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칼로레아

1 개요

Baccalauréat, 또는 간단하게 bac[1].
바칼로레아는 프랑스 공화국에서 교육과정의 중등과정 졸업시험이며, 1808년 나폴레옹 시대에 만들어졌다.
바칼로레아에서 20점 만점에 10점 이상의 점수를 받는 모든 학생들에게 일반적인 국공립 대학 입학 자격이 주어지며 절대평가다. 고등학교 3학년 말에 치는 고등학교 졸업 시험이라는 점에서는 한국의 수능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평균 10점만 넘으면 프랑스의 모든 공립 대학에 지원 가능하다는 것이 다르다.

사실 원래는 이렇게 간단하고 쉬운 시험이 아니었다.
본래는 합격률이 10%를 넘길까 말까한 괴랄한 난이도를 자랑[2]했고 지금은 조금 덜 어렵지만 그래도 순수 프랑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합격률을 보았을땐 40%의 난이도다.(...)

그래서 많은 타국의 학생들이 바칼로레아를 치지않고 각국의 수능을보고 대학 입학증을 받는식으로 유학오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2 과목

일반 고등학교 2학년(première)부터는 각자 이과(S, Scientifique), 문과(L, Littéraire), 경제과(SES, Sciences Économiques et Sociales[3]), 실업계(STMG, Sciences et Technologies du Management et de la Gestion)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 때 과 전공 수업에따라 바칼로레아 시험 과목과 점수 반영도(coefficient)가 달라진다. 물론 이 외에도 다른 종류의 전공과가 있지만 그건 잘 아시는 분이 추가바람.

전공에 상관없이 모두 보는 과목은 프랑스어, 과학, 철학, 제1 외국어, 제2 외국어, 사회/지리, 체육, 선택 과목(option)[4], 전공 과목(spécialité)[5], 조별과제(TPE, Travaux Personnels Encadrés)가 있다. 언어 계열 과목은 거의 무조건 필기 시험과 구술 시험을 봐야 한다.

LESSSTMG
조별과제222-
프랑스어5444
체육2222
과학22복잡-
물리/화학--6-
생물/지학--6-
수학-57-
경제-7--
불문학4---
영문학1---
철학7432
제1외국어4333
제2외국어4322
사회/지리4532
경제/법---5
경영/조직---5
선택과목2---
전공과목OOOO

프랑스에서 실업계는 꼴통들만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동서양 가리지 않고 무시받는 실업계

3 시험의 진행

바칼로레아는 고등학교 2학년과 3학년, 1년에 나눠서 본다. 고등학교 2학년 때는 조별과제와 프랑스어를 본다. 하지만 문과와 이과는 과학까지 세 과목을 본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나머지 과목 전체 시험을 본다. 그래서 고등학교 3학년 말의 바칼로레아는 며칠 동안 치러진다.

바칼로레아는 모두 필기(écrit) 내지는 구술 시험(oral)으로 진행된다. 과목에 따라 시험 시간이 다르지만, 필기 과목 중 짧은 것은 2시간, 긴 것은 5시간이 있다. 구술 시험 역시 평균 30분 정도로 짧은 편.
필기 시험은 다 같이 정해진 시간에 보지만, 구술 시험 시간은 각자 다 다른 날, 다른 시간에 본다.

시험에 떨어졌을 때 재시험(rattrapage)을 볼 수가 있다. 최대 과목 3개를 선택할 수 있으며, 재시험은 모두 1대1 시험관과의 구술로 진행된다.

시험 채점 방식은 (모든 과목 점수x각 과목의 점수 반영도)÷과목 수.

또한 시험 점수에 따라 평점(mention)이 붙는다. 20점 만점에 10점~11점은 통과(passable), 12점~14점은 좋음(assez bien), 15점~17점은 훌륭함(bien), 18점 이상은 매우 훌륭함(très bien). 정말로 좋은 점수를 받았을 경우에는 시험관의 찬사(félictation du jury)를 받기도 한다. 허나 '매우 훌륭함'을 받는 학생은 한 학교에 매년 두 세명 나올까 말까. 한국의 수우미양가와 같은 개념.

채점은 현직 고등학교 교사들이 한다. 그렇기에, 공정함을 위해 학생들이 답안지에 이름이나 사인같이 본인의 인적사항을 적는 것은 금지되어있다.
그래서 채점관도 약간 운이 따라야 한다. 수학이나 과학같이 답이 완전히 정해져 있는 과목은 상관이 없지만, 불어, 사회/역사, 철학과 같은 과목은 교수마다 채점 기준이 조금씩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4 여담

바칼로레아가 한국에서는 철학 과목과, 한국의 주입식 교육과는 다르게 객관식이 존재하지 않는 걸로 유명하다. 필기 시험은 전부 논술이다. 그렇다고 암기할 필요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수업 시간에 배운 걸 알아야 뭘 쓰든가 말든가 하기 때문에..[6]

과 마다 각각 가장 중요한 과목들이 있다보니, 각자 그것에 대한 부심이 있다.
  1. 가끔 구글 번역기가 이 단어를 혈중 알코올 농도.....로 번역 할때가 있다뭐야 그건 몰라 무서워
  2. 심지어 이전까지만 해도, 바칼로레아를 취득한 사람은 대학교 학사 학위를 딴 사람 취급했을정도
  3. 보통 ES라고 부른다
  4. 미술, 음악, 제 3외국어, 그리스어/라틴어 등등
  5. 문과는 미술과 영어, 경제과는 경제와 수학, 이과는 화학/물리와 생물/지학 사이에서 한 과목을 골라야 한다
  6. 국내에서는 바칼로레아 철학 주제를 보고 '재밌겠다', '한 번 풀어보고 싶다', '이런 건 나도 당장 하겠다' 라는 반응이 자주 보이는데, 의외로 배우고 외워야 하는 게 상당히 많다. 논리정연하게 자기 생각을 쓰려면 일단 완벽하게 이해하고 암기해야 하며 글쓰기 실력도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