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2: 스톰

1 소개

PC 게임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의 후속작인 벨트스크롤 액션게임이다.

하지만 동명의 원작 만화와는 하등 관계가 없는 그냥 게임의 속편인데, 워낙 전작이 퀄리티가 우수했고 이 게임 자체가 만들다가 만 느낌이 강해서 그다지 좋은 평을 얻지 못했다. 또한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었던건지 전작과 하등의 연계성이 없어보인다.[1]

이건 본 게임에 들어가면 더욱 심해지는데, 거의 없다시피 한 스토리 라인조차 전혀 전작과 이어지지 않는다. 일단 주인공인 남궁 건의 이름이 한호로 개명된 것은 별개로 하고,

애인의 죽음 이후 시골에서 은둔생활을 하던 한호는 동료인 하진과 강현의 권유로 스톰팀(…)에 복귀, 범죄 조직인 흑혈을 소탕시키기로 한다.

...는게 스토리의 요약인데, 어떻게 봐도 전작과 이어지지 않는 스토리이다. 게다가 스테이지도 웬 부산광역시, 아산시, 서울특별시 등의 지명과 더불어 마약밀매루트, 무기밀매루트, 흑혈본거지등의 범죄냄새 물씬 풍기는 스테이지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스톰은 주인공 3인방이 결성한 경찰팀에게 붙은 별명이다. 또한 전작에 등장했던 일부 캐릭터들의 디자인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는데, 아마 기획단계에서 어쩐지 저녁 속편으로 제작되려 했으나 어쩐지 알 수 없는 이유에서[2] 제작 방향이 바뀌었고, 어느 정도 만들어놓은 게 있는데 다 갈아 엎을수도 없는 노릇이고 발매는 해야 되니까 대충 서둘러서 액션부분만 완성해서 나온 것이 지금의 스톰으로 보인다. 그래서 게임상에서는 스토리 설명이 아무것도 없고, 당연히(?) 대사 한 마디 안 나온다.

벨트스크롤 장르에선 거의 최초로 640X480의 고해상도 그래픽을 사용했지만, 프리렌더드 CG(3D를 기반으로 한 2D 그래픽) 방식이 당시 국내 제작사들 사이에서 뭐 있어보이니까 너도나도 일단 따라해보고 그랬던(…)[3] 방식인지라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또한 스톰은 원래 3D게임으로 제작될 예정이었으나 당시 3D 가속카드의 보급률이 많지 않아 원활한 게임환경을 위해 2D 그래픽을 채택했다 한다.

그래도 후속작인 만큼 마냥 흑역사로 보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시스템이 개선된 부분도 있는데, 싱글 플레이 시 저장이 가능하거나, 제한적이지만 IPX등을 통해서 네트워크 플레이가 가능하다[4]는 점을 들 수 있다. 무엇보다도 서로 다른 개성과 플레이 스타일을 지닌 3인을 선택하여 새로운 감각으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특히 콤보연계기의 수준은 전작과 달리 '가벼우면서도 스피디한' 느낌을 주는데 다른건 다 제쳐놓고라도 이거 하나만 놓고 보면 상당한 수준급이다.

기술들의 경우 전작보다 대폭 난이도가 상승했다. 전작의 경우 궁극기하나만 들어가면 웬만한 조무래기들기들은 손쉽게 처리가능한 반면, 스톰의 경우 전작과 비교해 기술커맨드를 입력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예컨대 전작이 커맨드 하나만 입력하면 '발차기3방+내려찍기'를 연달아 다 한다면, 스톰의 경우 이런 커맨드가 세분화돼서 하나하나 입력하는거에 따라 다른 콤보로 연계할 수 있다.[5] 강력한 한방대신 지속적인 난타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전작보다 손이 훨씬 바빠야 한다.

전작에도 있었던 요소이긴 한데, 적들도 세분화되어 있고 등급이 있어서[6] Red, Yellow, S[7], Boss로 구분한다.

도전할 수 있는 Zone은 부산, 아산, 노멀 서울, 인천, 여수, 하드 서울, 파이널 서울, 제주, 엑스트라존 A~C가 있다.
특정 Zone을 한 번 깬 이후에도 다시 깰 수 있는데, 각 Zone이 두 단계의 레벨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 깨면 CLEAR 도장이 찍히고(이것이 CLEAR 난이도), 두 번째 깨면 STORM 도장이 찍히는데(이것이 STORM 난이도) STORM 난이도에서는 적의 수가 더 많아지고 체력도 더 늘어나있다. 세 번째 이상은 아무리 깨도 계속 STORM 난이도이다. 한 편집자의 직접 확인에 의하면 주인공을 제외하고 약 30명이 등장. 벨트스크롤 장르 게임을 통틀어 최대인원이 등장하는 게임으로 보인다.

또한 달라진 점은 엄청난 수의 적들이 한 화면에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는 Zone에 따라 다르다. 엑스트라존 A~B는 그래도 쉽고 학살의 묘미를 느낄 수 있지만 엑스트라존 C의 스톰 난이도부터는 최고의 난이도를 선사한다.[8] 스톰 난이도의 1관문에서는 Yellow급 적들이 많~이 나오며, 2관문에서는 S급 적들이 많~이 나온다. 3관문에서는 불법총기소지부대를 상대해야 하고[9], 4관문에서는 약간의 Red급 쓸이 후에 보스들만 상대해야 한다. 그것도 다 대 1로!!

네트워크 플레이에서는 CLEAR 난이도가 싱글 플레이의 STORM 난이도보다 적들이 더 많이 나오고 더 어렵다.[10] 네트워크 플레이의 STORM 난이도는 CLEAR 난이도의 관문 중 딱 한 곳만을 배경으로 그 Zone에서 나오는 종류의 적을 많~~이 상대해야 한다.

따라서 수많은 졸개들과 손바쁜 콤보시스템의 결합으로 전작보다 훨씬 정신없이 두들겨 패는 게임이 되었다. 난잡하고 정신없다는 평과 화끈하고 후련하다는 등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편. 하지만 적들이 많이 나오는 만큼 난이도는 상승했다는 사실에는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

적들이 잠깐잠깐 멈췄다가 공격해오던 전작과 달리,[11] 여기서는 적들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공격해오는데다 공격의 딜레이가 거의 없고 이동속도까지 빠르다!

이 정도는 그래도 괜찮다. 스톰의 난이도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적시간에 있다. 무적시간이 발동되면 화면 어딘가에 이펙트가 생기거나 그런 건 없고 그냥 적의 공격을 아예 안 맞는다. 그런데 이 무적시간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하나는 대체 어떤 조건을 충족시켜야 발동되는지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고(혹시 아시면 추가바람), 다른 하나는 적들도 이 무적시간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Red급, Yellow급이 무적시간인지 아닌지 애매~한[12] 무적시간을 쓴다면, S급과 Boss급은 공격할 때 대놓고 무적시간을 써서 플레이어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이 때문에 초보 때는 S급 (가슴에 흉터 있는) 대머리[13]와의 1대 1 대결도 대단히 버겁다.

2 의외로 수작?

게임 타이틀이 '스피디함'을 강조해서인지 게임 속도감을 높이기 위한 요소들이 상당히 많이 보인다.
플레이어의 이동속도가 굉장히 빠른 편이고 기술 커맨드의 경우 전작과 달리 'EX 게이지 시스템'을 도입, 적을 때려서 게이지가 차면 고급기술을 쓸 수 있는 방식이고 기술 하나하나가 콤보를 넣을 수 있는 띄우기, 점프기술 등이 많다. 한마디로 고급기술을 쓰고 싶으면 콤보를 써야 한다는 것. 그리고 '캔슬 시스템'을 활용하여 거의 모든 상황에서 캔슬이 가능하므로 다채로운 콤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렇다보니 전작과 플레이 성격이 많이 달라졌는데 어느 정도 손에 익었다 싶으면 시작하자마자 스테이지 한쪽에서 반대편으로 쭉 달려가서 몹몰이 한다음 적들을 구석으로 몰아넣고 쉴새없이 콤보를 써서 EX 게이지를 충전하며 화려한 기술을 쓰는 것이 주를 잇게 되었다. 전작과 달리 강력한 한방이 없고[14] 쉴새없는 연타로 적들을 정신없이 몰아붙여야한다. 콤보의 난이도는 한호<강현<하진 순이다.

플레이가 콤보 위주가 되어 버린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지만 플레이 자체는 괜찮은 편. 게임 속도가 무척 빠른 편이기 때문에 전작 보다 훨씬 스피디한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앞서 전술한 다수의 적 NPC, 최종 Zone의 높은 난이도, 네트워크 플레이 구축 등을 볼 때 제작자 측에선 대전액션게임과 같은 고수 플레이어들이 즐길 수 있는 요소를 넣으려 한 것처럼 보인다. 사실 횡스크롤 액션 게임은 적당히 스테이지만 넘기면 다음부터는 지루한 반복이 되기 때문에 고수들에게 적합한 난이도와 악당들이나 실컷 패봐라는 식의 네트워크 플레이를 형성한 것. 실제로 어느 정도 실력이 되면 최고 난이도인 엑스트라존 C에서도 조금씩 갉아먹는 식으로 클리어하는 것도 가능하고, 고수는 그곳에서마저 몰아놓고 구석콤보를 시전한다. 완전히 밸런스 조절을 실패한 게임이 아니란 것. 다만 전작과 비교되는 그놈의 인기 때문에...

결론 : 전작보다는 부족하고 미완성인 게임이지만, 그래도 범작 이상은 한다.

3 캐릭터 소개

  • 한호(정한호) : 이번 편의 주인공이자 가장 안정적인 플레이가 가능하여 초보부터 고수까지 폭넓게 활용하는 캐릭터. 전편의 남궁 건을 모델로 만들어진 캐릭터로 추측되며, 기술의 상당수가 건의 그것과 흡사하다. 다채로운 콤보를 만들어 낼 수 있으나 난이도가 높은 Zone에 가서 무적시간 발동을 제때 못하면 바로 사망테크이므로 짤짤이 수준의 콤보로는 어림도 없다. 지금은 사라진 스톰 전문 카페에서 유행하던 한호만의 구석 공중 무한콤보가 존재한다. 올라운드 캐릭터로서 모든 적에게 1:1 상황에서도 구석 무한콤보를 쓸 수 있다.

  • 하진 : 전편에 나왔던 그 하진인 것 같은데 스토리 상 전혀 별개의 인물로 취급해도 될 캐릭터. 선택 가능한 캐릭터 중 몸무게가 가벼워서 이동 속도가 빠르고, 다운 될 정도의 공격을 받았을 경우 가장 높이, 가장 멀리 날아간다.[15] 주로 목도로 공격하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들보다 리치가 더 길다. 다른 두 캐릭터와 다르게 공중잡기 모션이 일격필살 모션이 아닌 탓에, 구석 공중 무한콤보가 불가능에 가까워[16] 후반부로 갈수록 상급자용 캐릭터로 변모한다. 구석에서 최강의 비기[17]를 쓸 수 있으나, 무적시간 발동이 생각보다 잘 안 되어 뒤에서 한 대 잘못 맞으면 역관광 당하기 십상이다. 일격필살의 데미지가 모든 캐릭터(아군, 적을 통틀어) 중 최강이다.

  • 강현(이강현) : 전형적인 파워형 캐릭터.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적에게 상당한 데미지를 안겨줄 수 있으나 EX 관리가 다소 힘들다. 때문에 EX를 잘 관리하면서도 화려한 콤보를 구사하는 고수의 손에서 비로소 진가가 나타난다. 선택 가능한 캐릭터 중 몸무게가 무거워서 이동속도가 느린 편이고, 다운 될 정도의 공격을 받았을 경우 가장 낮게, 가장 가깝게 날아간다. 누워있는 적에게 충분한 데미지를 입힐 수 있는 기술이 비교적 많다. 또한 학살 플레이에 가장 최적화되어 있다. 파이널 서울 보스를 제외한 모든 적에게 1:1 상황에서도 구석 공중 무한콤보를 쓸 수 있으나 무거운 적에게 쓸 경우 타이밍이 조금 어렵다.

4 고속 구동 문제

게임 실행 시 윈도우 XP 때부터 원인불명의 고속 구동 현상이 일어나곤 했는데, 윈도우 7으로 넘어오면서부터는 100%의 확률로 고속 구동되어 얼마 되지 않던 유저들마저 손을 놓아버렸으나, 정상속도로 구동할 수 있는 방법이 나왔다! 카페 저작물이어서 링크만 올린다. 윈도우 7에서 스톰 정상 속도 구동법
  1. 이 게임에 사용된 음악 중에는 전작의 일부 음악을 편집해서 재활용한 것도 있다. 그나마 전작에서 이어지는 몇 안되는 요소이다.
  2. 예산부족과 저작권 문제로 보인다. 유일하게 전작과 이어지는 이름과 디자인을 가진 캐릭터인 하진은 어쩐지 저녁 원작에 등장하지 않은 게임 오리지날 캐릭터였다.
  3. 무엇보다 저 방법을 쓰면 힘들게 도트를 찍을 고생이 줄어든다. 게다가 그 당시는 게이머들에게 3D 그래픽에 대한 환상이 극대화되었던 무렵이니 뭔가 있어보이게 하는 효과까지 있어보였으니 제작사들에겐 최고의 제작방식이었을 것이다(-_-).
  4. 네트워크 플레이용 캐릭터를 육성하는 요소는 일체 없다.
  5. 타이틀창에서 가만히 놔두거나, 스톰 CD의 Play Demo 폴더에 들어가거나, Startup.exe 파일의 Tester Demo Play에 들어가면 테스터들의 플레이 영상이 나오는데 초보자들에게는 뭔가 대단해 보일 수 있으나, 잘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냥 다 초보다. 7개의 영상 중 ㅅㅇㅇ 플레이어의 한호 엑스트라존 C 영상이 공중잡기 캔슬도 있고 괜찮은 편이다.
  6. 같은 등급이라면 여캐의 체력이 약하고 남캐보다 가벼우며(적 남캐끼리도 종류에 따라 체중 차이가 있어서 플레이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각기 외모와 등급에 걸맞는 공격 방식을 가지고 있다
  7. 특히 같은 공격 방식을 지닌 적 NPC의 Red → Yellow → S의 구분은 진화 단계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8. 죽어서도 공중에 떠서 계속 두들겨맞을 경우, 바닥에 떨어져서 사망 판정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그냥 게임오버되어 메인메뉴로 가게 된다. ~~이건 아무리 봐도 노리고 만들었다고밖에...
  9.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한 번 공중에 뜨면 게임오버 때까지 내려오지 않는 진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10. 개발진의 실수인지 아산은 보스가 나오지 않는다.
  11. 이건 당장 캐딜락&디노사우르스를 비롯한 벨트스크롤 액션게임에서 일종의 불문율에 해당한다. 플레이어가 일어나서 싸울 수 있게 일부러 빈틈을 보이는 것.
  12. 판정싸움 같기도 한데 가끔 무적시간처럼 보일 때도 있다
  13. 이 적 NPC가 S급 최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14. 일격필살이 있기는 하나 정말 강한 적은 이거 한 방으로는 절대 안 끝난다.
  15. 이 때문에 맵이 넓을 경우, 좀 맞더라도 적이 없는 쪽으로 날아간다면 생존 확률이 올라간다. 맵이 좁을 경우 이 탓에 바닥에 떨어지질 않고 공중에 뜬 채로 계속 얻어맞아서 게임오버 확률이 급격이 올라간다. 후반으로 갈수록 메리트가 없는 요소.
  16. 공중잡기를 많이 쓸수록 EX 관리가 안 되어 힘들다. 무적시간 유지도 힘들다.
  17. 엄청난 속도로 연타한다. 다만 이걸 오래 쓰면 플레이어의 손이나 팔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