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거래

1 정의

범죄자에게 어떤 사건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정보나 법정에서의 증언 등을 받아내는 대신 그 범죄자의 형량을 가볍게해주거나 사면시켜주는 행위. 수사에 적극 협조와 자백을 하면 극형 만은 면하게 해주는 방식.

미국에서는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이라고 한다.

2 상세

사실 이 제도의 근본적인 목적은 사법 절차의 속도를 빠르게 해주는 데에 있다. 범죄자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순순히 협조하면, 죄를 입증 혹은 부정하기 위해 검사 측이든 변호사 측이든 소모적인 공방을 벌일 필요가 확 줄어들기 때문.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자백만으로 유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증거의 보충 없이 지지부진하게 법정공방이 지속되는 것은 확실히 사법체계를 소모시키는 경향이 있고 그걸 피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사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다른 사건에 더욱 역량을 쏟을 수 있게 협조해준 셈이 되기 때문이다.

언뜻 보기엔 합리적인 측면도 있지만 이는 편의주의적 발상으로 민사사건이 아닌 형사사건에서 정의구현 이라는 법과 심판의 대전제를 더럽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다. 이는 탄핵주의 형사소송에사 법원에 의한 직권주의보다 피고인과 검사에게 소송의 주도권을 인정하는 당사자주의를 원칙으로 함에 따라 나타난 문제점이라 볼 수 있다. 이를 소재로 한 영화로 모범시민이 있다.

얼핏 생각하기엔 다른 범죄자나 공범을 알려주는 수준이 아니면 자기 죄만 더해지는 게 아닐까 싶지만, 거래 내용에는 꼭 형량에 관계된 것만 포함되지는 않는다. 이미 밝혀진 범죄 만으로도 종신형을 피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적어도 자기가 원하는 형무소 등도 조건으로 걸 수 있기 때문에[1] 알고 있는 게 많을수록 불어보는 게 유리한 셈. 또한 범죄를 많이 저질렀던 경우 중 일부는 복역 중 바깥바람이 쐬고 싶어서 혹은 사람들의 관심이 그리워서(...) 추가로 자백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당연히 거짓말인 경우도 있다고.

물론 꼭 중범죄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사법거래를 하는 것은 아니다. 음주 후 운전 혹은 소란을 일으키다 연행되었거나, 공무집행 방해, 폭행 등 소위 '욱해서' 저지를 수 있지만 형법상 중요하게 다루어질 수 있는 경우에 본인이 순순히 인정하면 가볍게 처벌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더 많다.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들면 가벼운 수준의 마약복용 등.

한국에는 공식적으로는 사법 거래가 명문화 혹은 관례화조차 되어 있지 않으며,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사법거래에 대한 약속 또는 기망에 의해 한 자백은 임의성이 없는 자백으로 증거능력이 없다는 판례까지 있다.[2]사법거래에 대해 하지도 속이지도 말라 다만 범죄자가 자백과 현장검증, 증언 등 법관의 공판과정에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면 감형사유가 되기는 한다. 물론 이를 사법거래라고 칭하기에는 조금 애매하고, 죄에 대한 반성을 증변하는 정도로 보는 셈이라 사법 처벌의 본래 목적에 부합한다 할 수 있다. 또한 일부의 경우는 구치소에서 판사에게 탄원서를 잘 제출하고 모범적으로 지내면 사정과 사건 배경을 감안하여 집행유예로 선고해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사법거래와 유사하다고도 볼 수 있다.[3]

일본에서도 사법거래는 없는데, 2015년 국제 혹은 전국 규모의 범죄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한 의도로 사법거래법안이 발의되었다. 미국과는 달리 보이스 피싱 등의 조직적 범죄에 중점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3 가상매체에서

각종 미드에서 끊임없이 언급되며, 얼마나 괜찮은 딜을 제시해서 범죄자가 스스로 수사에 협조하게 하는지가 검사의 역량으로 묘사된다. 물론 가끔 지능적인 범죄자에게 역으로 낚이는 경우도...

데스노트에서도 언급된다.[4]

HOSPITAL. 6인의 의사CR-S01은 바이오테러 혐의[5]로 250년형을 받았지만 사법거래로 외과수술을 하고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등장인물 덤스트랭의 교장 이고르 카르카로프는 볼드모트의 추종자인 죽음을 먹는 자 출신이었다. 과거 볼드모트가 몰락한 직후 마법부에 검거되어 재판에 회부되었다. 그는 죽음을 먹는 자들 중 간부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즈카반에 수감되지 않기 위해서 동료들의 이름을 줄줄이 자백한다. 그 명단 중에서는 에반 로시에르와 바르테미우스 크라우치 2세 등이 있다.[6]

비탄의 아리아리코 미네 뤼팽 4세도 체포되지만 사법거래를 통해 학원에 다니게 된다.

오버워치에서는 블랙워치 시절의 가브리엘 레예스가 당시 갱단의 일원이었던 맥크리를 사법거래로 거둬 갱생시켰다. 정작 레예스 자신은...
  1. 물론 이게 모두 검사의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 그래서 가끔 피의자가 사법 거래로 뒤통수 맞는 경우도 나온다고...
  2. 83도2782, 85도2182
  3. 한동안 인터넷에서 유행했던 디시인사이드 주식 갤러리 에서 나온 교도소 일기(통칭 주갤 교도소 만화)가 이 경우. (본인의 말에 의하면) 술자리에서 시비가 붙어 싸우다가 술병을 깨서 들고 있었는데, 흉기를 든 것으로 간주되어 특별폭력처벌법이 적용.
  4. L이 자신의 가설을 시험해 보기 위해 범죄자 한 명을 자신의 대역으로 세우고, 키라를 도발한 다음 죽지 않으면 풀어주기로 한다(...). 물론 결과는...
  5. 사실 CR-S01은 누명을 쓴것으로 진범은 따로 있다.
  6. 그리고, 볼드모트의 몰락 이후 당연히 말포이의 가족도 볼드모트에게 동조한 혐의로 체포되었어야 했지만 해리포터에게 협력한 부분도 있는데다 사실상 사법거래로 인해 체포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