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吾輩(わがはい)は猫(ねこ)である[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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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본 소설

나츠메 소세키의 대표작 중 하나. 제목 그대로 해설역 겸 화자가 고양이다. 영어 제목은 I Am a Cat.
1905년 1월에 단편 소설로 하이쿠 잡지 <호토토기스(ホトトギス)>에 발표했는데, 호응이 좋아 다음 해 8월까지 11회분을 연재했다. 2편 도입부에서는 주인공인 고양이가 자신이 다소 유명해져 주인장 집에 팬 레터가 오게 되었다고 말한다.

어딘가에서 태어났는지 모르는 버려진 어느 새끼 고양이가 인근 학교의 영어교사인 진노 쿠샤미의 집에 들어가 빌붙은 후, 자신이 고양이로서 겪는 일과 쿠샤미 선생의 생활, 그리고 그의 친구들과 주변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사회 풍자 성향이 강하며, 고양이와 인간 사회를 동시에 묘사한다. 고양이의 시선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시니컬하면서도 제법 위트있는 어투가 특징. 1982년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다.

"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2](吾輩は猫である。名前はまだ無い。)라는 첫 문장이 일본에서는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급으로 유명한데, 덕분에 현대 작품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3]

작가가 소설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지인어었던 시인이자 소설가 타카하마 쿄시(高浜虚子(남성))가 소세키도 소속해 있던 하이쿠 잡지 <호토토기스>에 실을 글을 써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이 발표되고 잡지의 판매부수가 껑충 올라가, 원래 하이쿠가 전문이었던 잡지 <호토토기스>는 이 소설로 유력한 문예잡지가 되었다.

1.1 등장인물

  • 고양이 : 이름도 없는 고양이. 쿠샤미 선생집에 빌붙어 살고 있는 수컷. 극의 주 화자로서 온 동네를 쏘다니며 사람들의 행동을 전해준다. 자신을 이 몸(吾輩;わがはい)이라 지칭한다. 참고로 이 고양이는 실제로 소세키의 집에 드나들었던 검은색 고양이를 모델로 만들어진 존재라고 하는데, 메이지 37년 6월에 나타났으며 메이지 41년 9월 14일에 죽었다.[4]
  • 쿠샤미 선생 : 고양이의 주인. 풀네임은 진노 쿠샤미(珍野 苦沙弥). 아내와 어린 딸 3명이 있다. 영어교사, 그 중에서도 독해 전문 교사이며 평소 언행이 괴짜스럽게 묘사되지만, 간게츠나 메이테이와 같은 지인들이 틈틈이 찾아오는 것으로 보아 어느 정도 사교성은 갖춘 듯하다. 팔랑귀라서 메이테이의 장황한 농담에 낚이는 역할을 충실히 맡는다. 나중에는 자기가 키우는 이름도 없는 고양이에게 연하장 안부 순서에서 밀리는 굴욕을 당한다. 신경성 위염이 있어 고생 중인데, 담당 의사로부터 수시로 상담과 처방을 받고 있으나 제대로 치료에 임할 생각은 않고 술로 치료한답시고 틈만 나면 술 마시러 나간다. 집안에서도 고개 숙인 중년 즈음의 위치를 차지하는 모양. 이름의 유래는 재채기이며, 모델이 작가 자신이라고 한다.
  • 돈코(とん子), 슨코(すん子), 멘코(めん子) : 쿠샤미의 딸들. 첫째 돈코와 둘째 슨코는 유치원에 다니고 있고, 셋째 멘코는 그보다 더 어리다.
  • 메이테이(迷亭) : 쿠샤미의 친구. 미학자이자 달변가로 심심하면 쿠샤미의 집에 놀러온다. 아무렇지도 않게 솜씨 좋게 거짓말을 지어내어 쿠샤미 같이 순진한 사람을 골려먹는 일을 삶의 낙으로 삼고 있다. 본인은 이것을 골계미라 칭한다. 그냥 말솜씨만 좋은 게 아니라 무척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 어지간한 사람은 메이테이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도 모른 채 무심코 고개만 주억거리게 되는, 많이 배운 지식인다운 면모도 있다. 사람을 속여넘기는 데 재주가 있는 만큼 됨됨이가 뺀질뺀질하고 성격이 뻔뻔하여 '나중에 들키면 어쩌려고 그래?' 라며 걱정하는 주인공에게 '잘못 알았나 보다 하면 되지 뭘' 이라고 대답한 적도 있다. 가끔은 그런 달변으로 가네다 부인을 물리치는 등 활약하도 한다. 남이 자기 거짓말에 속아넘어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며 즐기는 하라구로 속성이며 작품 내 말개그 담당이다.
  • 미즈시마 간게츠(水島 寒月) : 쿠샤미의 옛 제자. 온갖 말도 안 되는 실험과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과학자. 메이테이와 함께 쿠샤미 선생 댁에서 죽치고 사는 인물 2호. 고양이의 묘사에 따르면 훤칠하게 잘 생긴 외모이다. 쿠샤미의 지인 그룹 중에서는 젊은 축에 속하며, 어느 날 길에서 만난 아가씨에게 반한 이후로 줄줄 이어지는 그의 연애담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메인 스토리 라인이 된다. 모델은 작가가 교사로 일할 적의 제자였던 데레다 도라히코(寺田寅彦)란 인물.[5]
  • 가네다 일가 : 간게츠가 반한 아가씨의 집안. 재력가 집안으로 그 동네에서는 세상사에 무지한 쿠샤미만 빼고 다 아는 굵직한 사업가 가문. 연애담 소문을 들은 아가씨의 어머니 하나코[6]가 간게츠가 자주 출몰하는 쿠샤미 선생집에 정찰을 오면서 처음 이 집안의 존재가 알려지는데, 특유의 고압적인 사모님 태도와 기업가를 싫어하는 쿠샤미 선생 + 메이테이의 말장난에 놀아나는 바람에 쿠샤미 패거리와 앙숙이 되어버렸다.
  • 고양이들 : 동네 도둑고양이 인력거집 검둥이, 주인공 고양이가 좋아하던 암코양이 미케 등이 초반에 잠시 나오지만 금방 죽어버리고 포커스는 인간들 쪽으로 맞춰진다.

1.2 표절 의혹

호두까기 인형으로 유명한 E.T.A 호프만의 장편소설 <수고양이 무르의 인생관 (원제 : Lebensansichten des Katers Murr) (일본어역:牡猫ムルの人生観)과 유사해서 표절 의혹을 받고있다.
단순히 고양이가 화자라는 것, 주인이 음악가와 선생이라는 설정에서 착상을 얻은 것에 그치지 않고, 내용면에서도 예를 들면 선생이 채찍으로 고양이를 때리는 장면이 있는데, 일본에서 버릇을 고치기 위해 고양이를 채찍으로 때린다는 것이 뜬금없었는데, 호프만의 작품에는 고양이가 채찍으로 얻어맞는 장면이 있다.
고양이가 11월에 죽은 것도 똑같은데, 모차르트 오타쿠였던 호프만은 수고양이 무르의 이른 죽음을 통해, 역시 요절한 천재 모차르트에 대한 안타까움을 그린 필연성이 있었건만, 이 소설 속의 고양이는 맥주에 취해 물독에 빠져 돌발적인 사고로 죽어서 어떠한 필연성도 개연성도 없다.
소설의 마지막 연재분(1906년 8월호 게재)에는 100년 전에 죽은 무르라는 동족(고양이)이 언급되는데, 소세키의 양심적인 고백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은 이 작품이 연재하던 중에 <신소설(新小説)>라는 잡지 1906년 5월호에서 호프만의 소설을 표절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고양이를 갑자기 죽이고, '100년 전에 죽은 무르가 이몸(와가하이)를 놀래킬려고 먼 저승에서 출장온 것같다'라는 어정쩡한 변명을 집어놓고 연재를 끝마친 이유가 여기에 있었지 않았을까라고 추측된다.

더 자세한 내용은직접 비교해놓은 글(일본어)을 참고.
  1. 일본어한국어로 번역할 때 '~である'는 대체로 평어로 번역할 때가 많고, 吾輩는 상당히 고풍스런 1인칭이기에(보통 '이 몸' 등으로 번역)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라는 번역은 제법 의역(초월번역?)이 된 편이다. 한국의 시인인 홍사용이 1922년에 발표한 시 '나는 왕이로소이다'라는 제목에 번역자가 영향을 받았을지도(?)
  2. 문학사에서 펴낸 판본에서는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라고 번역하였다.
  3. 히다마리 스케치 5권에서 나오는 '나는 고양이인 것이다'라는 문구가 그 예시.
  4. 소세키가 이 작품을 집필하기 시작한게 메이지 38년 1월이니 고양이가 나타난지 약 반년만에 글을 쓴것이 된다.
  5. 이 작품이 쓰여질 당시엔 도쿄제국대학 이학부 강사로 재직중이었다고 한다.
  6. 鼻子. 본명이 아니라 서술자인 고양이가 편의상 그렇게 부른다. 처음 등장했을 때 얼굴의 비대한 가 특징이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