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창

竹槍
bamboo sp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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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대나무로 만든 . 대창이라고도 불린다. 일본어로는 たけやり(竹槍).

예로부터 동양권에서 애용되었던 무기로, 굉장히 만들기 쉬우면서 살상력도 갖춘 무기이다. 대나무는 기후만 맞으면 양분을 줄 필요도 없이 그냥 가만 냅두면 하루에도 수십 센티미터씩 쑥쑥 자라날 만큼 자생력이 뛰어나며, 그 대나무를 꺾어다 적당한 길이로 잘라서 끝을 비스듬히 깎아주면 생각보다 날카로워서 급조용 무기로 충분히 쓸만하다. 하지만 살상력은 있지만 대나무 자체가 내구성이 좋은 재료는 아니므로, 몇 번 찌르다 보면 끝의 날 부분부터 쩍쩍 갈라지기 일쑤이다. 이를 어느정도 방지하기 위해 날 부분에 기름을 먹여서 열처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아무 데서나 자라나는 대나무의 특성과 제작의 용이성 덕분에 배고픈 민초의 상징적인 무기라는 인식이 있다. 죽창은 베는 공격은 약하지만 대나무의 절단면이 아주 뾰족하기 때문에 찌를 때에는 살상력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지를 정리하지 않고 놔두어 상대의 무기를 받아내거나 상대를 현혹시키는 데에 사용하기도 했다. 중국 남부에서 왜구토벌 당시 척계광이 창안한 낭선이 대표적인 예인데, 낭선창의 경우 아예 대나무 가지에 날카로운 쇠조각들을 적절히 붙이고 여기에 을 발라 놓았다. [1][2] 적과 싸울 때는 가지가 잔뜩 달린 창 자체로 적의 공격을 막으면서 적을 훑어버린다. 죽장창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건 긴 대나무에 창날을 단 것이다.

죽창은 대부분 마디 아래를 잘라 다음 마디까지의 길이를 확보해서 깊게 찌를 수 있게 만드는데, 살이 이 빈 공간으로 파고들어 깊게 찔릴수록 나중에 그 압력으로 빼기 힘들어지고, 동시에 살이 밀려서 2~3차적으로 심한 상처를 줄수도 있다는 말이 있다.

죽창으로 찔렀더니 살을 뚫고가서 뺐더니 살이 죽창의 빈 곳에 눌려 끼어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인간의 살은 그렇게 무르지 않다. 보통 살이 밀려 다 밀지도 못한다. 하지만, 다 밀 수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렇게 보면 뭔가 있어 보이지만 대나무는 결따라 잘 쪼개지는지라 사실 몇 번 사용하면 못 쓰게 된다.

베트남 전쟁 당시 베트콩들이 부비트랩의 일환으로 함정을 파고 그 밑에 과 오물[3]을 바른 죽창을 잔뜩 꽂아 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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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이 죽창 따위로 미국놈들과 맞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빌어먹을! 우리가 덤비기도 전에 미국놈들이 으로 우릴 몽땅 죽이고 말 거요. 기관총으로 말이오!

- 《맨발의 겐》 중에서 나카오카 다이키치의 말

태평양 전쟁 당시 궁지에 몰린 일본 제국본토방어를 위하여 여성과 어린이들에게 제작을 명령하며 이걸 가지고 적을 근성으로 물리치도록 무기로 사용하라며 줬다. 정신줄 제대로 놓은 일본군 수뇌부의 막장도를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이와 관련한 유명한 사건이 죽창사건이다. 그런데 이 때죽창마저 부족했다! 전쟁 말기에 해군의 구명 장비마저 부족해지자 그 대용으로 물에 잘 뜨는 대나무를 사용하기로 하고 일본 전역에서 대량의 대나무 벌목을 벌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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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군이 수레 하나에 죽창이 여러개 달린 돌격병기 죽창수레를 운용한 기록은 없고 드라마 창작이다. 위에서 서술하듯이 죽창은 전쟁용으로 그리 좋지 않다. 저렇게 매달고 나와도 방패 들고 있으면 전혀 소용없고 갑옷 입은 병사들에게 겨우 부상입히는 수준이었기 때문. 묵공 소설이나 만화에서도 죽창을 많이 만들지만 주인공 혁리가 직접 시범을 보이는데 나무 방패조차도 몇번 찌르면 쪼개져서 전혀 쓸모가 없음을 수많은 농민병들 앞에서 보여줘 죽창만 믿고 많이 만든 이들이 절망한다. 이에 혁리는 철이 훨씬 낫다며 농기구를 녹인 창을 만들어 나무방패를 계속 찔러도 전혀 위력이 떨어지지 않음을 보여준다. 대신 죽창은 부비트랩으로 쓰여 꽤 큰 몫을 하는데 함정을 파고 밑에 가득 깔아두게 했다. 실제로 죽창은 이렇게 찌르기보단 함정으로 만들어 밑에 가득 깔아두는 게 더 효과가 컸다. 위에 나오듯이 베트남 전쟁에서도 그 효과는 충분히 입증됐으니까.

2 정치적 의미와 무기로서의 허와 실

《무기와 방어구 (일본편)》에 따르면 구하기도 쉽고 만들기도 쉽기 때문에 옛부터 '민중의 무기' 같은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나오고, 국내의 드라마에서도 그렇게 나오는 경우가 흔하나, 사실 죽창으로 쓸 수 없는 고유종 조릿대를 제외하고 한국의 대나무 자생지역은 태안반도와 추풍령 이남에밖에 없다[4]. 태안반도-추풍령 이남에서도 기껏해야 전남 구례군, 담양군이나 경남 산청군, 사천시에서만 볼 수 있을 뿐이다. 국내에서는 구하기가 그리 쉬운 편은 아니다.

좀 거슬러 올라가면 한국의 역사에서 최초로 민중봉기에 죽창이 사용된 사건이 1862년 임술민란이며 다음 사건이 바로 동학 농민 운동으로 보인다. 관련된 유명한 말로는 동학 농민군의 위세를 나타내는 '서면 백산 앉으면 죽산'이 있다. 전원이 흰 옷을 입은 농사꾼이니 서면 다 허옇고, 제대로 된 무기가 없어 전원이 대밭에서 베어온 죽창을 들었으니 앉으면 죽창만 보여 죽산인 것. 사실 이는 동학군의 집결지 지명이 실제로 백산(白山)이었던 데서 나온 일종의 언어유희다.[5]

그러나 이러한 점들을 나열한다 한들 죽창은 그저 급조한 나무창정도의 즉 고대의 냉병기보다 훨씬 못한 살상력과 내구도를 갖춘 무기다.[6] 또한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제대로 훈련들 받은 군인이 아니고 그저 어중이떠중이 민간인이 써다 만든 무기라는 점도 한몫하는데 이렇게 될시 고대,중세의 군인들이 지닌 칼이나 창과의 대결에서도 압도적으로 밀리고 근현대의 총과 비교할시 뭐... 더이상의 설명이 필요한지? 이처럼 죽창은 무기로서의 용도보다는 기득권층의 폭력에 시달린 민중들이 들고 일어날때 사용한 무기로서의 가치가 있다.

대중 매체에서는 주로 사극 드라마나 영화 속 농민 봉기 장면이나, 의병 소집 장면 등에 자주 등장했고 특히 근현대사를 다루는 드라마에서(90년대 제작된 작품까지 한정) 한국전쟁 배경 작품에서 붉은 완장과 더불어 북한군이 벌이는 인민 재판의 일종의 상징처럼 쓰였다. 그리고 보도 연맹 등 남한측의 학살 장면에서도 무기로 자주 등장했다. 하지만 최근 해방 전후와 한국전쟁 시기를 다룬 근현대사 드라마 소품으로는 청년 단원들이 죽창이 아닌 총과 수류탄 등을 기본적으로 들고 나오는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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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시위현장에 쇠파이프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일반적인 죽창과는 제조방식이 다르다. 당연하지만 위에 설명한 제대로 만든 진짜 죽창을 들고 나오면 사실상 흉기를 들고 나온 게 되므로 나중에 문제가 심각해진다. 대나무의 특성상 몇 번 휘두르면 여러가닥으로 갈라진다. 특히 끝이 쫙쫙 갈라지면 휘청거리는 게 고무호스 수준이다. 물론 끝이 갈라진 죽봉 따위 살상력이 없다. 단 이 갈라진 끝도 그래도 대나무라서 찌를 수는 있다. 물론 이걸로는 진압장비 빈 부분을 파고 들어 몸을 찔렀다고 할지라도 맨살을 찔러서 비집고 들어가는 게 생각보다 힘들다. 그러다 보니 전경들 진압복이 아니라 시위진압용 헬멧의 철망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서 얼굴을 찌르는 경우가 있었다. 물론 갈라진 조각 하나하나의 강도는 별거 아닐지라도 사람을 실명 시킬 수 있는 위험성이 충분하다. 덕분에 많은 전의경이 이걸로 실명[7]했고 하이바 앞면에 보호용도의 투명 플라스틱을 다 다시 끼웠다고 한다. 그 전에는 다 빼고 다녔다고.[8] 의외로 정말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비교적 쉬운 처리로 인해 만들기 좋고 재료를 구하기가 어렵지 않다. 오로지 전경들 잡기에 특성화 되서 그렇지 가격 싸고 만들기 쉽고 대량 생산 되고 사용법 익히기 쉽고 이렇게 무기 잘 만들기도 정말로 힘들다.

실제 시위 사진을 보면 대체로 대나무 끝을 깎지 않아 뭉툭하다. 그래서 진보 언론에서는 죽봉이라고 하는데 보수 언론에서는 죽창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죽봉이라도 위험하고 사람잡기에 충분한 건 마찬가지다.그리고 백 번 양보해서 끝이 뭉특하다고 쳐도 조금만 사용해도 갈라지고 이것으로 찔리는 등(가시로 찔리는 수준이 아닌) 창이나 다를 바 없고 이것으로 인해 실명까지 하는 판국인데 이것을 애써무시하며 죽봉이나 만장깃대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무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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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진이 나온 노컷뉴스 기사. 2009년 기사로 당시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이 시위현장에서 등장하는 죽창의 위험성을 실연하기 위해 가지고 왔다고 한다. 참고로 국회가 아니고 서대문구에 있는 대한민국 경찰청에서 열린 국정감사 자리에서 나온 것.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진압봉의 리치가 죽창의 리치보다 짧고 기존 방어구로는 죽창을 완전히 막을 수 없어 새로운 진압봉과 방어구가 필요하다 주장하기 위해 들고 나온 것이다. 국회 공성전에서 나왔다면 제법 위력웃음을 줄 만한 무기로 나왔겠지만 국회선진화법 패치로 국회 공성전 컨텐츠가 끝나면서 국회에서 죽창 창잡이를 보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1 죽창드립

해당 문서 참조.

2.2 관련문서

3 메이플스토리의 아이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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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메이플스토리 세계여행 당시 일본 버섯신사에서만 구입이 가능했던 희귀템. 창주제에 공속이 빠름이라 선호되었으나 지금은 자랑겸 모루용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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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 아이템인 크리스탈 천칭에서 나오게 되었다! 게다가 죽창 외의 스키 오렌지, 커터문같은 희귀 아이템이 나와서 사람들의 반응은 "역시 돈슨이다" 라는 평.

4 죽빵, 아구창

  1. 낭선을 철제무기로 재현하려면 칠지도처럼 바뀐다. 그 무게 때문에 발생하는 운용 상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2. 창(무기) 문서를 보면 알겠지만 창의 장점중 하나가 굳이 금속이아닌 날카로운 날붙이 여도 적을 살상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리고 생산시간과 비용도 적게들고 창의 구조자체가 강력하면서 단순한구조이니 굳이 금속을 안써도 된다.
  3. 감염을 통한 질병으로 전투력 상실 및 살상.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이런 부비트랩은 존재했으며, 지금도 충분히 효과가 있다.세균의 특성상 조건만 맞는다면 수십년이 지나도 번식을 하고 있을테니, 조심하도록 하자.마지막 문장이 쓸모없어보이지만 신경쓰지 말자 기분 탓이다..
  4. 물론 강화도 등지의 중부지방에서도 관상용으로 야외에 재배하는 농가들이 있다.
  5. 실제로 부근에 죽산이라는 지명이 있으며 앉으면 죽산이 보이고, 서면 백산이 보인다는 말이 그 지방에 있었는데 우연의 일치로 봉기군이 백산에 집결해 저 말이 실체화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6. 당장 총은 고사하고 중세의 도검류나 대장궁 같은 경우만 해도 일반적인 경화처리를 한 가죽갑옷정도는 가볍게 관통가능했고 상황에 따라선 사슬갑옷도 충분히 파괴가능했다. 그러나 죽창은 상대가 좀 두꺼운 천갑옷만 입어도 쉽게 막힐 뿐더러 몇번 쓰고나면 갈라져서 사용이 불가능하게 된다.
  7. 눈만 안 찔리면 의외로 그렇게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문제는 역시 눈. 여러가닥이 철망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거라 매우 높은 확률로 한쪽눈 혹은 양쪽 안구가 망가졌다.뉴스 기사
  8. 아크릴 재질의 보호막인데, 실기스가 누적 되다보면 가시성이 매우 안좋아졌기 때문에, 시야를 위해 제거를 했었다.
  9. 앨리스 소프트의 야겜 대악사에 등장하는, 죽창을 던져서 비행기를 떨군다는 캐릭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