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

モロの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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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노케 히메에서 등장하는 동물신.

암컷 들개의 모습을 한 여신이며, 여성이지만 거대한 몸집의 들개기 때문에 그에 걸맞게 매우 중후한 목소리를 낸다. 일판에서는 중성적인 목소리가 나게끔 미와 아키히로를 성우로 기용했다.[1] 국내판 성우는 장광.[2]
모로족의 수장으로 작중 옷코토누시와 함께 산의 입장을 대변하는 존재이며, 과격하고 투쟁에 집착하는 옷코토누시에 비해 지혜로운 면모를 보인다. 한편으로는 인간의 총기에는 당해낼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일족을 전부 동원해 전쟁을 하려는 옷코토누시에게 일족이 전부 덤벼들어봤자 결국 전멸할 뿐이라고 충고하기도 한다.

지혜로운 신답게 사슴신이 단순히 생명을 주는 존재가 아니라 생명을 거두는 존재이기도 하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지금 사슴신을 찾아가면 사슴신은 상처를 치유해주는 대신 생명을 거둘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자신은 이미 살만큼 살았다며 죽음을 겁내거나 부정하지 않아, 멧돼지 신 나고와 달리 마지막까지 재앙신이 되지도 않았다.

그래도 숲을 지키는 만큼, 숲을 파고드는 인간들을 증오하며 특히 에보시를 철천지 원수로 여긴다. 에보시의 총탄에 의해 서서히 죽어가게 되었으며 죽기 전 일족의 복수를 꿈꾸며 에보시를 노린다.

슬하에 직접 낳은 것으로 추정되는 두 마리 새끼들개와 수양딸 산이 있다. 인간에게 버림받은 산을 가엾게 여겨 친자식처럼 키웠다. 아시타카와의 대화 중, 살기 위해 자기 자식(산)마저 대신 희생시키는[3] 인간의 부정적인 일면을 혐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산이 본인이 증오하는 인간들과 동등한 존재라는 것을 부정하면서도, 인간인 아시타카를 구조해준 산을 나무라거나 추궁하지는 않는다. 얼마 남지 않은 생명을 숲을 수호하고 인간의 수장인 에보시를 죽이는 데 바치고 있으며, 자신과 자신의 일족을 자연과 동일시하여 자연이 살면 부족도 살고 자연이 죽으면 부족도 함께 죽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인간인 산을 끊임없이 자신의 딸이라고 소개, 지칭하며 그녀를 놓아주라는 아시타카의 말에 산의 불행을 들려주며 아무도 산의 불행을 구제해줄순 없다고 분노한다.[4] 그리고 "인간도 될 수 없고 들개도 될 수 없는 불쌍한 내 딸.. 그애는 가엾고도 사랑스러운 내 딸이다!"[5]라고 말한 뒤 아시타카에게 떠날 것을 종용한다.

아시타카가 산을 구하진 못해도 함께 살아갈 수는 있다[6]는 의견을 내자 무시무시하게 폭소하며 아시타카를 조롱하지만, 이후 산이 최후의 작별인사를 나누며 옷코토누시를 도우러 가려고 하자 그 젊은이를 따라 숲을 떠나서 사는 것은 어떻냐고 슬쩍 제안을 건네는 것으로 보아, 역시 어머니로서 딸이 자신과 대립되는 길을 걸으면서라도 행복하기를 바랐던 것 같다.[7]

이후 전투에서 힘이 다하자 마지막 힘을 에보시를 죽이는데 쓰기 위해 사슴신이 나타나는 호수 옆에서 죽은 듯 쉬고 있었는데, 재앙신이 된 옷코토누시에게 딸인 산이 흡수당하자 자신의 마지막 힘을 복수 대신 딸을 구하는데 쓰기로 결심하고 "내 딸을 내놔라!" 라며 옷코토누시에게 달려들어 끝내 산을 회수하는 데에 성공하고 아시타카에게 "산을 구해낼 수 있겠느냐"며 맡긴다. 곧이어 사슴신이 옷코토누시의 생명을 거두자 잠시 뒤 죽은 듯 쓰러진다.

그러나 에보시에게 머리가 날아간 사슴신이 폭주했을 때 돌연 정신을 차리더니 머리만 떨어져나와 에보시에게 달려들어 팔을 물어뜯어 잘라내고 사슴신의 몸에서 나온 액체에 떨어져 완전히 숨을 거둔다.[8] 목을 물어뜯지 못한 게 아쉽겠지만 나름대로 복수도 하고 갔고, 에보시도 자신이 들개들 덕에 살아남은 것을 거론하며 이전과 달리 숲과 들개들과 어느 정도 공존을 택하려는 듯 한 말을 했으니 뒷일에 대해선 만족했을 것으로 보인다.

머리가 떨어져나오기 전에 모로는 이미 생명을 거두는 사슴신의 몸 액체에 닿아있는 상태였는데 어떻게 머리가 살아 움직일 수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모로 본인도 분명히 자신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며 사슴신을 찾아가면 사슴신은 자신의 목숨을 거둘 것이라고 말한 이상 모로가 생명을 거두는 사슴신의 힘에 저항할 수 있을 가능성은 없다. 거의 죽어간다곤 해도 명색이 신이라 사슴신의 액체에 닿아도 잠시 살아있을 수 있을 만큼 생명력이 엄청난 것일 수도 있고, 사슴신의 액체가 목에 닿자 머리 부분의 생명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머리만 분리되어 에보시에게 달러든 것일지도 모른다. 혹은 죽은 게 맞지만 마지막 남은 사념만으로 이미 죽은 머리가 움직인 것일지도 모른다.
  1. 인간이 아니라 들개이자 신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선지 평소에 발음이 굉장히 독특하다. 일본어를 "말한다"기보단 히라가나를 그대로 줄줄이 "소리낸다"는 느낌.
  2. 목소리는 간지나지만 모로가 암컷이라는 걸 생각하면 정말 미묘하다.
  3. 산의 친부모는 당시 갓난아이였던 산을 모로 앞에 미끼로 던지고 도망갔었다.
  4. 어찌보면 당연한 말인게, 인간의 삶이 아닌 들개들과 사는 삶에 익숙해져있고 가족(들개신 무리)과 같은 방향의 적개심(인간에 대한 적개심)이 강한 산이, 모로의 품을 떠난다고 해도 바로 인간 세상에 쉽게 융화될 수 있을리가 만무하다. 차라리 천천히 시간을 들여 적응해간다면 모를까...
  5. 많은 이들이 이 작품 최고의 명대사로 꼽는 대사다. 미와 아키히로의 가슴을 쥐어짜는 듯 한 명연기도 이 대사의 가치를 제대로 살려주었다.
  6. 한 집에서 가족처럼 산다는 의미의 함께 살아간다는 이야기보단, 아시타카는 아시타카대로 산은 산대로 살더라도 서로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존중하며 공존하는 삶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7. 애초에 본인도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고, 인간의 침입 앞에서 숲이 살아남을지도 불투명해졌으니, 이런 생각을 할 만하기도 하다.
  8. 초반에 머리만 남아도 공격해오는 게 들개다. 라고 한 말이 복선이 된 것. 에보시는 상처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들개의 복수심에 감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