 내는 건 가능하지만, 아름답게 내는 건 매우 어렵다. 머라이어 캐리의 휘슬이 유명한 이유도 그녀의 Whistle Register가 듣기 좋기 때문. 여담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휘슬 발성에 대한 개념이 잘 잡히지 않았기에 돌고래 소리 또는 하이노트(High Note-고음)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다.

이 항목에서 나오는 옥타브 표기는 한국 기준과 외국 기준이 뒤섞여있으므로 옥타브 문서를 잘 보면서 확실하게 비교해 보자.
  1. 당연히 다 되는 것도 아니다.
  2. 평균보다 기껏 몇 키 더 올리는 게 아니라 3옥타브 중반까지 시원스럽게 내지를 수 있는 경우를 얘기한다. 그런데 성대가 아무리 타고났다고 하더라도 벨칸토식 흉성으로 3옥타브를 찍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사실 타고났다고 불리는 사람들도 알고 보면 두성 등 고음 발성을 스스로 터득한 경우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고 봐야 한다.
  3. 또는 두성, 헤드보이스, 반가성 등 온갖 상업적 용어는 무궁무진하다. 해당 트레이너가 비슷한 발성법인데도 '난 이 용어를 쓸 테니 이건 내가 만든 용어다!'라고 선전하면 그만이기 때문.
  4. 가갤이나 몇몇 음악 관련 사이트를 돌아다니다보면 5옥타브 휘슬을 인증한 남자 용자가 몇 있긴 하다. 하지만 써먹을 데가 없다. 안습(...) 휘슬 잘한다고 무조건 노래를 잘하는 건 아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