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인나무

Man-eating tree / Ya-Te-Veo

ya-te-veo.jpg
(출처)

신비식물학(cryptobotany)에서 어쩌면 가장 유명할 식물로, 인간을 잡아먹는다고 알려진 식물이다.

칼 리쉬(C.Liche)라는 인물이 1881년에 마다가스카르 지역을 탐험할 때 목격하고 나서 자신의 일지에 기록한 것이 사실상 최초의 문헌적 근거이다. 이후 위 그림처럼 해당 상황을 묘사한 그림들이 많이 그려지기도 했다. 이후 1887년에는 제임스 뷰엘(J.W.Buel)이라는 인물의 저서 《바다와 땅》(Sea and Land)에서 "아프리카와 남미 일대에는 야-테-베오(Ya-Te-Veo)라는 식충식물이... 큰 벌레와 동물들을 잡아먹으며 자라는데... 종종 인간도 먹잇감으로 삼는다" 는 언급이 나왔다. 두 증언이 서로 같은 대상을 가리키는지는 볼 수 없지만, 사람을 잡아먹는 식물을 지칭하는 고유명사로 무난히 자리잡았다. 이름이 하필이면 "야테베오" 인 이유는, 그 의미가 섬뜩하게도 "네가 보인다"(I see you already)이기 때문이라고.

리쉬의 문헌에서 므도코(Mdoko) 부족민을 잡아먹는 식인나무에 대해 언급된 바를 발번역하여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굶주린 구렁이의 포악함을 지닌 가늘고 섬세한 덩굴이 얼마간 그녀의 머리 위에서 흔들리다가, 마치 악마와도 같은 본능으로 순식간에 그녀의 팔과 목을 휘감아 올라갔다. 그녀가 거칠게 내던 끔찍한 비명과 더욱 끔찍한 웃음소리가 목이 졸려서 꺽꺽대는 소리로 바뀌어 가는 동안, 마치 거대한 초록빛 구렁이처럼, 덩굴들은 잔학하고 악마 같은 속도로 하나씩 하나씩 되돌아갔다가 이번엔 그녀의 몸을 계속 휘감고 휘감아 갔다. 그 재빠르고 집념 어린 모습은 마치 아나콘다가 먹잇감을 죄어 가는 것 같았다..."

(The slender delicate palpi, with the fury of starved serpents, quivered a moment over her head, then as if instinct with demoniac intelligence fastened upon her in sudden coils round and round her neck and arms; then while her awful screams and yet more awful laughter rose wildly to be instantly strangled down again into a gurgling moan, the tendrills one after another, like great green serpents, with brutal energy and infernal rapidity, rose, retracted themselves, and wrapped her about in fold after fold, ever tightening with cruel swiftness and savage tenacity of anacondas fastening upon their prey.)

그야말로 화려체의_정석.txt 라고 봐도 될 정도로 엄청난 필력을 자랑하는 흥미진진한 이지만, 문제는 칼 리쉬라는 인간 자체가 사기꾼이라는 것.(…) 당대에 식충식물에 대하여 호기심을 가지고 책도 쓰고 연구를 하던 인물이 다름아닌 찰스 다윈이었는데, 이 사기꾼은 자신의 모험담을 담은 책을 내기 전에 다윈을 찾아가 식인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다윈이 "글쎄... 아직 잘 찾아보지 못한 대륙이나 나라 깊숙한 곳에 상상을 넘어설 식충식물이 살지도 모르죠" 라는 말을 하자, 리쉬는 마치 그가 자신의 발견을 공인했다는 투로 광고해 버렸다. 영원히 고통받는 다윈 물론 오래 가지 못하여 마다가스카르 곳곳을 찾아본 학자들에게 개뻥이라는 게 드러났다. 다윈의 경우 그 역시 이용당한 피해자로 밝혀져서 대중들에게 큰 곤욕을 치르지는 않았지만 오랫동안 불편해 했다고.

참고로 현대까지 발견된 한에서는 사람과 같은 생물을 포획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식충식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현존하는 식충식물 중 대형종도 기껏해야 개구리 정도를 포획하는 수준이다. 그리고 이 정도 크기의 동물은 벌레들도 잘만 잡아먹는다.[1] 물론 소고기돼지고기를 썰어서 네펜데스 안에 넣어줘도 잘만 소화한다.

따라서, 아직까지 우리 인류가 이해하는 한, 위에서 묘사된 그런 식인나무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 이야기와는 무관하게, 세계 곳곳에는 종종 큰 포유류나 사람을 잡아먹는 식물에 대한 이야기가 존재한다. 인도나 중미 또는 중남미 일대에도 이런 생물들이 서식한다는 전설이 있는데, 주로 기회를 엿보다가 사람이나 , 등이 지나가면 덩굴을 채찍처럼 날쌔게(…) 휘둘러서 끌고 가 먹어치운다는... 식의 이야기들이다. 물론 아직까지 학계에 알려진 식물들 중에 그런 생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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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네나 사마귀가 뱀이나 개구리를 잡아먹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