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열한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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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유하
출연조인성(김병두), 천호진(황회장), 남궁민(김민호), 이보영(강현주), 진구(오종수), 윤제문[1](노상철)
개봉2006년 6월 15일
제작사싸이더스FNH

1 개요

시인 출신 유하 감독의 4번째 작품으로서, 한국형 느와르물이다. 조직폭력배들의 세계에 몸담은 한 남자의 몰락을 그렸다.

친구를 이용해서 성공하려는 한 영화감독과 그로 인해 몰락과 죽음의 길을 걷게 된 한 건달의 비극을 통해 감독은 “지성을 가장한 인간의 교활성이 인간의 순수성을 어떻게 짓밟고 파괴하는가”를 영화적인 은유로 밝혀내고 있다. 성공과 비상을 향한 욕망은 인간 누구에게나 최종 목표이며 그로 인해 인간은 서로를 배신하고 배신당하면서 한쪽은 파멸, 다른 한쪽은 성공가도를 걷게 된다. 감독은 이를 인간 내면에 감추어진 비열감과 위선성으로 짚어낸다. -비열한 거리의 유하 감독 한겨레 06. 6. 20 이종도

평론가들은 영화에 대체로 호의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당시 독일 월드컵도 있었고 슈퍼맨 리턴즈 등의 다른 영화에 밀리면서 손익분기점 230만명에는 다소 못미치는 흥행 성적을 거두었다. 총 관객 수는 204만 7808명.

2 줄거리

삼류 조폭 조직의 행동대장인 병두는 정통 깡패 출신이 아니라 나이트클럽 종업원을 하다가 조폭이 됐기 때문에 서열상으로는 2위이나 3인자 영필에게 조금씩 밀리고 있다. 그래서 제대로 된 기회를 잡지 못하고 조직 내에서도 하는 일이라곤 떼인 돈 받아주기 정도인 별볼일 없는 인생으로 병든 어머니와 두 동생까지 책임져야 하는 그에게 남은 것은 쓰러져 가는 철거촌 집 한 채 뿐. 삶의 무게는 스물아홉 병두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른다. 게다가 돈이 필요해도 보스 상철은 여동생 결혼식 준비를 핑계로 병두에게 짜게 군다.

어렵사리 오락실 경영권을 따냈으나 적대 조직의 습격으로 개업 첫날부터 개판이 된다. 결국 전쟁을 하게 되는데, 병두의 패거리는 먼저 도착해 수적 열세인 상황에서 처절하게 싸우지만 상철과 영필은 느긋하게(...) 도착한 걸로도 모자라 상철이 적대 조직원은 몸뚱이에 칼빵을 놔 버리는 바람에 일이 커져 구속 될 위기에 처하면서 일이 또 꼬여버린다. 그렇게 병두는 오락실 운영권을 후배에게 뺏기고 다시 한 번 절망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조직의 뒤를 봐주는 반달 황회장이 상철에게 자신을 괴롭히는 부장검사 암살을 사주하지만 상철은 위험성을 이유로 거절한다. 이에 황회장은 병두에게 접근해 "상철이는 이제 너무 커서 말을 안 듣더라. 변했어"라며 "사람은 말이야, 성공하려면 두 가지만 알면 돼. 성공을 위해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이 누군지, 그 사람이 원하는게 뭔지.."라고 설득한다. 병두는 고심 끝에 위험하지만 빠른 길을 선택하기로 한다.

검사를 죽이고 황회장의 손을 잡음으로써 가족들의 생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 된 병두는 영화감독이 되어 자신을 찾아온 동창 민호와의 우정도, 첫사랑 현주와의 사랑도 키워나가며 이제야 인생을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새로운 삶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던 어느 날, 현주에게 한번 거부당한 병두는 술김에 동창 민호에게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속내를 털어놓게 된다.

은밀한 제안을 수락한 병두는 심복이자 같은 종업원 출신인 종수를 설득해 함께[2] 외도 중인 박검사를 살해해버린다. 이 사실이 영필의 밀고로 상철의 귀에 들어가게 되고 분노한 상철은 살짝 병두를 부른 뒤, 별 내용없는 대화를 하면서 병두의 태도를 살피다가 슥 검사가 죽었다는 얘기를 한 뒤[3] 보내면서 진짜 병두가 그랬던 것임을 눈치채고[4], 병두를 제거하려고 한다. 이는 조직의 스폰서인 황회장으로 부터 단독으로 일을 받아 처리한다는 것은 상철의 조직과 경쟁하는 입장이 되는 데다가 그 자체로 기존 하청관계였던 상철에게 완전히 독립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상철이 자신을 죽이려는걸 눈치 챈 병두는 상철의 여동생 결혼식날 먼저 손을 써서 상철과 영필 모두 살해 하는데 성공한다. 그 뒤 황회장이 제안한 철거구역 정리사업도 완수하고 짝사랑 했던 현주와의 사랑도 키워가는등 탄탄대로가 펼쳐지는데..

어느 날 병두는 황회장의 노여움 섞인 호출을 받고 극장을 찾는다. 그곳에서 민호가 새롭게 감독한 영화를 보는데, 영화내용이 얼마전 민호를 만나 술을 마시고 센치해진 기분에서 털어놓았던 박검사를 살해했던 이야기[5]가 나오고 있었다. 병두는 화가 났지만 옛정을 생각해 입을 막는 선에서 끝내려한다. 하지만 종수는 정 못하면 대신 민호를 제거하겠다고 병두에게 대들다가 얻어맞고 의가 상한다. 단순히 병두가 가볍게 생각한 것이 아니라, 민호가 충분히 겁을 먹은 상태라 경찰에 불 의지가 없었던 걸 알고 있기도 했었다. 거기다가 조폭들 간에 형님의 명령은 절대적이다. 분명히 영화 초반에 병두는 민호를 소개하며 조직원들에게 "내 친구 민호를 형님처럼 모셔라"라고 했음에도, 종수는 "형님 지금 아그들 잘못하면 다 뒤지게 생겼습니다. 형님은 뭐 그딴 개쉐끼가 친구라고 감싸고 도십니까"라며 대든 것.

종수는 병두 몰래 부하들을 시켜 민호를 납치한 뒤 이것저것 캐물은 뒤에 민호를 파묻으려 하다가 무슨 이유인지 도로 살려준다. 사실 처음부터 그냥 겁만 주려고 한 것이다. 괜히 살인을 해서 병두에게 자기가 의심받을 수 밖에 없고 경찰수사가 들어갈 만한 복잡한 상황을 만들려고 한 게 아니다. 병두는 민호 친구고, 병두와 종수는 영화 만들때 촬영장에 가서 액션지도까지 하려고 했기 때문에 제작진들에게 얼굴이 팔려 있는데 그 감독을 죽이면 병두 조직 전체가 경찰 수사대상에 오를 수 밖에 없다. 애초에 종수는 병두에게 "제가 단도리 치겠습니다 형님"이라고 했다가 두들겨 맞았던 것뿐이지 죽이겠다고 한 적이 없다.

한편 병두는 갑자기 나타난 경찰에게 쫓기는 등 제대로 꼬이게 된다. 민호가 취재했던 형사와 독대하는 장면과 나이트클럽에서 형사가 동행하는 장면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정황상 해당 형사에게 신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 급한 마음에 병두는 황회장을 찾아가 민호를 죽이고 외국으로 떠나겠다고 약속한다. 병두는 친한 친구인 민호를 자신의 목적을 위해 협박하거나 망설임 없이 죽이려고 함으로써 결국 조폭이 되면 의리나 우정따위는 없다는 것이 이 장면에서 아주 잘 드러난다. 어차피 그 전 협박 장면에서도 "너 배때지에 칼 들어오는 게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다고 했지? 건달은 말이여. 사람 하나 봐 버리는 건 일도 아니여."라면서 20년 동안 알고 지낸 친구도 죽일 수 있다는 걸 이미 민호에게 직접적으로 표현했었다.

하지만 황회장은 여기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데, 물론 인도주의적인 생각이 아니라 이 때 민호는 영화 흥행으로 스타 감독이 되었고, 그런 사람이 갑자기 죽거나 실종되면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건 자명하고, 경찰은 이 때문에라도 집중적으로 수사할테니 득보다는 실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럼에도 병두는 민호를 찾아가 추격전 끝에 놓치지만 종수가 민호를 붙잡고 공터에서 병두는 종수를 기다리던 도중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습격을 받고 병두는 일대 다수로 싸우지만 거의 빈사상태가 되어 쫓기게 되는 도중에 종수의 부하가 구하러 오지만 느닷없이 병두의 배에 칼빵을 놓아 죽여버린다. 병두가 살아남기 위해서 상철을 제낀 것 처럼, 종수마저도 안전과 출세욕때문에 선택을 한 것이다. 그동안 병두가 종수를 험하게 굴린 점, 종수가 병두가 죽었는데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시체를 처리하는 걸로 봐서는 살아남기 위한것도 있지만 개인적인 원한과 병두의 위치를 가로챌 심산도 있었던 듯. 재미있게도 병두가 민호에게 종수를 소개할 때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사람 죽일 놈이라고 소개한 그대로 되었다.

그리고 그 후 병두의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현주는 병두의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병두의 여동생에게 병두를 찾았는지 묻다가 우울한 표정으로 돌아가고, 병두의 남동생 또한 형과 마찬가지의 길을 걷기 시작하고, 병두는 행방불명 처리된다.


이후 종수는 민호와 함께 황회장을 만나며, 황회장이 "Old and Wise"를 부르는 사이 종수와 민호가 의미있는 눈짓을 교환함으로써 영화가 끝난다. 조직의 2인자인 상철과 주인공 병두는 제 3자 앞에서 노래방 생쇼(…)를 한 뒤에 소리없이 죽었는데, 어떻게 보면 황회장도 똑같이 당할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할 수도 있다. 민호는 종수와 눈짓을 교환한 뒤 노래를 부르는 황회장을 보면서 뭔가 깨닫는 표정을 짓는다. 비열한 조폭세계의 생리를 깨달았다는 듯이.

3 주요 장면

아이러니, 복선, 반복, 함축적인 내용들이 많다.

1. 룸에서 노래를 부른 사람들은 여지없이 죽었다. 상철, 병두. 마지막에 노래를 부른 황회장의 결말 역시 비극적으로 끝남을 암시한다.

2. 병두가 상철 몰래 황회장을 만났다는 것을 영필의 밀고로 알게 된 상철이 병두를 가리켜 '호로XX'라고 한 말 뒤의 장면에서, 병두가 황회장에게 받은 돈으로 부하들에게 고기를 사 주며 양복을 맞춰입으라고 돈을 주면서 '식구란 말이여, 같이 밥먹는 입구녁이여. 입구녁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그리고 나까지 일곱. 그런데 지 혼자 밥먹겠다는 놈은 누구여. 호로XX여.' 라고 말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병두는 상철에게 있어 호로XX가 되고, 마찬가지로 종수 또한 병두에게 있어 호로XX가 된다.

3. 상철과 병두 모두 타이밍을 놓친 판단으로 파멸을 맞았다. 병두가 황회장과 접촉한다는 사실을 안 상철은 분노하고 영필은 즉시 병두를 제거하자고 건의하지만, 상철은 여동생 결혼 전에 사람 죽이는 거 보고 싶지 않다고 물렸다가 여동생 결혼식 당일 병두에게 당했다. 병두는 민호의 영화 때문에 궁지에 몰렸음에도 친구라는 사이 때문에 구두 경고만 하고 끝내자 보다 못한 종수가 병두에게 자기가 나서서 민호를 제거하겠다고 제안하지만 오히려 병두는 불복종을 이유로 종수를 구타했고 결국 종수는 병두를 배신한다. 묘하게도 상철과 병두는 같은 숙소 출신이었고, 종수는 예전에 병두와 같이 웨이터를 했을 때 병두의 제안으로 조직에 들어왔다.

4. 병두의 부하 중 막내이면서 체격이 제일 조그맣던 부하는 종수를 제외하고 병두와 가장 많이 말을 한 사이이다. 위에서 서술한 식구 드립도 병두가 막내에게 먼저 식구가 뭐냐고 물어보면서 시작했고, 회식 때 병두가 노래를 부르기 전 막내에게도 식구가 어떤 뜻인지 물어보기도 했다. 영화 초반에 막내와 다른 한 명이 조직을 나가려다가 종수에게 흠씬 두들겨 맞았는데,[6] 병두는 자기 조직 사정도 알고 하니 막내에게 특별히 조직에 대한 소속감을 심어주려고 노력[7]했던 듯. 그런데 병두에게 칼빵을 놓는 부하가 다름아닌 막내다. 종수의 지시라서 어쩔 수 없이 한것이기는 하지만.

5. 병두가 상철을 죽이고 부하들에게 전화로 상철의 시체를 처리에 관해서 시마이하자 라는 말로 지시를 내린다. 마찬가지로 종수도 병두를 죽이고 병두의 시체를 보며 부하들에게 시마이하자 라고 말한다. 그리고 건달이 계획적으로 사람을 죽이는 행위를 "보다"라는 은어로 표현했다. ex) "건달은 말이여, 사람 하나 봐 버리는 건 일도 아니여"

6. 민호가 영화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병두 부하들이 묵고 있던 숙소를 방문해서 인터뷰를 하는데 병두가 종수를 소개하며 "저 XX가 진짜 험하게 논 놈이야. 저놈이 웃으면서 칼침보는 놈이야." 라고 민호에게 말한다. 결국 종수는 병두가 꿈에도 상상하지 못할 방법으로 배신한다. 병두는 상철을 직접 죽일 때와 종수에게 전화로 상철의 시체 처리를 지시할 때와 민호에게 박검사를 죽였을 때를 생각하면서 얘기할 때 살짝 떨면서 자기 감정을 숨기지 못했지만, 종수는 비록 자기가 직접 병두를 칼로 찌르지 않았으나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 차가운 표정으로 병두의 죽음을 지켜봤다.

7. 영화 초반에, 병두는 양아치 생활을 하던 남동생이 자기와 같은 길을 걷게 하지 않기 위해 남동생이 양아치들과 노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하지만 병두가 죽은 뒤 그 남동생은 또다른 조직의 막내 건달이 되어 숙소 생활을 한다.

8. 병두가 살해된 뒤 황회장과 민호가 룸에서 만나면서 황회장은 반 진담, 반은 농으로 다음엔 자신의 젊은 시절 연애 이야기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 보라고 말한다. 뜻밖의 제안에 민호가 떨떠름하게 웃자 황회장은 잘 밀어주겠다면서하는 말이 "너무 똑같이 만들지는 말라고, 마누라가 눈치채니까." "그래, 이야기는 이야기로 끝나야지..." 병두가 부장검사를 죽인 이야기를 민호에게 털어놓아서 민호의 영화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영화는 병두를 몰락시켰고 황회장 자신도 위험해질 뻔 했으니, 황회장 자신은 그렇게 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9. 영화 중반부에 민호의 영화촬영장에 온 병두가 민호에게 "민호야, 너 이번에는 말이여. 진짜 의리에 죽고 사는 진한 건달 얘기 한번 만들어봐라."라고 말했다. 저 대사가 나왔을 때 병두의 입장과 이후 벌어지는 사건들을 감안하면 실로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 즉 정말로 그런 의리가 '아직은' 남아 있을 거라 믿고 진심을 얘기했지만,[8] 병두가 발을 디디고 있는 곳은 '그런 의리따위 없는 비열한 거리'였기 때문에 병두의 생각과 현실의 괴리감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엔딩에서 황회장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 이후 (아마도 민호의) 회상으로 다시 재등장한다. 애초에 민호가 그 영화를 만들게 된 배경도 병두가 자신만의 비밀인 검사 청부 살해를 친구와의 '의리'를 믿고 민호에게 털어놓은 것[9]이니, 결국 민호도 언젠가는 배신당하게 될 것임을 알 수 있다.

10. 극 중 병두는 친구 민호와의 대화나 동창회 때의 상황 등으로 볼때 분명히 서울 출신으로 조직 생활도 서울에서 했기에, 전라도쪽 연고가 없어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쓸 이유는 없지만, 주변에 조직관계자들이 있는 대화 중에는 항상 전라도 사투리를 쓰며, 나중에 민호에게 협박을 하며 본색을 드러낼때도 전라도 사투리를 쓴다. 그러나 조직과 관계없는 생활에서는 서울말을 아무렇지 않게 쓴다. 이는 병두가 아마도 높은 형님들이 모두 전라도 출신이었을 폭력조직 사회[10]에 적응하기 위해 사투리를 일부러 배웠을 것이며 어느 정도 조직내에서 크고 나서도 의식적으로 쓰고 있다는 것과 일상생활 중에는 건달티를 내기 싫어하여 완전히 사투리에 물들지 않고 끝까지 서울말을 안 놓았다는 것을 동시에 보여 준다. 또한 병두는 "형님때문에 이 (조직)생활을 시작했다"고 말하는 종수에게 "우리가 웨이터 출신에, 정통(건달)도 아니고"라는 말을 하며, 건달 세계 내에서 느껴온 열등의식을 표현하기도 하니, 더더욱 의식적으로 조직생활에 녹아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을 가능성이 높다. 영화 속에서 전라도 사투리와 서울말은 건달이면서도 건달이 아닌척 하고 싶어하는, 병두의 이중적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장치이다.

11. 위에도 언급된 엔딩곡인 "Old and Wise"는 친구를 그리워하고 기억하는 내용의 가사이지만 이 영화는 노래와는 정 반대로 배신으로 시작해서 배신으로 끝나는 결말이다.

4 수상내역

  • 제2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감독상(유하)
  • 제14회 이천 춘사대상영화제 신인여우상(이보영)
  • 제5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남우주연상(조인성). 편집상(박곡지,정진희).편집상(박곡지, 정진희)

5 매체 현황

2006년 11월, CJ엔터테인먼트에서 2DISC로 구성된 DVD세트를 발매하였다. 부가영상 수록에 남달리 정성을 쏟는 유하 감독 답게 메이킹 다큐멘터리나 시사회 등 다양한 스페셜 영상들을 수록하여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2012년 기준으로는 거의 품절 상태. 아직 블루레이 발매 소식은 없는 듯.

6 기타

영화의 엔딩곡은 전술했듯이 "Old and Wise"인데, 이 가사의 내용이 영화와 정반대이기 때문에 진한 여운을 준다. 노래듣기 중요한 가사만 추리자면 다음과 같다.

(전략)
And oh when I'm old and wise
Bitter words mean little to me
Autumn Winds will blow right through me
그리고 오, 내가 나이를 먹고 현명해졌을 때,
쓰디쓴 말도 별 의미없어지고
인생의 황혼기가 나에게 곧바로 닥쳐올 때,[11]

And someday in the mist of time
When they asked me if I knew you
I'd smile and say you were a friend of mine
언젠가 몇 살인지 희박해질 때,
그들이 나에게 당신을 아냐고 묻거든
당신은 나의 친구였다고 웃으며 말하겠어요.

And the sadness would be Lifted from my eyes
Oh when I'm old and wise
그러면 내 눈가에서 슬픔이 사라지겠지요,
내가 나이를 먹고 현명해졌을 때에.(후략)

노래를 부른 황회장 역은 천호진이 맡았는데, 항목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노래를 잘 부른다.

한편 조인성이 부른 '땡벌'은 이 리메이크곡을 히트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가수 강진조인성에게 고맙다고 말할 정도.

극중 민호가 연출한 영화는 '남부건달 항쟁사'라는 조폭영화인데, 이것은 유하 감독의 전작인 말죽거리 잔혹사의 셀프 패러디. 게다가 주연배우가 우유팩 맞고 빡쳐서 밥을 부숴버린 이종혁이다.

그리고 이 영화의 배경연도가 이 영화가 개봉한 2006년이라고 가정한다면 작중에서 한국 나이로 29살인 병두, 현주, 민호 등은 모두 1978년생이다. 유하 감독의 전작인 말죽거리 잔혹사의 시대적 배경이 1978년이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 또한 묘하게 연결점이 생긴다.권상우가 학교 옥상에서 1 대 다수로 다이다이할 동안에 훗날 조직폭력배, 서점 직원, 영화 감독이 될 아이들은 엄마 젖을 빨고 있었다.

전체적인 묘사는 뛰어나지만 일부 허술한 묘사도 존재한다. 첫 번째로 초반 패싸움 때 상대의 몸통을 찌르면 일이 커지니 회칼이 아닌 자잘한 나이프로 상대의 팔다리를 공격하는 건 나름대로 리얼리티도 있는 설득력 있는 전개지만, 병두가 화장실 문을 걸어잠그고 상철을 찔러 죽이는 장면은 허술하다는 지적이 많다.
  1. 여담이지만 상철의 심복 영필역으로 나온 조진웅과는 5년후 뿌리깊은 나무에서 적대관계로 나온다.
  2. 여기서 '후다 따본다'는 대사가 나오는데 뒷조사를 한다는 뜻이다. 검사의 행동패턴을 파악해서 다른 사람들 몰래 죽이기 좋은 시점을 찾겠다는 뜻.
  3. 병두는 한번 봤던 그 검사에 대해 기억도 안난 것처럼 모르는 척을 했지만 오히려 너무 모르는 척을 하다보니 티가 난 듯하다. 사실 한 번 봤는데 모르는 척 하는게 오히려 이상하다.
  4. 대화 내용은 "형이 요새 너 못 챙겨줘서 미안하다.", "아닙니다 형님." 이런 식으로 마치 정든 조폭 선후배의 대화 같은데 실제 속마음은 서로 모른척하며 눈치보려는 상황이라 상당히 가식적 대화라 할 수 있겠다.
  5. 그 얘기하면서 병두는 부들부들 떨었다. 민호가 칼로 찌를 때 느낌이 어떻냐고 하자 병두는 눈빛이 흔들리며 "좆같지"라고 대답한다.
  6. 이때 두들겨 팬 뒤의 대사도 꽤 관심을 받았다. "들어오고 싶으면 들어오고 나가고 싶을때 나가고, 여기가 무슨 써클이여? 뭐 요새 말로 뭐..뭐 동아리여? 어?"
  7. 그런데 사실 병두도 막내에게 약간 잔인한 겁을 주기는 했었다. 조직원 모두가 듣는 앞에서 종수에게 "앞으로 나가겠다는 애들은 손가락 하나씩 받아서 보내라."라고 했던 것.
  8. 조폭 세계에는 의리 따위 없다는 걸 알기에 조폭과 관계없는 영화 촬영장에서 잠시 현실도피를 했다는 해석도 있지만, 이렇게 되면 마지막에 병두의 죽음은 그냥 방심하다 죽었다는 말이 되기 때문에 영화의 주제가 흐려지는 측면이 있다. 뭐 '설마 네(종수)가 이럴 줄은 몰랐다'는 상황이기에 전혀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9. 게다가 "너는 내 편 맞지...?"라는 대사로 확인사살.
  10. 상철의 결혼식에 나온 간부급 형님들은 모두 전라도 사투리를 쓴다.
  11. 직역하면 "가을의 바람"이지만 제목에서부터 "늙음(old)"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의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