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혁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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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ido Revolucionario Institucional (스페인어)
제도혁명당(혹은 혁명제도당) (한국어)
Institutional Revolutionary Party (영어)

멕시코 정치의 상수이자, 전국최대정당. 위 그림은 이 정당의 로고이고, 멕시코 국기에서 색깔을 따온 것이다. 혁명제도당으로 번역하는 경우도 있으나, 국내의 스페인어학과나 중남미학과 교수들을 비롯해서 일반적으로는 제도혁명당으로 번역하며 영어로도 Institutional Revolutionary Party라고 쓴다. 이쪽은 멕시코측 문서에서도 쓰는 공식 번역.

1929년 창당된 이래 2000년까지 무려 71년간 장기 집권한 정당이다. 만약 2000년 대선에서 승리했다면, 소련 공산당의 장기집권 기록을 뛰어넘었을 것이다. 그리고 1929년부터 1989년까지만 해도 멕시코의 32개 주의 주지사직을 전부 독점했으며 2013년 현재 정치 권력이 대폭 약화되었음에도 20개 주의 주지사직은 PRI이다. 게다가 2012년 선거에서 당선된 멕시코 대통령인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도 이 당의 당원이다.

초기 성향은 확실히 좌파였으나 점차 시간이 흘러가면서 보수화 되었고 결국 1968년 멕시코 올림픽을 앞두고 학생들이 시위를 벌이다가 진압과정에서 수백명이 죽어나가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에는 석유값 상승으로 정권을 안정적으로 연장시키고, 학생운동의 주도자도 영입하기도 했다.

그런데 80년대 유가하락으로 경제위기를 한바탕 겪은 이후에 NAFTA와 노동규제 완화, 민영화, 재정지출 축소등 보수 정책을 대대적으로 펼쳤고 그 여파로 빈부격차가 엄청나게 커졌다. 이에 반발한 좌파계파중 상당수가 민주혁명당(PRD)으로 떨어져나갔고, 1988년 대선에서 정권교체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한편으로 70년대까지만 해도 멀티정당신세였던 국민행동당(PAN)이 제도혁명당의 고질적인 부정부패에 진저리 난 보수성향 국민들의 지지로 세를 불려나갔다. 또 금융규제 완화로 경제구조가 외국자본에게 털리기 좋은 구조로 재편되어 경제위기가 반복되어가는바람에, 제도혁명당의 세가 악화되어갔고, 1997년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의회 과반수에 미달하면서 사실상 1당체제가 붕괴되고 3당제로 재편되었다. 그리고 2000년 대선에서 국민행동당(PAN)에게 정권을 빼앗기고 12년간 야당으로 지냈다.

그러다가 2012년에 국민행동당이 마약과의 전쟁으로 지지율이 급감한 틈을 타서 정권탈환에 성공하였다. 현재는 민주혁명당(PRD)이 좌파성향을 띄고 있고 국민행동당(PAN)이 확고하게 우파성향을 띄고 있어서 중도정당으로 분류되고, 심지어 언론보도 등에서는 아예 우파에 넣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안티들은 기회주의 정당이라고 생각한다. 좌파인사 후보와 보수 인사 후보들을 필요할때마다 골고루 등용해서 대통령에 당선시켰다.

의외로 멕시코시티에서는 힘이 약하다. 멕시코시티에서는 좌파인 민주혁명당 (PRD)의 힘이 강하며, 멕시코시티 시장인 미겔 앙헬 만세라 (Miguel Ángel Mancera) 역시 PRD 출신이다. 그러나 멕시코시티 이외의 지역에서는 유달리 힘이 약하여 노동당 (PT)과 연대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이 당의 당원이나 옹호자는 '프리스타 (priísta)' 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당의 약자인 PRI에 '-주의자'라는 뜻의 스페인어 접미사 -ista를 붙여서 만들어진 말이다. 부정부패로도 악명이 높다. 1988년 대통령 선거때 초기 개표에서 야당후보인 라사로 카르데나스 전 대통령의 아들 '쿠아우테목 카르데나스'가 당선될 듯하자 개표도중에 정전을 시켰다. 멕시코는 1970년대 남미 각국에서 독재정권들이 판쳤을때 탄압받는 시민들을 대거 망명자로 받아들였었던 나라들 중 하나였는데 자당 후보 당선시킬려고 독재정권들이 했던 일을 그대로 따라한것이다. 정전을 시킨 후 투표함 바꿔치기를 통해 자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일은 유명하며[1] 이외에도 각종 정경유착이나 권언유착[2]등...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 덕분에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니에토 당시 대통령 후보에게 반대하는 학생운동이 대거 벌어졌을 정도였다.

기행을 많이 저지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대부분 포퓰리즘과 관련된 것이다. 멕시코주의 대표적인 우범지대 중 하나인 시우다드 네사와코요틀에서는 한 후보자가 자신이 당선되면 도시 내 100만 가구에 매일 1kg씩 또르띠야를 주겠다는 말을 했었고, 주민들에게 쥐꼬리만한 돈을 주는 것은 이미 전통적인 수법이다. 2015년에는 PRI 소속의 한 후보자가 여성의 브래지어 사이에 걸 수 있는 동전주머니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고 한다. 한국 같으면 후보자는 경찰서 정모를 열고, 이를 받은 사람도 최고 50배에 가까운 과태료를 물어야 되는데, 이 동네는 그런 거 없다. 근본적인 가난, 범죄해결책은 생각치도 않고 임시방편에 불과한 것만 양산해 내는데도 주민들은 속아넘어가니 문제가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1 역대 선거결과

1.1 대통령 선거

후보자연도득표율당선여부
파스쿠알 오르티스 루비오1929년93.6%당선
라사로 카르데나스1934년98.2%당선
마누엘 아빌라 카마초1940년93.9%당선
미겔 알레만 발데스1946년77.9%당선
아돌포 루이스 코르티네스1952년74.3%당선
아돌포 로페스 마테오스1958년90.4%당선
구스타보 디아스 오르다스1964년88.8%당선
루이스 에체베리아 알바레스1970년86.0%당선
호세 로페스 포르티요1976년100.0%당선
미겔 데 라 마드리드1982년74.3%당선
카를로스 살리나스 데 고르타리1988년50.7%[3]당선
에르네스토 세디요1994년48.7%당선
프란시스코 라바스티다 오초아2000년36.1%낙선
로베르토 마드라소2006년22.3%낙선
엔리케 페냐 니에토2012년38.2%당선
80년대까지 결과가 심히 대단하다. [4]
  1. 물론 가장 유명한 일이기는 했지만 그 이전에도 몇개의 위성정당을 둔 사실상의 일당독주체제였고, 선거도 요식행위 정도에 불과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그 당시까지만 해도 멕시코가 그럭저럭 안정적으로 굴러가던 국가다보니 저항이 눈에 뛸 정도로 일어나지 않았을 뿐
  2. 텔레비사가 대표적인 친 제도혁명당 언론이다.
  3. 이쪽은 부정선거 그럼에도 사상최저 득표율이었지만
  4. 이는 제도혁명당이 조합주의에 기반한 정당이기 때문이다. 쿠데타 이전까지만 해도 노동자, 농민, 군대(!)의 조합주의적 구성을 규정한 정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