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서답

1 개요

고사성어
西
동쪽 동물을 문서쪽 서답할 답

애봉: 요 앞 사거리에서 우회전 하셔서, 조석: 콘티 먼저 짜신 다음, 조석 엄마: 기름에 튀기라고

말 그대로 해석하면 동쪽(에 관한 것)을 물어봤는데 서쪽(에 관한 것)으로 답한다는 뜻으로, 질문과 대답이 전혀 맞물리지 않는 상황을 말한다. 즉 질문을 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이 헛소리나 혹은 질문자가 원하는 해답을 전혀 주지 않는 상황.

상대와 말할 때 거의 모든 대답을 동문서답으로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사람들을 완전체라고 일컫고 자신이 겪었다는 완전체의 실사례를 제시한 글이 2008년에 큰 공감을 얻고 퍼진 적이 있었다. 그 글에 실린 사례를 보면, 똥고집이나 '말하는 벽'과는 정말 차원이 다른, 대충만 보면 물 흐르듯이 이야기가 되는 것 같으면서도 실제로는 상대의 이야기를 전혀 답하고 있지 않은 화술에 당혹감까지도 느껴진다. 2011년까지도 뒷북으로 저 글이 펌돼서 올라온 경우도 있었는데, 저 글이 나올 때마다 격한 공감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는 걸 보면 저런 종류의 사람이 정말 있기는 있는 모양.

영미권에서는 보다 전문적인 용어로 Non-sequitur[1]이라고 하지만, 저 단어는 논리학에서 자주 등장한다. 동문서답을 논리학의 오류추론에서 일컫는 경우가 바로 논점 일탈의 오류.

2 사례

동문서답이란 말이 통하는 경우는 대개 세 가지다.

1. 질문을 못 알아들은 경우. 이 경우는 (아예 완전체가 아니라면) 질문자 측에서 어째 알아들으려고 할 수는 있으나 역시나 그런 심오한 사람이 많지는 않다. 그럴 때는 질문하는 쪽도 자신이 원하는 바를 확실히 할 수 있고, 보다 상대방이 알기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도 안 된다면 바로….

2. 상대방의 질문을 넘겨짚고 대답하는 경우. 가상인물로는 데오늬 달비가 이 분야의 정점을 달린다. 현실에서도 은근히 많이 보이는데, "무슨 소리야?" 라고 물었을 때 중간과정을 설명해 주는 경우라면 낫지만 그러지 않고 상대에게 왜 못 알아듣냐고 닥달하는 경우라면... 위에서 말한 완전체는 중간과정에 대한 설명 시도도 없고, 상대의 (자기가 볼 때) 모자라는 인지능력을 비난하는 행위도 없이 아예 앞뒤에 맞지 않는 말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경우다.

3. 대답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적인 행위. 대답을 하기는 하지만 역시 질문자가 원하는 바에 대해서는 끝까지 대답하지 않으려고 한다. 구체적으로,
3-1. 아예 질문 자체를 정면에서 씹는 행위. 모 정부 부처의 발언이라고 알려진 아래의 케이스 같은 경우가 있다.

ex) M: (국정감사 청문회에서) 예산을 어디에다 썼는지 제대로 밝혀주시죠.

W: 지금 여자라고 무시하는 겁니까?

3-2. 완전체(도시전설적 떡밥)를 연기하는 경우. 질문을 하는 사람이 답변자의 감정을 아주 크게 소모시키는 경우에 이렇게 대응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3-1번과 같은 식으로 대답을 회피하다가는 자기 말에 책임도 못 지는 사람으로 몰려서 린치당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높으신 분들이 궁지에 몰리면 쓰는, 예의드립이나 노슬아치 등의 단어는 3-1의 아주 훌륭한 예시.

유희왕의 캐릭터들이 툭하면 내뱉는 것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뭔가 중2병스러운 작품들에서 등장인물들은 서로의 말에 담긴 속뜻을 이해하고 심오한 대화를 하고 있는 듯 한데 독자, 시청자가 보기에는 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건지 알아먹지 못할 경우들이 매우 많다.

1990년대 후반에 유명했던 사오정 개그가 이 동문서답을 주제로 하고 있다.
  1. 라틴어로 "맞지 혹은 따라오지 못하다" 라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