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타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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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활동

1996년 1집 앨범 <無題>로 데뷔. 멤버는 전곡의 작곡 작사 편곡을 맡은 유건형, 작사와 랩, 안무 등을 맡는 서정환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정규로는 4집까지 냈으며, 리믹스와 스페셜 앨범을 포함해서 총 6집을 발표했다. 모든 곡을 작사, 작곡 하는것으로 유명하지만 들어 보면 사실 샘플링이 80% 이상이며 샘플링 CD를 정말 열심히 이용해서 작곡한 듯 흔히 듣는 샘플들이 많이 들린다. 이는 언타이틀도 인정한 부분으로 이후 마지막 앨범인 4집에는 샘플링을 어떤 곡은 일체 쓰지 않거나 혹은 인트로 부분만 쓰는 등 작곡으로써도 많이 발전된 모습을 보인다.

우탱 클랜의 팬인 듯 그들의 샘플을 상당히 많이 사용한다. 대표적으로 '자살'에서는 'it's yourz'가 들리고, 나오는 대사는 우탱 솔로 멤버인 Gza의 앨범 수록곡에 포함된 무협영화 샘플이다. 이외에도 4집 '우리가 시작할 때 거기엔 랩이 있었다'에는 노골적으로 이를 인증하면서 'the worst' 곡에 나오는 'Wu-tang!'을 외치는 샘플을 사용한다.

1집 타이틀곡 '책임져'로 인기를 얻은 뒤 2집 타이틀곡 '날개'가 여러 가요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지만, 2집 이후 3집과 4집이 이상하게 묻혔다. 이유는 3집 수록곡 중 '자살' 이 들어가 있어서 심의 규정에서 걸렸고[1], 4집은 방송 출연을 거의 안 했기 때문이다.[2] 물론 언타이틀 곡이 다 그렇듯이 파워풀하면서도 부드러운 것은 그대로이다.

1980년대 후반까지 앨범의 필수요소였던 건전가요가 없어진 1990년대 이후 대한민국 그룹가수로는 거의 '유일' 하게 모든 앨범에 '봉사', '희생', '사랑', '정의', '예절'이 들어가 있으니 이쯤되면 거의 새마을운동 노래며 우선 앨범을 들어보면 안다.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잘 살아보세' 급 노래다. 여기에 더해, 언타이틀 해체 후 유건형은 여러 가수들의 작곡과 작사를 맡았으며, 이 중 가수 싸이의 노래도 슬슬 이런 새마을운동(!)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싸이 노래 중 이런 성향이 강한 곡은 바로 아버지.

1999년 4집 이후로 팀을 해체한 뒤 유건형은 그룹 앰프를 결성했을 때 노래는 일절 안 부르고 키보드 세션만으로 활동해서 묻혔으며 경기대학교에서 석사를 밟은 뒤 싸이와 손 잡고 공동 작곡가로 활동하다가 2012년에 전 세계에 대 업적을 수립한 곡을 만들게 된다. 랩과 안무, 작사를 담당한 서정환은 이후 많은 댄스 및 힙합그룹의 작사나 작곡 등 음악 프로듀싱을 하고 있다.

여담으로 현재 미국 뉴욕에서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임상아와는 같은 기획사였으며 임상아는 언타이틀을 "꼬맹이들"이라고 불렀다.

2 언타이틀과 듀스

남성 듀오 듀스의 광팬이었던 이들은 같은 동아방송대학 동문으로써 당시엔 흔치 않은 취향으로 만나 의기투합하게 되었고,[3] 랩 연습과 춤 연습을 하며 가수가 되기 위한 꿈을 꾸게 된다.

그들은 작곡을 하여 막무가내로 데모 테입을 듀스의 이현도에게 보냈는데, 이현도가 이들의 기량을 인정하여 듀스가 몸담았던 예당 엔터테인먼트 소속이 되었다고 한다. 가수 데뷔를 앞두고 그룹명을 고민하던 이들은 듀스의 2집에 소속된 힙합곡 '무제'[4] 에서 착안해 그룹명을 '언타이틀 untitled'로 짓게 된다.[5]

당시 남성 아이돌 그룹 범람의 초창기 붐을 타고 등장해 표면적으로는 아이돌 그룹으로 비춰지며 활동을 시작했다. 1집의 타이틀 곡 '책임져'는 경쾌하고 밝은 댄스곡으로 동시대의 H.O.T.에 견줄 만한 인기를 얻었다. 다만 실제로는 그저 소속사 휘하에서 입만 벙긋대던 아이돌들과 달리, 전곡을 작사 작곡 편곡을 했던 유건형 뿐만 아니라 상당한 랩 실력을 발휘하던 서정환 모두 아이돌 그룹답지 않은 내공을 보유하고 있었다.

1집부터 완성도 높은 댄스곡이 많았고, 대부분의 노래들에는 랩이 얹혀져 있었다. 당시 아이돌들이 전형적으로 내던 곡들과 다른 풍의 힙합 필이 충만한 곡들이 담겨져 있었으며 업타운의 윤미래와 함께 한 '오늘밤'이 무척 명곡이다.[6]

그룹명에서부터 시작되어 이들의 행보는 이후에도 듀스의 그림자가 짙게 배어있는데 듀스가 2집에서 자기색들을 내며 '우리는'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언타이틀 역시 2집에서 보다 자기색을 분명히 하며 '날개'로 밀리언 히트를 달성하고 각종 가요 프로그램에서 1위를 여러 번 수상하게 된다. 내용상으로는 분명히 뻔한 아이돌들과 다른 성질을 담고 있었으며 IMF 이전이었음에도 경제의식에 대한 비판적 내용을 담은 '부'나 '무제'나 '고고고'의 영향을 받은 듯한 '고정관념' 등의 랩송이 담겨져 있었다.

듀스가 2집 후 여름에 리믹스 앨범을 발매했듯이 언타이틀 역시 2집 후속곡인 '행복 만들기'로 짤막하게 활동한 후 여름에 리믹스 앨범을 발매한다. '여름 안에서'와 같이 밝은 느낌의 '고백'이 1번 트랙이며, 신규곡은 이외에도 '등대지기'가 있다. 나머지는 이전 수록곡들의 다양한 믹스버젼이 담겨져 있으며 방송에서 활동한 곡은 '오늘밤'의 리믹스 버젼이다.

듀스가 3집 'Force Deux'로 한국 음반계에 남을 명작이자 최후 앨범을 발매한 것을 의식한 듯 그들 역시 3집에 명백하게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인다. 그들의 앨범 믹싱을 담당한 스튜디오가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앨범을 담당한 곳이었다고. 듀스 3집에서 타이틀 곡 '굴레를 벗어나'가 2가지 버젼으로 구성되어 있듯이 타이틀 곡 '꽃'도 2가지 버젼이 포함되어 있다.

실제로 타이틀 곡 '꽃'을 비롯해 수록곡들 모두 사운드 구성적인 측면에서는 매우 훌륭하다. 다만 3집은 '자살'의 랩이 삭제되어 발매되어 이슈가 되었을 뿐 크게 히트하지는 못한 이유는 사운드에 힘이 지나치게 들어가 있는데다 지나치게 샘플링이 남발되고 있으며, 이전에 비해 지나치게 자신감 과잉적인 부분이 독이 된 듯. '승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다른 아이들 그룹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며 자신들과 차별을 두는 이야기를 하지만, 그들이 여전히 10대 팬들을 수요로하는 아이돌 그룹으로써 인기를 얻었던 것을 생각하면 지나치게 이른 감이 있었다.

아무튼 듀스 따라하기는 듀스가 3집이 최종 앨범이었으므로 언타이틀도 여기서 해체를 했어야 제대로 된 마무리가 되었지만 언타이틀은 듀스를 뛰어넘고 싶었던 게 그들의 바람이었기에 3집에서 비록 실패를 했음에도 4집을 발매했으며 만드는 시점에서 이미 해체를 예정하고 만든 앨범이었기에 4집 타이틀 곡인 '떠나가지 마세요'로 잠깐 방송 활동을 한 뒤 해체를 선언하고 각자의 길을 떠난다. 4집에서는 3집에 비해 사운드에 힘이 빠진 모습이라서 청자도 오히려 편하게 들을 수 있으며 의외로 킬러 훅들도 많아 질리지 않고 들을 수 있다. 또한 듀스가 거의 모든 무대를 립싱크로 불렀다면 언타이틀은 라이브 무대도 많이 보여주면서 차별성을 더했고 듀스가 1위를 많이 하지 못한 것에 비해 '날개'로 많이 1위를 수상하면서 많은 인기를 얻었다.

그 뒤 오히려 그들의 앨범은 시간이 흘러 다른 평가를 받게 되는데...
  1. 다만 심의 규정 때문에 묻힌 것보다는 오히려 유일하게 당시 홍보가 된 내용으로 그저 앨범의 완성도에 비해 대중도가 낮아진 것도 있으며 상대적 다수인 H.O.T. 팬이나 젝키 팬이 너무 막강했기에 다수인 서태지에 비해 소수였던 듀스처럼 소수 팬들만 추종하는 그룹이 된 것이다.
  2. 이 때는 앨범 복귀 무대를 했고 스키장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했으며 이미 해체를 준비하고 만든 앨범이었기 때문에 방송 출연을 자제 했다고 보는 편이 맞은 듯.
  3. 물론 듀스가 한국 힙합의 시초적인 역할을 했지만, 1990년대 중반이면 아직 힙합 장르가 단독적으로 나오기는 힘든 때다. 거기에 매니아층은 그야말로 소수였던 생소한 장르였다. 댄스음악에 랩과 힙합댄스가 부분 차용됐던 시대였던 셈.
  4. 본래 'Hiphop tip'이라는 제목이었으나, 제목에 힙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심의에 걸려버려서, 저항의 의미로 제목을 안붙여버린 것이 그대로 '무제'라는 제목이 되었다.
  5. 그룹명을 마땅히 지을 게 없어서 무제라고 붙였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당시 하이틴 계 잡지에 따르면, 그들의 팀명에 대한 소개는 분명하게 듀스로부터 모티브를 얻었다고 밝혀져 있었다. 듀스 '무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떠올려보면 충분히 따올 만한 이름이다.
  6. 무대에서는 가수 진주와 같이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