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분의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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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xtans, Sex

혹시라도 약칭을 보고 이상한 생각은 하지 말 것

사자자리바다뱀자리사이에 끼어 있는 조그만 별자리. 후대에 만들어진 별자리들이 거의 다 그렇듯이 비어 있는 하늘의 공간에 땜빵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1] 이름과 형태가 매치되지 않는다. 하지만 후대에 만들어진 땜질용 별자리 치고는 꽤 그럴듯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일단 사자자리와 바다뱀자리 중간에 있다...고는 하는데, 가뜩이나 작고 어두운 별(5등성 이하)들로만 되어 있어서 어지간해서는 눈에 띄지도 않는데다 바로 옆에 있는 크고 아름다운 바다뱀자리 별들과 섞여 있어서 찾기가 더 어렵다.

이 별자리를 만든 천문학자 헤벨리우스는 1679년 9월 어느 날, 자택에서 연구에 몰두하다가 순간의 실수로 집에 불을 내고 말았다. 본인이 이에 대해 말하길, 불의 신이 천문의 여신을 정복해서 이렇게 된 거라나. 급한 대로 중요한 물건들은 일단 건졌지만 20년 동안 애용했던 육분의는 건지지 못해 결국 허망하게 불타버리고 말았다. 이 일이 있은 후 헤벨리우스는 사자자리와 바다뱀자리 사이에 새로 육분의자리를 만들어 자신의 부주의를 경계하는 의미로 삼았다고 한다.

참고로 이 별자리 이름의 '육분의'란 천체의 고도를 측정하는 도구로 천문학이나 선박의 항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물건이다. 위키러들은 대항해시대 시리즈를 하면서 이름만 많이 들어봤을 듯.
  1. 대다수 남반구의 별자리들을 포함한 후대의 별자리들이 만들어진 경위가 거의 대부분 이런 공간 메우기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