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추억

살인의 추억 (2003)
Memories of Mur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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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봉준호
각본 / 원작 봉준호, 심성보 (각본)
김광림 (원작)
출연 송강호, 김상경, 박해일, 김뢰하, 송재호, 변희봉, 박노식, 전미선
OST 이와시로 타로
장르 범죄, 미스터리
제작사 싸이더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개봉일 2003년 4월 25일
상영 시간 132분
총 관객수 5,255,376명 (최종)
국내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1 개요

"한국 영화계가 2003년을 돌아보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 - 이동진

2000년대 한국영화 최고의 걸작 스릴러.
올드보이와 함께 2003년한국영화의 전설의 해로 만들었던 쌍두마차.
괴물과 더불어 봉준호, 송강호의 인생에 한 획을 그은 영화.

2003년 봉준호가 감독한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봉 감독의 2번째 장편 영화이다. 송강호, 김상경, 박해일 주연.

1980년대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소재로, 2명의 서로 다른 타입의 형사가 살인범을 추적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원작은 이 사건을 소재로 한 연극 『날 보러 와요』인데, 연극의 제목은 아직까지도 잡히지 않은 범인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한다. 개봉 당시 연극과 영화의 협력이 이루어져, 영화 표를 가져 가면 연극을 싸게 볼 수 있었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지금의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 소재 화성시 동부출장소 인근 일대인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반경 2km 이내에서 1986~1991년 사이, 여성들을 상대로 10차례나 벌어진 일련의 살인 사건을 말한다. 71세 할머니부터 13세 여중생까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대한민국 최초의 연쇄살인 사건이라는 점에서, 당시 사회 전반의 충격이 컸다.[1]

범인을 추적해 가는 모습이 흥미롭긴 하지만, 봉준호 영화답게 범인의 체포 여부보다는 그 주변을 둘러싼 사회상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시의 경찰공무원은 전근대적이고 주먹구구식인 조사에 의존하였고, 용의자를 단정지은 뒤 원하는 진술이 나올 때까지 구타하는 경우도 잦았다. 기본적인 프로파일링 기술은 물론 간단한 유전 정보도 분석 기기가 없어서 외국[2]으로 샘플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증거 자료의 보존이 제대로 안 되어 훼손되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검사가 불가능했고, 이후 유력 용의자는 결백을 증명하긴커녕 도주한 뒤 실종된다. 영화는 이러한 사건 수사 과정을 따라가면서, 일련의 시대 상황을 차가운 화면과 미장센을 통해 전하고 있다.

두 주인공인 송강호김상경은, 각각 미신과 직감에 의존하는 전근대적인 형사와 현대적인 분석 기법에 기반을 둔 이성적인 형사를 대표하고 있다. 종반부에 이르러 둘의 관점이 서로 뒤바뀌는 모습도 영화의 감상 포인트 중 하나.

2 등장인물

  • 박두만(송강호): 고문과 미신으로 대표되는 구시대적인 수사를 대표하는 시골 형사. 성격차이로 인해서 서태윤과 사사건건 충돌한다. 용의자의 얼굴만 보면, 범인인지 아닌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고 해서, 주변사람들에게 '무당눈깔' 이라고 불린다고 자처한다.[3] 그리고 얼굴을 보고 왕이 될 상인지 맞추게 된다. 고졸인 조용구보단 좀 유식한 것이 본인 말로는 2년제 전문대학은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신 반장에게 범죄 현장을 설명할 때 '1,000m는 1km도 안 된는 짧은 거리다'라고 말하거나, 12월 16일을 12일과 16일 양일로 잘못 읽고,[4] 용의자를 취조할 때 타자기도 제대로 쓰지 못해서 오히려 용의자가 타자기 쓰는 법을 알려주는 걸 보면, 무식하긴 무식한 듯. 서태윤이 정갈하고 이성적이며 깐깐한 청년의 이미지라면, 박두만은 꾀죄죄하고 억척스러우며 뭐든 대충대충 처리하는 아저씨의 느낌이다.

  • 서태윤(김상경): 과학수사와 프로파일링 기법으로 대표되는 신시대적 수사를 대표하는 형사. 범인을 잡기 위해 서울에서 자청해서 내려왔지만,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가방끈이 긴 그는, 지방 형사들의 무식한 수사를 비웃으며 지방 형사들과는 겉도는 처지가 된다. 이후 구 반장이 파면되자 신 반장의 신임을 받으며 나름대로 의욕적인 수사를 펼친다. 3인방중 가장 유식해서 미국에서 온 공문을 해석하고 범죄현장을 프로파일링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가장 냉철한 시선을 가지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천인공노할 짓을 벌이는 범인을 보고 감정적으로 변하게 된다. 증거에 가장 부합되는 용의자인 박형규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게 되자 두들겨 패서 자백을 받아낸다 하는 무식한 방법을 내놓아서, 박두만이 벙찌기까지 한다.(박두만 : "너 많이 변했다..")

  • 조용구(김뢰하): 고문을 신봉하는, 박두만보다도 더욱 단순무식한 형사. 고등학교만을 4년을 다녀 상당히 무식하다. 전문대를 나온 박두만에게 "오리엔테이션이니 오티에 가면 떼씹을 한다는데 정말이냐?"라고 묻는 등, 난잡한 성관계를 맺는 대학 생활의 진위여부(...)를 물어보기도 한다. 짬이 안되서인지 육체적인 막일을 도맡아 하며, 형사 3인방 중에서는 동물적 감각이나 육체적으로 가장 뛰어나다.[5] 일선에서 데모 진압을 자주 하며, 자신의 학력 콤플렉스 때문에 배운 사람들에 대한 증오를 가지고 있다. 백광호를 보자마자 군홧발로 짓밟고, 조병순은 다리를 막대기로 때리고 허공에 매달아놓는가 하면, 박현규에게도 멱살을 잡고 욕설을 퍼붓다가 또 성질을 못 이기고 폭행하는 등 매우 폭력적인 성향이다. 다만 그런 고문에 뒤끝은 없는지, 식사시간엔 백광호랑 같이 밥을 먹으며 <수사반장>을 시청하고 백광호에게 신발을 사주며 술을 따라놓고 "맷정도 정이니 앞으로 형 보면 인사해."라고 한다.[6] 또한 아이러니컬하게도 폭력적이고 충동적인 모습이 발현되지 않을때는 영화 내 캐릭터들중에서도 눈에 띌 정도로 가장 젠틀하고 가식 없는 나긋나긋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후 백광호가 휘두른 녹슨 못에 맞아 파상풍에 걸려 오른다리를 잃는다.[7] 사실 이 오른다리도, 본인과 주변인물들이 무식해서 파상풍에 대한 의학적 지식과 경각심이 없었기에 그냥 방치해 두다가 그 지경까지 온 것. 후에 이상을 느끼고 두만과 함께 병원을 찾자, 의사가 파상풍 때문에 다리를 잘라야 한다는 말을 듣고, "아니 왜 멀쩡한 다리를 잘라요." 라고 말하는 박두만의 대사와, 그 말을 들은 직후 울상이 되어서 애처롭게 그를 쳐다보는 조용구의 모습이 압권. 또한 박두만의 언급에 따르면 가족이 없다고 한다. 이후 행적은 없으나 아마 형사 일을 그만두었을 듯.

  • 구 반장(변희봉 분, 왼쪽의 인물.): 박두만의 상관으로, 수사기법 자체는 박두만과 그리 다르지 않은 듯 싶다. 부하인 박두만, 조용구와 함께 백광호를 조져 범인으로 만들려고 했지만, 막판에 백광호의 손이 화상으로 일그러져 있어서 피해자들을 교살할 수 없다는 사실이 탄로나는 바람에 결국 망신만 당하고 쓸쓸이 현장을 떠난다. 영화 초반에 '내가 말년에 이런 일을 당해야 하냐'라는 말을 한 거 보면 임기 말년인 듯. 박두만과는 상관과 부하라기보다는 가족 관계로 보일 정도로 편하게 지낸다. 박두만이 '영감탱이'라고 부를 정도로.

  • 신 반장(송재호, 왼쪽의 인물.): 구 반장이 물러난 후에 새롭게 수사를 맏게 된 상관. 박두만과 같은 구시대적인 수사방법보다는 서태윤의 세련된 방식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성격 자체는 구 반장보다 더 괄괄한 편으로[8], 박두만과 서태윤이 술자리에서 다투는 것을 보고는 크게 화를 내면서 싸우지 말것을 명령하기도 하고, 나중에 또 싸우는 걸 보자 의자를 집어던지며 화를 내기도 하며 수사 중에 폭력을 휘두르던 조용구를 가차없이 두들겨 패기도 한다.
  • 백광호(박노식 분): 첫번째 용의자. 정신박약에 어릴적 화상을 입어, 얼굴이 흉하고 키도 작에서 동네 바보취급을 받고 있다. 이향숙 살인사건 당시 이향숙의 뒤를 졸졸 따라다녀, 조사를 받게 되었고 이후 이항숙 살인의 자세한 정황을 줄줄이 읊고 있어서 유력 용의자로 지목되었지만 물증이 없어 검사가 영장을 기각했고, 이에 풀려나지만 알고 보니 그가 목격자였음을 알게된 두형사가 진술을 들으러 갔으나 대포집에서 조형사가 수사에서 제외되어 술을 마시다 난투극을 벌이는 통에 철길로 도망을 가다가 어렵게 따라잡은 형사들에게 진술을 하려다 뒤따라온 술집 폭력배들과 싸우는 도중 철길위에 있다가 열차에 치여 죽는다.이향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향숙이 이뻤다" 라고 말버릇 처럼 말하는데, 이 영화가 흥행하자 개콘에서 패러디 코너를 만들어 유행어가 되었다.
  • 조병순(류태호 분): 2번째 용의자. 사망장소에서 자위행위를 하다가 용의자로 몰려 체포되지만 손이 부드럽다는 결정적 증언과 일치하지 않아 서태윤이 풀어준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주변인물들에게도 친절하여, 평판이 좋았으나[9], 아내가 병이 들어 성욕을 해소할 수 없어, 이런 일을 저지르게 된다.

  • 박현규(박해일): 3번째 용의자. 여자들이 죽는 밤마다 라디오 음악방송에 <우울한 편지>를 틀어달라고 한 매우 유력한 혐의를 가져 체포되었다. 알리바이가 불확실하고, 손이 곱다는 특징 등 이제까지 밝혀진 증거와 가장 부합하여, 서태윤 형사는 이자를 범인으로 믿고 있다. 하지만 증거 부족으로 풀려났고, 이후 유전자 검사로 범인이 아님이 드러난다.
  • 권귀옥(고서희): 여경. 시대가 시대이다 보니 주로 커피를 따르는 잔심부름을 도맡아 하지만, 비오는 날 <우울한 편지>가 나올때 마다 살인이 일어나는 점을 집어낸다 던지, 수사에 여러 도움을 준다.
  • 언덕녀(서영화): 범인에게 강간당하고도 범인 얼굴을 끝까지 보지 않아 운좋게 살아남은 피해자. 서태윤을 보고도 집에 숨어버리나, 이 때문에 여경인 권귀옥이 나서자 그 때 "범인의 손이 부드러웠다"는 결정적 증언을 한다.
  • 여중생 김소현 이분 아님(우고나 분): 소위 여학교 변소에 숨어사는 살인마 얘기를 친구와 함께 서태윤에게 말하면서 실마리를 제공했다. 이때 양호실에서 서태윤이 그녀의 등허리에 반창고를 붙여주기도 했다. 얼마 후 밤의 하교길에 야산에서 범인의 표적이 되어 강간당하고 매우 참혹하게 살해된다. 2번째 용의자를 쫓을때 찾아 들어간 집 중 하나에 여학생의 집이 나온다.

  • 곽설영(전미선, 오른쪽 인물.): 박두만의 애인[10]. 약방에서 일하는데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그 외에 동네사람들의 집을 찾아가 링거나 주사를 놔주는 일도 부업으로 하는 듯. 동네 주민들의 여러 썰들을 박두만에게 들려주어 백광호 검거 등에 일조했다. 후에 박두만과 결혼하여 1남 1녀를 둔다. 이후 발간 된 시나리오 북에는 초기 박두만에게 아내와 아들 둘이 따로 있고 설영은 바람피는 상대로 설정되어 있는데 촬영을 하면서 역할이 바뀐 듯하다.
  • 덮쳐라 백(최종률): 백광호의 아버지. 행실이 좋지 않은지 여자를 마구 덮친다고 "덮쳐라 백"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고깃집을 운영하는데 정작 스크린 상에 보인 그의 모습은 딱히 악질적인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11] 백광호가 검거되자 자신의 아들은 죄가 없다고 울부짖는다. 이후 백광호가 풀려난 후에도 형사들 눈치를 본다.


주요 인물들이 모여서 찍은 사진.
윗줄 왼쪽에서부터 전두환 권귀옥, 신 반장, 조병순, 박현규.
앞줄 왼쪽에서부터 곽설영, 조용구, 박두만, 서태윤, 언덕녀.
쪼그리고 앉은 백광호와 여학생들.
공포영화

3 시놉시스

선 보러 집 나갔던 처녀, 배수관서 알몸 시체로
사건 잇다르자 날 저물면 부녀자들 외출 꺼려

1986년 경기도 화성. 젊은 여인이 무참히 강간, 살해당한 시체로 발견된다. 2개월 후, 비슷한 수법의 강간살인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사건은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일대는 연쇄살인이라는 생소한 범죄의 공포에 휩싸인다.

특별수사본부, 서울 시경 형사 투입···. 수사는 아직도 제자리 걸음

사건발생지역에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되고, 수사본부는 구희봉 반장(변희봉 분)을 필두로 지역토박이 형사 박두만(송강호 분)과 조용구(김뢰하 분), 그리고 서울 시경에서 자원해 온 서태윤(김상경 분)이 배치된다. 육감으로 대표되는 박두만은 동네 양아치들을 족치며 자백을 강요하고, 서태윤은 사건 서류를 꼼꼼히 검토하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지만, 스타일이 다른 두 사람은 처음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다. 용의자가 검거되고 사건의 끝이 보일 듯하더니, 매스컴이 몰려든 현장 검증에서 용의자가 범행 사실을 부인하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구 반장은 파면당한다.

연쇄살인의 범인은 누구인가··· 치밀한 뒷처리. 흔적 전무

수사진이 아연실색할 정도로 범인은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살해하거나 결박할 때도 모두 피해자가 착용했거나 사용하는 물품을 이용한다. 심지어 강간살인의 경우, 대부분 피살자의 몸에 떨어져 있기 마련인 범인의 음모조차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는다.

후임으로 신동철 반장(송재호 분)이 부임하면서 수사는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박두만은 현장에 털 한오라기 남기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 근처의 목욕탕을 뒤지며 무모증인 사람을 찾아나서고, 사건 파일을 검토하던 서태윤은 오는 날,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범행대상이라는 공통점을 밝혀낸다.

어둡고 긴 미스터리···. 미궁 속 10번째 부녀자 연쇄피살, 공포 언제까지

선제공격에 나선 형사들은, 비 오는 밤에 여경에게 빨간 옷을 입혀 길을 걷게 하고 함정수사를 벌인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돌아오는 것은 음부에 우산이 꽂힌 또다른 여인의 사체. 사건은 해결의 실마리를 다시 감추고, 냄비처럼 들끓는 언론은 일선 형사들의 무능을 지적하면서 형사들을 더욱 강박증에 몰아 넣는다.

4 시놉시스 이후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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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희생자가 발견된 현장에서도 범인의 발자국 말고는 이렇다 할 증거가 나오지 않아 수사에 별 진전이 없었는데, 수사본부의 여경 권귀옥(고서희)이 결정적인 실마리를 밝혀낸다. 한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에서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가 방송되는 날마다 여인들이 살해되었다는 것. 박두만과 조용구는 소설 잘 쓴다고 비웃었지만 신반장과 서태윤은 이를 예사롭게 보지 않았고, 이에 서태윤 형사방송국에 찾아가 신청 엽서들을 확보하려 하지만 이미 소각한 후라서 실패한다.

한편 자신의 추리대로 무모증 환자를 찾아 목욕탕을 돌아다니다 지친 박두만 형사는, 동거녀 곽설영(전미선)의 말을 따라 점쟁이에게 부적을 받아 조용구 형사와 함께 4번째 사건 현장을 찾는다. 그때 나타난 서태윤 형사를 범인으로 착각해서 몸을 숨겼으나, 곧 <우울한 편지>를 틀어놓고 고민하는 서태윤을 보고 나직이 욕설을 뱉는다. 옆에서 폼난다고 하다가 맞은 조용구 지못미 그때 빨간 여자 팬티를 입은 변태남 조병순(류태호)이 나타나자 서태윤도 맞은 편 무덤에 숨었고, 조병순은 여자 속옷을 펼쳐 놓고 자위행위를 해댄다. 범인은 반드시 현장에 나타난다는 신조+괴행동을 벌이는 조병순을 보고 범인임을 확신한 박두만과 조용구, 서태윤이 동시에 급습하고 조병순은 자신이 일하는 건설현장으로 달아나지만 박두만은 조병순이 허리를 숙이느라 잠시 빨간 팬티를 드러낸 것을 놓치지 않고 체포한다. 이 일을 계기로 서태윤이 박두만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지게 된다.

허나 유력한 용의자를 붙잡고 의기양양한 박두만과 달리 서태윤은 왠지 탐탁치 않아하다가, 변태남 조병순이 횡설수설하던 중에 불쑥 던진 "여학교 변소" 얘기에 정신이 번쩍 뜨인다. 그리고 서태윤은,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 화장실 밑에서 올라와 사람을 죽이고 다닌다는 비슷한 얘기를 비오는 날 초소에서 들려준 바 있는 여학생 김소현(우고나)를 찾아, 김소현이 다니는 여자중학교를 방문한다.[12] 서태윤은 김소현을 만나서도 별 힌트를 얻지 못해 급기야 그 여중 화장실에 들르기까지 하는데, 그러다 볼일을 마치고 나오던 양호교사(박현영)에게 들켜 망신을 당한다.

양호교사는 그렇게 할 일이 없냐고 성질을 부리다가 문득 생각난 듯 "그것 때문에 애들이 그런 얘기를 하나?" 하고 말을 꺼내더니 "웬 여자가 저쪽 밭에서 일하다 말고 울고 있더라" 라는 "우는 여자"를 언급하며 언덕 위를 가리킨다. 서태윤은 언덕녀(서영화)[13]를 만나게 되지만, 겁에 질린 여자는 남자 형사에게 협조하지 않고 여경 권귀옥이 나선 후에야 자신이 당한 일을 들려 준다.[14][15] 증언대로라면 언덕녀는 연쇄살인 범인에게 당하고 살아난 것이 확실해 보였지만, 얼굴을 보지 못해 결정적인 증거는 제공하지 못하고, 다만 손이 여자처럼 부드러웠음을 말해 준다. 경찰서에 돌아온 서태윤이 박두만에게, 손이 거친 조병순은 범인이 아니라며 풀어주라고 하자 가뜩이나 신경전이 벌어지던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 폭발하여 난투극이 벌어지고 조용구가 조병순을 묶어놓고 고문한 것을 질책하던 신 반장이 그 꼴을 보고 격노하여 의자를 뒤집어던지며 가세함으로 경찰서 안은 그야말로 개판 5분전이 된다. 그때 권귀옥이 소리를 지르며 라디오에서 <우울한 편지>가 나오고 있음을 알린다. 거기에 밖에 비까지 내리고 있는 상황에 형사들은 모두 긴장한다. 신 반장은 전경 2개 중대를 요청하여 범인을 검거하려 했지만 전경들이 이미 수원 시내의 데모를 진압하러 간 상태라서 병력 지원을 받지 못했고, 인원이 태부족이었던 형사들은 사실상 앉아서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 어김없이 강간살인이 벌어져 5번째 희생자가 발생했는데, 부검 현장에서 검열삭제복숭아 9조각을 넣은 것이 발견되자 형사들은 경악한다. 박두만은 담배를 태우면서 서태윤에게 "서울에서도 이런 거 자주 보나?"라고 씁쓸하게 묻고 서태윤은 당연히 아니라고 고개를 젓는다. 이 일을 계기로 두 사람 사이의 응어리가 좀 풀어진다.[16] 박두만은 범인이 기존의 상식선에 있는 자가 아님을 직감하고, 자신이 용의선상에 올려놓은 사람들을 비웃으며 "그런 인간들이랑 투닥거리니 범인을 못 잡는다"는 서태윤의 말을 긍정하며 자신이 애써 만든 용의자 노트를 모두 찢어 쓰레기통에 버린다. 그때 권귀옥이 방송국에서 신청 엽서를 확보해서 박두만과 서태윤에게 연락하고, 마침내 두 사람은 비올 때마다 <우울한 편지>를 틀어 달라고 했던 박현규(박해일)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다. 수사본부 사람들은 사건이 일어나는 날마다 엽서를 보낸 당사자인데다가 이 부드럽기까지 한 박현규가 범인임을 확신하고 추궁하지만, 박현규는 완강히 부인한다. 이에 분노한 조용구는 박현규를 성질대로 마구 구타했고 가뜩이나 고문 문제, 불법 감금 문제로 기자들과 윗선에 시달리던 신 반장은 조용구를 계단에서 걷어차 굴러뜨리며 다신 취조실에 들어올 생각 말라고 일갈한다.

한편 다시 발이 묶이게 되자, 형사들은 고뇌한다. 냉철한 형사 서태윤도 이때는 스트레스로 많이 망가져서, 박현규를 고문해서 자백을 받아내면 그만이라고 중얼거리는 수준에 이른다. 이에 박두만은 "너 많이 변했다??"라고 한마디한다. 박두만은 "그래봐야 백광호 때처럼 개망신이나 당할 뿐"이라고 씁쓸하게 중얼거리고, 이에 서태윤이 "백광호가 범행 현장에서 주절대던 말들이 미리 대사 연습을 시킨게 정말 아니었냐??"고 묻고 박두만은 당연히 아니라고 하자 서태윤은 "그럼 그 자식이 그런 세부사항을 어떻게 다 알았던 거지?"라고 의문을 품는다.

잠시 후 두 사람은 최초 용의자였던 백광호(박노식)가 범행 과정을 생생히 증언하던 게, 실은 목격담이었음을 깨닫고, 백광호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고깃집에 달려가지만 백광호는 없었다. 서태윤은 백광호가 자주 가는 오락실로 달려가고, 박두만은 신반장에게 쪼인트를 까인 이후 대낮부터 술을 퍼마시던 조용구를 붙잡고 언제부터 여기 있었냐고 묻는다. 하지만 조용구는 대답 대신에, 부천 경찰서의 성고문 사건 뉴스를 들으며 무식한 형사들의 을 짤라야 한다고 욕설을 퍼붓는 여학생들에게 "교수랑 붙어먹는 년들!" 이라고 악을 쓰며 닥치는 대로 구타한다. 이 난리 와중에 백광호가 돌아오고, 백광호는 조용구가 자기 집에서 난동을 부리는 것을 보고 녹슨 못이 박힌 의자다리로 후려갈긴다. 조용구는 처절하게 울부짖고, 피가 흐르는 조용구의 다리를 본 백광호는 기겁하여 달아난다. 이에 박두만과 서태윤이 달려가서 박현규의 사진을 보고 범인이냐고 묻지만 백광호는 "불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아?"라고 엉뚱한 소리만 한다.[17] 그때 여학생들의 친구인 다른 대학생들이 몰려와 드잡이를 한다. 박두만이 "우린 형사야!" 라고 외치지만 대학생들은 "좆까 그럼 우린 안기부다!"라고 믿지 않는다. 결국 서태윤은 싸움에 휘말려 발이 묶이게 되고, 박두만 혼자서 달아나는 백광호를 쫓지만 백광호는 철로 위에서 호루라기를 불어대다가 기차에 치어 숨지고 만다. 결국 증거 불충분으로 박현규가 풀려난다.

그러다가 국과수로부터 수사본부에 희소식이 전해졌으니, 사건 현장 중 한 곳에서 범인의 정액이 채취되어 DNA 검사를 하면 박현규가 범인임을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다는 것. 소식을 전하는 국과수 담당자는 DNA 분석을 할 수 있는 기계가 한국에 없어 미국에 보내 회답을 받으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말도 덧붙인다. 박현규는 요주의 대상으로 서태윤으로부터 지속적인 감시를 받는데, 잠깐 졸아버리다가 박현규의 소재를 놓치고 만다. 이에 서태윤은 "이 미친 놈은 우릴 엿먹이고도 남을 놈"이라며 안절부절못하고 아니나다를까 그날 밤에 다시 범행이 일어난다. 그 6번째 희생자는 다름 아닌 여학생 김소현이었다. 소현은 다음 날 아침, 빗속에서 검열삭제에 포크 등의 식기, 학용품이 꽂힌 끔찍한 시체로 발견된다.[18]

분개한 서태윤은 자신이 범인으로 확신한 박현규를 집에서 급습해, 기찻길로 끌고 가서 마구 때리고 권총을 겨누며 범행 자백을 강요한다. 하지만 박현규는 뜻대로 말해 주지 않고, 서태윤이 권총을 장전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박두만이 그렇게 기다리던 감정 서류를 들고 온다. 서류를 받아든 서태윤이 내용을 확인하는데, 기대와는 달리 박현규를 범인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서류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19] 서태윤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해 박현규를 쏘아 죽이려고 하다가, 박두만에게 제지당한다. 박두만은 박현규를 노려보다가 결국 풀어주고 만다. 끝내 범인을 잡지 못한 박두만은 형사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형사를 그만둔다.

16년이 지난 2003년, 박두만은 동거녀였던 곽설영과 결혼하여 아들과 딸을 하나씩 둔 가정을 꾸리며 녹즙기[20] 사업을 하고 있다. [21] 그러던 중 일 때문에 어딘가로 가다가, 최초 희생자 발견 장소를 지나게 되자 차에서 내려 농수로를 살펴 본다. 그러자 한 여자아이(정인선)가 나타나 호기심을 보이며 "얼마 전에도 어떤 아저씨가 이 구멍 속 들여다보고 있었는데."라고 한다. 그 여학생은 그 남성에게도 왜 그 농수로를 들여다보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그 여학생에게 했던 남성의 대답은 "옛날에 여기서 자기가 했던 일이 생각나서 진짜 오랜만에 와봤다."라는 것이었다. 박두만은 이미 형사를 그만둔 후였음에도 여학생의 말에 매우 관심을 보이면서 그 남자의 인상착의를 묻는다. 하지만 여자아이는 "그냥 평범해요."라는 말만 할 뿐이었다. 그 말을 들은 박두만이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관객석을 바라보며 영화는 끝난다.

5 흥행 및 평가

2003년 4월 25일에 개봉하여 525만 5,376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성공을 거두었으며, 2003년 국내 흥행 1위를 차지했다. 봉준호는 이 영화로 큰 명성을 얻고, 이후 2006년 괴물(영화)을 통해서 21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 감독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또한 연이은 흥행 실패로 감옥에 가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서 있던 싸이더스 차승재 대표가 구원받았다(...).[22] 스릴러 분야에서 10년동안 역대 흥행 1위였다가 2013년에서야 숨바꼭질이 기록을 깼지만, 평가는 따라오질 못했다.

또한 이 작품에서 미스터리한 용의자로 출연한 박해일의 인지도가 대폭 상승했다. 전근대적인 형사로 폭력연기를 잘 보여준 김뢰하 역시 인지도를 올렸다. 대중들은 대개 이 작품에 나온 사람으로 기억할 정도다.

대종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였고, 대종상, 춘사영화예술제, 영평상,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 감독상,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인 은조개상, 도쿄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상을 수상했다. 송강호는 대종상과 춘사영화예술제,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보통 역대 최고의 한국 범죄/미스터리/스릴러 영화로 평가받는다. 네이버 평점 9.2, IMDB 평점 8.1, 메타크리틱 82점, 로튼 토마토 88%로 대중과 평론가들에게 고른 호평을 받고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92년 이후 17년 간 발표된 최고의 영화 20편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미국의 영화전문매체 씨네마스코프 선정 2000년대 최고의 영화 9위에도 선정되었다.

6 살인범의 정체

박현규(박해일)은 모든 정황 증거가 그를 지목하고 있었지만, 미국에서 보내온 정액의 유전자 검사 결과는 '일치하지 않음'이었다.[23] 마지막에 터널 속으로 사라지는 그의 모습은 끝내 범인이 밝혀지지 않은 현실을 상징한다. 감독은 마지막에 작위적으로까지 느껴지는 소녀의 "그냥 뻔하게 생겼다"는 대사의 반복을 통해 이를 강조했다.

일부 의견으로는 박현규의 캐릭터가 1980년대 군사정권의 탄압으로 인해 시골로 도망친 운동권 대학생의 모습을 묘사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곱고 희다는 것, 거친 일을 해 보지 않은 것, 고등교육을 받은 흔적이 보이는데 공장에서 근무하는 것, 경찰을 경계하는 외지인이라는 것, 하숙집의 책들을 비롯해 책을 보는 장면이 많은 것 등이 그 근거로 제시된다. 또한 봉준호 감독의 다음 작품인 괴물에서 박해일은 과거에 운동권 학생이었다는 설정의 캐릭터로 등장한다. 실제 봉준호 감독은 범인이 누구인지 끝까지 밝히지 않았고, "군사정권 비판과 관련한 디테일한 해석을 보고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 라고 느꼈다"는 언급은 한 적이 있다. 봉감독은 이 해석이 마음에 들었는지 몇 년후 괴물에서 박해일을 운동권 출신 백수 캐릭터로 캐스팅한다(....).

중간에 백광호와 얽힌 피해자 '향숙'역을 맡았던 김하경 씨를 딴지일보에서 인터뷰 했는데, 박해일이 범인으로 연기했고 시나리오 상에도 범인이라고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박해일과 다른 배우가 번갈아 가면서 촬영했다고 한다. 영화 상으로 비 오는 날 에서 튀어나와 여성을 덮치는 장면을 보면, 그 배우는 박해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박현규는 상당히 이상한 점이 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가 소개된 그날의 방송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 즉, 박해일은 방송을 끝까지 듣지 않았다는 이야기. 또한, 실제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0차례 살인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는데 그 중 마지막 3번의 사건은 모방범죄였다. 때문에 영화상에서도 진범을 꼭 한명으로 제한 할 필요는 없다. 박현규가 살인을 저지른 것은 맞지만 정액이 발견된 사건의 진범이 아닐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박현규의 모방범죄 범행 여부와 상관없이 박현규는 이 사건을 처음시작한 진범은 아니다.

7 이야깃거리

  • 실제로 용의자의 정액 dna를 검사 분석을 의뢰한 나라는 극중에선 미국으로 나오지만 실제론 일본에 보내서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한다.
  • 영화의 제목을 지을 때 "살인의 추억"과 연극 원제인 "날 보러 와요"가 경합을 벌였는데, '살인의 추억'으로 결정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영화 초반에 서태윤 형사(김상경)가 등장할 때 보이는 허수아비에[24] 쓰여있는 문구인 "너는 자수하지 않으면 사지가 썩어 죽는다"를 영화 제목으로 민 사람이 딱 1명 있었는데 박찬욱이라고(···). 원래 시나리오에는 사지가 아니라 자지라고 되어있었다.
  • 영화에서 딱 하나 고증 오류가 있다면 바로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다. 영화에서 우울한 편지가 처음 등장하는 시점은 1986년 10월인데 우울한 편지가 수록된 앨범인 사랑하기 때문에는 1987년 중순에 발매되었다. 다만 노래의 분위기와 제목에서 연상되는 느낌이 영화의 줄거리와 비슷하고 가사 때문에[25] 집어넣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용된 음원 또한 오류가 났는데, 바로 1994년 재판 CD 음원을 사용한 것이다.

영화에서 우울한 편지의 맨 앞부분의 드럼 소리가 없었던 점과[26][27]살인의 추억 OST에서 1994년 재판 CD 버전이 들어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것도 고증 오류.

  • 책으로도 출판된 원래 시나리오에서는 영화에서처럼 박두만의 뭐라 말할 수 없는 얼굴을 끝으로 하는 엔딩이 아니라, 누군지 알 수 없는 인물이 신문을 보다가 사람들이 많은 번화가 속으로 서서히 사라지는 장면이 엔딩이었다. 잡히지 않은 범인은 아직도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의 엔딩.
  • 박두만은 검증 현장에서 털이 발견되지 않는 것을 보아 범인이 무모증이 아니냐는 추리를 하는데, 조용구와 함께 무모증 용의자를 물색하기 위해 박두만은 목욕탕으로, 조용구는 사창가로 가서 탐문수사를 벌이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그러다가 박현규가 유력 용의자로 체포되자 묶어놓고 바지부터 벗겨보는 장면이 있었는데 삭제됐다.
  • 변희봉이 연기한 구반장은 퇴장 이후 딱 한 번 더 등장한다. 서태윤과 가까웠던 소녀가 살해된 후에 현장 검증 장소에서, 우산을 쓴 채 처량하게 서 있는 모습을 잘 보면 찾을 수 있다.
  • 영화 결말을 보면 박두만이 형사를 그만두고 외판원을 하는데, 원래는 그만두는 과정이 조금 더 상세했다. 사표를 쓰고 물건을 정리하는 장면이 있었고, 혼자 남은 서태윤이 분과 서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데, '절대악'으로 추정되는 누가 그의 어깨에 손을 얹고 서태윤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충격으로 일그러진다.[28] 봉 감독은 스스로 이 장면을 <살인의 추억>에서 제일 몽환적이고 굳이 따지자면 비현실적인 장면이라면서, 고심 끝에 삭제해버렸다고 한다.
  • 봉준호의 전작인 『플란다스의 개』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파트 경비원으로 분한 변희봉이 이성재에게 '보일러 김씨'라는 인물에 대한 말도 안되는 장광설을 늘어놓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본 영화에서도 보일러 김씨가 나온다. 바로 보일러실에서 변태남 조병순(류태호)을 형사들이 취조할 때 등장한 보일러 수리공이 바로 보일러 김씨다. 엔딩 크레딧을 보면 이 역을 맡은 사람 이름이 이강산이라고 나오는데, 이 사람은 '살인의 추억'의 조명감독이다. 단, 배역의 이름을 그렇게 정한 것에 감독의 특별한 의도가 담긴 것은 아니고, 연출부에서 한 짓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그냥 장난. 봉 감독은 나중에 알았다고.
  • 그 유명한 "은 먹고 다니냐"라는 대사는 송강호의 애드리브다. 본래 대본에 있던 대사는 "그런 짓을 하고도 이 넘어가냐?". 사실 살수차를 동원해서 계속 비를 뿌려가며 촬영한 장면이라, 배우들은 안에 잠수복을 받쳐입고도 추위에 계속 떨었다. 게다가 하도 물을 계속 뿌려대는 통에 대사가 들리지 않아 기찻길 격투 장면은 통째로 후시녹음을 한 것이라고. 그런 상황에서 봉준호 감독이 딱히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계속해서 "다시"를 요구하자, 악에 받혀서 나왔는지 어쨌는지 모를 애드리브가 튀어나온 것.[29] DVD에 포함된 영어 자막에는 "Do you get up early in the morning too?"라고 되어 있다. 영화 흥행 후 송강호의 인터뷰에 따르면, 만약 범인을 만나면 맨 처음 하고 싶은 말이라고 한다. 이후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의 말에 따르면, 정말로 잡히지 않는 흉악범을 대하는 형사들의 마음을 잘 표현한 명대사 중의 명대사라고.
  • 송강호의 애드리브로 알려졌던 "여기가 강간의 왕국이야?"는 실제로는 애드리브가 아니고 감독이 대본에 써넣은 대사다. 송강호의 애드리브는 그 다음에 터져나온 날아차기였다. 참고할 것은, 이 영화 전에 송강호반칙왕을 찍었다는 것. DVD 코멘터리에서 김상경이 한참 후에 "그럼 내가 반칙왕에게 날아차기를 먹은 건가요??" 라며 억울해하는 장면이 있다. 당시에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으로 일격을 얻어맞은 김상경이 상당히 기분 나빠했고, 그래서 얼마 동안 두 주연 배우간의 분위기가 꽤 어색했다고 한다. 물론 코멘터리에 따르면 당일 송강호 사주고 바로 풀었다고 하기는 한다. 술 한번 사준다고 그 모욕감이 풀리겠냐 하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두 배우의 배역 특성상 중후반부까지 서로 대립하며 갈등을 계속 만들어야 하는 역할이니까 그 어색한 분위기가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을 수도 있다.
  • 구 반장 역에 변희봉, 박현규 역에 박해일이 기용된 것은, 시나리오 집필 단계부터 정해진 일이었다고 한다. 즉, 이들 배우를 염두에 두고 극중 인물을 만들어갔던 것이다. 실제로 봉 감독이 자주 애용하는 방식이다.[30] 좋아하는 배우의 배역 이름을 본명 그대로 짓기도 하는데, 박현규의 이름을 원래는 배우 그대로 박해일이라 지으려다가 무산되었다고 하고[31], 변희봉 씨는 성은 바뀌어도 이름은 그대로 희봉이라는 인물로 나온다(구희봉, 괴물에서는 박희봉).
  • 김뢰하가 맡은 조용구 캐릭터는 원래 영화에서 비중이 상당히 높았던 인물이다. 예컨대 2번째 용의자를 날아차기로 때려잡은 다음에, 그 무용담을 떠들고 독자적으로 사창가를 드나들며 "혹시 거기 털이 없는 놈을 보지 못했느냐?"라고 탐문수사를 한다. 하지만 봉 감독은 박두만과 서태윤에게 집중하고 싶어 조용구의 비중을 대폭 축소해버렸다고.
  • 오프닝과 엔딩에 등장하는 비포장길은 로케이션을 통해 미리 점찍어 뒀던 곳인데, 막상 촬영할 때가 되니 포장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흙으로 덮은 뒤 찍었다고...
  • 백광호가 기차에 치어 숨진 사건은, 실제 화성 연쇄살인 사건에서 용의자가 고문 후유증으로 자살한 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것이다.
  • 감독이 밝힌 바에 따르면, 주인공들의 이름은 유명 가수에서 따왔다. 저 유명한 서태지라든지 등이다. 그러나 전혀 다른 해석도 있는데, 두만은 전두환, 태윤은 노태우의 이름을 변형시킨 거라는 가설이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당시 군사정권을 직간접적으로 비판하고 있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다.
  • '수사반장'의 타이틀 음악이 등장하기도 했다. 송강호가 극중 수사반장을 보며 "노래가 좋아, 처음에 나오는 노래가…"하는 것을 나중에 '걸인의 추억'에서 정형돈이 패러디한다. 각본에선 장학퀴즈로서 형사들의 무식함을 드러내려다, 너무 길어서 감독이 어렸을 적에 가장 좋아했던 '수사반장'으로 바꾼 것이라고 한다. [32] 이런 형사들이 수사반장을 보는 모습은 블랙코미디의 정점.
  • 미국에서 일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 영화 클래스를 열었던 교수의 증언에 의하면, 당시 학생들에게 보여주었던 한국 영화들 가운데 가장 많은 분노를 산 것이 바로 이 영화라고 한다(…). 전형적인 수사물처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범인이 밝혀지지 않아서, 보던 이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나 뭐라나. 물론 화성 연쇄살인 사건에 대한 정보가 없는 외국인들이었으니 그랬겠지만.
  • 오프닝 장면에서 나오는 음악은 이와시로 타로의 "얼굴들" 이라는 곡으로, 스펀지의 초고속카메라 화면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면서 여러 갈래로 패러디되었다.
  • 기차 터널속으로 박해일이 걸어들어가는 클라이막스 장면은 촬영직전까지 애초에 계획이 없었다고 한다. 그 씬의 상황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전혀 감을 못 잡고 있었는데, 연출부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장소를 헌팅하다가 그 철로와 터널을 운좋게 발견해서 감독에게 이런 장소가 있다고 알려줬다. 감독이 그 현장을 보는 순간 모든 상황을 어떻게 연출해야할지 비로소 풀렸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박해일이 수갑을 찬 채 암흑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명장면이 탄생했다고.
  • 엔딩의 소녀 역을 맡은 정인선(당시 초등학교 5학년)은 2013년 무서운 이야기 2에 출연하는 등 성인 연기자로 활동 중이다. 바람직하게 자랐다고 좋아하는 남성들이 많다
  • 만화가 김성모는 대털 2부에서 이 영화의 주요 용의자인 백광호의 캐릭터를 무단도용하여 김병학이란 캐릭터를 만들었다. 엑스트라이긴 했지만.
  •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하는 평야는 부안군에 있는 곳이다. 엔딩 장면의 황금빛 평야는 사실 영화 촬영 중반부에 촬영해야 했는데 항상 제작진이 논 주인들에게 언제 추수를 하는지 물어보고 다녀야 했다. 게다가 엔딩씬 촬영할땐 주위에서 트랙터로 추수를 계속 하고 있어서 그야말로 시간에 쫓기면서 촬영해야 했기 때문에 송강호가 감정을 잡느라 고생했다고.
  • 형사들이 사용하는 휴대용 녹음기소니제품이고, 안에 들어있는 카세트 테이프는 파나소닉제품인 오묘한 관계이다. 어째 파나소닉 로고만 선명하다 물론 당시 트렌드이자 시장을 주름잡던 회사들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 캡틴 아메리카로 유명한 배우 크리스 에반스가 감명깊게 본 한국영화인데, 설국열차 촬영당시에 이 영화에 출연했고, 공동 주연인 송강호에게 영화에서 진짜 때리신거에요?라고 물어봤다고 한다. 이유인즉슨 자기도 그렇게 얻어맞지 않을까 걱정되어서였다나....
  • 2016년에 이 영화의 블루레이나 DVD는 절판상태이고 VCD마저 중고시장에서 고가로 거래되고 있어서 팬들은 재발매를 기대하고 있다. 무슨 블루레이가 20만원이나

7.1 참고자료

누아르 범죄영화로 관심몰이, 박찬욱- 봉준호 감독
<살인의 추억>의 봉준호 감독
블루레이-블로거 울프팩

말.2003. 정성일
  1. 다만 해방이후 첫 연쇄 살인은 아니다. 그보다 11년 전인 1975년도에 김대두라는 살인마가 있었다. 자세한 것은 화성 연쇄살인 사건 항목과 김대두 항목, 그리고 표창원 교수의 한국의 연쇄살인 서적 참조
  2. 영화에서는 미국으로 나오지만 실제 사건에서는 일본이었다고 한다.
  3. 러닝 내내 이러한 자신의 육감을 발휘하는 연출이 들어가 있다. 대표적으로 숲속에서 자위행위를 하던 공장직원을 체포할 때나, 3번째 용의자를 철로 위에서 붙잡고 심문할 때. 최초로 나온 것은 구 반장이 조사를 받으러 온 강간범과 피해자 오빠를 가리키면서 둘 중에 누가 강간범과 오빠냐고 묻는 장면.
  4. 그러나 사실 이는 송강호의 실수로, 애드리브로 자연스럽게 넘어간 부분.
  5. 용의자 조병순이 도망가서 나머지 두 형사가 행방을 놓치자 개들이 짖는 쪽을 듣고 추적하기도 한다.
  6. 하지만 백광호는 고문당한 앙금 때문에 신발만 가지고 횅 나가버린다. 참고로 이 신발의 상표는 나이스.
  7. 이 오른다리가 용의자들을 군홧발로 걷어차며 고문하던 다리,후일 인터뷰당시 봉준호 감독도 당시 폭력적인 군사정권,경찰에 대한 일종의 복수라고 했다.
  8. 조용구, 박두만과 오래 일한 것으로 보이는 구 반장과 달리 신 반장은 갓 부임한 사람이라 형사들과 별로 친한 사이가 아닌 것도 클 것이다.
  9. 용의자로 잡혀가자, 교회 신자들과 동네 사람들이 경찰서 앞에서 시위를 할정도다.
  10. 박두만과 함께 출연하는 장면의 장소는 가정집이 아니라 모텔(여관방)이다. 따라서 동거녀라기보다는 애인이라 할 수있다.
  11. 그런데 백광호가 마지막에 형사들에게 "불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아? "라고 말한 직후 나타난 아버지를 보고 묘한 발언을 했다. 아버지가 어렸을 때 자신을 아궁이에 밀어넣어서 화상을 입었다는 식으로. 실제로 백광호에게는 화상이 있다.
  12. 김소현 양과의 대화 도중 그녀의 등허리에 난 상처에 반창고를 붙이는 것을 서태윤이 도와줬다. 그러나 이 반창고는 후반부에 가슴아픈 심볼로 쓰이게 된다.
  13. 영화상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위에 사진을 보면 임신한 듯 하다. 실제 사건에서도 피해자들 중에 임산부가 있었다.
  14. 시나리오 상에서 언덕녀는 자신이 임신 7개월째이고, 늦게 생긴 아이라서 남편이 정말 좋아했다는 것을 권기옥에게 말해준다. 헌데 자신이 범인에게 성폭행을 당한 게 7개월 전이라는 것을 생각해내고, 임신한 아이가 남편의 아이가 아니라 범인의 아이일 수도 있다는 말을 꺼낸다.
  15. 또한 언덕녀가 성폭행을 당한 시기가 첫번째 살인사건이 발생하기 전이라고 나와 있는데, 그렇다면 언덕녀는 범인이 살인을 저지르기 전에 연습용으로 당한 게 된다.
  16. 그리고 여기를 기점으로 박두만과 서태윤의 관점이 바뀌게 된다. 서태윤은 범인에 집착해 점점 감정적으로 변하고, 박두만은 예전보다 차분해진다.
  17. 그런데 이 때 뒤늦게 나타난 자기 아버지를 보고 갑자기 "나 어렸을 때 저 사람이 날 불구덩이 속에 집어넣었다"는 식의 묘한 발언을 한다.
  18. 서태윤이 그녀의 학교에서 등허리에 붙여줬던 반창고는 감식반들에 의해 증거품으로 채취된다. 망연자실해있던 서태윤은 그 반창고가 떼어진 그녀의 등허리를 옷자락으로 덮어주고 자리를 뜬다. 전에 소현의 등에 반창고를 붙여줄 때 소현이 부끄러워하자 태윤이 "어린 애가 부끄러워하냐"고 장난스럽게 면박을 주던 장면과 대비되는 가슴 아픈 장면.
  19. 결과적으로 서태윤 입장에서는 서류가 거짓말을 한 셈.
  20. 참고로 영화 협찬이 그린파워 녹즙기 라는 곳이다...
  21. 이 때도 예전 형사 시절 버릇을 못 버리고, 아침 밥상에서 자기 아들한테 "너 밤새 게임했지? 아빠 얼굴 똑바로 봐."라고 추궁하며 빈정대는 모습이 압권이다.(...)
  22. 특히나 "살인의 추억"이랑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장준환 감독, 신하균, 백윤식 주연의 지구를 지켜라가 흥행에서 좆망하면서 싸이더스가 그야말로 궁지에 몰려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500만 관객 넘으면 스텝들한테 인센티브 준다고 했던 약속은 결국 지켜지지 않았고 제작진들이 분노하여 싸이더스랑 다시는 영화 찍을 일이 없다고 이를 갈았다.
  23. 그런데 간혹 자신의 혈액형과 정액의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러시아의 살인마 안드레이 치카틸로가 있다. 자세한 내용은 정액(체액) 항목 참조.
  24. 실제 사건 당시에, 형사들이 답답한 마음에 세워놓았던 것이라고 한다.
  25. 네이버의 한 리뷰에 의하면 우울한 편지의 마지막 소절인 내겐 아무 관계 없다는 것을이 박현규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26. 처음 발표된 1987년 버전은 맨 앞부분에서 드럼 소리가 난후 리듬이 나온다.
  27. 여담으로 사랑하기 때문에는 1987년 버전과 1994년 버전으로 나뉘는데 1988년 초판 CD, 2001년 그리고 2014년 리마스터링은 1987년 버전을 리마스터링 했고, 2012년 리마스터링은 1994년 재판 CD 버전을 리마스터링 한것이다.
  28. 이 장면은 원작 "날 보러와요"의 엔딩과 유사하다. 원작에서는 끝까지 좌절을 겪은 서울 엘리트 김 형사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다 "절대악"으로 추정되는 남자의 환상을 보고는 미쳐버린다.
  29. 봉 감독이 송강호에게 며칠 전부터 넌지시(라고 하지만 속으로는 송강호가 내놓을 애드리브를 매우 갈구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상황에서 박두만이 박현규에게 무슨 말을 할 거 같은 데..."라고 언질을 줬다고 한다. 그래서 송강호는 저 테이크를 찍는 촬영 당일날까지 피를 말리는 기분이었다고. 심지어 봉준호는 이 테이크를 촬영하고 나서 숨겨놨다가 최종 편집이 완성되기 바로 전에 편집해서 넣었다고 한다.
  30. 뮤지컬 배우 쪽에서 뽑는 것도 좋아한다고. 용의자 조병순 역의 류제호는 원작인 날 보러와요 에서도 출연했다.
  31. 인터넷에 떠도는, 최종고에 가까워 보이는 '살인의 추억' 시나리오에는 실제로 배역 이름이 해일이라고 되어 있다.
  32. 원작인 '날 보러 와요'에서도 수사반장에 대한 언급이 있다. "하긴 최불암이 수사반장 팀도 우리하고 비교가 안되지. 반장님 인품 좋겠다. 무구단 있겠다. 서울대 나온 시인 선생 계시겠다. 나만 빠지는구먼." 자세한 전후사정은 대본을 직접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