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씨네마

한국만화.

김규삼 작. 영챔프 연재. 3권 완결.

작가의 개그 센스를 엿볼 수 있는 패러디물. 당대 어지간한 영화들은 죄다 패러디되었다. 당시 잡지상에선 선풍적인 인기를 자랑했고 베르세르크의 득표수를 넘은 일도 몇번 있었다 한다.

허나 개그관련 엔터테인먼트가 반드시 맞닥뜨리게 되는 창작력/소재 고갈인지 권수가 진행될 수록 게이드립과 섹드립이 진해져가고 역으로 패러디는 재미를 잃었다.
거기 더불어 패러디를 구상하는데 염증이 든 작가 본인의 오리지널 창작욕구가 지속적으로 강해져 연재 의욕을 상실했었다고 하고 이후 그 창작욕구는 몬스터즈(1~4권完)연재로 이어졌다.

끝내 반지의 제왕:반지 원정대로 시작하여 매트릭스 리로디드로 03년도에 연재종료.

이때까지만 해도 김규삼의 자캐는 다스베이더였으며 자칭 '악의 화신'이었고 스톰트루퍼로 '깅와'라는 어시도 함께 등장.

단행본에선 2권에 수록되어야 했을 에일리언 2 화수가 누락됐다. 이유는 잡지연재 시절 도저히 구상이 떠오르지 않다 결국 마감을 하루 남기고 콘티에 들어가 그리다 만 당 화수를 단행본에 싣기가 민망해서라 하지만. 사실 무지 쩔게 재밌었는데 안타깝다. 그런것까지 다 실어야 단행본 아닌가. 어차피 그림으로 승부하는 작가도 아닌걸 명암에 톤만 붙였으면 됐을 텐데.
현재 단행본을 구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여담으로.

작가의 아버지는 그 패러디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다가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아이들이 숨겨놓은 뱀과 개구리를 씹어먹는 여선생 등) 폭소했다고 한다. 영화를 봐야 이해를 하는 것이었다고. 역으로 말하자면 김규삼 작가의 아버지는 최신영화를 잘 안 보신단 뜻.(...)

게다가 평소 만화가라는 직업을 가진 아들을 좋게 안 보던 아버지는 이 작품을 계기로 아들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당시 그가 연재한 만화가 실린 잡지를 꾸준히 보게 되었다고 한다. 어느 날 아들에게 그의 아버지는 어떤 만화를 보여주며 가슴 시린 한 마디 했다고.

"너도 이렇게 좀 그려보면 어떻겠니?"

참고로 그 만화는 미우라 켄타로베르세르크. 아버지의 말을 들은 김규삼은 그저 데꿀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