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배넌

Mark Bannon. 월드 인 컨플릭트의 등장인물.

계급은 대위로 전차중대인 찰리 중대를 지휘하는 인물이다. 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했다. 소련군의 시애틀 침공시 거기에 있던 살아있는 장교들 중 가장 선임이었기에 후퇴작전을 지휘하기도 했다. 다만 성격에는 문제가 엄청 많아서 걸핏하면 말로 쏘아붙이거나, 비꼬거나, 굉장히 냉소적이 되거나, 쓸데없이 허세를 부리는 상태를 넘나든다. 그러면서도 위기상황이 닥치면 다른 누구보다도 당황하며 호들갑을 떨기에[1] 부하장교나 병사들에게도 그리 평이 좋진 않은 듯하다.[2] 게다가 첫번째 미션인 시에틀에서 나라를 지켜야할 군인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과 동료를 버리고[3] 자기 안위만 챙기는 위인이다. 게다가 적의 공격이 없으면 여긴 너무 한가하다고 툴툴대면서 적의 공격이 시작되면 바로 겁에 질려서 소이어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계속 횡설수설하거나 공격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한다.[4] 물론 그 뒷처리는 파커가 다한다. 수리차량으로 전차 고쳐가며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데 이인간이 뭐 지원해달라고 징징대는 소리 들으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

제레미 소이어 앞에서는 꼼짝도 못한다. 물론 계급 차이 때문이기도 하지만 작중에서의 묘사는 단순히 상관을 어려워하는 정도가 아니라 마치 뱀앞의 개구리와도 같은 수준이다.하긴 그럴만도 한게 이 사람 밑에서 워낙 많이 삽질을 했는지라...

사용 유닛은 M1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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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부터 이런 겁쟁이는 아니었다. 오히려 참전용사였던 아버지에게 한방 먹여주러(...) 군인이 된 동기가 있는만치 유럽전선에 파견될 때까지만 해도 소련군을 무찌를 생각에 의욕에 가득 차 있었으며, 실전에 들어가서도 전혀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앞장서서 적을 향해 돌격하다가 소이어에게 타박받는게 주 패턴이었다. 당장 배넌이 소이어에게 찍힌 계기가 된 프랑스 전투의 그 참사에서도 배넌이 저지른 잘못은 적을 앞에 두고 물러나서가 아니라 적을 한명이라도 더 잡기 위해 끝까지 추격한것이었다.

당시 이들의 부대는 프랑스에서 소련군의 진격을 막아내고 있었는데, 배넌이 자기 위치를 이탈하면서 막나가는 바람에 배넌의 호위를 받던 프랑스군 지휘관인 사바티에가 소련군의 기습에 사망하게 된다.[5] 결국 프랑스에서 소련군을 몰아내기는 했지만 이 일로 배넌은 소이어에게 문책을 받고, 그래도 이때까진 나름 배넌을 이끌고 다니려고 했던 소이어가 이 사건 이후로 환멸을 느껴 상부에 장교 교체를 요청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소련 영토에 추락한 B-2블랙 박스 회수와 파일럿 구출 작전에 투입된 배넌은 또 한번 실수를 저지른다. 항복하려던 소련 병사와 민간인들을 모두 학살해버린 것. 애초에 배넌의 부하들은 상황이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닫고 발포를 주저했으나 배넌이 무시하고 발포를 명령했기에 잘못을 피해갈 수 없었다.[6]그리고 이어진 잠수함 기지 습격에서 배넌이 적의 방어를 제때 돌파하지 못했기 때문에 기지내 모든 잠수함을 파괴하려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으며 적의 공세가 심하다고 계속해서 후퇴요청을 하고 결국 파커가 땜빵하러 간다(...)

결국 이 모든 작전에서 보였던 배넌의 무능함 때문에 소이어는 배넌을 부대에서 강제로 전출시킨다.[7] 배넌의 의기소침한 태도나 소이어를 어려워하는 것은 이와 같은 일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마르세유 작전중 소이어와 배넌의 대화를 들어보면 이미 다른 부대에서 전출당해서 소이어의 부대로 보내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끝까지 군대에 붙어있었던 이유는, 베트남 참전용사였던 계부에게 인정받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군인인 자신을 자랑스러워 할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공을 세우고 싶었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고 결국엔 쓰라린 좌절만 맛본 셈이다. 어찌보면 측은한 인물이다.

이후 미국을 침공한 소련군에 맞서 소이어의 부대는 캐스캐이드 폴[8]에서 최후의 방어선을 친다.

포수 : 대위님, 전 두렵습니다...

배넌 : 나도 그래 토머스(포수), 우린 옳은 일을 하는거야, 우린 그렇게 기억될꺼야

(약간의 침묵이 흐른다.)

배넌 : 포수! 11시 적 전차!
포수 : 표적확인!
장전수 : 날탄장전!
배넌 : 쏴!
포수 : 한방 갑니다!

(장전수 재빨리 포탄 장전)

배넌 : 확인즉시 쏴! [9]
포수 : 한방 갑니다!

배넌 : 이글6! 배넌입니다! 러시아군이 다시 몰려오고 있습니다! T-80, BTR, BMP까지 이끌고 옵니다! 보병들도 집에 엄폐하며 접근중입니다! 대공세인것 같습니다! 2소대를 잃었고 3소대도 그렇게 되었다고 장담할수 있습니다! 우리가 막고있긴 하지만 곧 돌파당할겁니다! 퇴각지점으로 이동하여 적들을 막아보겠습니다만, 오래는 버티지 못할겁니다!

소이어 : 알겠네 대위, 그대의 노고에 감사하네... [10]
배넌 : 저는 그저...한마디만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소이어 : 아니네 대위, 그런소리 말게.. 함께해서 영광이었네...
배넌 : ...감사합니다, 배넌 교신 끝!

허나 끊임없이 몰려오는 소련군에 의해 미군이 괴멸되기 일보 직전까지 가자 소이어는 전술핵공격을 요청하고 퇴각명령을 내린다. 그러나 배넌은 모두가 퇴각한다면 소련군이 눈치채고 도망칠 것이라 판단하고 작전의 성공을 위해 미끼를 자청한다. 핵미사일이 도달하기 전 배넌과 소이어는 무선을 주고 받고 그동안의 앙금을 떨쳐내며 화해한다.[11] [12]그리고 배넌과 찰리중대는 최후까지 소련군을 기만하기 위해 전투를 계속하다 핵폭발과 함께 장렬히 산화한다. 나중에 후반부 미션 브리핑 전에 나오는, 배넌이 전투 직전에 마지막으로 보낸 음성전화의 내용[13]은 이 작품의 새드 포인트 중 하나.

캐스캐이드 폴의 핵공격과 배넌의 죽음은 소이어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이 일은 소이어로 하여금 부하들에게 시애틀 탈환을 강력하게 독려하는 계기가 된다.[14]

여담으로 캐스캐이드 폴 전투가 초반 미션[15]인데 이 때에는 잠시 정신을 차렸는지 상당한 개념을 보여준다. 징징거리지도 않고 해내겠다고 하거나 지원을 거부하고 자력으로 어찌해보려고 한다던지[16] 죽는게 확실한 미끼역으로 자청하기도 하고...그런데 배넌이 사고치는 과거 유럽 전투[17]가 뒤에 이어지다보니 초반에 보이는 개념찬 모습이 과거에 무개념에 묻혀서 다 잊혀버려지는 불쌍한 캐릭터다. 솔직히 배넌이 소이어에게 안 까이는 미션도 죽기 직전 두 미션 뿐이고

정리하자면 의욕이 앞선건 좋은데 계속되는 실패에 대한 좌절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점차 자신감을 잃어가다가 끝내 모든 것에 자포자기하게 되고 겁쟁이가 된 관심장교라고 할 수 있다.

  1. 파인밸리 방어전 미션 초반에 이를 잘 볼수 있다. 조심하라는 웹에게 유럽에서 싸운 경험이 있다고 으스거리다가 매복한 소련군이 공격하자 당황한다.
  2. 심지어 시애틀에서 철수할 당시 배넌이 자신들을 지휘하는 것을 두고 파커는 배넌의 명령을 따르는게 아니라 자신들이 옮다고 생각한 게 우연히 배넌의 지시와 겹쳐서 일지도 모른다고 독백했다.
  3. 시애틀 침공 미션에서 피난민들로 가득 찬 다리를 지대공 미사일로 소련이 끊어버리자 지나가는 말로 시민들은 자기가 알아서 탈출하겠지... 라든가 위기에 처한 동료들이 구조를 요청하자 나, 난 바쁘니까 파커 자네가 가. 시바 할말을 잊었습니다. 이래놓고 파커가 시민들을 구출하자 시민들은 자신 덕에 살아남은거나 마찬가지라며 허세를 부린다.
  4. 그래서 소이어가 "배넌 이 쓸모없는 새끼!" 라고 깐다.
  5. 사실 이미 소련군이 매복하고 있다는 암시가 나왔는데 임무 중 사바티에가 뭔가 움직인 것 같다고 하자 배넌은 아무것도 없다며 무시했다. 그러고도 모자라 "그렇게 겁에 질려선 조국을 지킬 수 없을 텐데요." 라고 비꼰다. 물론 그 뒤에 소이어에게 타박당하지만.
  6. 이 때부터 배넌의 유럽전선에서의 용맹하고 적극적인 모습은 모두 사라지고, 초반에서 보았던 소극적이고 겁많은 장교의 모습으로 변해간다.
  7. 이 때 하는 말이 다시는 만나지 않기를 바라네. 게다가 배넌에게는 더욱 불행하게도 하필이면 같이 임무수행을 하던 사람이 이 게임 최고의 사기 캐릭터 파커. 파커의 독백을 들어보면 처음에는 '대위'라고 붙여주다가 나중엔 '배넌'이라고 한다. 하긴 파커 입장에서는 이 인간 때문에 안 해도될 죽을 고비를 몇번이나 넘긴 셈이니 그럴수밖에...
  8. 여기가 최후방어선인 이유는 캐스케이드 폴이 뚫리고나면 소련은 미국의 스타워즈 계획의 중요거점인 포트 텔러(실제로는 없음)로 들어가게 되는데 여기에 도착한 소련군이 스타워즈 계획 자체가 미국의 블러핑이라는 걸 눈치채고 핵을 신나게 쏴댈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사실 소련의 계획은 포트 텔러를 점령하여 스타워즈 계획을 무위로 돌린후 핵 억지력으로 전쟁을 끝내는 것이었지만..
  9. Fire at will, 포수가 표적 확인 즉시 전차장 통제 없이 사격을 하라는 명령.
  10. appreciate는 감사하다는 의미와 진가를 알아보다는 의미가 같이 존재한다. 그러니까 소이어의 무선은 "나는 자네의 진가를 알아보았네, 그동한 미안하네"라는 뜻과 "우리들이 안전하게 퇴각할수 있게 버텨 주어서 고맙네"라는 뜻이 공존한다.
  11. 캠페인 스토리에 완전히 몰입했다면 이 장면에서 눈물이 흐를지도 모른다. 진짜다.(...)
  12. 이때의 대사가 '대, 대령님 저는 그저... 죄송합니다.' '아닐세. 지금까지 함께해서 영광이었네.' '감사합니다. 배넌 통신 끝.'
  13. 지금은 산에 있는데 춥고 먹을것도 변변찮다. 내일 빨갱이들이 총공세를 해오는데 실패하면 모든게 다 끝나버리니 힘든 싸움이 될 것 같다는 이야기와 아버지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던 군대에 가는게 아니었다는 푸념을 하다가 "이제 아무 상관 없어. 내일 잘 할게, 어떤 일이 있어도 말이야. 건강해, 알았지? 안녕, 엄마. 사랑해."로 끝내는 내용이다.
  14. 핵공격이 있은 후 소이어는 중국이 선전포고를 하고 소련군과 시애틀에서 합류하려 한다는 것과, 만약 그렇게 된다면 시애틀에도 핵공격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소이어로서는 캐스케이드 폴과 같은 일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15. 미군 6차
  16. 그렇지만 소이어가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원보낸다. 물론 하는 건 파커다...
  17. 사실 유럽전투에서도 초반엔 혼자서 용맹하게 잘 싸운다. 어느 정도냐면 파커가 소이어의 지시를 위반하고 배넌을 도와주러 가면 '여긴 나 혼자서도 충분하니 네 임무부터 신경써라'고 대꾸하며 지원을 거부한다.그리고 그 직후 명령위반에 빡친 소이어가 파커를 해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