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다이트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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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ddite

1 개요

19세기 초, 1811년에서 1817년 사이에서 일어난 기계파괴운동이다. 당시 나타나기 시작한 방직기가 노동자의 일거리를 줄인다는 생각으로 대규모 기계 파괴 운동을 벌인 것이다. 네드 러드(Ned Ludd)라는 인물이 이 운동을 주도했기에 러다이트 운동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이 러드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혀진 적이 없어서 현재는 가공의 인물이라는 설이 유력하다.[1]

18세기 초까지 영국의 산업은 숙련공들이 공장에 모여서 협업을 통해서 규격화된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제 수공업의 시대였다. 그런데 증기기관의 지속적으로 개량되고 이에 따라 기계가 널리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수공업의 몰락이 시작되었다. 수공업과는 다르게 비싼 돈 들여서 숙련직을 고용하지 않고 소수의 비숙련공만 고용해도 충분히 돌릴 수 있는 게 기계였고, 그러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2] 결국 숙련공의 가치가 급속하게 낮아지면서 일부 장인을 제외한 나머지 수공업자들은 대거 공장문을 닫고 노동자로 전락하며 몰락해버렸고, 보호 역할을 해줄 길드도 시대의 변화에 뒤쳐져 약화되어가며 결국 사라졌다. 상인과 숙련공이 주도하던 공장제 수공업은 몰락하고 소수의 자본가가 대규모의 노동자를 고용해서 제품을 대량생산하는 기계제공업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18세기 후반부터 영국은 매년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기 시작하고 인클로저 운동으로 많은 농민들이 도시로 나가 일하게 되었는데 이러다보니 자연스레 잉여노동력이 넘쳐나게 되었다. 자본가들은 생존의 위기에 처해있는 이들 도시빈민들의 절박함을 이용해서 쥐꼬리만한 임금에 하루 12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을 시켰다. 이 결과 자본가들은 엄청난 재산을 모아서 부르주아 귀족으로서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는데 반해서, 노동자들은 하루 15-16시간씩 일해도 푼돈밖에 벌지 못 했고 다쳐도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쫓겨나기 일쑤였으며 길거리에서 노숙을 하는 실업자 수 또한 나폴레옹 전쟁기의 불황을 타고 급속히 늘어났다.

더군다나 당시 영국은 매년 일정액 이상의 세금을 내는 부유층 남성에게만 투표권을 주는 사실상 귀족민주정에 가까운 체제였다.[3] 따라서 투표권이 없는 노동자, 소작농, 도시빈민 계층의 이해관계는 완전히 무시되고 있었다. 따라서 영국 정부와 의회는 이런 노동자들의 고통에 대해선 무관심했으며, 철저하게 자본가들의 이해만 대변하였다. 영국 의회는 자본가들의 요구를 받아들여서 1799년 '단결금지법'을 제정해서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결성, 집단교섭, 파업 등 일체의 집단행동[4]을 금지해놓은 상태였다. 사회보장제도 또한 자유방임주의 사상에 따라서 전무했으며, 빈민구제는 일부 종교단체의 소규모 자선활동이 전부였다.[5][6]

반면에 노동자들의 삶의 질은 점점 악화되고 있었다. 생산성은 급격하게 올랐지만 부의 재분배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빈부격차는 급속도로 벌어졌다. 투표권도 없고, 합법적인 집단행동도 금지된 그야말로 꿈도 희망도 없는 상황속에서 이들의 불만은 결국 비합법적인 폭력으로 터져나오게 된다. "기계로 인해 계속 고통을 받을 바에야 차라리 부숴버리는 게 낫다."는 주장이 비정규직 섬유 노동자들 사이에서 힘을 얻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공장이 가동되지 않는 밤이 되면 몰래 망치로 기계를 고장내거나 공장을 불태웠고 이것이 러다이트 운동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나폴레옹 전쟁의 여파로 불황에 시달리고 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러다이트 운동은 대중들에게 지지를 받게 되었고, 시인 바이런 같은 지식인들조차 노동자들의 요구가 정당하다면서 지지를 표했으며, 자발적인 후원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자본가들은 실질적인 피해와 함께 러다이트 운동에 대한 대중들의 지지 때문에 공포에 떨어야 했다.

하지만 기계로 인한 생산성 향상은 이미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있어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고, 당시 사드머스 내각이 군대를 풀어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주동자들을 모두 처형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러다이트 운동은 수그러들게 된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불안감과 불만은 수면 아래로 내려간 것일뿐,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결국 노동자들은 이 운동을 통해 부분적이나마 노조설립이 허용되고, 단체교섭을 인정받는 등 영국 정치권과 자본가들의 양보를 이끌어냈다.

러다이트 운동은 단순한 기계파괴운동이 아니라 산업혁명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자리잡아가던 영국에서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권익을 요구하면서 일어난 최초의 노동운동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그리고 러다이트 운동의 실패 이후 노동자들은 보통선거를 요구하는 차티스트 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19세기 말 이 차티스트 운동으로 결집한 노동자들이 마르크스주의와 맞물려서 정치세력화 하면서 영국 노동당이 출현한다.

한편 러다이트 운동의 원인 중 하나였던 빈부격차와 실업 문제는 전체적인 생산성의 향상, 보통선거제도의 도입에 따른 노동권 보장과 사회보장제도의 확대가 맞물리면서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서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2 네오 러다이트 운동

Neo-Luddism

네오 러다이트 운동은 과거의 러다이트 운동에서 따와서, 현대 과학 기술에 적대적인 사상과 그 움직임을 뜻한다.

21세기 역시 점점 더 컴퓨터 자동화 기술이 발전하면서 노동력의 수요가 줄어들고, 일자리가 없어져 실업률이 늘어나는 상황[7]이 피부에 와닿게 닥치면서, 과거의 러다이트 운동에 공감하는 사람도 나타나는 추세. 반과학 항목도 함께 참고.

그러나 현대 경제학에서는 기술실업을 단순히 오류라고 본다. 왜냐하면 노동의 수요가 줄어들면 노동자의 임금이 내려가고, 임금이 내려가면 노동 투입이 자본 투입보다 유리해짐으로서 다시 일자리가 생기기 때문에 일자리 감소는 초장기적으로 매우 천천히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8]

2010년대 들어 기계학습 등으로 인공지능에 큰 발전이 이루어지면서 단순노동 뿐이 아닌 지식노동과 전문직까지도 기계가 대체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을 거라는 우려가 늘고 있다.

2016년 현재 인공지능 자율주행차량이 현실화되면서 택시나 운송업 종사자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며, 장기적으로는 의사[9], 변호사[10], 기자[11]같은 직업도 상당 부분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게다가 이제는 인간 파일럿보다 싸게 먹히는 로봇 파일럿까지 나와서 전문직도 예상보다 빠르게 로봇이 대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현 자본주의 체계 하에서는 자본이 이윤 증대를 위해 노동력을 기계로 대체하는 것이 가속화될 것이고, 인공지능은 노동을 대체하긴 하지만 소비를 대신해 주진 않으므로 극단적으로는 소비시장 붕괴로 대공황이 올 거라고 보는 사람도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노동시간 단축, 기본소득제 등을 통해 자본이 기술 발전으로 얻는 잉여 이윤을 분배하도록 사회경제적 대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반면 기술적 특이점에 이르면 로봇이 인류의 의식주를 해결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아예 인류를 노동에서 해방시켜 경제체제가 무의미해질 테니 기술 발전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은 편.

다만 향후 좀 먼 미래의 예상 모습이긴 한데 기술의 발전에 따라 기계 발달로 인한 인간의 일자리 박탈 문제는 어느 정도는 해결될 수 있다.

왜냐하면 지금이야 로봇이나 기계가 단독으로 인간과 별개의 존재로서 인간보다 더 효율적이고 업무능력이 뛰어나 사람들의 일자리를 가로채는 자리싸움 문제가 있지만 희망적으로 보아 조금 먼 미래에 지금보다 훨씬 더 과학, 공학 기술이 발달되서 기계,로봇과 인류가 한몸으로 결합하게 되는 이른바 사이보그화 혹은 안드로이드화 된다면 또 얘기가 달라지게 되기 때문.

이렇게 되면 인구가 증가하고 기계,로봇이 더 생산되더라도 그 둘이 따로 놀면서 한정된 일자리를 놓고 자리싸움 경쟁을 하기보단 그냥 한 몸 한 객체로 융합되서 <인간만이 가진 장점(기계는 가지기 힘든 감수성이나 자아 등)>과 <기계만이 가진 장점(뛰어난 암기력, 계산력과 에너지, 파워)> 이 합쳐지게 되어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여 더 완벽한 하나의 개체로 재 탄생할 수 있다.위아더월드?

근데 현재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은 생각을 아예 못하고안하는건지 있다. 하기야 이 정도까지 발전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해야 되니 언제가 될 지 알 수 없고 그 사이의 과정에서 상술한 심각한 실업문제 등을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것은 문제긴 하다만... 더욱이 아직 멀쩡한 몸을 사이보그화한다는 사상에 거부감을 지닌 사람이 더 많다. 테세우스의 배 딜레마를 거론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찌되었든 사이보그화가 일상화된 먼 미래라면, 기존보다 업무 효율은 증가하되 (기계든 인간이든) 일자리보다 훨씬 더 많은 개체수의 증가로 인한 한정된 일자리 쟁탈전은 기계, 로봇, 인공지능이 한창 발달되는 지금이나 근 미래보다는 아무래도 더 감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 사이보그 안에서도 여전히 일자리를 두고 경쟁이 생기겠지만 그건 인류와 기계(인공지능)가 따로 노는 지금도 있었던 거고 이전 사회에도 있었던 거고 여기서 말하는 바는 그때보다는 통계적으로 더 감소하게 된다는 소리이다. 여기에 더불어 일자리 수에 적절히 맞춘 인구수 조절(출산율 조절)까지 되면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다.

3 픽션

4 참조

  1. 전해오는 말에 따르면, 지능이 조금 떨어지는 네드 러드라는 어린 소년이 단지 손놀림이 서툰 바람에 실수로 두 대의 공장 직조 기계를 망가뜨렸다. 그때부터 가끔 알 수 없는 이유로 공장 기기들이 고장나곤 했다. 의심을 받은 사람들은 입을 모아 "하지만 네드 러드가 그랬단 말입니다"라고 변명했다. 1812년, 다급해진 직조공들은 비밀 결사를 만들어 도시에서 게릴라 부대를 형성했다. 그들은 공장 소유주들을 위협하고 이것저것 요구했으며, 소유주들은 그들의 요구를 대부분 들어주었다. 지도자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으면 그들은 "누구라니, 물론 네드 러드 장군이지요"라고 대답했다. 그들은 점차 러다이트라고 알려지게 됐다.
  2. 이때문에 저임금에 손쉽게 부려먹을 수 있는 여성과 미성년자 고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심지어 5~6살짜리 어린이들도 있었다.
  3. <선거는 민주적인가> (버나드 마넹 저, 곽준혁 역) 참고.
  4.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이라고 해서 보통 노동삼권이라고 부른다. 현재 대한민국 헌법 제33조에도 규정되있다. 다만 지켜지냐는 별개
  5. 당시는 야경국가론의 시대이다.
  6. 온 사회를 부르주아(자본가)와 프롤레타리아(노동자)로 양분하고, 극단적인 양극화와 자본가 사이의 경쟁격화로 결국 대공황이 올 것이며,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붕괴할 것이라는 마르크스의 주장은 이런 시대적 현실 속에서 나온 것이다. 보면 알겠지만 19세기는 보통 선거, 노동권, 노동조합, 사회보장제도가 전무해서 부의 재분배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원시적 적자생존의 시대였다.
  7. 단, 이건 국제 경기가 나쁜 것이 주 원인으로 기술 발전은 영향이 적다는 주장도 있으며, 반대로 지난 수십년간 기술 발전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빈부격차 증가와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분석도 있다.
  8. 다만 이것은 대단히 단순하고 기계적인 설명일뿐, 현실과는 많은 괴리가 있다. 사회적 압력에 의해서 노동자의 임금은 쉽게 내려가지 않기 때문이다. 소위 임금의 하방경직성이다. 하지만 하방경직성은 단기적으로만 존재할 뿐 장기적으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9. 진단 분야에서는 이미 큰 발전이 이루어졌다.
  10. 판례법의 비중이 영미권의 법률제도에서는 로펌에서 기존 판례 등의 자료를 조사하는 업무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를 상대적으로 쉽게 기계로 대체할 수 있다.
  11. 미국에선 스포츠 단신 등 간단한 기사는 이미 인공지능으로 작성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