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타

같아

1 라틴어의 최종 진화형

Latina vulgata. 속화 라틴어 또는 서민 라틴어라고 한다. 라틴어로망스어 참고.

2 라틴어 성경

5세기 초에 성 예로니모가 완성한 로마 가톨릭 교회가 사용하는 라틴어 성경. 구약은 히브리어로, 신약은 그리스어로 쓰여졌지만 성 예로니모가 이 둘을 번역한 후 이 성경은 이후 천 년 넘게 유일무이한 성경으로 인정받으며 영어권의 킹 제임스 성경도 결국 넘지 못한 권위를 누렸다. 온갖 번역이 차고 넘쳐나는 현대와는 달리 과거에는 성경 하면 무조건 불가타 성경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불가타로 인해 그리스어 칠십인역을 바탕으로 한 그리스어 성경을 사용하던 동방 교회와의 분열을 우려했었다.

불가타라는 말은 '서민(라틴어)판'이라는 뜻의 라틴어 에디치오 불가타(editio vulgata)[1]에서 유래했다. 당시 라틴어는 몇몇 귀족 계층은 고전 라틴어에 가까운 말을 사용했지만, 대다수 서민들은 로망스어로 분화하기 직전 단계의 라틴어를 사용했다. 불가타라 이름함은 성경을 번역할 때 상류층이 쓰는 라틴어가 아니라 대다수 대중들이 사용하는 라틴어에 기준하여 번역했단 뜻에서 붙인 이름이다.[2]며 382년 교황 다마스쿠스(성 다마소 1세)가 당대 최고의 성서학자인 예로니모에게 당시 사용되던 여러 번역본을 토대로 만족할 만한 라틴어역 성서를 출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예로니모는 〈70인역 성서〉를 사용하여 새로운 라틴어역을 펴냈으나, 〈70인역 성서〉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히브리 성서 원본을 토대로 〈구약성서〉 전체를 번역하기 시작하여[3] 405년경에 이 작업을 끝마쳤다. 예로니모의 번역은 즉시 인정받지는 못했으나 6세기 중엽부터 모든 낱권 성서들을 하나의 겉표지로 묶은 성서가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다. 또한 개신교와 유대교에서는 외경으로 취급하고 로마 가톨릭에서는 제2경전으로 분류하는 〈70인역 성서〉의 일부도 이전의 번역본에서 취하여 포함시켰다.

1546년 트리엔트 공의회는 불가타 성서가 라틴어 성서로서 유일한 권위를 가진다고 선언했으며, 결점을 최소한으로 줄여 이를 출판하라고 요구했다. 1592년 교황 클레멘스 8세가 발행한 이른바 〈클레멘스 불가타 성서〉는 로마 가톨릭 교회의 권위 있는 성서본문이 되었다. 그러나 이 판본은 실제로는 문제점이 많았다. 하여 이것을 토대로 1941년에 '성심회' 역본이 번역되었고 현대에 들어와 여러 교정판이 출판되었다. 1965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불가타 성서를 개정하기 위한 위원회를 만들었으며, 1980년대 요한 바오로 2세 때 완성되었다. 이를 '새로운 불가타'란 뜻으로 노바 불가타(Nova Vulgata)라고 이름했으며, 가톨릭 교회의 모든 기도서에서 성경 구절을 인용할 경우 전부 노바 불가타를 기준으로 하게 됐다.[4] 이 성경을 보고 싶다면 여기를 보면 된다. Vetus Testamentum는 구약, Novum Testamentum는 신약이다.
  1. editio는 edition이란 뜻. 쉽게 말해서 불가타판이란 뜻이다. editio의 'tio' 부분은 교회 라틴어 발음 기준으로 이탈리아어의 'zio'와 유사한 발음이기에 에디치오로 수정하였다.
  2. 이 때문에 불가타 번역이 나올 당시에는 오히려 천박한 말로 성경을 번역했단 이유로 싫어한 사람이 많았다. 이거 한국에서 똑같이 재현되지 않았나? 개역성경과 공동번역, 새번역...
  3. 실제로 히브리어 원문에 대한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상태에서 불가타를 읽어 보면 번역자가 원어에 가깝게 번역하려고 애쓴 것을 느낄 수 있다.
  4. 이 때문에 모든 라틴어판 기도서를 개정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