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대형

a0011362_4a40ba25c7f1d.jpg민경훈

이소룡 주연 5부작
당산대형정무문맹룡과강용쟁호투사망유희

헐리우드 생활을 접고 홍콩으로 돌아온 이소룡의 주연 데뷔작.

태국의 얼음 공장에 이주노동자로 취직하게 된 이소룡이 노동자들을 괴롭히는 공장장[1]에 맞서 복수를 한다는 내용.

홍콩에서의 첫 데뷔작인데다가 이소룡의 영향력이 아직 약한 탓에 다른 작품들과는 느낌이 다르다. 초반부에는 스토리상 아예 싸움을 하지 않고 허 대인이 대신하기 때문에 조역 취급이다.[2] 이후 허 대인이 초중반에 끔살당한 뒤부터 이소룡이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다.

상처에 난 피를 맛보는 제스쳐등 이소룡을 유명하게 만든 몇몇 장면이 나오기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여기서 가장 인기를 얻은 요소는 이소룡이 좋아하지 않는 비현실적인 트램펄린 액션이었다[3]. 덕분에 당시 홍콩 무술 액션의 스타일과 이소룡의 새로운 스타일을 잘 비교해볼 수 있기도 한 영화다.

꽤 고어한 부분이 있는데, 공장장에게 맞서다가 죽은 이소룡의 동료들 시체가 회전톱에 토막난 채로 얼음 속에 보관되고, 개봉 당시 편집되었지만 이소룡이 톱으로 적의 머리를 두동강 내는 장면[4]도 있다. 그리고 짧지만 이소룡 영화 유일의 베드신도 있다.

반면 얻어맞은 적이 나무 벽을 뚫고 쓰러질 때 나무 벽이 사람 모양으로 구멍이 난다든지, 이소룡이 과자를 먹으며 초라하게 터벅터벅 걸어오는 등[5] 무리수를 둔 코미디씬도 있는데[6], 이런 묘사 때문에 감독인 나유와 이소룡은 된통 말다툼을 벌였다. 이소룡은 이건 뭔 억지 코미디냐면서 무척 싫어했다. 이 영화는 흥행 대박을 거뒀는데 사운드 오브 뮤직이 거뒀던 당시 홍콩 역대 흥행 기록을 깨버렸으며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홍콩 경찰이 상영을 보류해달라는 요청까지 했다고도 한다. 관객들이 선 줄이 워낙 길어서 차량이 가지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사이가 굉장히 나빠져서 결국 차기작인 정무문을 끝으로 갈라서고 만다.

영화 중간에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들의 음악이 bgm으로 종종 들린다. 핑크 플로이드의 Time의 인트로와 킹 크림슨의 Larks' Tongues in Aspic part 2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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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의 신문 광고) [7]

  1. 노동자 몰래 헤로인을 밀반입시키고 있었다. 입막음을 위해 노동자들을 암살하고 다닌 것.
  2. 참고로 무술지도는 악역 보스로 나온 한영걸.
  3. 높이 뛰어오르는 삼단뛰기 장면 덕에 이삼각(李三脚)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4. 하지만 웃기게도 80년대 1000원짜리 다이나믹 콩콩 코믹스 이소룡 대백과에서는 이 편집된 톱을 적의 머리에 박던 장면이 그대로 사진으로 나오기도 했다.
  5. 당시 신생 영화사였던 골든하베스트가 예산이 부족해 태국 현지의 과자업체로부터 제작비 지원을 받는 대신 제품을 노출시키려고 과자를 먹는 장면을 넣은 것. 현재의 PPL 광고와 비슷하다.
  6. 다만 그런 코미디씬과는 별개로 결말은 매우 암울하다. 주인공, 히로인 빼고 다 죽고 주인공도 살인죄로 체포.
  7. 자세히 보면, 정무문용쟁호투사망유희까지 이소룡 출연작들의 스틸들이 막 섞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