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식

근대 총기 발전사
장전방식전장식후장식
격발방식매치락휠락플린트락퍼커션 캡탄피
강선유무머스킷소총

한자 : 前裝式
영어 : Muzzle Loading

1 특징과 의의

또는 의 앞쪽, 즉 총구 쪽으로 탄환을 재어넣는 방식. 흔히 '옛날 총'하면 떠오르는 그 물건들이다. 전장식 대포 항목도 참조.

초기 화포의 경우 당시의 제련술/기계공작술로서는 화약의 폭발력을 버틸 수 있는 형태로 총열/포열을 만들기 위해서는 탄환이 나가는 구멍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전부 다 단단히 막아야만 했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탄환을 장전하기 위해서는 나가는 구멍으로 화약과 총알을 집어넣고 꽂을대로 쑤셔주는 방식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

한마디로 초창기의 떨어지는 제강 야금 기술로도 만들 수 있는 비교적 쉬운 총기 구조이다.

페이퍼 카트리지, 일명 종이 탄약포가 만들어지면서 장전 과정이 그나마 좀 더 수월해졌는데 화약과 탄환이 종이 탄략포 하나에 들어있는 방식이다.

물론 화약은 여전히 흑색화약을 사용했고 종이로 된 탄약포 한쪽 끝은 실로 묶여 있었다. 장전할 때는 총알이 든 반대편 끝의 종이를 물어 뜯어서 화약을 총구에 쏟아붓고 이어서 총알을 종이 탄약포와 함께 밀어넣는다. 그런 후에 꽂을대로 다져주면 격발준비 완료.

다만 장전방법이 기본적인 방식은 같지만 세세한 점에서 차이가 보이기도 한다. 상기의 설명과 같이 카트리지에서 화약부분의 종이만을 먼저 이로 물어뜯어서 뱉어버린 후 화약을 접시에 붓고 총구에 나머지 화약과 탄환을 붓는 방법이 있고 카트리지에서 총알부분의 종이를 먼저 이로 물어뜯어 총알을 입에 물고 있는 상태에서 입에 남을 납과 화약은 신경쓰지 말자(...) 화약을 부은 후 총알을 총구에 뱉어 집어넣는 방법이 있다.(이때 종이 탄약포를 총구에 통째로 집어넣기도 하고 내용물을 부어버린후 종이는 따로 버리기도 한다.) 또한 꽂을대로 쑤시지 않고 'Tap Loading' 이라 하여 총을 위로 향한 상태에서 개머리판을 땅에 내리쳐 장전하는 방식도 있다.[1]

2 단점과 쇠퇴

다만 전장식은 장전 과정 자체가 현재의 총기 장전에 비하면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었다. 덕분에 총알넣고 화약 넣는다던가, 장전을 두번 한다던가, 꽂을대 꽂아놓고 그냥 쏜다던가, 불발인데 그것도 모르고 계속 몇 발이고 다져넣는다든가 하는 별의별 개그가 전장에서 난무하고는 했다. 게다가 장전실수가 좀 커지면 발사하는 순간 폭발해서 사용자와 주변을 팀킬해주기도 했다.

더군다나 전장총은 구조상 연발 구조가 어렵고(다총열화, 리볼버화 시키는 방법이 있긴 하다마는), 화약과 탄체를 따로 넣고 다져주기까지 해야 하므로 발사속도가 그렇게 좋지 못했다. 이 단점을 무마하기 위해 전장총 시대 초기에는 총병이 창병의 보호를 받으며 안전하게 장전하다가, 군사 패러다임이 화기로 넘어가면서부터는 그냥 다수의 사수를 동원한 탄막 형태로 운용하게 된다.

덤으로 이 방식을 사용하면 한번 장전할 때마다 조준을 다시 해야한다. 총의 경우에는 총구를 사용자쪽으로 끌어당겨서 꽂을대로 쑤시기 놀이를 해야 하며, 포의 경우에는 후술하겠지만 포 자체를 움직여야 하는 경우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그래도 느려진 발사속도가 더 느려진다.

이처럼 공통적인 문제점 외에도 포의 경우에는 장전할 때마다 포미쪽에서 포구쪽으로 장전수들이 재빠르게 움직여야 했고, 함포의 경우나 협소한 공간에 포가 있거나 적의 사격을 받는 경우에는 엄청나게 무거운 대포를 일정 거리 이상 인력으로 밀어서 후진시킨 다음, 장전하고 다시 인력으로 전진시키는 개뻘짓을 해야 했다. 덤으로 포신이 너무 길면 재장전 자체가 힘들어질 뿐더러 제대로 장전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포신도 단포신이 될 수 밖에 없었으므로 사정거리나 위력의 확대에 큰 걸림돌이 되었다.

총기류의 경우는 훨씬 더 곤란한 점이 많았다. 우선 크기가 줄어들다보니 재장전시 포에 비해 더 정밀한 손놀림을 요했다는게 1차적 문제였고, 역할 분담이 가능한 포와는 달리 총기류는 보병 개개인이 도구 소지, 장전, 사격, 발사 등 모든 부분을 알아서 해야했기 때문에 포에 비해 보병 개개인의 숙련도가 많이 필요했다. 추노업복이급으로 쏘는 것은 상당한 숙련은 물론 사격자 스스로 엄청난 센스를 필요로 하는 수준이다.

결국 탄피가 개발되면서 일일히 재장전을 할 필요가 없어지고, 대신 사격 후 남는 탄피를 총기 밖으로 빼주어야 했기 때문에 총기의 구조에 상당한 변화가 가해지면서 후장식 총기들이 개발되었고, 이후 전세계 많은 국가들이 후장식 총기들을 채용하고 지금까지도 사용하면서 전장식은 그 자리를 잃고 서서히 사라져갔다.

다만 현대에도 전장식 포가 남아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박격포. 물론 현대의 박격포는 과거와는 달리, 포탄에 추진약을 붙여 장전하므로 과거의 전장식과는 조금 차이가 있긴 하다.

3 현대의 전장총

하지만 일선에서만 물러났을 뿐, 취미삼아 전장식 소총을 개인적으로 소지하고 사격 연습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진품 앤티크는 수만달러 대로 후덜덜하게 값이 꽤 비싸지만, 리프로덕션 복제품의 경우 값이 꽤 싼 편이다. 제3세계에서 들여오는 염가형이나, 조립용 부품을 직접 가공해서 만드는 키트 건 같은 경우 300~500달러 미만. 페더솔리나 우버티 같은 가성비 괜찮은 중가형은 700~1500달러 내외로 형성돼 있다. 그 이상 나가면 하이엔드 제품.

총기 규제가 강한 지역(영국 등)에서도 전장총은 총기 규제를 덜 받는 경우가 많다. 산탄총이나 산탄총 이하 등급의 규제를 받는다. 총기 천국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주에서 전장총을 법적으로 총기가 아니라 스포츠 도구 정도로 취급해서[2] 총기 소지 허가나 등록조차 필요 없이 총포사에서 돈만 내면 즉시 가져가는 경우가 대부분.

요즘 나오는 현대식 전장식 총은 구조만 머즐로더일뿐 형태로 보자면 볼트액션 사냥총과 아주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다. 글래스베딩 몸체에, 스코프도 올릴 수 있고, 방아쇠와 안전장치 등등.

현대식 전장총의 특징은 다음으로 요약할 수 있다.

  • 인라인(in-line) 시스템: 전장식으로 흑색화약과 탄약을 재는 것은 동일하지만, 구식 퍼커션 캡이 아니라 볼트를 열고(혹은 중절식) 거기에 소총이나 산탄총용 뇌관(Primer)을 끼워서 발사 준비를 한다. 이것을 현대식 인라인 시스템이라고 한다. 원리적으로야 퍼커션 캡과 동일하지만, 아무래도 구분을 두는 편.
현대인 입장에서는 구식 퍼커션 캡보다 뇌관이 더 구하기 쉽다. 개인적으로 리로딩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이고, 가격도 싸고 대량 구매도 편하고 총포사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다. 또한 인라인 시스템은 구조적으로 구식 퍼커션 캡보다 단단하고 밀폐가 좋다.
물론 현대 전장총이라고 전부 인라인은 아니고, 구식 퍼커션 캡을 사용하는 니플 달린 놈이 여전히 많이 있다.
  • 유사 흑색 화약: 옛날식 흑색 화약을 쓸 수도 있지만, 요즘에는 화학식을 개조해서 좀 더 깨끗하게 타도록 개량한 유사 흑색 화약을 주로 쓴다. 파이로덱스, 블랙 맥 등 유사 흑색 화약은 개선된 공식을 사용하기에 원래 화력은 흑색 화약보다 더 강하지만, 부피와 화력이 흑색 화약과 동일하도록 조성한 알갱이로 만들었다. 이는 전장총의 강도를 고려한 것이다. 다만 일부 유사 흑색 화약은 그냥 강한 화력을 내도록 만들었으므로 일반 흑색 화약과는 장전량이 다르도록 신경써야 하는 경우도 있다.
유사 흑색 화약은 잔여물을 덜 남길 뿐만 아니라 민감도 면에서 흑색 화약과 퍽 다른데, 거의 무연화약급으로 안전하다. 이것은 명백히 장점이다. 벌크로 취급해도 흑색 화약처럼 밀폐공간에서 폭발하는 성질이 덜하기 때문에 민간인이 취급시 훨씬 안전하며 법적으로도 그것을 인정한다. (흑색화약 벌크 취급은 화기 관련 자격이 필요하다)
물론 유사 흑색 화약은 둔감한 만큼 구식 전장식 총기 방식으로 점화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플린트락은 그냥 포기하는게 좋고, 구식 퍼커션 캡도 불발률이 있다. (니플 관리를 좀 덜한다든지 하면 특히) 펠렛식으로 뭉친 유사 흑색 화약은 구식 퍼커션 캡으로는 불발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매그넘급 강한 캡을 써야 한다. 하지만 현대식 인라인 시스템에서 소총이나 엽총 뇌관을 이용해서 격발시에는 전혀 문제 없다.
심지어는 새비지 10ML-II처럼 무연 화약을 재는 인라인 시스템 전장총도 등장했다. 이건 유사 흑색 화약계에서도 이단아 취급이지만, 명백히 탄속이 올라가고 위력도 좋아지긴 한다. 대략 .454 카술 정도의 위력을 200야드 급에서 낸다나.
  • 펠렛식 화약: 알갱이형 화약 가루를 구리 실린더로 계량해서 넣는 것도 이미 구식이다. 원기둥형 펠렛 모양으로 성형한 흑색화약(중앙에 구멍 하나 뚫린 조그마한 연탄처럼 생겼다)을 전장식으로 재는 것이 현대식 전장식 총기의 대세. 사거리나 사냥감에 따라 펠렛 개수만 조절하면 되니 장전이 엄청 쉽고 신속해진다.
  • 플라스틱 새보: 옛날에는 둥근 납덩어리 탄자를 가죽이나 종이 패치에 싸서 밀어넣었지만, 요새는 플라스틱 새보(Sabot)에 탄자를 물려 넣는다. 탄자를 물고 있는 형상으로 규격화 되어있으므로 취급이 편해지고, 명중률이 지극히 높아지며, 플라스틱의 유연함이 장전에 약간 도움을 준다.
호나디에서 나온 새보 밑바닥에 펠렛을 끼울 수 있는 막대가 붙은 놈도 있는데, 미리 펠렛을 막대에 끼워두고 탄자를 물려놓으면, 탄약과 새보, 탄자 일체를 한번에 총구로 밀어넣을 수 있으므로 전장식 총기 중에서는 가장 발사속도가 빠르다. 이쯤 되면 무탄피 소총 느낌?
  • 탄도공학적 재킷 탄약: 구식 볼 형태 납탄이 아닌, 비교적 뾰죽한 탄도학적 형상의 구리 재킷을 입힌 탄두를 밀어넣는다. 당연히 할로포인트 탄자도 있고, 위력은 확실하다.
이렇게 만든 현대식 전장총은 장전한 후에도 생활방수를 유지할 정도로 밀폐도 좋고, 여러모로 취급이 편리하다. 이렇게까지 개량할 정도면 그냥 후장식 탄피총 쓰는 것이 나을 것 같지만, 전장식만의 로망 때문에(...)
  1. 하면 안되는 행위이지만 가끔 대한민국 군대에서 사병들이 장난삼아 M16 소총의 개머리판을 땅에 찍어 장전하기도 하는데 이를 떠올리면 된다. 둘 다 관성을 이용한 방법이다.
  2. 물론 총기법률상에서의 총이 아니다 뿐이지, 칼과 같은 위험물로 취급하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