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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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공산당 선언』 친필 초안,
칼 마르크스의 주석이 있는 『자본론』 제1권 사본
[1]
국가·소장국가 : 네덜란드/독일
소장 : 네덜란드 국제사회역사연구소
등재유형기록유산
등재연도2013년
제작시기

1 개요

카를 마르크스가 집필하고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편집한 서적. 1859년 마르크스의 저술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2][3]의 연장선상에서 집필되었다. 참고로 "자본론"이라는 단어는 일본어 번역을 그대로 베껴온 것(중역)으로, 직역하면 "자본"이 옳다. 사실 '~론(論)'으로 끝나는 대부분의 고전이 데카메론 빼고 그렇다.

1867년에 1권("정치경제학 비판")이 출간. 마르크스 사후에 엥겔스가 2권(1885, "사회주의 비판")부터 3권(1894, "경제학의 역사")을, 1905년~1910년 카를 카우츠키가 4권까지 정리하여 출간했다. 마르크스는 제2권, 3권의 원고도 1865년 무렵 이미 써 놓았으나 손보며 미루다가 결국 끝맺지 못했다. 하지만 대신 그 작업을 마무리한 엥겔스는 제2권 제1판 서문에서 “내가 개조하거나 삽입한 분량은 모두 합쳐야 인쇄된 쪽수로는 10쪽에도 못 미치는 것”이라고 했을 정도로 마르크스가 남긴 원고를 원문 그대로 살리려 애썼다. 마르크스의 또 다른 유고인 ‘잉여가치학설사’는 엥겔스도 마무리짓지 못해 카우츠키가 1905년에야 <자본> 제4권(3권 분책)으로 출간했다. 일반적으로 <자본>은 제3권까지를 이르는 것이지만 엄밀히 얘기하면 4권도 넣어야 한다. 몇 가지 원대한 학문적 구상은 이루어지지 않은 미완성작이지만 그래도 영향력은 갑 중의 갑. 영어판 사이트.[4]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본가와 그렇지 않은 프롤레타리아(노동자)로 사회계급을 분류하였다. 노동자가 만들어내는 '상품'은 노동자의 '노동시간'을 통해 만들어진것이고 이 '노동시간'에는 자본가들을 위한 잉여시간과 '상품'을 만들 수 있는 '필요시간'이 포함되는데 이때 '잉여시간'을 통해 자본가들은 이윤을 남긴다고 하였다. 따라서 자본주의 사상에서 이러한 자본회전은 노동자들과 자본가들의 빈부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가 되어있다고 주장하고 있다.[5]

마르크스는 이 '공황'이 일어나는 이유를 '생산의 무정부성' 때문이라고 하였는데 자본주의사상에서는 개인의 사유재산이 무한에 가깝게 요구할 수 있으며 자본가들의 이윤추구를 위해 더욱 더 대출하고 더욱 더 생산함에 따라 '생산'을 함에 있어 누구도 간섭할 수가 없게된다. 결국 수요공급을 따라잡지 못하고 포화상태가 일어나게된다. 수요와 공급 법칙으로는 이런 '불황'[6]상태와 균형점이 되는 가격을 설명할 수 없는데 자본론에서는 마르크스가 자본주의의 구조적 원인 때문에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가치설이 주된 원리로, 신고전파 경제학의 필수요소한계효용이론이 나오기 전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7]

2 판본

20세기 세계를 양분한 거대한 사상의 성서인 만큼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마르크스 본인이 직접 저술한 독일어판 외에 영어판, 프랑스판 등이 있다. 영어판의 경우 그나마 마르크스가 직접 신경 쓴 본이다.[8] 마르크스가 영국 고전경제학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영어본이 차라리 마르크스가 읽었던 원전들의 언어로 참맛을 더 살릴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영어 번역본도 한 종류가 아니기 때문에 평이 갈리는 편. 프랑스어 판의 경우 마르크스가 생전에 1권의 프랑스어 번역에 직접 개입했었다. 따라서 1권 프랑스어 번역본은 마르크스의 의도가 생생히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3권도 마르크스가 생전에 남긴 프랑스어로 쓴 참고본도 있다고 한다.#

2.1 국내 번역본

일제강점기에는 당연하게도 일본어판 자본론을 읽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적어도 서너가지 버전의 일어판 자본론이 존재했고, 이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국내에서 자본론이 번역되어 제대로 유통된 것은 1980년대 후반 이후의 이야기다.

2.1.1 '서울출판사'본

놀랍게도 해방 직후에 발간된 한국어판 자본론이 있었다! 1947~48년에 서울출판사에서 최영철, 전석담, 허동의 공역으로 자본론이 발간된 적이 있었다. 물론, 얼마 안 가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이 책들은 금서 처리가 되었고 현재 이 책은 중고서적 수집가들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이 책은 "맑스 엥겔스 레닌연구소판"(편집자 아도라츠키)와 독일어 대중판을 대본으로 삼아서 번역했다고 한다. 엥겔스판, 영어판, 타케바타케 모토유키의 일본어 역(개조사판), 하세베 후미오(長谷部文雄)의 일본어 역(일본평론사판)을 참고했다고 한다. 불어와 러시아어 판은 참조를 못해서 아쉬웠다고.[9]

2.1.2 '이론과 실천'본

1987년 '이론과 실천' 출판사에서 '자본'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당시 상황으로 인해 번역자는 '김영민'이란 가명을 사용했다. 독일어 원본을 번역한 것이나, 매우 직역투라 읽어 나가기 어렵다는 평이다. 그리고 출판사 사장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었으나 검사가 이적표현물임을 입증하지 못하였고 석방 항의서가 빗발치자 곧 풀려났다. 1권은 성공회대 김준 교수가 번역, 동아대 강신준 교수가 감수 보완하였으며 2, 3권은 강신준 교수가 김준 교수에 이어 번역하였다.

2.1.3 백의출판사의 "자본론"

1989년 백의 출판사도 자본론을 발간했다. 그런데 이 책은 북한의 '조선노동당출판사'에서 간행한 <자본론 제2권>(1957년)을 일본 학우서방에서 번각한 것을 대본으로 삼아, 극히 일부만을 수정하여 편집·발행한 것이다. 이로 인해 백의출판사 대표는 당연하게도 감옥에 갔다(...).

2.1.4 김수행

금서 목록에서 풀린 후 1987년 서울대학교에 갓 부임한[10] 김수행 교수가 번역(영어 중역)한 자본론(1989년, 비봉출판사) 2권이 출간되었다. 우선 중역이라는 점에서 기본적인 문제가 있고 자신의 해석에 따른 자의적인 용어변경 등으로 인해 비판을 받았다.[11]

저자는 서문에서 자신의 책을 읽을 청년들이 "자본주의를 가장 이상적인 경제체제로 여기는 부르주아 경제학자들처럼 현실에 순응하지 않기를, 계급투쟁을 통한 역사발전론을 주장한 마르크스처럼 역사변혁의 주체가 되기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다.

2.1.5 강신준 본

80년대에 '김영민'이라는 가명으로 이론과 실천 출판사에서 자본론 판본을 번역해서 출판했던 강신준 교수가 "자본"이란 이름으로 독일어 직역 완역본(5권으로 편집)을 2008년(도서출판 ) 최초로 출간했다. 마르크스가 예나 대학에 들어간 것의 중요성을 경시하는 등의 오역과 해석 방향 자체의 실수로 비판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세 가지 번역본 중 가장 원전에 충실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고 가장 나은 번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신준 교수와 견해를 달리하는 노사과연 등의 현장주의자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은 판본이기도 한데, 마르크스에 대한 해석은 예나 지금이나 공산주의-사회주의 내부의 계속되는 논란임을 생각해본다면 자본론 자체를 읽는 데에 문제가 될 만한 것은 아니다. 강신준 교수의 자본론 번역에는 중대한 오독이 있지는 않으며 무엇보다 원전에 충실하기 때문에 강신준 교수 개인의 해석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2.2 그 외의 '한국어' 번역본

상기한 대로 북한에는 1957년 조선로동당에서 출간한 자본론이 존재한다. 그 이후에도 자본론은 1966년에 또다른 판본이 나오는 등 여러가지 버전이 북한에 존재하는 것 같다. 또한 연변의 조선족들을 위한 것으로 보여지는 중국 내의 조선어(문화어)판이 존재한다. 베이징의 민족출판사에서 발간한 것으로, 여러차례 간행되었으며 발췌본도 존재한다. 참고로 이 출판사는 중국 내의 유일한 국가급 소수민족 출판기구라고 한다. 생각외로 많은 수의 조선어판 사회주의 서적을 번역/간행하고 있다. 이 출판사는 냉전 시대에 인간백정 선생의 저작과 저 새는 해로운 새 드립을 친 분의 책도 출간한 바가 있다! ## 흠좀무

그러나 북한에서 이 책이 앞으로도 출판된 일은 없었다. 1960년대에 주체사상이 유일신으로 군림한 후에는 중요도가 떨어져서 그다지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12]

3 평가

유명한 경제학자 케인즈는 자본론을 가리켜 혼탁한 쓰레기(the turbid rubbish)이라 평하기도 했다. 단어 선택이 아주 차지네

How can I accept a doctrine which sets up as its bible, above and beyond criticism, an obsolete text-book which I know to be not only scientifically erroneous but without interest or application for the modern world? How can I adopt a creed which, preferring the mud to the fish, exalts the boorish proletariat above bourgeois and the intelligentsia who, whatever their faults, are the quality in life and surely carry the seeds of all human advancement? Even if we need a religion, how can we find it in the turbid rubbish of the red bookshop? It is hard for an educated, decent, intelligent son of Western Europe to find his ideals here, unless he has first suffered some strange and horrid process of conversion which has changed all his values.

어떻게, 내가 알기로는 과학적으로 틀렸을 뿐만 아니라 흥미도 현대 세계에의 적용도 없는 한물 간 교과서를, 비판을 초월하여, 성경으로 떠받드는 독트린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어떻게 천박한 프롤레타리아 계급[13]부르주아 계급과 지식인 계급 - 그들의 문제가 무엇이건 간에 성공했으며 확실히 인류 진보의 씨앗을 지니고 있는 자들 - 보다 높게 보라는, 물고기보다 흙탕물을 선호하는 교리를 받아들이란 말인가? 설령 우리가 종교가 필요하다 하더라도, 그걸 어떻게 빨간 서점의 그 혼탁한 쓰레기 속에서 찾으란 말인가? 이상하고 지독한 개종의 과정 - 그의 모든 가치관을 바꿔 놓은 - 에 시달리지 않았던 한, 서유럽의 교육받고 품위 있으며 지적인 젊은이가 여기서 이상을 찾는 일은 거의 없다.
- Keynes, John Maynard (1931). Essays in Persuasion

...이 정도면 막말이다. 케인스가 살던 시절은 소련이 건재하던 시절이기도 한데... [14] [15]

2008년 <교수신문>에서 지난 60년간 한국사회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책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이때 응답자의 약 40%가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꼽았다. # 관련 기사

4 기타

여담으로 사회주의 국가를 표방하는했던 어떤 나라에서는 금서다.[16] [17] 어?

스팀펑크 판타지 소설단기고사에서는 조문휴라는 한민족 학자가 만들었다고 나온다. 뭐지?
  1. Manifest der Kommunistischen Partei, draft manuscript page and Das Kapital. Erster Band, Karl Marx's personal annotated copy
  2. 저술이라지만 개요만 대충 써 놓은 요약 초고 정도. 그나마 '자본'을 쓰면서 목차 등 구성이 꽤 바뀌었다.
  3. 이때의 정치경제학은 당시에도 주류경제학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고전파 경제학'을 지칭.
  4. 146쪽부터. 100년을 넘겨서 저작권이 없다. 올레!
  5. 그러나 물론 한참 전에 쓰인 책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실정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이 책은 자기회사의 주식을 가진 평범한 회사원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이는 마르크스의 시대에는 멜서스를 필두로 한 자본의 성장을 낙관하지 않는 비관적 풍조가 있었기 때문에 마르크스가 그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본은 꾸준히 성장했고 존 메이너드 케인즈의 등장으로 자본주의는 존속에 성공한다. 게다가 사회주의 국가들이 붕괴하면서 자본주의로 이행하면서 마르크스의 주장은 힘을 잃었다. 즉 거시경제학은 사회주의의 원수가 된다.
  6. 영어표현 depression을 일본어 번역을 따라 공황이라 일컫는 경우가 많으나, 정확한 번역은 불황이다. 공황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공황은 panic의 번역어이며 심리학에 관한 용어다.
  7. 물론 마르크스의 이론이 후에 마셜이나 솔로우, 새뮤얼슨에 의해 신랄하게 비판받은 점은 말할 필요도 없다.
  8. 공산당 선언도 비슷하다. 원고는 독일어지만.. 다만 독일어 역시 애덤 스미스의 영어 원판에 영향을 많이 받은 글이라 앵겔스도 "영어 어투가 강하다"(그러니까 영어식 독일어)라고 썼다.
  9. 출처 : 한국에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의 도입과 전개과정. 김수행 저. 서울대학교 출판부. 48페이지.
  10. 민주화 직후 서울대학교에서 대학원생들이 수업거부와 파업까지 불사하면서 만든 자리. 그러나 2007년 그가 퇴임하고 나서는 다시 마르크스경제학 교수의 자리는 공석이 되었다. 이후로는 노사과연 등에서 활동하는 강성윤이 시간강사로 정치경제학입문, 마르크스경제학, 현대마르크스경제학 세 과목을 맡아 강의하고 있다.
  11. 김수행 교수는 영국에서 유학했으며, 영국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인 Ben Fine을 사사했다. 때문에 파인의 독특한 자본론 해석을 수용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쪽은 마르크스주의자들 중에서도 소수파라는 것... 자본론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공산이론가들 사이에서도 많은 논란거리가 되지만 당연히 번역을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된다.
  12. 비슷한 예로 중국에서도 문화대혁명 이후 마오이즘에 관한 서적은 곧잘 출판 되었으나, 맑스, 엥겔스의 저작이나 레닌의 저작은 거의 출판되지 않았다.
  13. 프롤레타리아라는 표현을 쓰니 잘못 느낄 수 있지만 결국 '월급쟁이들은 비천한 거지새끼들임'이라는 내용이다. 참고로 케인스는 엘리트 계층 출신이기도 하다.
  14. 케인즈는 버나드 쇼의 추천에 따라 자본론을 보긴 봤다. 진지하게 완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15. 공교롭게도 케인스가 '고용, 화폐, 이자에 관한 일반 이론(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 펴낸 당시의 주류 경제학파에게 사회주의자라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16. 이는 진정한 의미의 사회주의가 그쪽 동네의 교조주의와는 정 반대로, 민주주의적 토대 위에서 성장하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에서도 지배계급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마당이니 사람 모양의 돼지를 신으로 받들어 모시는 그쪽 동네에서는 거품을 물 만하다.
  17. 물론 북한에도 자본론 번역본이 있는데, 북한판 자본론은 러시아어로 번역된 것을 중역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