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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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제학자. 1939년 8월 15일 경북 영주에서 출생하였으며, 1963년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경제학과를 졸업. 경제학 박사학위는 USC(남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취득하였다.

하버드대학에서 포스트닥터 과정 수료 및 리서치 펠로우를 역임, 그 뒤 귀국하여 한국개발연구원 수석연구원 및 산업정책실장, 한국과학원 산업공학과 대우교수, 그리고 국제연합(UN), 세계은행(World Bank), 아시아개발은행(ADB) 고문을 맡았으며 모교인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오랫동안 재직하였고, 2011년 기준으로 정년퇴임하였다.

이 사람의 성향은 재벌 경제 옹호로 압축된다. 1.5세대 학자들이 다 그렇지만 학술 논문보다는 대중용 서적을 많이 저술하였고, 특히 만화가 이원복과 펴낸 "자본주의 공산주의"와 "한국 한국인 한국경제" "국제화 시대의 세계경제" 등은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였다. 핵심 주장은 재벌에 모든 것을 몰아주고 재벌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 국가경쟁력이 올라가고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것. 금산분리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금산분리는 신자유주의적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모범이 되는 미국이나 영국에서도 거의 신성불가침으로 되어 있다. MS나 GM 혹은 애플이 은행과 증권회사까지 지배한다면 이들 나라에서는 난리가 날 것이다. 그럼에도 송병락은 금산분리를 철폐하고 재벌에 은행을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환위기 직전까지 이런 주장을 했는데, 외환위기의 시초가 재벌휘하 종금사들의 무리한 외환 운용으로 벌어진걸 감안하면 이는 좋게 평가할 수가 없다. 이런 성향 때문에 진보적인 학자들 사이에서는 재벌의 이데올로그라는 평을 받기도 한다. 송병락에게는 재벌은 헤겔의 "절대정신"처럼 이성(理性)과 합리의 정점에 다다른 존재인데, 재벌들의 벌이는 각종 무리수나 비리를 보면 현실은 시궁창..

일본이 호황의 최정점에서 추락하고, 반대로 한국은 한창 잘 나가는 것처럼 보였던 1990년대 초반에는 "한국은 왜 일본을 이길 수밖에 없는가?"를 주제로 한 저서를 쓰는 등 이러한 성향이 극에 달했다. 특히 이런저런 비합리적 관행 마저도 한국적 특색이라는 말로 옹호했다. 예를 들어 회사내의 가족주의(창업주가문의 경영권 세습)를 옹호했는데, 이는 조직의 합리적 운용면에서 좋은게 못된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인맥이나 지연, 학맥이라는 나쁜 결과로 자주 나타나고 있다.

이원복과 손잡고 낸 만화들만 보면 재벌들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세계에서 곳곳에서 희생적 분투를 벌이는 존재이다. 현재보다 더 문제가 많았던 1990년대 중반의 재벌행태를 보면 이건 아무리 좋게 봐줘도 재벌찬가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래서 이후 IMF 사태가 터지면서 이런 만화나 글들은 지금은 일종의 흑역사가 되었다. IMF나 이런저런 경제위기의 뒤에는 항상 재벌의 과도한 경제집중이 있었기 때문이다.

먼나라 이웃나라 초판에서 종속이론[1]을 옹호하기까지 했던 이원복사상 전향에도 사실 상 그가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다.[2]

서울대학교 교수로서의 평은 "맘 좋은 할아버지"로 요약할 수 있다(…). 2004년까지 현직에 있었는데, 경제원론이나 한국경제론 등 부담없는 학부 수업에서 학점을 마구 뿌렸다고 한다. 물론 논문을 비롯한 연구실적은 미약했지만, 학부생들에게 인기는 꽤 좋았다. 워낙 마음이 좋았는지, 수업 시간만큼은 철저히 집중하는 서울대 학생들도 송병락 교수의 수업 시간에는 산만한 고등학교 교실 분위기에 가까웠다. 당시(2003년경) 스누라이프에는 아무리 교수가 마음이 좋아도 그렇게 떠들어서야 되겠냐는 고학번의 훈계글까지 올라왔던 적이 있다(…).

그러나 서울대 경제학과의 80-90년대 고학번들 사이에서는 그리 좋은 평을 받지 못한다고 한다. "부동산 XXX"이라는 경멸적인 별명으로 불리는 경우도 많았다. 아무래도 386과는 상극인 성향인지라..

정년퇴직한 지금도 꾸준히 저술활동과 언론기고 활동을 하고 있다. -학문적 업적이나 성향은 몰라도 부지런함은 평가해줄만한 학자.-
  1. 정확하지는 않지만 간단히 설명하면, 세계의 중심부에 있는 선진국이 주변부의 후진국을 지속적으로 착취하고 있기 때문에 후진국은 결국 1차 산업 중심의 저개발단계에서 벗어날 수 없고, 이러한 체계가 중심부와 주변부의 빈부격차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이론. 1970년대 남미 출신 미국 정치학자들이 제창하였고,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한국에는 한발 늦은 1980년대까지 민주화 운동을 했던 운동권들이 탐독했던 이론이다. 이 내용은 먼나라 이웃나라 초판 독일 편에 가감없이 담겨 있다. 송병락과의 작업 이후 나온 먼나라 이웃나라 개정판에는 관련 내용이 대폭삭제되었다.
  2. 먼나라 이웃나라 초판과 현재 개정판은 내용이 상당히 다르다. 단순히 시간이 흘러서 독일 통일, 소련 붕괴, 중국의 부상 같은 시대적 변화만 보충한 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완전히 달라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