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점일탈의 오류

(논점일탈에서 넘어옴)

1 개요

이 오류는 어떠한 결론을 확립하기 위해 제시된 논변이 실제로는 다른 결론을 향하고 있을 때 발생하는 오류이다.

훈제 청어라고도 하는데, 유래는 훈제 청어의 냄새가 지독했기 때문에 18·19세기 유럽에서 여우사냥용 사냥개를 훈련할 때 개의 후각을 단련시키는데 쓴 한편, 사냥감을 쫓던 개가 그 냄새를 맡고 나면 혼란을 일으켜 사냥감을 놓치기도 해서 생긴 것이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이것을 옥수수를 파종할 때 비료로 사용했는데 그 동안은 개들이 함부로 땅을 파헤치지 못하도록 한쪽 앞발을 묶어놓고 지냈다고 한다. 지못미.

논리학에서는 논리를 펼 때 해서는 안 되는 오류 중 하나이다. 즉 쓰잘데기 없는 말로 곁가지를 쳐나가다 스스로의 논증에 차질이 생기고, 결국 논쟁이 흐지부지 되는 것이다. 예문을 보자.

학생: 아주머니 옷이 아주 예쁘시네요.
아주머니: 옷 어디가 예쁜데?
학생:(잠시 생각하다가..)음.. 맞다 저번에 임대료비 제가 드렸죠?
회사 생활은 스트레스를 받게 한다. 스트레스는 나에게 담배를 피우게 만든다. 담배는 몸에 좋지 않다. 그러므로 담배는 없어져야 한다. 그런데 누가 나한테 담배를 피우게 만들었지? 담배 회사 사장? 아니면 담배를 만든 노동자들? 아니, 나에게 담배를 팔았던 그 편의점 직원? 다 아니면 나한테 스트레스를 안겨준 회사 직원들? 에잇 몰라. 귀찮아!
난 이제 방사능에 오염되었다. 좋을 리 없어! 왜 우리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방사능 폐기물을 적절히 처리하지 않는거지? 내가 개인적으로 이 외계 침입을 막는다 해도, 우리 지구는 아이들에게 어떤 곳이 돼버리겠나? 그리고 아이들의 아이들, 그리고...아, 인류의 앞날은 어둡다![1]

...대략 이런 느낌이다. 즉 논설문 계의 기승전병. 근데 이 글은 기병병병 아닌가? 의식의 흐름 기법?가장 쉽게 말하자면 종종 사용되는 표현인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진다".

또한, 훈제 청어 기법이라 하여, 논쟁에서 코너에 몰린 사람이 다른 데로 떡밥을 던져 자신을 몰아붙이던 사람의 논점을 흐리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도 이것을 논쟁에서 즉각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훌륭한 기술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적절한 예시. 어라 병맛 만화는 죄다 훈제청어인가? 쇼펜하우어의 논쟁에서 이기는 38가지 방법에서 18번째 요령에 소개되었다(하지만 쇼펜하우어는 이 책을 이러한 방법을 사용해서 억지로 논쟁에서 승리하는 사람들을 비판하기 위해 썼으므로 실제로 사용하면 절대로 안 된다).

이 논증이 오류인 이유는, 단순히 무관한 주제인 Y를 제기하는 것으로 X라는 주제나 주장이 증명되거나 부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골때리는 건 이렇게 논점을 흐트린 후 논파해야만 하는 질문 공세를 쉬지 않고 던지곤, 잠깐이라도 어버버하면 그대로 물고 늘어져서 주된 주제마저 무너트리는 것. 이러면 대책없이 어버버거리다가 본 주제와 전혀 상관 없는 판정패로 끝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나온다. 승패를 판단하는 대다수의 제3자 입장에선 어버버거리는 쪽이 안 좋게 보일 수밖에 없고 기세좋게 압박하는 쪽에 호감을 가지게 되는데다가, 제3자 입장에서는 대개 훈제 청어고 논리적 오류고 잘 모르는 사람일 경우가 많기 때문. 특히 대한민국의 경우에는 토론 문화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탓에, 고도로 계산된 논점 흐트리기를 논리적 오류가 아니라 고급 토론 기법의 하나로 보는 경우가 상당수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 힌트가 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또한 나루호도 류이치가 어거지로 재판을 질질 끌고 갈 때 즐겨 쓰는 수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역전재판에 나오는 재판관이나 증인이나 검사나 모두 다 막장 오브 막장이라 이렇게 버티지 않으면... 재판관은 뇌가 없고 검사는 온갖 궤변론에 억지춘양에 증인들은 어째 죄다 범인이다

고전 어드벤처 게임원숭이 섬의 비밀에서는 아예 진짜로 훈제 청어를 찾아다가 갖다 바쳐야 하는 퀘스트가 있었다. 사실, 이 게임 시리즈가 원래 좀 이렇다

논점이탈의 오류를 한방에 설명하는 용어가 나왔다 카더라. 아몰랑!!

2 예문

¶ 환경론자들은 늘 핵에너지의 위험을 역설하고 있다. 불행히도 전기는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든간에 위험한 것이다. 매년 수천명의 사람들이 사고로 감전사하고 있다. 이런 사고의 대부분은 부주의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주의했더라면 피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2]
파일런의 건물 소환 가능 범위는 대칭이 아니야[3]
¶ B: C는 표절 가수다. 이 노래를 들어봐라.
A: C의 그 노래가 표절이란 것은 옳은 주장이 아니다. 당신이 표절이라 주장하는 그 부분은 그 가수가 아니라 다른 작곡가가 작곡을 한 부분이다.
B: 뮤지션이 자기 노래도 작곡 못하냐?[4]
일본의 최저임금의 진실[5]
¶ 로마인: 당신들은 하나님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도대체 그 하나님은 어디 있단 말이오? 어디에 있는지 가르쳐 준다면 나도 하나님을 믿겠소.
랍비: (바깥으로 데리고 나가서) 저 태양을 똑바로 쳐다보시오.
로마인: 바보 같은 소리 마시오! 어떻게 태양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단 말이오.
랍비: 당신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많은 것들 가운데 하나인 태양조차 똑바로 볼 수가 없다면, 어떻게 위대하신 하나님을 눈으로 볼 수가 있겠소.[6]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훈제 청어문서에서 가져왔습니다.</div></div>
  1. 둠 코믹스의 둠가이 명대사. 방사능에 자신이 오염되었고 그것이 좋을 리 없으면 그걸 당장 해결하는 방법으로 연결되어야 하는데 갑자기 아이들의 아이들이 나오더니 인류의 앞날이 튀어나온다(...) 그러나 말하는 사람이 사람이고 작품이 작품이고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불후의 명대사에 꼽힌다.
  2. 핵에너지의 위험에 대해 설명하다가 뜬금없이 감전사고로 넘어갔다.
  3. 수정탑의 범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왼쪽에 건물을 더 지을 수 있기 때문에 프로토스는 좌빨이라고 넘어갔다.
  4. 표절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뜬금없이 뮤지션 역량 이야기로 넘어갔다.
  5. 디시인사이드 주식 갤러리에 올라온 글이다. 중간에 과로사를 일본어로 읽은 '카로쉬'에 대해 설명하다가 가로쉬 헬스크림을 찬양하기 시작하는게 압권(...).
  6. 탈무드에 나오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