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1 落下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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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落下傘
영어: parachute
독일어: Fallschirm팔씨름

공중에서 사람이나 물자 등을 안전하게 낙하시키기 위하여 사용되는 우산 모양의 기구. 넓은 천에 여러 개의 줄이 달려 있고, 반구형(또는 아치형)으로 펼쳐져 공기 저항을 크게 함으로써 떨어지는 속도를 늦춘다.

최초의 낙하산은 르네상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기에 '틀에 고정된 천의 공기저항을 이용하여 낙하 속도를 늦춘다'는, 낙하산의 지극히 기본적인 이론을 토대로 한 설계도가 발견되었다. 그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470년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졌던 설계도. 하지만 그 설계도에 그려진 낙하산의 능력은 그냥 오늘날 파라솔을 들고 뛰는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수준이였다. 사실 이 낙하산 개발 이전에도 우산을 낙하산처럼 써먹으려는 시도가 여러차례 있어왔지만,

이후 그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1485년 낙하산의 설계도를 만들었으며 이 레오나르도의 설계도는 오늘날의 낙하산의 개념과 거의 근접하였다. 물론 레오나르도의 설계도가 그렇듯 실용화는 되지 못하였다. 이후 100년이나 지난 1595년 베네치아 공화국(오늘날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파우스토 베란치오(Fausto Veranzio)라는 발명가가 레오나르도의 설계도를 기반으로 낙하산 제작에 들어가서 1617년 최초의 낙하산을 발명하였고, 그는 이것을 베니스의 산 마르코 종탑(St Mark's Campanile)에서 직접 시범 낙하를 선보였다. 참고로 이 종탑의 높이는 약 100m이며, 이 첫 시범 낙하를 선보였을때 파우스토의 나이는 65세. 시범 낙하는 별 탈 없이 끝났지만 아직까지 낙하산으로써의 기능으로서는 불완전한 점이 많았다.

다시 100년이나 지나서야 1783년 프랑스의 루이-세바스찬 르노르망(Louis-Sébastien Lenormand/1753~1809)이 몽펠리에(Montpellier)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낙하산 실험을 선보였다.[1] 이후 자극을 받은 여러 과학자들은 낙하산 개발에 열을 올렸으나, 르노르망이 자신이 만든 낙하산으로 실험하다가 추락사고로 죽는 통에 당연히 이걸 미덥지 못 했기에[2] 낙하산에 '탑승석'이 붙어있었고, 한동안 낙하산 밑에는 열기구 같은 탑승석이 붙어있는 채로 개발이 진행되어야 했다.

현대적으로 그냥 사람이 착용하고 사용하는 낙하산은 1911년부터 개발이 시작되었다. 결국 시제품이 나오긴 했으나, 당장 사람에게 테스트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였던지라 결국 사람과 비슷한 무게인 75kg의 추에 매달아서 에펠탑에서 실험하게 된다. 실험은 성공적이였으나, 아직까지 사람이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었다. 이후 오스트리아 출신 프란츠 라이헬트(Franz Reichelt)란 재봉사가 직접 만든 '낙하복'이란 물건을 에펠탑에서 실험해보았으나...실패[3]. 그리고 얼마 후 일명 '손으로 잡고 사용하는' 낙하산이 미국에서 등장하였고, 그랜트 모턴(Grant Morton)이란 자가 라이트 형제가 만든 B형 비행기를 사용한 상태에서 이 낙하산으로 캘리포니아 상공에서 무사히 착지하는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손을 사용해야 했기에 역시 사용이 쉽진 않았다.

결국 진정한 현대적 낙하산은 1912년 러시아 출신 과학자 그레브 코텔니코프(Gleb Kotelnikov)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이것은 신체에 전해지는 중력의 운동에너지로 인해 일정 수준 이상의 압력이 가해지면 자동적으로 펼쳐지는 낙하산이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탈출용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적극적인 강하, 투하를 위해 사용한다. 다만 이렇게 용도가 변경되면서 낙하속도는 다시 상승하고, 몇몇 강하법의 경우는 교육 없이 그냥 썼다간 사망할 정도가 되었다. 낙하 속도를 높인 이유는 낙하중 적에게 탐지되거나 혹시 탐지되더라도 죽을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다.

이후 제1차 세계대전 때부터 물자 공급 등의 용도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정작 초기에 공중전이 펼쳐졌을 때에는 파일럿 등에게 낙하산을 지급하지 않았다. 그 이유도 높으신 분들기가 막힌 주장인데, 낙하산을 지급하면 겁쟁이들이 조국이 피땀흘려 만든 비싼 항공기를 기총 한두방 맞았다고 버리고 탈출할 것이라는 일본군스러운이유에서 미지급했다고 한다. 때문에 피격이 되면 탈출을 하지 못해서 파일럿들은 타죽거나, 자살하거나, 사망확률이 높은 비상착륙을 하거나, 그냥 뛰어내리는 선택을 해야 했다. 이 멍청한 조치 때문에 파일럿들의 생존율은 급락하여 심각한 인력 손실을 발생시켰고, 그에 따라 사기 저하는 물론 파일럿들의 평균 숙련도 저하까지도 불러일으키고 말았다. 그 때서야 낙하산을 지급해 주기 시작한 것. 제2차 세계대전에서 공수부대들이 창설되면서 군용으로서의 활용도가 증가, 낙하산 역시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사용자가 직접 조작하여 낙하산을 펼칠 수 있는 수동 기능이 포함되었다.

튼튼하면서도 가벼운 천이 필요하기에 옛날에는 그 비싼 비단을 써서 낙하산을 만들었었다.[4] 그러다가 1935년에 나일론이 발명되어 2차대전에는 비단 대신 나일론이 사용되었다.

전후에도 당연히 지속적으로 성능개량이 연구되고 있으며, 독일의 SPELCO 사가 개발한 '그리폰'개념소개 군장류 수납사진 처럼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낙하산의 형태에서 벗어난 제품도 연구중이다[5].

공중말고 지상에서도 사용하는데 고속 제트기의 착륙거리 단축을 위한 드래그슈트(drag chute)나 스키의 급경사 활강시의 속도조절장치, 경주용 차량의 브레이크로도 사용된다. 대형 선박의 수중용 브레이크로도 사용하는 듯. 흠좀무.

공수부대가 이게 없으면 날개없는 독수리요, 그냥 훈련 잘된 보병이 되어버리는 거 같긴한데 2차세계대전 당시에는 영연방에서 글라이더 강하부대를 애용했는데 일단은 공수부대 개념이던 경우도 있어서 애매모호. 참고로 글라이더 강하부대는 조그만한 글라이더가 아닌 일반 경비행기 크기의 글라이더에 탑승하며, 글라이더에서 뛰어내리는게 아니라 글라이더로 공수 지점에 직접 착륙하는 방식이었다. 낙하산 따위는 ㅇ벗다 참고로 이 글라이더는 예상 지점 보다 아주 살짝만 멀어져도 생존률이 극악으로 떨어진다는 것과 착륙 지점에 장애물들이 있으면 쉽게 부서진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대부분 한밤중에 강하하지만, 대공포화에 끔살당하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여객기에는 승객을 위한 낙하산이 하나도 없다. 사실 이상한 점이 아닌게 여객기에서 사고가 발생할 시 낙하산으로 승객들이 탈출하는건 사실상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낙하 훈련을 받지 않은 일반인 승객이 안전하게 낙하산으로 탈출하려면 최대한 속력을 늦추고 고도 또한 낮게 유지해야 하는데다 한번에 많은 인원이 타는 특성상 탈출 시간을 벌기 위해 이를 장시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정작 낙하산 탈출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비행기 자체가 속도와 고도를 조절하는게 불가능한 경우가 절대 다수이다. 그리고 속도와 고도 조절이 가능하다면 차라리 지상에 착륙하는게 굳이 낙하산으로 탈출하는 것보다 더욱 안전하다.

낙하산으로 사람이 공중에서 떨어져 착지하는 모습에서 착안, 스타크래프트에는 낙하산드랍이라는 컨트롤 스킬이 있다.

드물게 낙하산이 펴지지 않아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때문에 보조 낙하산이 존재하지만 보조 낙하산을 펼칠 여유가 없거나 매우 재수없게도 보조 낙하산조차 펴지지 않는다면 그대로 사고로 이어진다. 사고 영상의 예. 다소 충격적일 수 있으니 주의! 참고로 이 영상에 나온 사고 당사자는 다행히 두터운 눈밭에 떨어져서 크게 다치지 않고 3개월 후 다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다. 그 밖에도 낙하산끼리 부딧히는 사고나 물이나 나무 등에 잘못 착지하는 사고 등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서, 낙하산 훈련은 특전사 훈련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훈련으로 손꼽힌다.

2 낙하산 인사

직장에서의 낙하산 인사는 낙하산 인사 문서 참고.

3 한국의 SF 단편소설

단편집 독재자(소설)에 수록된 곽재식의 단편이다. 웹진 거울에도 올라왔었으며 여기서 읽을 수 있다

웹진 거울에 투고할 때는 원래는 마녀가 나오는 본격적인 환상물을 쓰려고 했는데 마감시간 때문에 낙하산을 투고했고, 또 단편집 독재자로 단편소설 청탁을 받았을땐 독재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역사소설을 쓰려 했는데 이번엔 또 분량이 너무 많아져서 이 독재자가 나오는 단편의 10년 후 배경으로 또 한편을 더 썼는데, 역시 분량이 많아져서 결국 독재자 책을 낼 때에는 낙하산 원고를 보냈다고. 참고로 그 10년후 배경이라는 중편은 지진기라는 작품으로 역시 웹진 거울에 공개되었다.

단편 내용은 주인공이 비행기 사고로 하늘에서 추락을 하면서 시작한다. 추락하는 생생한 묘사와 충돌끝에 그게 꿈이었다는게 밝혀진다. 광물분석회사에 직원으로 다니는 주인공이 요즘들어 새로온 부장한테 들들볶여 스트레스를 받아 그런 악몽을 꾸었다는 것. 부장은 점점 주인공을 들들 볶고, 주인공은 마치 예지몽처럼 느껴지는 악몽을 끊임없이 꾸게 된다. 어느 날 운명처럼 비행기를 타야할 일이 발생한다. 그러나 주인공은 아무 걱정없이 비행기에 탑승하는데, 바로 자신이 그런 악몽을 꾸는 원인이 예지몽이나 그런게 아니라 침대 매트리스가 낡아서 누우면 푸욱 꺼지는 현상 때문에 그런 꿈을 꿨던것. 바닥에서 잠을 자자 악몽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예지몽 따윈 없었으며 주인공은 안심하며 전근을 가게 된다.
  1. 파우스토가 선보였던 첫 낙하는 공개적으로 행한것이 아니라서 최초의 기록으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2. 르노르망이 만든 낙하산은 사실 기존에 있던 낙하산 설계도를 바탕으로 하여 '낙하산을 두개 들고' 뛴 것이 전부였었다. 어쨌든 성공은 했지만. 나중에는 결국 추락하여 죽고만다. 글라이더 연구의 선구자인 오토 릴리엔탈처럼.
  3. 그대로 추락하여 사망했다. 이 해프닝을 찍은 영상이 아직까지 남아 전해지고있다.
  4.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 한 공수부대원이 전쟁이 끝나면 이 낙하산으로 웨딩드레스를 만들어서 아내에게 선물할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참고로 이 공수부대원은 끝까지 살아남아 낙하산으로 만든 웨딩드레스를 아내에게 선물해 결혼에 성공한다.
  5. 다만 이 경우는 군용으로서 공수부대의 강하를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고, '고속강하'와 '장거리 투입'에 목숨걸고 개발한 물건이다. 아직은 단독강하가 무리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