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털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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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a Berenices, Com

사자자리의 꼬리 부근에 있는 작은 별자리. 옛날에는 사자자리의 일부로 취급되었다가 후에 독립된 별자리로 분리되어 나왔다. 머리털자리라고는 하지만 대개의 별자리가 거의 그렇듯 별이 늘어선 형태만으로는 도저히 머리털을 연상하기도 힘든데다, 그나마도 4등성 이하의 어두운 별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어지간히 공기가 좋은 시골의 밤하늘이 아닌 이상은 알아보기가 힘들다.

이 별자리에서 유명한 것은 γ성 주위에 있는 거대한 산개성단으로, 맨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머리털자리 산개성단'이 바로 이것. 단 이 성단은 메시에 목록이나 NGC 목록에는 등재되어 있지 않고, 대신 멜로테(Melotte) 라는 목록에 기재되어 있다. 또한 머리털자리에서 처녀자리 북쪽 부분에 이르는 지역에는 성운과 은하가 무려 3천 개 이상 모여 있어서 '성운의 집'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머리털자리가 높이 떠올랐을 때는 은하수를 볼 수가 없게 되는데, 이는 머리털자리 β성과 γ성의 중간 지점에 은하의 북극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

이 별자리에 얽힌 이야기는 보기 드물게 신화나 전설이 아니라 실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기원전 3세기 이집트의 왕 프톨레마이오스 3세가 군대를 이끌고 원정길에 오르게 되었다. 이때 왕비 베레니케는 그 길로 아프로디테 신전[1]을 찾아가 남편의 무사와 승리를 기원하면서, 남편이 무사히 돌아오면 그 대가로 자신의 자랑거리였던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신의 제단에 바칠 것을 맹세했다.

얼마 후 왕이 원정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은 베레니케는 신전에서 맹세한 대로 머리카락을 잘라 바쳤다. 아무것도 모르던 프톨레마이오스 3세는 궁전으로 돌아왔다가 갑자기 짧아져 버린 왕비의 머리카락을 보고 크게 놀랐고, 왕비로부터 모든 사정을 듣고는 감격하여 함께 신전으로 가 보았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머리카락이 신전에서 사라지는 불상사가 발생했고, 이 소식을 들은 베레니케는 몹시 상심했다. 분노한 왕이 도난사건의 책임을 물어 신전의 사제를 사형에 처하려 했을 때, 코논이라는 궁중 천문학자가 사자자리 꼬리 끝의 희미한 별무리를 가리키며 "저것이 바로 왕비님의 머리카락입니다. 여신님께서 그 아름다운 머리카락이 신전 한구석에 놓여 있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여기시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늘에 걸어놓으신 것이지요"라고 설명했다.

별자리에 대해 잘 몰랐던 왕과 왕비는 여신도 왕비 머리카락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다는 사실에 크게 기뻐했고, 사제를 풀어 주었다. 그리고 사자는 졸지에 풍성한 꼬리털을 빼앗기는데...
  1. '이집트인데 웬 아프로디테?' 라 할 수 있겠지만, 당시 이집트를 통치하던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는 창건자인 프톨레마이오스가 그리스 출신이었기에 왕조의 지배층은 그리스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