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켄베르그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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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ukenberg procedure

독일 의사 헤르만 크루켄베르그 (Hermann Krukenberg, 1863~1935)가 1917년에 고안한 팔꿈치 아래의 절단 수술 방법이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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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 아래를 절단한 후 남은 척골과 요골을 분리하여, 절단 후 남은 팔 부위를 일종의 펜치처럼 만드는 수술이다.

이 수술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절단 부위가 팔꿈치머리에서 10cm이상 남아있어야 하고, 팔꿈치가 수축된 채 고정된 상태가 아니어야 하며 환자 본인의 심리적인 준비 등도 필요하다.

여타 다른 절단/봉합 수술들이 남은 신체 조직을 최대한 살려서 어떻게든 대용품(?)을 제공하거나[2], 아니면 깔끔하게 상해를 입은 부위를 포기해버리는 반면, 이 수술의 경우에는 아예 집게팔로 바꿔버리니 거의 인체 개조급이다. 그냥 깔끔하게 절단 후 봉합하는 것보다 매우 보기 좋지 않고[3], 아예 신체 기관의 기능 자체를 집게로 바꿔버리는 마개조다 보니, 이 수술을 거부하는 의사들이 많다고 한다.

이게 처음 개발되었을 때에는 거의 혁명과도 같았을 것이다. 현대의 그럴싸한 의수 따윈 존재하지 않던 시절이라서, 어떻게든 물건을 집을 수 있게 한다는 것 만으로도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

의수가 꽤나 발달한 현대에는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값비싼 의수를 착용할 비용이 없는 이들에게 시행되지만, 선진국에서도 남은 팔 부위의 촉각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을 활용, 양 팔을 절단한 시각 장애인 환자에게 시행되기도 한다.[4] 또한 이 수술을 시행한 부위의 자기수용 능력과 입치인지 능력이 보존되므로 효과적인 운동이 가능하다. 실제로 양팔을 절단한 후 기계 의수를 착용하다가, 남은 팔 부위를 사용하는 게 더 마음에 들어서 오른쪽 팔에 이 수술을 받아 크게 만족했으며 나중에는 왼쪽 팔에도 같은 수술을 해달라고 요청한 네덜란드 여성의 사례가 2002년도에 보고된 바가 있다.

단, 이 수술을 시행한 후에는 그 부위에 의수를 착용할 수 없다.[5]

생애의 대다수를 통일장 이론을 연구하는 데 보낸 독일의 이론 물리학자 부르크하르트 헤임 (Burkhard Heim ,1925~2001)은 19세 때 실험 사고로 인해 두 팔을 절단하고 시력과 청력을 거의 상실하여 이 수술을 받았었다.
  1. 참고로 그의 동생은 그의 이름을 따서 크루켄베르그 종양이라 이름 붙여진 난소암의 일종을 연구했다.
  2. 구글에 절단 수술 사진들을 찾아보면 진짜 답이 안나온다 싶은 상해를 어떻게든 봉합해서 일종의 의수처럼 쓸 수 있게 만든 대단한 수술들이 많이 올라와있다. 굉장히 잔인하므로 이런걸 꺼리낌없이 볼 자신이 없다면 검색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지뢰 등의 폭발물로 완전히 개발살 난 신체에 어떻게든 안 박살난 뼈와 거기에 붙은 살을 수습해서 이리저리 봉합해놓은 것들인데, 집도한 의사들의 집념이 대단하다. 굉장히 보기에 끔찍한 결과물이 나오지만, 어쩌면 현재의 공학/의학 기술로 만드는 의수를 다는 것 보다야 편리 할 수도 있다. 어쨌든 뇌가 직접 통제하는 자신의 신체부위이기 때문에 의수보다야 훨씬 다루기가 쉽다. 이런 장점은 크루켄베르그 수술이 만들어진 이유이기도 하며, 아직도 이 수술이 선진국에서도 간간히 행해지는 이유기도 하다.
  3. 그런대, 개발살난 손을 억지로 쓸 수 있게 봉합해 놓는 것보다는 차라리 크루켄베르그 수술을 하는 것이 훨씬 보기 좋다. (...)
  4. 의수로는 촉각을 느낄 수가 없다. 그리고 시각 장애인은 촉각에 의존해야하는데 촉각을 포기한다는 것은...
  5. 매우 치명적인 단점이며, 이 수술을 하는 것을 매우 부담스럽게 여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의수를 쓰는 것보다 오히려 간편하다곤 하나, 장애를 얻기 이전의 신체를 흉내내는 것이 절대로 불가능하게 된다는 것은 정말 중대한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