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콘드리아

파일:미토콘드리아.png

1 개요

복수형 mitochondria, 단수형 mitochondrion

진핵생물의 세포 안에 있는 세포 호흡을 담당하는 세포 소기관이다. 콘드리오솜 또는 사립체(絲粒體)라고도 하며, 겉모양이 낱알을 닮고 내부 구조가 마치 끈을 말아 놓은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항목에서는 가장 널리 쓰이는 명칭인 미토콘드리아를 쓰기로 하자.

2 기능

세포는 기본적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데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 에너지라는게 모든 종류의 에너지를 다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므로(예컨대, 열 에너지나 전기 에너지 같은 것을 사용할 수는 없다) 흩어져 있는 에너지를 실제로 세포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로 바꾸는 작용이 필요하다. 이 때, 세포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바로 ATP이며[1], 유기물의 화학 에너지를 이용하여 ATP를 만드는 작용이 세포 호흡이다. 따라서 미토콘드리아는 생명 활동에 필요한 ATP를 합성하는, 즉 세포 호흡을 담당하는 세포 소기관이라고 말할 수 있다.[2]

미토콘드리아의 이러한 작용은 화력발전소에 비유할 수 있다. 발전소는 연료를 태워 물을 끓여 얻은 수증기의 압력으로 터빈을 돌려 이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일을 한다. 즉, 물질의 화학에너지 → 열 에너지 → 운동 에너지 → 전기 에너지 순으로 순차적으로 에너지로 바꿔가서 종국에는 우리가 필요한 전기 에너지를 얻게 된다. 미토콘드리아도 이와 같다. 미토콘드리아는 유기물이라는 연료를 산화시켜 얻은 에너지로 이온(양성자)의 위치 에너지(pH농도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즉, 이온을 펌프질해서 미토콘드리아 가장자리(막 사이 공간)로 끌어올린다. 이렇게 위치 에너지가 만들어지면 이온들이 위치 에너지를 해소하며 에너지를 발산하는데(양성자들이 내막에 붙어있는 ATP 합성 효소를 통하여 기질로 들어온다.), 이 에너지를 이용하여 ATP를 합성해 낸다.[3] 즉, 물질의 화학 에너지 → 위치 에너지 → ATP의 순으로 차례대로 에너지 형태를 변환해 가며 최종적으로 신체가 필요한 에너지인 ATP를 합성해 낸다. (이렇게 이온의 농도 차이를 이용하여 ATP가 합성된다는 것을 '화학 삼투이론(chemiosmotic theory)'이라고 한다.)

이러한 미토콘드리아가 관여하는 일반적인 세포 호흡의 과정은 해당 작용(Glycolysis), 시트르산 회로(Citric acid cycle)[4], 산화적 인산화(Oxidative phosphorylation)의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해당 작용과 시트르산 회로에서 기질을 산화시켜 얻은 에너지[5]를 산화적 인산화 과정에서 사용하여 ATP를 얻는 것이다. 다만, 시트르산 회로와 달리 해당과정은 미토콘드리아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미토콘드리아에 문제가 생겨 세포 호흡이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지면 신진대사율이 엄청나게 높아져서 추위를 안 타는 경우가 생기고 쓸데없는 열량 소비로 금세 마르고 쉽게 지친다. 왜냐하면 필요한 ATP가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으니 이를 보충하기 위해 세포 호흡을 더 많이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 외 뇌졸중, 근육마비등의 동시다발적인 질병에 걸릴수 있다. 한편, 미토콘드리아에 돌연변이가 생겨서 청각쪽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미토콘드리아에 문제가 생기면 열량 소비가 많아진다는 것에 착안해서 다이어트 약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부작용이 극심해서 금지 크리. 혹시 가만히 있어도 살이 빠진다는 것에 혹해서 구해 먹고 싶은 사람도 있을 수 있는데, 별로 좋지 않은 생각이다. 왜냐하면 이 약을 먹으면 운동을 안 해도 되어서 편해지기는 커녕 운동을 하지 않고 있어도 운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힘들게 되기 때문이다. 실감이 안 난다면 온탕에서 20분 정도 가만히 있을 때 힘이 빠지는 상태로 쭉 지낸다고 생각해 보자. 실제로 이 약 때문에 자살한 사람도 있다. 즉, 한 번 먹으면 돌이킬 수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과량 복용하면 ATP 합성을 아예 못하게 되어서 죽을 수도 있다. 즉, 독극물이라는 말. 그러니까 편하게 살 빼려하지 말고 적절한 식이 요법과 운동으로 살을 빼자. 뭐 말만큼 쉽다면야 이런 걸 찾지도 않겠지만

3 기원

미토콘드리아는 대부분의 다른 소기관들과 달리 자체적인 DNA와 원핵세포형의 리보솜을 가지고 있고, 세포에서 자체적으로 생산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알아서 분열함으로서 수를 불린다. 그리고 세균의 세포막 구조와 유사한 이중막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건 엽록체에서도 나타나는 특징인데, 이 특이성 때문에 미토콘드리와 엽록체의 기원은 또 하나의 독립적 생물이었다는 가설이 존재한다. 먼 과거에 어쩌다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게 된 유기호흡을 하는 세균(호기성 세균 Proteobacteria)이 세포와 공생을 하면서 막대한 ATP를 제공하고 그 대신 영양분과 안전을 보장받는 관계를 맺은 것이 현재의 미토콘드리아라는 것이다. 이를 세포공생진화설, 간단히 공생설이라고도 한다.

오랜 세월 동안 공생 관계가 지속되면서 원핵세포로서의 기능은 흔적만 조금 남기고 사라졌기 때문에 더 이상 미토콘드리아는 독립적인 생물체는 아니게 되었다. 미토콘드리아를 세포에서 떼어놓으면 자생하지 못하고 사멸하며, 자체적인 DNA가 있긴 하지만 전사 번역은 핵DNA에, 분열과정 자체는 소포체에 의존하기 때문에 거의 필요없다. 하긴 미토콘드리아가 원핵생물로서 기능한다면 항생제를 먹으면 미토콘드리아도 죄다 죽어서 사람도 죽을 것이다.

이러한 미토콘드리아와 진핵생물과의 공생은 생명체의 진화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었다고 평가받는다. 기껏해야 해당작용이나 하던 생물이 완전한 세포 호흡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고 에너지 대사가 가능해졌고, 세포는 넘쳐나는 에너지를 토대로 새로운 기능을 획득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인류 역사로 비유하자면 산업혁명에서의 증기기관의 발명에 비견할 정도로, 아니 그 이상 가는 대단한 일이다.

4 외형 및 연구

크기는 0.2~3㎛정도이다. 모양과 크기와 수도 생물종, 세포의 종류와 역할에 따라 다양하지만 보통 너비는 0.5㎛, 길이는 2㎛ 정도 된다. 위상차 현미경을 사용하면 살아 있는 세포에서도 관찰이 가능하고, 야누스그린 B에 염색되어 다른 부분과 쉽게 구별된다. 또한 시토크롬산화효소에 대한 나디반응, 석신산탈수소효소에 의한 테트라졸리움염 환원반응으로 염색하여 검출한다.

1개의 세포에 함유된 미토콘드리아의 수는 세포의 에너지 수용에 관계되며, 보통은 세포질의 25%를 차지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호흡이 활발한 세포일수록 많은 미토콘드리아를 함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간세포 1개당 1,000∼3,000개, 식물세포에서는 100∼200개의 미토콘드리아를 볼 수 있다.

전자 현미경이 발달함에 따라 미토콘드리아의 미세구조가 상세하게 연구되어 있다. 또 세포 파쇄액을 원심분리한 세포분획법에 의해 미토콘드리아의 화학적 성분과 생물학적 기능이 밝혀졌다. 이런 연구의 일환으로, 빛을 쪼이면 조직의 회복이 빨라지는 것이 물분자의 간격 변화로 미토콘드리아의 분자 터빈을 활성화시켜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5 유전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미토콘드리아는 독립된 핵산을 가지며, 인간의 경우 모계에서 99.99% 물려받는다.[6] 이런 이유로 미토콘드리아 관련 질병은 모계 유전된다. 또한 어머니 → 딸로 계속 전달된다는 특성을 이용하여 인류의 공통 조상을 찾는데 이용되기도 하는데, 자세한 내용은 미토콘드리아 이브를 참조할 것.

따라서 미토콘드리아가 가지고 있는 독자적인 DNA는 미토콘드리아가 증식할 때 역시 복제되는데, 핵에 있는 DNA보다 돌연변이가 생길 확률이 높다. 돌연변이가 생긴 미토콘드리아는 다른 정상 미토콘드리아가 같은 세포 내에 존재하면 (heteroplasmy) 대부분의 경우에 정상 미토콘드리아가 돌연변이가 일어난 미토콘드리아의 결함을 메꿔주기 때문에 정상 표현형을 가지는데, 이 돌연변이 미토콘드리아가 모계유전이 되어 한 세포 내에 돌연변이 미토콘드리아만 남게 되면 (homoplasmy) 돌연변이 표현형이 나타난다. 이와 관련된 질병들은 유전병이기에 대부분 난치병이고, 미토콘드리아DNA가 주로 세포호흡에 필요한 사이토크롬 복합체형성에 관련하기 때문에 대사관련 장애가 주를 이룬다.

6 기타/이야깃거리

세포생물학을 배우지 않은 중고등학생때 어정쩡한 성교육을 받고 미토콘드리아가 정자에만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이것은 마치 숨을 쉬지 않는데 살아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과 같은 류의 생각이다. 우리 몸의 모든 세포에는 비율만 다를 뿐 미토콘드리아가 있다. 우리 몸에서 미토콘드리아가 사라졌다고 생각하면 우리 몸은 1분도 채 버티지 못하고 사망할 것이며, 이는 다른 진핵생물도 마찬가지이다. 체험해보고싶다면 청산가리를 먹어보자.[7] 다른 체세포와 비교해 봤을때 정자에서 미토콘드리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에 강조되는것 뿐이다.

진핵생물을 제외한 세균(Bacteria)과 고세균(Archaea)은 미토콘드리아를 가지지 않고 그 본체 자체가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한다. 물론, 미토콘드리아가 퇴화된 생물이나 절대 혐기성 세균 같은, 아주 예외적인 생물도 있다.

7 관련 항목

  1. 엄밀히는 에너지 자체가 아니라 에너지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말하자면 에너지의 화폐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서에서는 설명의 편의를 위해 ATP를 에너지 자체인 것처럼 취급하였다.
  2. 미토콘드리아가 없어도 호흡을 할 수는 있다. 그런 경우 일반적으로 산소를 쓰지 않는데(아세트산 발효같이 산소를 쓰지 않는 특수한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미토콘드리아가 없이 세포 호흡을 하는 과정을 발효라고 한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효율이 극악으로 낮기 때문에(미토콘드리아를 거쳐 포도당 완전 분해시 38ATP가 나오지만 해당 과정만 거치는 젖산 발효의 경우 2ATP밖에 나오지 않는다.) 진핵생물에선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면 발효를 하는 일이 별로 없다.
  3. 이 과정에서 물이 생성된다.
  4. TCA 회로라고 하기도 한다.
  5. 양성자가 NAD+에 결합하여 NADH + H+ 의 형태로 전달된다.
  6. 수정과정에서 미토콘드리아가 있는 정자의 꼬리 부분은 떨어져 나가고, DNA만 있는 머리 부분만 난자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극소수의 미토콘드리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미토콘드리아는 난자가 갖고 있다.
  7. 청산가리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억제한다. 자세한건 항목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