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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燕行歌

홍순학이 1866년(고종 3)년에 주청사(奏請使) 유원조(柳原祚)의 서장관(書狀官)으로 베이징을 왕복해면서 얻은 기행(紀行) 견문을 읊은 총 3,924구의 장편 기행가사이다.
일동장유가와 함께 대표적인 기행가사로 꼽히며 그 때문에 일동장유가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묻는 문제가 자주 출제된다.
이 시에서는 중국 사람, 즉 청나라의 생활 양식을 이상하다면서 비하하고 있는 내용이 주인데, 이 때문에 조선 후기에나 쓰여졌을 것 같지만 위에 나와있다시피 의외로 시간이 꽤나 지난 고종 3년에 써졌다.

내용

일동장유가처럼 역시 사람들이 일부분만을 읽고 본문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위에 써놓았듯이 총 3,924구의 장편 기행가사로 써놓고 싶지만 여백이 부족하므로 다 적지 않는다.

하쳐라고 차자가니 집 졔도가 우습도다

유숙하는 곳이라 하여 찾아가니, 집의 구조가 우습도다.
오량각 이 간통에 벽돌을 곱게 깔고
들보가 다섯이나 되는 큰 집의 가운데 통로에 벽돌을 곱게 깔고
반간식 캉을 지여 좌우로 대캉하이.
반 칸씩 캉(화덕)을 지어 좌우로 마주보게 하였다.
캉 모양이 엇더트냐 캉 졔도를 못 보거든
중국식 온돌인 캉의 모양은 어떠한가? 캉의 모양을 못 본 사람을 위해 말해본다면
우리 나라 붓두막이 그와 거의 흡사하여
우리나라의 부뚜막이 중국의 캉과 비슷하다.
그 밋테 구들 노코 불을 때긔 마련하고,
그 밑에 방구들을 놓고 불을 때게 만들어 놓고
그 우희 자리 깔고 밤이면 누어 자며
긔 위에다 자리를 깔고 밤이면 누워서 잠을 자며
낫지면 숀임 대졉 걸터안기 가장 죳코,
낮에는 여기에서 손님 대접을 하고, 또 걸터앉기가 안성맞춤이다.
채유헌 완자챵과 면회(面灰)하온 벽돌담은
기름칠을 한 완자창과 회를 바른 벽돌담은
미쳔한 호인들도 집치레 과람(過濫)코나.
미천한 중국인들 치고는 집 치장이 지나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