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곡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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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어 : 완곡표현, 완곡어법
  • 영어 : euphemism
  • 일본어 : 婉曲語法、婉曲表現
"직설적인 말은 그 의미를 멀어지게 한다. 함축적인 말은 여운을 남기니, 그 의미가 더욱 깊이 전달될 수 있다."

- 유지기, 대의 화가

1 개요

뜻은 '돌려 말하기, 점잖게 말하기, 가식적으로 말하기' 정도의 의미다. 아예 상대를 속일 목적으로 하는 거짓말일 경우 이 범주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2 부르는 명칭

부정적인 뜻이지만 직설적인 대화법을 잘 쓰지 않는 영어권에서 틀에 박힌 대답을 할 때도 립서비스라고 한다. 순우리말말치레라고 하기도 한다.

일본에는 혼네와 다테마에가 있어서 아무리 싫어도 점잖게 말하는 방법이 있다지만 이건 어느 나라에나 있는 표현이다.

3 학교 국어문법에서 등장하는 완곡표현

국어 교과서의 화법 과목에서도 완곡표현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이는 TV 드라마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 나오는 완곡표현을 대다수 포괄한다.

'예시'

남학생 : 우리 이번 주말에 영화 보러 가자.
여학생 : 월요일에 시험 있잖아.
남학생 : 아, 깜빡했다.

그 외의 관련 문서로는 수사학이 있다.

3.1 금기어

무섭거나 혐오스럽거나 더러운 등의 이유로 말로 표현하기 꺼림칙한 금기어를 돌려 말하는 것.

구렁이-지킴

호랑이-산신령
홍역- 손님/마마
도둑질-손장난
죽었다-돌아가셨다
미치다-돌았다 지금은 둘 다 완곡어가 아니다.
변소-뒷간

4 현대 한국 사회생활에서 등장하는 완곡표현

교과서에 나오는 완곡표현만 배워놓은 다음 직장생활, 군대에서의 완곡표현도 안다고 착각하면 큰 손해를 불러일으키기 쉽다. 초중고 시절의 돌려 말하는 표현과 성인 시기의 돌려 말하는 표현은 다르다. 초중고 시절이나 드라마 볼 때는 완곡표현 이해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직장이나 군대에서 '말귀를 알아듣지 못한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다닌다면 대부분 갑을관계처세술 경험 부족에 해당하므로, 해결하려면 관련 책이나 대중매체를 많이 찾아볼 것. 갑을관계는 비교육적인 것이기 때문에 교과서에는 절대 싣지 않고, 공중파에서도 시청자의 기분을 나쁘게 하기 때문에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이 때문에 눈치없는 사람이라면 혼자 생각해서 이 표현들을 모두 빠르게 해결해 내기는 어렵다.

해외에서는 이런 한국 사회생활의 돌려말하기를 "한국에 유독 강하게 존재하는 청자 중심[1]의 화법"이라고 말하며, 업무의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대한항공에서는 대한항공 801편 추락 사고의 원인으로 위계질서 하에서 하급자가 예절 문제로 돌려말하기를 쓸 수밖에 없었다가 의도가 전달되지 않은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하였으며, 조종석에서 모든 의사소통을 영어로 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이후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사회생활에서는 단순히 초중고 화법 교과서에서 '청유형 표현'으로 불리는 단순한 몇몇 가지를 넘어서 일종의 부조리 비슷하게 변해가고 있다. 특히 중산층 이상으로 갈수록 이러한 이해력은 더 절실히 요구된다. 중산층 이상에서는 의사표현이 우회적이다. 직설적이면 뭔가가 천박해 보이나? 좀 과장된 예를 들자면, 사교 파티나 무도회에서 사람들이 일견 하하호호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것 같아도 뒤로는 불꽃 튀는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중일 수도 있다.

자신이 갑을관계에서 을의 입장에 있다면, 완곡표현을 공유하지 않는 상대방에게 함부로 쓰면 자신이 오히려 당한다. 가령 '한국 사무직 직장에서 사용되는 완곡 표현'은 직장생활을 정규직으로 몇 년을 몸담아야 알아들을 수가 있다. 학생이나 가정주부, 생산직에게 이러다가는, 의사소통을 가로막아서 상대방을 화나게 할 수가 있다. 자기 자신이 갑을관계에서 갑의 입장에 있다면 모를까, 을의 입장에 있으면서 직장생활에서만 사용되는 완곡표현을 함부로 상대에게 사용했다가 화를 입는 일이 없어야 한다..[2]

완곡표현은 나라마다 다르므로 외국인에게 완곡표현을 쓸 때는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서구권 고객과 거래하면서 한국 사회생활식 완곡표현을 쓰면 거짓말로 받아들이고 화를 내기도 한다. 특히 비즈니스계에서 점잖게 둘러말했는데 계약이 성사된 줄 알고 기뻐하는 사례가 있다. 한국의 완곡표현을 중국인이나 프랑스인이 못 알아듣는다고 해서 '그는 멍청하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의 무례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언제 집에 한번 놀러오라"고 해서 외국인이 정말 놀러왔는데 자신이 당황하고 상대가 무례하다고 생각한다면, 자기 자신이 무례한 것이다. 외국인 : 오라면서

4.1 책임 소재 관련

성인기에 완곡 표현을 쓰는 것은 '갑의 입장에 서서 약자에게 기분 나쁜 것을 요구하고 싶지만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가 많다. 판례 중에 경찰관 A가 병원장을 상대로 "우리 친척 중에 OO일보에서 높은 분이 있다. 선생님께서 저를 많이 도와 주셨으면 한다. 선생님께서 저를 도와 줄 수 있는 것이 참 많다"라고 하자 이 말을 들은 병원장은 뇌물의 요구로 보고 경찰서에 연락하였는데, 판례에서는 "참 오해되기 쉬운 말이지만 대낮에 문 열어놓고 공공연히 뇌물을 요구했다고는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으므로 뇌물을 요구하는 말로 볼 수 없으며 파면도 부당하다"라고 판결했다. 반대로 판례 중에 경찰관 B가 "직장상사 C가 OOO한 비리를 저지른 것을 알고 있어. 그 OO 언론에 알려서 죽여버리겠다고 전해."라고 말한 것은 정당한 징계 사유로 인정되었다. (직장상사 C는 비리로 인해 구속되었으나, 경찰관의 언행은 위계질서를 문란하게 한 것으로 인정) 이렇듯 완곡어법을 써서 말하면 뇌물을 요구하는 듯 마는 듯 하면서 징계해고를 피해갈 수 있다.

<책임을 회피할 때>

  • 아무것도 확인된 것이 없습니다, 함부로 단정지어 말해서는 안 되는 부분입니다 → 괜히 말해줘봤자 내가 손해만 보지. 나는 알려줄 생각이 없으니까 너는 평생 모르는 채로 있어라.
  •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B할 수도 있고... → 네가 눈 부릅뜨고 확인하고 있을 때에만 A, 네가 확인하지 않으면 무조건 B로 간다.
  • 말씀하신 부분은 검토 중입니다. 협의 중입니다. 내부에서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중입니다. 추후에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 그거 아무리 좋아도 너랑은 안 할 건데? 꺼져.
  • 서로 간의 오해로 인해 마찰이 발생했습니다. 의견 차이가 있어 갈등이 발생했습니다. 저희 측의 의도가 전달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전적으로 우리 잘못이긴 한데 그걸 인정하면 내가 욕을 먹겠지? 그러니까 너도 잘 한 것 없고 나도 잘 한 것 없다고 덮어 두기로 하자.
  • 대처가 미숙했다 /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 "다 우리 잘못이다." 이렇게 직설적으로 쓰지 못하는 이유는 이렇게 써버리면 조직 내부에서 '최소한의 자존심도 없는 구차한 사과를 했다'면서 반발이 나오기 때문이다.
  • 저희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난 아무 것도 해주기 싫으니까 그냥 네가 전적으로 용서하고 양보해라." 실제로는 하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상대 듣기에 좋은 소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쓰는 말.
강남에서 유명한 A논술학원의 관계자는 "1시간에 10만 원, 1회 수업 당 4시간, 주3회 수업"이라고 밝혔다. 한 달 과정을 수강하면 480만 원이 소요된다. 기자가 "이 정도 가격이면 전문 강사만 첨삭에 참여하는 것이냐"고 묻자 이 학원 관계자는 "만약에 학생이 많다면 수업하시는 선생님 말고 다른 분이 와서 첨삭할 수도 있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신문기사 중)

4.2 사기성 광고를 내놓을 때

이런 사기성 광고에 속으면 이나 시간을 크게 손해보게 된다.

  • 우리 대학은 00기업과 MOU를 체결해서 취업을 보장합니다. → 6개월 인턴, 최저임금, 정규직 전환 불가 블랙기업이긴 한데 취업률 숫자는 일단 높일 수 있었으니 나도 이익 기업도 이익. 너는 불이익
  • (신설학과, 신설 교육기관) 000 조건을 갖춘 이도 우리 교육기관을 선택했습니다. → 걔도 너만큼 어리버리한 바보다. 너도 시간낭비 돈낭비 할 것 같긴 한데, 넌 좀 어리버리해 보이니까 너도 좀 들어와서 돈내고 유료 베타테스트 좀 해줘.
  • 우리 대학을 졸업한 A씨는 B 취업에 성공할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습니다. C 취득에 성공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 A는 백수가 되어 방구석을 긁고 있더라. 너도 시간낭비 돈낭비 할 것 같긴 한데, 넌 좀 어리버리해 보이니까 너도 좀 들어와서 돈내고 유료 베타테스트 좀 해줘.
  • 우리 회사에서 시행하는 이 자격증을 취득하면 ㅇㅇㅇ이 될 가능성이 열려있습니다. ㅇㅇㅇ에 유리합니다. (가산점이나 특별채용에 대한 근거는 없음) → 이거 자격증 따고 나간 놈도 백수가 되어 방구석을 긁고 있더라. 너도 시간낭비 돈낭비 할 것 같긴 한데, 넌 좀 어리버리해 보이니까 너도 좀 들어와서 돈내고 유료 베타테스트 좀 해줘.
  • 홈페이지 수정작업 중으로 아직 반영이 되지 않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수정을 할 것이다. →정 억울하면 고소를 하면 바로 내릴게. 홈페이지 수정이 몇 년씩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우리가 누구를 사기 칠려고 하는 게 아니고, 그냥 우연에 우연이 겹쳐서 느린 거야.

4.3 서열 관계에서 기분나쁜 것을 하급자에게 강요할 때

4.3.1 왜 서열관계인가?

'눈치가 중요하다, 센스가 중요하다, 예절이 중요하다'라고 하는데, 이는 결국 '서열 관계 하에서 외부로 표현되는 말 뒤에 정반대 의도를 숨김으로써, 자기가 뒤집어쓸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갑질에 가깝다.

이런 표현들은 무례에 가깝다. 서열이 형성되어 있어 청자가 참아야만 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표현이다. 자신의 의견을 정반대 방법으로 표현하거나, 의사 결정을 상대에게 맡겨놓은 뒤, 자신의 의도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았을 때 상대를 비난하는 것은 도대체 어느 나라 예절인가? 이는 신사적인 태도도 아니고 어른스러운 태도도 아닌 그냥 갑질이다. 단순히 무례뿐만 아니라, 이런 무의미한 호들갑/허세/위선으로 인해 상호 관계에 있어서 효율성이 극도로 저하된다.

비유를 해서 이런 완곡표현만을 편의점에서 쓴다고 생각해 보자. 미친놈이 따로 없다

아저씨 : "야~ 스카치 테잎이 어딨더라?"

점원 : "손님 있으신 칸 바로 뒤쪽에 가보시면 있습니다."
아저씨 : "스카치 테잎이 어딨냐고."
점원 : "그 칸 바로 뒤쪽에 있습니다."
아저씨 : "아니, 이 양반아. 너는 눈치도 없고 센스도 없나? 내가 이렇게 두 번이나 묻기 전에 당연히 스카치 테잎을 찾아서 나한테 가져와야 될 게 아니야?"
점원 : "네?!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아저씨 : "너는 고객이 잘못된 부분을 이야기하면 겸손하게 듣고 내용을 받아들여야지 어디 대고 말대꾸야? 너 이 아르바이트 몇 년이나 했어? 너 이 따위 태도로 편의점에서 일하면 사람들 보기에 아주 나빠."
점원 : "..."
아저씨 : "그리고 여기 삼각김밥은 유통기한이 지났는데 내가 가져가도 괜찮지?"
점원 : "안 됩니다. 저희 규정대로라면 유통기한이 지난 삼각김밥은 폐기처분하게 되어 있어서요."
아저씨 : "뭐? 규정? 지금 규정을 따지고 드는 건가? 너 정말 답답하고 고리타분하다. 적당히 살자.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 사회생활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점원 : "손님, 드릴 수 없다고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아저씨 : "야, 다른 데서는 다 주던데 왜 너 혼자만 유독 고집불통으로 이상한 소리 하면서 사람을 우습게 만드는데?"
점원 : "다른 데 어디요?"
아저씨 : "..... 크흠. 어디서 어른에게 말대꾸야! 여기 컵라면이나 계산해. 영수증은 안 줘도 돼."
점원 : "1,050원입니다."
아저씨 : "야! 내가 영수증 주지 말랬잖아! 넌 아까 스카치 테잎부터 시작해서, 눈치도 없고, 예의도 없고, 말귀도 못 알아먹고, 알아서 챙기지도 못 하고,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네. 넌 안 되겠다."
점원 : "...안녕히 가세요."으 진상

4.3.2 완곡표현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가?

이런 강요성 완곡표현을 이해하지 못하면 괘씸죄를 크게 뒤집어쓰게 된다.[3]

평등한 집단에서는 '상대가 안 해줘도 상관없지만 그래도 해 주면 고마운 일'을 완곡표현으로 부탁하지만, 서열 관계 하에서는 '하급자가 안 하면 상급자가 기분나쁜 일 / 하급자가 하면 상급자가 기분나쁜 일'을 완곡표현으로 강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분나빠하면서도 그 이유를 말하는 대신 하급자를 자르거나 엿먹일 궁리만 하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는다.

더해서 이런 것들은 직무교육에서조차 잘 가르치는 경우가 드물다보니 직장생활 경험이 없는 사람은 그야말로 초짜 끔살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

예를 들어 기업 임원이 "요즘 젊은이들은 시킨 것만 기계적으로 할 뿐이지 창의성도 없고 패기도 없어서 문제"라고 말한다고 하자. 이걸 그대로 믿고 한국 기업에서 창의성 있는 개선안을 내놓거나 윗사람의 아둔한 의견에 대해 회사 발전에 해가 된다며 패기있게 말했다가는 직장생활 그대로 쫑나는 거다. 저 말의 뜻은 "딱히 요즘 젊은이들 깔 만한 구체적인 건수는 생각나지 않지만 그래도 한번 밟아서 내가 더 우월하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다"의 찌질한 완곡표현이기 때문. 어짜피 이런 사회의 쓰레기들사람들은 집에 가선 돈 벌어오는 노예 취급에 어딜가나 나이에 따른 열등감만 느끼기 때문에 이렇게 해서라도 대접받고 싶다는 마음의 발로가 이런 식으로 나타나는 경우이다.

또 다른 사례를 보자.

지역 대기업 A사에서 젊은 B상무가 협력업체와의 회의에서 말을 꺼냈다.

B상무 : "여러 사장님들, 의견 있으면 주시지요."
장내는 조용해졌다. 침묵을 깨고 납품업체 C사장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C사장 : "상무님께서 한 말씀 하라 하시니 하는 얘기인데, 요구하신 납품 단가가 너무 낮습니다. 아시다시피 원자재비는 하늘을 찌르는데 단가를 올리기는커녕 내리시겠다고 하니 너무 힘듭니다. 더구나 결제는 5,6년짜리 어음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래서는 저희 다 굶어 죽습니다."
B상무의 얼굴이 싸늘해졌다. 함께 한 납품업체 사장들은 돌발 사태를 어찌 수습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 못 할 뿐이었다. 차마 말 못 하고 꿀꺽 삼키고 있던 얘기였지만, C사장이 받아야 할 괘씸죄 때문이었다. 그 다음날 곧바로 C사장의 회사는 모든 납품이 끊겼다.
이 광경을 지켜본 대학 교수는 C사장에게 어떡할 것이냐고 질문했다.
C사장 : "뭐, 어차피 벌어져야 할 일이었습니다. 원재료비도 안 되는 단가로 납품하라니 불가능하죠. 다른 업체들도 얼마 더 버티지 못할 거예요. 진작 경쟁력을 길러 거래처를 다변화했어야 했는데..."

높은 사람이 '커뮤니케이션을 하자, 왜 조용히 있느냐, 소통을 하자, 의견이 있으면 줘 봐라'라고 했을 때 그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갑과 을 사이의 괘씸죄에 짓눌려서 계약이 끊기거나 회사에서 쫓겨나게 된다. 어우, 드러워서 진짜...

4.3.3 서양과의 차이점

다국적 기업에서도 물론 완곡표현은 있으며 이런 차이가 있다.

  • 반대로 이야기하는 표현은 거의 없다. 예를 들어 야근해줬으면 좋겠는데 "일찍 가도 돼"라고 말해놓고 일찍 가면 화내고 고과 불이익을 주는 경우는 없다. 서양에서 완곡표현을 이런 데에 사용한다면 "회사 일이 많이 바쁘니 조금 더 고생해줬으면 한다" 같은 식의 표현이 된다.
  • 어기면 화나는 일에 대해 괜찮다고 말하는 표현 역시 거의 없다. 예를 들어 창문을 닫아달라고 하고 싶은데 "창문 안 닫아도 돼"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지금 춥지 않냐" 정도 안에서 해결된다.

4.3.4 갈굼, 내리갈굼

예시는 해당 항목 참조.

  • '다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 → 자기 자신을 위한 말을 시작할 때
  • '지금부터 하는 말 기분 나쁘게 듣지마' → 기분 나쁜 말을 시작할 때

4.3.5 뭔가를 서열관계 하에서 시킬 때

  • 윗사람이 "야~ 스카치 테잎이 어딨더라?"라고 했다고 치자. 이 때 눈치없는 사람은 "아까 창고에서 봤는데요." 같은 식으로 대답한다. 눈치빠른 사람이라면 "제가 곧바로 찾아오겠습니다.", "제가 갖다 드릴까요?"라고 대답할 것이다.[4]
  • 윗사람이 "A씨는 그 자리에 올 필요가 없어요."라고 했다고 하자. 이 말은 '올 필요는 없지만 와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오지 마라. 오면 화내겠다"는 뜻이다.
  • 윗사람이 "지금 한가하지?"라고 묻는다면, 뭔가 시킬 일이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여기에다 대고 '바쁘다'고 했는데 그 바쁘다는 이유가 윗사람이 생각할 때 별 것 아니라면 화를 돋구게 된다. 여기에 가장 적합한 대답은 "네/아니요" 같은 단답식 대답이 아니라 "뭐 할 일 있나요?" 정도. 진짜로 바쁘다면 육하원칙에 따라(...) 내가 하고 있는 일을 구체적으로 대답한 후 "괜찮으시다면 지금 맡은 부분을 끝내고 처리해드려도 괜찮을까요?"가 된다.
  • 그리고 '윗사람이 생각할 때 별 것 이라고 생각하는 일'은 정말 다급하거나 중요한 일이 아닌 경우[5] 지시를 내리는 윗사람보다 더 윗사람이 시킨 일이다. 신입사원 A가 있고 계장 B가 있고 부장 C가 있다고 하고 예시를 들어 설명해 보면, B가 A에게 '바로 거래처에 줘야 하니까 지금 계산서 뽑아야 하니 뽑아라.'라고 말했을 때 A가 'C 부장님이 목이 마르신지 밖에서 커피 좀 사오라고 하셔서요....'라고 하면 매우 합당한 바쁜 이유가 된다. 상식적으로 거래처에 줄 계산서 작성이 커피 심부름보다 더 바쁘고 다급한 데다 중요한 일이지만 더 상급자인 부장이 시킨 일이라서 바쁜 일로 인정이 된다. 이 말은 일이 중첩될 경우 시킨 사람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더 높은 사람의 일을 먼저 처리해야 하며, 어지간해선 시킨 사람도 무시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 윗사람이 "칼퇴근 해도 돼. 휴가 마음대로 써도 돼." → 이 말만 보고는 판단할 수 없고, 다른 사람들이 쓰는지를 보고 판단하면 된다. 다른 사람들이 칼퇴근도 하고 휴가도 쓴다면 이 말은 "하면 됨"의 뜻이고, 다른 사람들이 야근을 하고 있고 휴가도 쓰지 못한다면 "하면 보복하겠다"의 뜻이다.
  • 다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 → "지금 너의 선택은 나에게 손해를 끼쳐." 정말로 자기 자신의 이익이 없고 상대에게만 이익을 주는 것이라면 성인기에는 웬만하면 싸워 가고 이미지 깨 가면서 강요하는 대신 뒷담화를 하는 정도로 넘어간다. 혹은 처음부터 아예 말해주지 않는다.
  • 유도리 있게 살자, 좋은 게 좋은 거다, 사회생활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너 꼬치꼬치 따지지 마라. → 부조리를 유지해야 내가 기득권을 챙길 수 있다. 네가 부조리에 대해 밝혀내려는 시도를 하면 배척으로 보복하겠다.
  • 우리는 원래 그렇게 해 왔어. / 우리 때는 안 그랬어. → "이게 나한테 유리하니까 너는 좀 닥쳐라." (자기 자신에게 불리한 규칙이라면 수십 년 전의 규칙을 그렇게 무리하게 적용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드물다.)
  • 내가 너 그럴 줄 알았다 → 나 무시하더니 이유는 모르겠다만 하여튼 보기좋게 망해서 기분좋다.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고, 너의 삽질로 인해 내가 더욱 돋보일 수 있게 되었구나.

4.3.6 이중잣대 표현 쓰기

이런 표현으로는 겉으로는 '지식/능력의 우열, 예절이나 태도의 부재'로 가장하지만, 실제로는 서열 표현에 의한 요구와 비난이므로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이 표현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서 문제점을 찾으려 할 필요 없다.

  • 규칙을 어겨야 할 때
높은 사람이 어길 때 : "이런 게 바로 융통성이라는 거야." / "사람과 사람 간에 이 있는 거지." / "사회생활은 원래 이런 식이야." / "융통성 진짜 없네. 너 사회생활 못 하겠다."

낮은 사람이 어길 때 : "넌 규칙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선배와 상사를 우습게 여기고 제멋대로 행동하는군, 여기가 자기 집인 줄 아나 보지?" / "조직이 유지되려면 지켜야 할 규칙이 있는 법이야. 악법도 법이라는 말이 있어. 질서에 순응해야지. 너 사회생활 못 하겠다."

  • 상대가 못 알아들을 때
높은 사람이 못 알아들을 때 : "의사표현 능력이 떨어져서 너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겠다."

낮은 사람이 못 알아들을 때 : "넌 왜 그렇게 멍청하니? 눈치가 없고 센스가 없다. 넌 말귀를 왜 못 알아듣니?

  • 뭔가를 모를 때
상급자가 모를 때 : "이런 것까지는 몰라도 된다. 왜 상부에서는 이런 쓸데없는 것까지 배우라고 시켜서는 사람을 귀찮고 힘들게 만드는지..."

하급자가 모를 때 : "너 어떻게 이런 것도 몰라? 이런 거 하나하나까지 가르쳐줘야 되냐? 요즘 애들 대학 나오고 대학원 나와도 아무 짝에도 쓸모없네. 거기다가 미리 배우려고 드는 책임감도 없고, 모르면 모른다고 인정할 줄 아는 겸손함도 없어. 이런 애들을 데리고 일하려는 나 자신이 한심하다 한심해."

  • 직설적인 의사소통을 원할 때
높은 사람이 못 알아들을 때 : "빙빙 돌려말하지 말고 똑바로 요점만 말해."

낮은 사람이 못 알아들을 때 : "원하는 것이 뭔지 정확하게 말해 주시면 간단하게 끝날 일입니다" 이러면 잘린다. 이럴 때는 겉으로 알아들은 척 한 뒤 아랫사람끼리 모여서 '윗사람의 말의 뜻을 해석하는 회의'를 하는 게 한국 직장문화다.

  • 예절을 어겼다 문제가 되었을 때
높은 사람이 어겼다 문제가 되었을 때 : "잘못할 만큼 했으니까 따끔하게 혼내준 것일 뿐이다." / "듣는 사람이 꼬아서 받아들이니까 바른 말을 해도 엉뚱하게 화를 내는 거지." / "나는 잘못한 거 없어. 하급자가 거짓말을 꾸며낸 것 뿐." / "서로 간에 오해가 있어서 그래." / "그 하급자가 사회 부적응자라서 그래." / "나는 그런 말 한 적 없어."

낮은 사람이 어겼다 문제가 되었을 때 : "싸가지 없는 새X라서 그래. 당장 쫓아내야 한다고."

  • 미운 아랫사람을 밟을 때
(1) 업무지식이 모자란 아랫사람을 밟을 때 : 대학 나왔다는 놈이 이런 것도 모른다. 요즘 대학에서는 뭘 가르치는지 모르겠다. 도대체 아는 게 없다. 이런 것조차 가르쳐주지 않으면 모른다. 월급이 아깝다.

(2) 업무지식이 대등한 아랫사람을 밟을 때 : 쥐뿔만큼 안다고 해서 그 같잖은 이야기를 전문가 앞에서 풀어놓는 것을 보니 지식뿐만 아니라 인성까지 의심스럽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더니. 제까짓것이 알아봤자 얼마나 안다고 버릇없이 구는가?
(3) 업무지식이 상급자보다 월등한 아랫사람을 밟을 때 : 자기 혼자 잘났다고 자기 방식대로만 일할 뿐, 다른 사람에게 협조를 구하지도 않고 협업하려 들지도 않고 자기 혼자 모든 보상을 독차지하려 든다. (혼자 수행하는 업무에 대해) 업무성과가 조금 좋다고 해서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고 위아래를 무시한다. 성과는 몰라도 태도가 글러먹었다.

즉, 지식을 쌓으라고 갈구는 건 (1)일 뿐이고, 지식을 쌓아오면 (2)로 갈굼 당하는 건 똑같다. 이런 갈굼은 직급이 같아져야 사라진다.

4.3.7 별도의 문서가 있는 경우

4.4 평등한 관계에서 지적이나 불만의 표출

완곡표현이 문제없는 경우 중 하나이다. 안 좋은 이야기, 지적, 불만을 표출하면 청자가 상처받거나 화내기 쉽다. 이 때문에 덜 상처받도록 돌려서 표현할 수 있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것과 유사하지만, 교과서에서 모두 다루지는 않으므로 주의.

  • 노트북을 좀 더 조용히 써 주셨으면 좋겠어요.[6]
  • 사람 바로 옆에 있는 창문을 호들갑 떨면서 열고 닫음[7]

4.5 대답을 흐릴 때

질문에 대답하면 자신이 말을 퍼뜨렸다는 책임을 져야할까봐, 혹은 대답해주기 기분나빠서, 혹은 대답해 주면 자신의 악함이 드러날까봐 일부러 대답해 주지 않는 것이다.

  • (대답해 주지 않고 다들 웃기만 함)
  • "군대 갔다왔는데 그런 것도 모르냐? / 나이가 얼마인데 이런 것도 모르냐? / 대학 나왔는데 이런 것도 모르냐?" → 실제로는, 당연히 모를 수밖에 없는데 모르는 것에 대한 책임을 서열 관계 하에서 전가하기 위한 멘트로 작용한다.
  • "그런 건 네가 알아서 해야지." → 알려주기 싫어/몰라/니가 알아서 알아내라/그런거 알려주면 네가 치고 올라오니까 내가 짤릴 것 같다.
  • "모르면 술이나 마셔라." (당연하지만, 술을 마신다 해도 질문에 대한 답과는 관계가 없고 해결도 되지 않는다.)
  • 거절 또는 부정적인 대답

"당사의 사원모집에 관련한 면접에 참석하여 주심을 감사 드립니다. 귀하의 인상적인 경력 및 면접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많은 지원자들로 인해 최종 전형 결과 합격하지 못하였음을 통보 드립니다. 아쉽지만 귀하의 면접 참석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 드리며 앞으로의 귀하의 취업에 좋은 결과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스펙이든 면접이든 간에 경쟁에서 패배해서 떨어뜨렸다는 이야기이지만, 그렇게 솔직하게 말하면 잠재적인 고객이 화가 나서 더 이상 기업을 이용하지 않을까봐 돌려말해 주는 것이다. 눈치가 빠르면 "아 여기서는 내가 필요없다네" 정도로 알아듣게 된다.

4.5.1 가르침을 줄 때

완곡표현을 써서 대답을 흐리는 가르침은 남들에게 대놓고 말하기 부끄럽거나, 자신이 그런 대답을 했다는 것이 남들에게 알려지면 꼰대로 낙인찍히지만 실제로는 관행적으로 다들 하고 있는 것과 같다. 이 때문에 성인기 '사회생활'에 대한 가르침을 청하거나 질문을 할 때에도 그 대답을 완곡표현에 주의해가며 읽어야 한다.

예시 : 저희가 신입사원으로서 일으키기 쉬운 문제가 무엇인지 가르쳐주세요.

요즘 신입사원들은 의사소통(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하다. 협동심과 리더십이 없다. 소통하지 않고 개인주의에 빠져 지낸다. 훌륭한 신입사원이 되려면 이런 태도를 버리고 동료와 협업해야 한다.

전략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 시야가 좁아서는 안 된다. 비즈니스 감각을 가져야 한다.
→ "'상사가 시키지 않았지만 상사가 더 높은 상사에게 칭찬받을 수 있는 뭔가를 해내고, 상사가 보완을 지시하지 않았지만 상사가 더 높은 상사에게 갈굼당할 거리를 미리 제거한다. 상사의 비위를 항상 맞추고, 상사가 헛소리를 하며 사람을 괴롭히면 표정관리하면서 참는다."

예시 : 제가 특정 업계 취업을 하기 위해 준비중입니다.

갑 : 제가 AAA라는 것을 준비했습니다. 업계 취업을 위해 도움이 될까요?

을 : 글쎄요. 대답하기 정말 힘든 질문이네요. 지금까지 업계 취업에 무엇이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거든요. 정답은 없습니다. AAA가 사고력과 창의력을 높여준다는 면에서 적어도 고려 요소에 들어가긴 하겠지요.
-> 아무 짝에도 쓸모 없다. 하지 마.
cf)
병 : 제가 DDD라는 것을 준비했습니다. 업계 취업을 위해 도움이 될까요?
을 : DDD의 영향력은 절대적입니다. DDD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DDD는 잊지 못할 교훈을 남겼고 저에게 큰 자신감을 주었습니다. DDD는 짜릿할 만큼 흥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 강력 추천.

4.5.2 인터넷 상에서 대답을 흐릴 때

인터넷 사이트에서 어떤 질문에 대한 답변성 댓글 'A'가 있고 거기 대한 반응 B이 달린다고 하자.

  • "OO 집단에 속한 사람들한테 물어보는 건 전혀 도움이 안 돼요. OO 사이트에서 물어보는 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세요? 이런 곳에서 듣고 중요한 결정을 하기는 너무 위험하다는 생각 들지 않으세요?" (물어본 것에 대한 대답, 또는 어디서 물어보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는 절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 "이런 건 직접 현장에 가서 알아봐야 하는 거예요." (자기 자신은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지만, 그 내용은 절대 인터넷 상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다)
  • "A 쓴 사람 정말 한심하고 멍청하네요. / 정말 가엾고 딱합니다. / A 쓴 사람은 돈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네요." (그냥 '싫다'는 표현일 뿐, 맞는 이야기가 무엇인지는 절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 "A 완전 헛소리이고 틀렸네요. A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예요. A같은 거짓말을 믿고 잘못된 선택을 할 어리석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불쌍합니다. 이런 거 읽고 진실이라고 판단하지 마세요. 고작 카더라로 들은 것을 믿지 마세요. " (정확한 정보가 무엇인지는 알면서도 절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런 댓글을 써서 A를 비난하는 것은 불편한 진실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면 다단계 판매에서 부정적인 답변이 나올 때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부정적인 답변을 하위라인이 믿고 탈퇴하게 되면 상위직급의 계급이 급강하 떨어짐과 동시에 받는 수당이 줄어들고, 최악의 경우에는 내가 받은 수당을 다시 뱉어내는 경우까지 생겨서 망해버리기 때문.

하지만 확실히 진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므로 직접 확인이 필요하다. 주로 다음 두 가지를 함축한다.
(1) A 댓글은 B를 쓴 사람을 기분나쁘게 한다.
(2) A 댓글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확인해주기 싫다.

4.6 특정 집단에서만 쓰이는 단어

<직장생활>
여기 나온 말들은 초중고나 대학에서는 쓰지 않는 말이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아빠가 통화할 때 이런 말 많이 한 것 같다-

  • 식사 하셨어요? 식사 맛있게 하셨어요? → '안녕하세요?' (직장에서 식사에 관련된 질문은 식사를 먹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삿말이다. 여기 대고 '맛이 없었다, 먹지 않았다' 같은 대답을 하면 낭패를 당한다)
  • 언제 한번 봐요. 언제 밥 한번 먹어요. → '안녕히 가세요' (밥을 먹자거나 술을 마시자는 뜻이 아니므로 이렇게 오해하면 낭패를 당한다) 직장 생활은 모든 것이 밥으로 통하나보다.
  •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이직한 후에도 우리 자주 만나요. → 나 다른 데로 간다. 나한테 돈 줄 거 아니면 연락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 담배 한 대 피웁시다. → 힘드니까 잠시 좀 쉬었다 합시다.[8] 내 폐가 힘들어 담배 꺼

<특정 업계 (단체, 협회)>

  • 업계에서 지켜야 할 규칙이다. 직업 윤리이다. 꼭 지켜야 할 불문율이므로 이유를 따져보는 사람은 족쳐야 한다. → 이런 규칙들을 어기는 이탈자가 있으면 독과점이 깨진다.

4.7 남을 조롱하고 비난할 때

<상대를 밟아 주고 싶을 때>
'구체적으로 잘못한 것이 없는 상대'를 깎아내리고 바보 취급하고 조롱하기 위한 목적으로 완곡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 학벌이 좋은 상대에게 : "명문A대 나와서 그것밖에 못 하냐?" (갈구는 사람은 명문 A대 출신보다 실력이 떨어지는데도 열폭해서 갈굼)
  • 학벌이 나쁜 상대에게 : "고졸이라서 그런지 이것밖에 못 하냐?" (갈구는 사람은 고졸 출신보다 실력이 떨어지는데도 열폭해서 갈굼)
  • 자신이 조롱하거나 배척해서 화나게 만든 상대에게 : "걔가 한 성깔이 있더라, 조직에 어울리지 않는다, 피해의식이 심하다, 명문A대라 그런지 대인관계가 서툴고 사회성이 떨어진다"

이런 완곡표현에 당하는 사람은 어수룩한 사람이 많다.

  • 이런 데 대해 버럭하고 소리지르고 정색하고 화내면, 무성한 뒷담화, 이간질, 가십, 은따, 배척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선제공격을 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격한 사람은 아무 탈이 없고 공격당한 사람만 집단에서 쫓겨나는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업무적으로 잘 하더라도 뒤에서 험담을 당하고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 이런 데 대해 힘들더라도 웃어 넘기면서 능구렁이처럼 완곡표현으로 맞받아쳐야 상대를 납작 누르게 된다.
  • 꼬인 소인배는 어느 조직에나 존재하는 만큼, 조직을 바꾸어 이직함으로써 해결하려 하면 힘들다.

<은따를 시킬 때>
자세한 예시는 은따 항목 참조.
(장난성으로 한 번으로 그치는 경우 해당하지 않고, 계속 이어져야 여기 해당한다.)

  • 여러 명이서 함께 식사나 술자리에 갔는데, 눈 앞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을 빼놓고 귓속말로 대화한다.
  • 대화를 듣고 있으면 "다른 데 보라, 뭘 들으려고 하느냐"고 그런다.
  • 쳐다보면 "다른 데 보라"고 그런다.
  • 전혀 문맥에 맞지 않게 이런 대화가 나온다. "(나이 어린 OO)과 수준이 비슷한 것 같다, 미필과 수준이 비슷한 것 같다, 눈치가 없다, 군대 갔다온 거 진짜 맞냐? 군대 다시 갔다와야 하지 않나? 이런 자리에 그쪽이 있어도 되나? 자리가 불편하지 않으시냐?"

<비난할 때>

  • OO 씨는 참 시크해. → 시크함의 이유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면 돌려말하기가 아니다. 반대로, 시크함의 이유에 대한 설명 없이 시크하다고만 하고 말을 마친다면 '내 비위를 맞춰 주지 않아서 짜증난다'의 뜻이다.
  • OO 씨는 세상살이를 책으로 배운 것 같아. 너 사회성 떨어진다. 자기만의 세상에 사는 것 같다. 혼자만의 세상에 사는 것 같다. 사회생활 못 하겠다. → 나는 너무 화가 나서 너를 여기서 쫓아내고 싶어.
  • 왜 그렇게 사냐? 이걸 일이라고 해온 거야? → (=욕설)
  • 혼자만의 기대이다. 순진하다. 다시 생각해 보라. 사회생활 안 해 본 티가 난다. 미필 티가 난다. 경험이 없어서 그런가 보다. → 혼자 헛소리 하고 있네.
  • 미안할 짓을 왜 하냐 → 안 받아준다고 말해버리면 내 체면이 깎이겠고, 받아준다고 말하려니 내가 아직도 기분나빠. 좀 더 숙여서 비참하게 사과해라.
  • 지금 너만 힘든 줄 아냐[9], 매사를 긍정적으로 봐라 → 불평하지 말고 까라면 까라.

4.8 가식

<약속의 범주에 들어간다고는 전혀 생각지 않지만, 상대에 대한 적의가 없음을 드러내기 위해 하는 말>

  • 언제 한번 밥 같이 먹어요.
  • 언제 한번 술 한 잔 해야죠.
  • 언제 한번 놀러오세요.
  • 언제 한번 식사해야죠.
  • 다음에 시간날 때 한번 봐요.

이런 인사치레를 진담으로 믿고 "저 사람과 식사 약속을 잡아야지. 저 사람과 술 약속을 잡아야지. 저 사람에게 놀러가야지. 저 사람과 만날 약속을 잡아야지."라고 생각하면 5~7차례쯤 거절당하다가 인간관계 자체가 끊긴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만약 하소연이라도 하는 불상사를 저질렀다면, 주변 모든 성인으로부터 '멍청이'라며 조롱을 당하게 된다. 진짜로 밥/술을 같이 먹거나 만나고 싶을 때는 위쪽에 나온 것처럼 두루뭉술하게 말하는 일은 절대 없고, "혹시 OO일 OO시 정도에 시간 되시나요?"라는 식으로 상대의 스케줄부터 확인한다.

<사실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지만, 상대에 대한 적의가 없음을 드러내기 위해 하는 말>

  • 오늘 정말 좋은 분들과 함께 해서 무척 기쁘네요.
  • 오늘 모임/강연/세미나에 참석하게 되어 정말 즐거웠습니다.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 덕분에 많은 것들 배우고 갑니다.

<상대에 대한 적의가 없음을 드러내기 위해 하는 칭찬>

  • "A씨가 우리 팀에서 최고야, A씨 덕분에 잘 해결되었어" : 이런 인사치레를 진담으로 믿고 "저 분이 나를 대단하게 생각하는구나, 저 분은 내 편이야" 같은 식으로 혼자 착각하는 경우 큰일난다.

4.9 연애에 있어서

(남자가 여자를 업어주는 상황)

여 : 오빠 저 무겁죠?
남 : 무슨 소리~ 우주에서 제일 가벼워!
(우주에는 중력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10]
마음의 소리 중에서.

이런 거

그린라이트, 등이 이 의미의 완곡표현에 들어가는데, 둘 중 누가 누구를 더 좋아하는가가 연애 권력을 잡는 것과 연결되기 때문에 완곡표현을 사용해 상대에게 명시적으로 알리는 것을 차단한다.

자세한 예시는 여자어, 라면 먹고 갈래?, 그린라이트 항목 참조.

  • 여자어 : '여자->이성적으로 관심없는 남자', '여자->남자친구' 관계 등 "이성적으로 연관되는 남자"에게 쓰이는 표현이다. 해당 항목 참조.
  • 소개팅 : 소개팅에서 원하는 상대를 찾으면서도 속물적으로 보이지 않는 화술, 소개팅에서 상대가 내가 원하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 판별하면서도 속물적으로 보이지 않는 화술, 소개팅에서 원하지 않는 상대를 거절할 때 쓰는 화술을 다루고 있다.
  • 그린라이트,

4.9.1 연애 조언에 있어서

연애 관련 조언도 완곡표현으로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조언받는 사람은 진의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조언으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된다.

"너무 네가 착해서 거절하는 거야. 난 나쁜 남자가 더 좋아서 너를 거절하는 거야. 내 타입/취향이 아니라서 거절하는 거야. 매력을 잘 모르겠어서 거절하는 거야. 자신을 사랑하지 않아서 거절하는 거야."

= "네가 매력없어서 싫어. 못생기고, 뚱뚱하고/왜소하고, 키작고, 성격도 나쁘고 집착하는데다, 유머도 재미도 없고, 내 관심사도 모르고, 말도 더듬고/너무 사기꾼 같고, 사회상식에 어긋나는 기분나쁜 언행을 하고, ... , 여러가지 이유로 싫어! 나 좋다는 다른 남자들이 훨씬 나아! 저리 가!왜 구체적으로 시비냐 "

예를 들어서 이런 조언을 들었다면,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찾는데 집중하기보다는 보편적인 여성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외모관리, 말투, 행동, 직업, 재산, 배려, 사회성 등 다양한 요소가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4.10 립서비스

상대를 기분 좋게 할 목적으로 쓰는 완곡표현. 실속 없이 말로 겉만 꾸미는 일을 가리키는 단어.

<호의를 베풀 때>

  • 택시에게 팁을 줄 때: 바쁘니 거스름돈은 주지마세요. → 팁입니다
  • 김화백 버전은 잔돈(거스름돈)은 자식들 과자나 사주라고 한다. 그러면서 돈을 조금만 준다. 어쩌면 동행인에게 자신의 권위를 과시하면서 남을 배려하는 듯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걸지도 모른다.
  • 어른들이 어떤 가족을 만나면서 어린아이에게 예쁘다며 돈을 주는 것은 아이가 예뻐서가 아니라 그 부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또는 그 부모에게 감사하기 때문이다.
  • 유치원 교사들은 학부모 면담 때 아이의 단점은 말하지 않고 몇가지 장점만 나열해 여기에 약간의 픽션을 보태 아이가 천재라는 식으로 말한다. 사실 이는 진짜 천재라서 말하는 게 아니라 그 학부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다.

4.11 정책 분야나 광고 등에서 본심을 숨기고 좋은 말로 포장하려는 경우

"비둘기들이 스스로 먹이를 찾아 생태계의 당당한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먹이투척금지)."

= "유해조수인 비둘기의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비둘기한테 먹이주지 말고 굶어죽게 내버려둬라."

"원만히 대화로 해결했으면 한다." - 리쌍 곱창집 사건에서의 정의당 중소상공인부[11] 논평[12]

= "우린 여기 관심없다. 법적으로도 논리적으로도 우리 쪽이 아니라 저쪽이 키를 쥐고 있다. 우리가 나서봤자 좋을 것 없다."

"전기를 아끼자"

= "일반인들아 전기를 덜 써라. 그래야 남는 전기를 산업현장으로 보내지."

4.12 별도의 항목이 개설된 완곡표현

5 여담

개그맨 김학래가 충청도 출신 개그맨이 많은 이유가 직설적 화법을 쓰는 다른 지역들과 달리 충청도에서는 이러한 완곡표현 또는 간접화법을 많이 쓰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가 있다. 예컨대 흔히 아들이 서울대를 간 경우 서울 사람들은 아들에게 축하해 주라면서 직접적으로 얘기하지만, 충청도에서는 누군가가 "아들이 서울대 갔다면서요? 공부 참 잘했나봐요"라고 물으면 “아유, 뭐 우리 애만 가요? 남들도 다 가는 거유~”라고 대답한다고 한다. 이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고 한다. 남자 개그맨들이 연애를 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
  1. 서로 간의 의사소통이 있을 때 책임 소재가 듣는 이에게 있으면 청자 중심, 말하는 이에게 있으면 화자 중심이라고 한다.
  2. 사무직은 중산층의 관습과 불문율을 따른다. 따라서 학생 등이라도 중산층이나 상류층이라면 알아들을 수 있다.
  3. "찍히다, 눈총을 사다, 밉상으로 취급받다" 등으로 표현한다.
  4. 상하관계라는 것이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쥐어짜는 것이기 때문. 그러니까 아랫사람은 윗사람이 조금이라도 여유를 더 느낄 수 있게 불나방처럼 희생하는 것이다.
  5. 사람이 죽고 다치거나 중요 거래처와의 일, 정말 높은 상급자의 방문, 정부 혹은 상급기관의 검열 정도가 아닌 경우.
  6. 숨겨진 뜻 : 시끄럽게 타자치지 마라. 열받는다.
  7. 숨겨진 뜻 : "몸에서 나는지 입에서 나는지 옷에서 나는지는 모르겠는데 너 냄새 진짜 심하게 난다. 짜증나."
  8. 이런 이유 때문에 금연운동이 노동자들을 착취할려는 자본가들의 음모라는 주장도 있다. # 즉 담배를 끊는다는 것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도 있지만, 그보다는 자신을 고용하고 있는 고용주에 대한 처세술 성격도 띄고 있다.
  9.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아프리카 난민들에 비하면 넌 행복한 줄 알아라"가 있다.
  10. 정확히 말하자면 무중력이 아니라 무중량 상태이다.
  11. 당대표 아니다.
  12. 물론 원론적인 말 조금만 하는 것 자체가 여기 다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