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네스 너터

멋진 징조들에 등장하는 예언자. 예언자 오브 예언자.

'마녀 아그네스 너터의 근사하고 정확한 예언집'의 저자
반쯤 미친데다 십자말 풀이같은 정신체계를 가진 17세기 마녀.(아나테마 디바이스왈)

중세 시대 사람으로 그녀의 사후 종말까지 일어날 모든 세세하고 시시콜콜한 일들을 명확하게 예언할 수 있었던 시대의 예언자였다. 보통의 예언자들은 거대한 정보를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흐릿한 이미지로 만들던가 혼선하던가 위스키나 동양의 제조약따위의 안정제를 복용하는데 그녀는 모조리 다 볼 수 있었다고. 그렇기 때문에 이미 그 중세시대에 질병의 원인이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생물들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정도다.

이 예언을 책으로 만든 것이 '아그네스 너터의 근사하고 정확한 예언집.' 1655년 크리스마스에 예언서 붐을 타고 발매되었으나 단 한권도 팔리지 않았다.[1] 물론 아그네스는 놀라지 않았는데 그건 그녀가 책들이 안 팔릴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저자 증정본 한 권을 받기 위해 썼던 것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예언서는 종말 직전, 전세계에 딱 한권 남아있었다. 소유자는 그녀의 후손 아나테마 디바이스. 예언집은 종말 직전까지의 모든 일들을 그녀 기준으로 기록해놓았으며, 그 내용은 후손들에 대한 것이었다. 그 예언집의 내용은 20세기의 이야기들을 거미줄 하나를 타고 내려와 휘저어 건져낸 후 토막토막 적어놓은 것같은 겁나게 복잡한 구성으로 되어있었다. 즉 모든 일이 기록되어 있긴 한데, 어느 것이 언제 일어나는지도 모르는데다가 정확히 뭘 뜻하는지도 애매하다. 이후 아그네스 너터의 후손들은 모두 그녀의 예언집을 분석하는 직업을 갖게 되었고 이따금 분석을 잘하면 미래를 예측해 대박을 터트리기도 했다.

결국 17세기 경 마녀로 몰려서 화형되었는데, 이를 미리 알고 있었던터라 순순히 끌려가 화형대에 올랐으며 직후 그녀의 치마에 숨겨놨던 36킬로그램의 화약과 18킬로그램의 대갈못에 의해 마을은 대폭발에 휩싸였다(...). 어떻게 치마 속에 54Kg이나 숨겼는지는 묻지 말자 그리하여 잉글랜드 전역을 휩쓸었던 마녀 히스테리도 끝났다고.

그런 사건을 저지르고도 예언집이 무사히 전해내려올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아들 존 디바이스에게 보내달라는 유언과 함께 그를 따르지 않았을 시 마을 사람들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고통스러운 정도로 상세한 예언을 남겼기 때문.[2] 또한 어짜피 그녀는 그 예언집이 무사히 전해질 수 있으며, 결국엔 무사히 제 역할을 마칠 것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3]

이 때 그녀를 화형대에 매단 사람은 간음하지말지어다 펄시퍼로 뉴튼 펄시퍼의 선조이며 마녀사냥꾼이었다. 물론 그도 36킬로그램의 화약과 18킬로그램의 대갈못에 의해 마을과 함께 박살났다.

아그네스 너터의 예언집은 지극히 판별하기 힘들지만 천사 아지라파엘에 의해서 잘 분석되게 된다. 그가 예언을 이해하기 위해 쓴 공식은 지구에서 오직 8명만 이해할 수 있었는데 그 중 2명은 노벨상 수상자이며 나머지 6명은 정신병원에 들어가 있었다고 한다.(...) 그 이전까지 그 책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던 사람은 아나테마 디바이스.
  1. 그리하여 잉글랜드 최초의 떨이책이자 출판사 세번째 대재앙이 되었다.
  2. 여담으로 이 예언집 말고도 종말 이후의 내용에 대해서도 예언집을 집필했었다. 그리고 그 두번째 예언집은 보관하는 사람들이 열어보려 할 때마다 그들의 행적에 대한 경고장을 함께 넣어놓아 격퇴했다. 즉 자신의 사후 몇 백년이 지난 후에 누가 언제 그 책을 열어볼지 조차 다 알고 있었던 것. 제갈량의 주머니 세개가 따로 없다.
  3. 오죽하면 뉴튼 펄시퍼는 설령 한 장만 남기고 다 잃어버리게 되어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한다. 어짜피 그 한 장에 가장 필요한 예언이 적혀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