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타

1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 롤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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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위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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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작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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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작 포스터.

영화로도 많이 제작되었으며 대표적인 것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62년작과 플래시댄스, 나인 하프 위크, 야곱의 사다리 등을 감독한 애드리언 라인의 97년작이 유명하다.

62년작은 원작자인 나보코브가 각본을 맡아서 그런지 대부분의 원작 특유의 일그러지고 비틀린 분위기가 생생하게 살아 있지만 원작의 일부를 각색하거나 아예 넣지 않은 부분도 제법 되는 듯. 그 때문인지 퇴폐물이 아닌 평범한 소녀와 아저씨의 사랑 수준이라는 평도 있었다. 97년도 영화에 비해 상당히 '정숙' 하다. 일단 성관계 장면이 하나도 없으니까..[1]

특히 원작의 긴 내용을 줄이다 보니 건너뛰지는 않더라도 각 상황을 너무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간 나머지 주요 인물들이 너무 이상한 사람으로 느껴지게 된다. 특히 롤리타의 엄마의 행동들은 영화에서 묘사된 부분만 보면 험버트보다 더 이상하다. 신장병이 있어서 삶에 대한 애착과 스트레스가 심한 나머지 오히려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 있었다고 해석한다 해도, 딸에 대한 공격성은 정확한 요인이 보여지지 않는다. 당돌하다고는 해도 '괴물'이라고 불리울만큼의 말썽을 부린 적은 없고, 남편이 일찍 죽었기 때문에 단둘이 살아가는 데 서로 애착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라면 험버트가 나타나기 전에도 틀림없이 문제가 있었을 텐데 그런 묘사도 없이 험버트와 단둘이 있는 동안 모든 문제를 발생하게 한다.

거기다가 그런 급박한 상황 속에서 분명히 그전까지 글만 쓰고 살던 작가 험버트 역시 이상한데, 유명한 문학가이긴 하지만 조용하게 살던 사람이 하숙한지 몇달만에 롤리타의 엄마 샬롯의 청혼을 받자마자 바로 결혼을 하지 않나, 그보다 더 개연성 없게도 갑자기 사악한 생각과 행동[2]까지 하려 하지 않나, 갑작스럽게 사회적으로 고민이 필요한 일을 쉽게 해 버리는데도 그 역할을 맡은 제임스 메이슨의 연기는 그저 조금 괴롭거나 조금 화내거나 할 뿐, 그저 덤덤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초반에 확고하게 덤덤하면서도 사악한 그런 모습이 나오거나 하는 식으로 감정묘사가 되어지지도 않는다. 그저 갑자기 무서운 행동을 생각하면서도 별달리 두려움과 스트레스는 보이지 않는다. 나레이션은 많지만 롤리타에 대한 마음이 보이는 것 외에 그의 인격적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나레이션은 없다.[3] 거기다가 롤리타 뿐만 아니라 극중에서 여러 성인 여성들에게 호감과 유혹을 받는 사람인데도, 그의 특별한 매력이 뭔지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그냥 유명 작가니까 일단 유혹하고 보자는 아줌마들? 그리고 롤리타와의 관계도 어설픈 것이 영화 시작하고 1시간이 넘을 때까지 롤리타와 제대로 대화하는 장면도 한두장면 밖에 없을 정도로 적은데, 갑자기 두사람 사이의 교감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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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릭작의 롤리타는 야릇한 이미지보다는 미녀에 가까운 이미지다. 그리고 우리나라로 치면 중학교 1학년 나이라는 설정에 걸맞지 않게 너무 성숙한 느낌이다. 최소 고등학생~20대 초반 느낌까지 난다.[4] 독자들에게 주인공 험버트가 페도필리아, 혹은 헤베필리아 의혹을 받을 정도로 가장 중요한 소설의 기본 설정인 롤리타의 외모 설정과 영화의 롤리타 외모는 이질감이 느껴진다. 정 따지자면 영화 속 험버트는 에페보필리아 의혹도 어려울 수준이다.

하지만 더 기괴하게 썩은 이미지가 생생한 것은 불량 우수 중년 제레미 아이언스가 주연을 맡은 1997년도 리메이크작. 롤리타의 도미니크 스웨인도 장난 아니다. 아이언스의 연기가 너무 좋고 스웨인의 연기도 '요녀'로서 너무 좋아서 졸지에 많은 관객들이 되려 아이언스를 공감하고 딱하게 여기는 수준이 되었다. 이봐요들[5] 원작의 짐승같이 충동적이고 흐트러진 모습이 롤리타의 아이다움과 관능을 동시에 표현하는 점을 스웨인이 대단히 잘 살렸다. 그런 롤리타에게 무기력하고 우수 어린 아이언스의 험버트가 농락당하는 대비가 볼 만하다. 그 썩은 이미지가 생생한 것조차 원작 험버트의 집착적 변태성이 아이언스의 애잔함으로 치환되어 미화된 것.

97년도 캡쳐 사진

2015년 5월 28일 디지털 리마스터링 후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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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1. 암시하는 장면만 있다. 그러나 이것도 원작처럼 험버트의 의도로 강제로 한다던가 하는 느낌의 장면이 하나도 없다. 롤리타가 유혹하여 성관계에 이른 듯한 느낌이다.
  2. 부인이 롤리타와 함께 살지 않을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뒤, 권총을 휘두르며 자꾸 히스테리를 부리려 하자 그녀를 자살로 위장하여 암살하려는 완전범죄 충동을 느끼고 실행하려 하다가 포기한다. 더 충격인 건 바로 그 포기하고 몇분 밖에 안 되서 자기 일기를 훔쳐 본 그녀가 비오는 도로로 뛰어들어 죽기까지 한다. 아무리 그 부인에게 애정이 없었던 사람이라 해도 미치는 것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상황이다.
  3. 배우의 연기력 탓이 클 수는 있으나 연출의 문제도 있다.
  4. 롤리타 연기를 한 '수 라이온(Sue Lyon)'의 당시 나이 역시 고1나이에 해당하는 만 16세이고 딱히 외모도 동년배들에 비해 어린 느낌은 나지 않고 오히려 성숙해 보여서 귀엽고 앙큼한 소녀가 아니라 젊은 미인처럼 느껴진다.
  5. 다만 영화는 안타깝게도 쫄딱 망해버렸다. 가장 큰 이유는 배급사를 못 찾았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개봉도 제대로 못해서 62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이고도 미국에서 100만 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의 흥행 성적을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