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임덕

빌 클린턴백악관 마지막 나날들[1]

버락 오바마의 마지막 나날들.[2] NBC에서 웃자고 만든 것을 백악관에서 올린 것이다.[3]

1 개요

Lame duck. 경제 용어이자 정치 용어. 임기말 증후군, 권력누수 현상[4]이라고도 한다. 직역하자면 절음발이 오리라는 의미로 현재는 주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공직자의 정책 수행 능력에 문제가 생길 때 오리가 발을 절며 걷는 것과 비슷하다고 붙은 정치 용어로 쓴다. 이보다 더 심한 경우는 업무 수행이 '죽었다'는 의미로 데드 덕(Dead duck)이라고도 한다.

원래 정치용어가 아닌 경제용어로, 채무 불이행 상태의 증권 거래인을 가리키는 용어였다. 그런데 그것이 1980년대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임기 시에 상대 당의 임원들이 대통령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것에서 정치적 용어로 변모하였다.

보통 다음과 같은 경우를 레임 덕이라고 칭한다.

정리하자면 주변에서 대통령의 정책 수행을 걸고 넘어지는 상황들을 레임 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2 일어날 레임덕은 일어난다

다음은 레임덕이 일어나기 쉬운 상황들이다.

  • 임기 제한으로 인해 권좌나 지위에 오르지 못하게 된 경우
대다수 국가원수들의 레임덕을 초래하는 원인중 하나다. 이 연임제한 조항이 헌법에 없는 경우는 블라디미르 푸틴처럼 허수아비를 내세워서 무한 집권이 가능하게 된다.
  • 해당 지위가 폐지되었으나 남은 임기 동안 그 직책을 계속 유지하려고 하는 경우.
남은 임기 동안 임기 연장, 꼭두각시 정부 등을 포함해 무엇을 저지를 지를 알 수 없다. 따라서 이 경우는 독재로 악화되기 쉽다.
  • 집권당이 의회에서 다수 의석을 얻지 못한 경우
연대를 구성해서 집권했으나 연대가 깨진 경우도 포함한다. 따라서 이러한 일은 연립정권에서도 발생하기 쉽다.
  • 임기 전이나 임기 중 범죄를 저질렀거나 본인 및 친인척의 비리가 드러난 경우
형사적 불소추 특권 때문인데, 대통령 현행 중에는 형사적 소추가 불가능하나, 그 기간만큼 공소시효가 연장된다. 특권이 있어도 국회에 의해 탄핵된 경우 특권 상실로 역시 처벌 가능. 대한민국에서는 선진국이란 이미지가 무색하게 이런 일이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당연하지만 어떤 국가원수도 이것은 피해갈 수 없다. 차기 대통령에게 언론 보도 등의 시선이 집중되기 때문에 일어나기가 쉽다고 한다. 미국 재선 말기의 레임덕이 대표적인 경우.

당연히 좋지 않은 일이다. 제대로 쌩쌩 굴러가야 할 정책들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것은 여러모로 손해보는 일이다. 사실 이게 없으면 독재가 되기 때문에 여러 견제장치가 존재하는 것이지만 이러한 견제에 자주 걸리는 것 자체가 현 정부가 잘못하고 있는 방증이기도 하다.

설령 레임덕을 막으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다가 권력 절제를 못하게 될뿐더러 민심 이반의 격화로 혁명, 내란, 민중봉기가 일어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임기 만료가 코 앞인 경우는 업무 인계도 해 줘야 하기에 부작용이 더 심하다. 설령 레임덕 차단에 성공해도 그때쯤이면 자신들도 만신창이가 될 수 있으며 나라가 더 빨리 망하게 된다.

3 레임덕이 일어나는 유형

3.1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 중심제 국가는 레임덕에 가장 취약하다. 미국과 같이 대통령 4년 중임제를 택하고 있는 경우에도 재임 임기 말에서는 얄짤없이 레임덕이 일어난다. 미국은 임기말에 일어나는 레임덕을 줄이기 위해 1933년부터 차기 대통령의 임기 시작을 3월 초에서 1월 말로 앞당겼지만, 내려갈 팀이 내려가듯이 레임덕은 어김없이 일어났다. 레이건 대통령만 봐도 이미 임기 종료 1년 전부터 레임덕을 겪은 바 있다. 꼭 재선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재선을 앞둔 시기에 지지율이 취약해 재선의 가능성이 없는 경우도 발생한다.

단임 대통령제인 경우는 더욱 취약한데, 대한민국의 경우 중도 실각 2건을 제외한 10건 중에서, 5년 단임제인 6공화국의 대통령들은 임기 전/중 범죄나 비리로 인한 게 100%를 차지한다. 정리하자면 부정선거 1건(이승만), 유신독재 1건(박정희)[6], 대규모 군사 사태 1건 [7], 본인의 중대 과실 및 가족 비리 6건(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이정도면 진짜 마(魔)라도 끼인 듯 제대로 끝을 본 게 하나도 없었다.

게다가 2016년 기준 현직인 박근혜 대통령은 제20대 총선에서 민심 이반으로 새누리당이 참패하며[8] 박근혜 현직 대통령도 레임덕의 출발선에 섰다. 무려 임기가 1년 2개월이나 남은데다,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만든 레임덕이라 비록 여전히 이룰 수 없는 환상과 신화의 세계에 빠져 현실부정과 함께 비현실적으로 일관할만큼 무신경하기는 해도 가시밭길 같은 앞날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그래도 정치세력들이 대물림되기보다는 알고 보면(같은 보수, 같은 진보정당이라도 파벌이 확실히 구분되어) 하나하나 매번 바뀌어간다는 점에 대해서만큼은 긍정적으로 보기도 한다.[9]

그런데 문제는 국정농단과 권력형 비리, 타인과의 부적절한 관계와 사생활 등 모든 대통령들의 비리가 아직도 파내면 끝없이 나온다는 것. 왕정이 아닌 대통령의 임기가 존재하는 한, 레임덕은 아무도 피할 수 없다. 애초에 비리나 지지율 문제가 없더라도, 대통령 임기 말에 레임덕 현상이 일어나는 데에는 필연적인 원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따르던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대통령이 임기 끝나고 그만두면, 그들은 사실상 끈 떨어지는 갓 꼴이 되니까 다음 대통령이 될법한 사람에게 미리 잘보일려고 이전까지 대통령에게 달라붙던 사람들이 차기 대권주자등에게 달라붙기 때문이다. 즉, 이는 권력이 이양되어가는 과정에 생기는 권력누수 현상인것이다. 심하냐 덜하냐, 빠르냐 늦으냐의 차이가 있을수는 있어도 권력을 놓을수밖에 없는 입장에서는 필연적으로 각오해야하는 현상이다. 여기에, 비리나 임기말의 낮은 지지율 등의 문제등은 이를 가속화시키는 요소라고 보면 된다.

그 이외의 요소들을 살펴보는 경우 비리나 낮은 지지율, 각종 정치적인 문제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대통령이 문제가 없어도 측근 쪽을 털면 뭐든지 나올수 밖에 없다. 레임덕을 가속화시킬 요인들은 파면 팔수록 밑도 끝도 없이 나오니 안 일어날수가 있나. 우리나라 정치가 여전히 후진국형이긴 하다. 노답 정치판에 지나치게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무리라고도 해석할 수도 있지만, 이런 해석이 나올 정도면 정치판이 후진국에 가까울만큼 썩었다는 극단적인 해석도 가능하다. 물론 자신들도 썩은 걸 알면서도 물에 빠진 개(임기 말기의 대통령과 여당)는 두들겨패는 것(도덕적 문제를 발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임을 너무도 잘 아는 당대의 야당언론들이 그러지 않을 리 없겠지만. 그런데 한국의 경우 여당까지 레임덕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 역대 대통령의 임기말 평가나 지지율이 늘상 좋지 않다 보니 임기 마지막 5년차가 되면 여당에서도 차기 정권 창출을 위해 현 정권과의 거리를 두고 정권 심판론 비슷하게 대립각을 세우면서 여당-야당-언론의 삼각편대가 십자포화를 날려대기 일쑤

3.2 연립 정권에서의 레임덕

연립 정권의 국가에서도 역시 발생하기 쉽다. 대통령중심제 국가야 말할 것도 없지만, 연립 정권에서는 비록 정권을 잡기 위해 연합을 하긴 했어도 실질적으로 각 당은 정치 노선이 다르기 때문. 이러한 상황에서 수틀리면 '우리 다른 당하고 연합해서 정권 세울꺼니까 알아서 하슈~' 하며 정권에서 이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등이 합당해 통합진보당이 만들어졌으나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 부정경선 사건 등의 악재가 겹쳐 결국 공중분해되었다. 같은 정당도 친이계, 친박계 식으로 나뉘고 정당의 각 계파마다 각종 이슈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놓는 경우도 많다. 한국에서도 이러는데 연립 정권의 국가라면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 '레인보우 내각'을 실시한 국가가 대부분 실패한 것도 이러한 이해관계 때문이다.

3.3 독재 정권에서의 레임덕

독재 정권에서도 발생하기 쉽다. 대표적인 예가 김일성으로 말년에 김정일에게 실권을 거의 빼앗긴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일이 김일성을 암살했다는 음모론이 힘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독재의 특성상 세습과정에서만 이러한 경향이 자주 일어난다는 게 흠. 그러나 이는 또한 권력 이양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레임덕이라고는 하지만 당사자는 흐뭇해할 수도 있다?

레임덕을 참다 못한 국민이 폭동을 일으킨 사례도 있다. 이러한 예의 대표적인 본보기가 바로 무아마르 알 카다피. 카다피는 직위를 무리하게 유지하려다 결국 독재자가 된 사례로도 꼽힌다.

3.4 양당 내각제도 조심하자

반면 내각제의 경우는 일본이나 영국에서도 볼 수 있듯, (사실상) 양당제로 운영되는 경우라면 레임덕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 대통령제나 연립 정권에서는 '여소야대'가 발생하기 쉽지만, 양당제 내각에서는 이런 일이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 물론, 양당제 내각에서도 여당이 하라는 정치는 안하고 농땡이 부리면 어김없이 레임덕이 일어난다.
  1. 할 일이 너무 없어서 녹지 조성을 한답시고 잔디를 깎고, 힐러리 클린턴은 직접 챙겨준 점심을 생까고 차타고 가고, 그러다가 심심함을 견디지 못하고 전쟁 상황실에서 휴 셀튼 합참의장배틀쉽하고, 원래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면서 오스카상 트로피를 들고 연설 연습을 하다가 진짜로 수상한 케빈 스페이시가 가져가버린다.
  2. 조 바이든 부통령 집무실에 가서 집무실 소파에 누워 썬글라스를 닦는 부통령과 얘기하고 대통령 집무실에서 지인들에게 전화해 놀러가자고 말하자 지인들이 생까고 퇴임을 앞두고 자신이 운전을 다시 해야 할 것 같아서 운전면허증을 갱신하러 갔더니 그 놈의 출생증명서를 가져오라고 하고, 아내의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의료보험에 가입하라고 권유하는 동영상을 스냅챗으로 보냈는데 하필이면 렙틸리언처럼 보이는 필터가 걸려있어서 아내가 욕을 얻어먹는다. 결국 업무고 뭐고 ㅈ까고 내팽개치고 신나게 영화나 보고 골프나 매일 치러 가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3. 마지막에 'Breaking News'(속보)로 '오바마 전(前) 대통령이 골프를 347 라운드 째 도는 중'이라는 자막이 나오는데, 대놓고 실제 Breaking News에는 저런 게 나올 리 없을 뿐만 아니라, 2016년까지는 현직일 오바마를 '前 대통령'이라 대놓고 얘기했다.
  4. 주로 8~90년대까지는 이 용어를 더 많이 썼다.
  5. 즉, 야당이 자주 걸고 넘어지는 것
  6. 게다가 헌정 사상 유일하게 살해된 대통령이다.
  7. 이 건은 최규하 대통령의 레임덕 사례에 해당이 되나, 애초에 최규하 대통령은 권한대행수준의 바지사장에 불과했고, 하루전 5.17 비상계엄 확대를 통한 전두환의 실권장악으로 인해 이미 정치적 사망상태였다. 이를 최규하의 레임덕으로 규정한다면, 사실상 하루짜리 레임덕인 셈.
  8. 하지만 부자는 망해도 3년 간다고, 여전히 제1당 새누리당을 친박으로 장악하여 총선 참패 책임은커녕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현실부정과 함께 몽니부리고 있을뿐더러 8.9 전당 대회에서 친박계 이정현 의원이 새누리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친박 몰락'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정치권 안팎의 예측이 빗나가버렸지만, 친박 몰락 이전에 새누리당에서 친박에 대항할 비박은 애초에 4.13 총선 전 공천 학살로 전부 박살이 나서 아무런 힘이 없었다. 게다가 비박이 약해진 지금, 총선 참패의 상처를 씻고 이정현 대표를 중심으로 거대 야당에 완강히 저항하면서 레임덕을 늦출 가능성이 높다. 다만 최근 최순실 게이트 등 각종 부정 평가를 계기로 콘크리트 지지율이 깨지고(5주째 20%대로 하향 갱신에 TK까지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다.) 최순실의 연설문 개입 의혹으로 취임 후 최대 위기를 맞으면서 레임덕 또한 심해지고 있다.
  9. 이승만 세력을 박정희가 찍어누르고, 민주공화당 세력을 전두환이 찍어누르고, 전두환 세력은 노태우에게 찬밥 대우를 받아 밀리고, 김영삼이 노태우의 군부를 쫓아내고, 김영삼의 상도동계가 김대중의 동교동계에게 쫓겨나고, 노무현의 친노가 김대중의 동교동계를 몰락시키고, 이명박 세력 역시 박근헤 세력에게 밀리는 등, 항상 주 세력이 후임에게 밀리고 당권을 뺏기는 일은 일어났다. 한번 집권했던 정치세력의 세습이나 재집권을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에서는 친노 세력이 노무현 투신을 구실로 삼아 재결집하려고 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본다. 하지만 이는 친노에 대한 과대평가에 불과하다, 전 대통령의 정치 계파였던 새누리의 친이, 더민주의 친노는 대다수가 20대 총선에서 공천학살을 당하고 구심점이 될 인물(이명박,문재인)이 원내는커녕 여의도 정치판에서 사라져서 은둔중이라 안정적이라고 보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