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수료

말 그대로 영구히 수료 상태로 남는다는 뜻으로, 각 대학에서 제적자와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학점 취득을 다 못했으면 그냥 제적이다. 4년제 종합대학과 대학원에만 존재하며, 전문대학이나 산업대 및 교육원에는 없는 제도다.

기준은 졸업에 필요한 학점 및 기준을 모두 취득한 상태이나 재학연한을 초과했을 때. 예를 들어 재학연한이 6년인데 140학점을 들어야 한다면 그 기간 140학점을 모두 들을 경우 졸업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그러나 이 기간 논문제출을 하지 않아 통과하지 못하면 영구수료로 분류되어 영원히 졸업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대에는 영구수료가 없다. 학점 취득이 인정되면 무조건 졸업.

사실 대학에서는 학점수료를 할 정도의 학생이면 곧 졸업생이라 영구수료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학생들이 많다. 대학측에서는 졸업생도 아니고, 그렇다고 더 이상의 등록금을 기대할 수도 없는 4학년 수료자가 나오는 걸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에 학사논문[1]을 제출하건 뭘 하건 4학년 2학기 시점에 학점취득이 마무리되는 학생은 본인이 진짜 필사적으로 거부하지 않는 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대학에서 졸업시켜 사회로 쫓아내 버린다. 심지어 시험으로 대체하는 대학도 있을 정도. 다만 큐레이터학과 출신이 관련 필기를 통과한다면 졸업요건 충족에 딱히 부적합사유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미등록제적이나 성적미달로 인한 제적이 아닌 영구수료자는 거의 나오지 않는 편이다.

반면 대학원은 직장과 병행하는 일도 많고 대학처럼 적극적으로 졸업을 시키려 하는 편은 아니라 그런지 영구수료자가 생각보다 많다. 물론 석사 재학연한 6년, 박사 10년으로 짧은 편은 아니고, 오히려 재학연한이 보통 6년이라 졸업을 2년만 미룰수 있는 대학과 비교해서 긴 편이지만 문제는 대학생과 달리 일하면서 다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벌어진다. 특히 사정 딱하다 싶으면 적당히 통과를 시켜 주는 석사보다[2] 심사가 빡센 박사에서 이런 일이 흔히 벌어진다.

따라서 박사학위를 제대로 받고 싶다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자신이 과연 박사를 받을 만큼의 연구 마인드가 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보통 석사 시절에 맛배기를 할 수 있는데 해당 석사학위 취득은 했으나 겨우 성공한 수준이라면 박사 도전은 포기하는 것이 좋다. 학, 석사 우수생과 박사 우수생은 그 기준이 전혀 다르다.

참고로 해당 영구수료의 기준에 속하는 재학연한에서 휴학기간은 당연히 제외된다.
  1. 단 학사논문은 그냥 레포트 끄적여서 제출해도 통과시킬 만큼 가치가 없긴 하다. 심지어 학점이 그럭저럭 나오는 학생이 학사논문 제대로 쓰겠다고 대학 수료하고 1년 기다려달라 했는데 교수가 싫다고 레포트로 대체하게 했을 정도면...
  2. 야간대학원일 경우에도 논문은 반드시 내야 하는데, 시간이 모자라면 실력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지도교수가 주제를 정해주고 사실상 레포트 형식으로 쓰는 일도 심심찮게 있다. 물론 대학 졸업생들인 만큼 일반 학사논문과 비할 바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