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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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1]
그리스 신화의 등장인물.

1 설명

트로이 전쟁원흉이자, 만악의 근원&공공의 적

트로이의 둘째 왕자이자, 트로이 전쟁의 진정한 원흉이자 사실상 트로이를 멸망으로 밀어버린 대역죄인. 본명은 알렉산드로스이다. 뜻은 인류의 수호자. 그러나 본인이 트로이 전쟁의 원흉이니 매우 안 어울리는 이름이다. 이름 그대로 파리같은 새끼..

파리스는 트로이 왕 프리아모스와 왕비 헤카베 사이에서 태어났다. 헤카베는 파리스를 낳았을 때 횃불이 트로이를 불태우는 꿈을 꾸었는데 신탁에서 파리스가 트로이를 망하게 할 운명이라는 말을 듣고 산에 버리게 했지만 하늘이 트로이를 버리기로 작정했는지 기적적으로 양치기에게 구출되어서 양치기의 자식으로 자랐다.(혹은 헤카베가 아무리 그래도 자기 자식을 죽일 수는 없어서 하인들에게 버리도록 시켰다는 이야기가 있다.) 나중에 왕자라는 것이 밝혀져 다시 왕궁으로 돌아간다. 용맹하고 머리 좋은 미소년이어서 매우 높은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행적은 저서마다 조금씩 다르게 기록되어 있는데 아이네아스의 경우 파리스에 대해 자세히 서술하지는 않았지만 권투 싸움에 강한 스포츠맨이라고 묘사해 놓았고 전쟁에서도 수없이 쟁쟁한 아카디아 장수를 활로 쏴서 부상 입히거나 쓰러뜨린 경력이 있지만... 가장 지배적인 평가를 받는 대표저서 일리아드에서는 스포츠에 대한 서술도 없고 공적도 상당히 찌질하게 그려진다.

한편 올림푸스에서는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던진 황금사과를 둘러싸고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가 다툼을 벌이는 중이었다. 제우스는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후환이 생길 걸 알았기 때문에, 하고 많은 인간 중에 하필 공정한 선택을 할 심판관으로 파리스를 임명한다.[2] 파리스는 그 말을 듣자마자 식겁하여 도망갔지만 헤르메스에게 붙잡혀 자세한 사정을 듣고서는 어쩔 수 없이 심판을 대리하게 된다.

황금 사과를 차지할 보상으로 헤라는 세계의 패권을, 아테나는 지혜와 무용을, 아프로디테는 인간 중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신부로 맺어줄 것을 약속했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세 여신 중 가장 지위가 높은 헤라에게 사과를 주는 것이 가장 무난한 결말이었겠지만[3] 세계의 패권을 가지면 예쁜 여자는 얼마든지 고를 수 있을 텐데 지혜와 무용으로 세상의 패권을 얻어 세가지를 동시에 이룰 수도 있는 거 아냐?[4], 여자 얼굴을 밝혔기 때문에(…) 아프로디테 편을 들어줘서 인생을 망친다. 아프로디테 여신은 약속대로 헬레네를 파리스에게 인도해준다. 둘은 트로이로 향한다.

그런데 헬레네는 파리스를 만나기 전에 스파르타의 메넬라오스와 결혼한 상태였으며, 파리스도 기혼자였다.

전처는 이다 산에서 같이 살던 님프 오이노네. 파리스에게 차일 때 "당신의 병은 내가 치료할 수 있으니 나중에라도 반드시 찾아와 주세요."라고 부탁할 정도로 그를 사랑했는데, 정작 이 인간쓰레기은 헬레네에게 20년 동안 헤롱헤롱대느라 조강지처를 잊고 산다.

왕비를 NTR당한 데 격분한 메넬라오스가 형인 아가멤논과 함께 수많은 영웅들을 모아 트로이로 쳐들어가자 파리스는 형 헥토르에게 다 떠넘긴다. 그럼 본인은? 일리아스를 기준으로 별 일 안 하고 투구를 빛나게 닦고 후방서 있다가 형 헥토르가 그를 찾을 때 다른 장수들이 먼지와 피로 뒤범벅일 때 여유롭게 빛나는 투구와 갑옷을 입고 나올뿐이다. 가끔 장기인 궁술로 적들을 활로 많이 쏴죽이거나 큰 부상을 입혔다. 실제 일리아스에서 파리스는 항상 까임 대상이지만 아킬레스 다음 가는 그리스 장수인 디오메데네스 등을 쏴서 부상을 입혀 그가 전장에 빠지게 만드는 전과를 올린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언제나 전쟁에 목숨걸고 싸우기보다는 얼마나 자신의 무투를 멋지고 화려하게 장식할지 생각에 빠져 헥토르도 동생을 볼 때마다 한심을 내쉬었고, 그리스 장수들과는 1대1 결투에서 도망다니기 일쑤였다. 그러다가 형 헥토르가 아킬레우스에게 죽고, 파리스는 아킬레우스가 자신의 여동생 폴릭세네와 사랑에 빠지자 역지사지 첫번째 이를 이용해 아킬레우스의 최대 약점인 아킬레스건을 활로 맞춰 죽이는 큰 공로를 세우고 다른 영웅들도 독화살로 계속 저격해댔지만 몇놈 죽인다고 그걸로 나라를 구하기엔 너무 늦었다. 아니, 애초에 이미 제우스와 다른 올림푸스의 신들은 트로이의 멸망을 사전 결정지었다고 일리아스에 기록된 바가 있다.

아킬레우스가 죽은 후 오디세우스와 그리스군은 "전쟁에서 이기려면 헤라클레스의 활이 있어야 한다"라는 신탁을 듣는다. 필록테테스는 헤라클레스의 친구로, 헤라클레스가 죽었을 때 그의 활을 물려받은 사람이었다. 필록테테스도 트로이 원정에 나섰지만 도중에 병으로 렘노스 섬에 버림당했기 때문에 그리스군을 원망하고 있었다.그러나 오디세우스의 설득으로 필록테테스는 화를 풀고 트로이로 와서 헤라클레스의 활로 파리스를 적중시켰다. 역지사지 두번째 그 화살촉에는 히드라의 독이 묻어 있었고[5] 이걸 맞은 파리스는 독에 전염되어 죽어가기 시작했다.

생명이 위독해진 파리스는 오이노네의 말을 기억해내고 그제야 그녀를 찾는다. 오이노네는 의술의 신[6]의 가르침을 받아 히드라의 독도 치유가 가능한 능력을 갖고 있었다.신들도 도망치게 만들고 대현자이신 켄타우로스히드라도 잡는 깡패조차 스스로 필멸자가 되어 죽는 독을 유일하게 해독 가능한 숨겨진 먼치킨[7] 하지만 너무 오래 생과부 노릇을 했던 그녀는 그를 냉대한다. 결국 그는 어쩔 수 없이 트로이로 되돌아가 자업자득으로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버린다. 그러나 그녀는 사실은 아직도 파리스를 사랑했기에 뒤늦게 그를 치료하러 갔지만 때가 늦었다는 소식을 듣고 목을 매어 죽어서 파리스의 뒤를 따른다. 일설에는 파리스의 화장식 때 불 속에 뛰어들었다고도 한다. 괜히 엄한 전처까지 인생망친 셈(...)

2 비판

일리아스에서는 그리 비중도 크지 못하고, 메넬라오스와의 대결에서 겁에 질려 주저앉는 등 명실공히 찌질이 캐릭터로 나온다. 주요 무기가 인 것도 그 성격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8][9] 언제나 자신의 무기와 갑옷 고르는 데 정신이 팔려서 헥토르가 먼지 뒤집어 쓰고 나올 때 투구를 번쩍거리면서 형 앞에 걸어온다(...)

심지어 나중 가선 헬레네조차도 파리스한테 쌀쌀 맞게 구는데. 파리스가 메넬라오스와 자신을 걸고 싸우는 데 죽을 위기에서 아프로디테의 도움으로 겨우 도망쳐온 다음에 헬레네랑 같이 자자고 하고 앉았으니(…). 때문에 헬레네도 너무나 파리스가 한심해서 화를 내고 동침을 거부하려 했지만 아프로디테의 위협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의 곁에 머무른다. 그 와중에 헥토르는 아군 지휘하느라 개고생하고 있었다.[10] 일리아드 7장의 후반에는 헬레네를 걸고 메넬라오스와 파리스의 결투 후 파리스가 지자 전쟁이 쫑나나 싶었지만 이를 원치 않은 신들의 개입으로 다시 전쟁이 시작 돼버렸다. 트로이의 왕자중 한 명인 안테노르가 "야, 그냥 헬레네와 헬레네 고향서 가져온 보물을 돌려주고 그만 전쟁 끝내자"라고 했는데 파리스는 "차라리 내 전재산을 주면 줬지 헬레네는 못 준다"라고 해서 프리아모스왕은 헬레네 대신 파리스의 전재산을 줄테니 전쟁을 끝내자고 사자를 보냈으나[11] 아카이아군은 그걸 듣고는 웃더니 디오메데스가 헬레네와 보물을 돌려주고 전쟁을 끝낸다는 소리를 다시 한번이라도 말하지 말라고 외쳤다고 한다[12]. 이미 전쟁은 헬레네를 돌려주고 말고로 끝날 상황이 아닌 것이었다. 왜냐하면 트로이 전쟁에서 헬레네는 그리스 연합군의 구실에 지나지 않으며 대부분은 트로이를 무너트리고 재물과 자신의 공훈을 뽑낼 속셈으로 따라온 군사들과 장교가 대부분이기 때문. 그나마 전쟁이 끝날 구실이었던 파리스와 메넬라오스의 결투가 신들의 농간으로 무효화된뒤에는 오히려 더 악이 받쳐서 싸웠다고도 볼수 있다. 이후 트로이군에 밀리자 아가멤논이 당장 본국으로 도망가야 된다고 설레발을 치자 오디세우스가 까는 말에서 유추해볼수 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인간들 사정이고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된 황금 사과 사건에 원한을 품은 헤라와 아테나가 있는 한 파리스는 생명도 보존할 수 없을 뿐더러 트로이는 멸망될 수 밖에 없는 필연이었을 것이다. 트로이인을 미워하지 않았던 제우스도 헤라를 이리 저리 잘 달래보았지만 헤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했으니.

3 옹호

다만 일리아스의 기록을 곧이 그대로 받아들이기 이전에 생각해보아야할 점이 있다.

먼저. 아무리 찌질해서 전투에서 도망다니고, 자기 갑옷만 신경쓰는 놈이라 할지라도 엄연히 공적은 많은 편이라는 것. 아폴로신이 도와줬다고 해도 아킬레우스를 사살하고, 늙었지만 아카이아군에서 가장 지혜로운 네스토르, 아킬레우스 다음 가는 장수인 디오메데스를 부상 입히는 등 전적 자체는 화려하다.
병사들을 이끌고 앞에서 나가서 싸우는 것이야 아이네아스나 샤르페돈 등에 비하면 상대도 안 될지 모르지만 상대 에이스, 일류급 무장을 이렇게 피해를 입히는 전적은 트로이 장수들 중에서도 헥토르를 제외하면 없을 것이다. 일단 신의 도움이 있긴 했지만 최고 영웅인 아킬레우스를 죽인 사람이 바로 파리스라는 건 결코 변함 없는 사실이니...........

이런 전적에 비해서 파리스가 괴리감이 생길 정도로 찌질한 것은 당시 궁병을 천대시하던 그리스 풍조나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파리스의 유부녀 납치 등을 호메로스나 당시 그리스 시인들이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집어넣을 가능성도 크다[13][14]. 어찌 되었던 파리스라는 인물이 죽은 이후에 트로이의 함락이 크게 앞당겨진다는 것을 봐도 비중이 작다고는 할 수 없는 인물이다. 실제 인물이었다면 재평가를 받아 명예가 복권될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 히타이트의 외교 문서에 기록된 트로이로 추정되는 지역인 윌루사의 왕 이름 중에 '알락산두'가 있는데, 파리스의 본명 알렉산드로스가 이 알락산두를 그리스어로 음역한 것이 아닌가 하는 주장이 있다. 그렇다면 실제 인물일 가능성도 높다는 것.

또 헬레네에 대한 또다른 해석이 있다. 사실 헬레네는 그맘때의 '해상 무역권'을 아름다운 여성에 비유하여 나타냈다는 설도 있다. 해상 무역권이면 포기하기 싫을 만도 하지...

일리아드에선 능력 없고 기회를 봐서 운 좋게 그리스 장수들에게 뒷치기로 상처를 입히는 그런 인물에 지나지 않지만 트로이가 아닌 그리스 지역의 영웅을 중심으로 서술한 일리아드와 달리 트로이 전쟁서 살아남은 무리를 이끄는 자가 주인공인 아이네아스에선 파리스에 대해서 "아폴로신의 도움을 얻어, 그리스 영웅들 중 가장 강력하고 트로이에 재앙을 가져다준 아킬레우스를 쓰러트린 자" 등의 서술로 일단 세운 공적 자체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그리는 듯 하다. 물론 아이네아스 서술 자체가 일리아드에 기초하거나 영향을 받아서 쓰였기에 두 서적 모두 트로이를 망친 개객기라는 서술은 변치 않는 듯 하다. 하지만 적어도 여기선 찌질이로 그려져 있지는 않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또한 트로이의 멸망은 이미 신들이 결정한 사항이라서 파리스는 그 단서를 제공한 인물에 불구하다는 것 자체는 두 서적 모두 인정하고 있다. 그렇기에 트로이 멸망에 큰 영향을 끼쳤지만 이 결과를 모두 그의 잘못으로 다루는 것은 다소 억울한 일일 것이다.

4 대중문화 속의 파리스

orlando-bloom_jpg_500x630_q95.jpg[15]
영화 트로이에선 올랜도 블룸이 맡았는데……. 올랜도 블룸은 과거 "트로이의 여인들"에서 메넬라오스 역을 맡은 적이 있다(…). 게다가 영화속에서 내내 애송이로 나오지만, 위에서 보이듯 실제로는 이미 결혼한 적이 있고 애까지 딸려 있던 미중년이었다. 반대로 브래드 피트가 배역을 맡은 아킬레우스는 원전에서는 처음 출전하는 청소년이었다.[16][17][18]

파리스의 선택에 대해 실질객관동화는 뭘 선택하든 현시창이라는 메세지를 보여주었다. [1]

OH, MY GOD!에서는 파리스가 아프로디테를 택한 이유를 설명했는데, 그냥 셋 중 가장 멍청한 여신에게 줬다고(...)[2]

에픽하이의 3집 수록곡 'Paris'가 이 항목의 주인공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도 알려져 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등장인물 패리스 백작은 이 파리스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보인다. 파리스와 헬레네, 그리고 패리스와 줄리엣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흥미로운 공통점과 차이점들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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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리
트로이 무쌍에도 등장 원작 그대로 활을 들고 싸운다. 이쪽에서도 어느 여신에게 사과를 주든 비극적인 운명에 처했을 것이라는 쪽의 해석으로, 헤라가 보낸 그리핀과 싸우면서 "제우스도 선택 못할 일이라 자신에게 떠넘겼다"고 헤라에게 변명한다. 하지만 헤라는 막무가내였으며, 결국 파리스는 신들이 자신을 조롱한다면 자신도 신들을 조롱하겠다며 이를 간다. 아킬레우스에 의해 헥토르, 펜테실레이아등이 죽자 이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아킬레우스와 싸우게 된다. 그러나 결투에서 승부는 나지 않았고, 그후 전황이 불리해져서 도망가는 아킬레우스에게 활을 쏴 죽인다. 이후 Fall 챕터에선 오디세우스와 싸우는데 결국 패배하고 메넬라오스의 칼에 찔려 살해당한다[19]. 마지막 챕터 Survival에선 Fall 챕터 바로 직전 시점인 컷씬에서 아이네이아스에게 "내가 시작한 일은 내가 끝내겠다"라며 먼저 보내는 모습이 나온다. 그러나 아이네이아스와 만난 아가멤논이(비록 화면에선 안나오지만) 프리아모스와 파리스의 목을 들고 아이네이아스를 위협하는 장면이 나온다.

5 관련 항목

  1. 프랑스 수도 이름과 철자가 같지만 어원 상으로는 관련 없다. 파리 시의 명칭은 고대에 해당 지역에 살던 족 부족 명칭에서 왔다.
  2. 일설에는 남자 인간 중 가장 아름다운 인간이 파리스였기에 가장 아름다운 여신을 고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전승이 있다. 역시 만악의 근원 제우스
  3. 아니면 하다못해 심판하기 전에 누굴 골라도 자기한테 보복하지 말라고 스틱스 강에 맹세라도 시키던가(스틱스 강에 맹세한 내용은 신이라고 해도 지켜야한다)
  4. 이런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은 각기 해당 개념, 현상 그 자체인 만큼 어느 신에게 저주받더라도 인생 퇴갤은 확정이다. 예를 들어 아테나의 저주를 받을 경우 파리스의 경쟁자나 결투 상대가 아테나의 후원을 아낌없이 받을테니 제 명에 못 살고 갈 것이며, 아프로디테의 저주를 받을 경우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상사병으로 죽는 정도에서 곱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간(파시파에), 근친상간(키니라스와 스미르나), 성관계를 통한 신성모독(아탈란테와 히포마네스) 등 굉장히 끔찍하고 비참한 방식으로 인생이 망가졌을 가능성이 높다. 설령 여신들 본인이 결과에 승복했더라도 최측근들이 감히 누굴 모욕하느냐며 길길이 날뛰었을 테니 답이 없다. 사실 아프로디테뿐만 아니라 그리스 신화 속 신들이 속 좁기로는 어느 신화와 견주어도 꿀리지 않는 양반들이니 애당초 누구를 선택하든 다른 두 여신에게 저주받을 것은 확정이었다. 즉, 심판관으로 낙점된 시점에서 어차피 파리스 앞에는 지옥이 기다리고 있었던 셈. 다만, 그 중에서 가장 심각한 지옥을 골라서 자신뿐만 아니라 조국도 끌어들였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5. 그 위력은 신들조차 겁낼 정도였기에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은 즉사, 불멸자의 경우 끊임없이 극심한 고통에 시달려 죽음을 선택한다.
  6. 아폴로가 아니라는 설이 있다.
  7. 괴물 중에서도 라돈이 이 독을 씹어버릴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요정중에서도 있는게 이상하지는 않다.
  8. 그리스 시대엔 직접 치고받는걸 용기의 증거로 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활은 겁쟁이들의 무기로 여겨졌다. 트로이 전쟁의 명궁 테우크로스는 서자 출신이었고, 필록테데스도 병에 걸려 온갖 고생을 다 한다. 헤라클레스오디세우스가 예외적으로 활을 쓰는 영웅 중에 성공한 케이스인데, 그나마도 오디세우스는 계략가의 이미지가 더 강하고 그렇다고 격투 실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활 실력이고 격투 실력이고 그냥 먼치킨이었던 헤라클레스는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 물론 파리스도 적군의 중요인물 여럿을 쓱쓱 저격하는 등 궁술이 나쁘진 않았다.
  9. 재밌는 건 영화 트로이에서 파리스 역을 맡은 배우 올랜도 볼룸이 반지의 제왕에서 레골라스 역할을 맡았단 것.
  10. 사실 일리아스에서 트로이군의 고생을 보면 정말 파리스가 악의 축이다. 6장에선 트로이의 여인들이 자기 남편이 무사한가 노심초사하고 헥토르도 아이아스의 대장전에서 죽을 뻔했다. 이걸 보고 트로이의 병사들은 헥토르가 걱정돼서 염통이 쫄깃해졌으며 아이네이아스도 겨우 어머니와 아폴로의 도움으로 도망가고 사르페돈도 고생하는데 파리스 혼자 띵까띵까 놀고있었다. 망할 자식.
  11. 여담으로 이다이오스라는 이 사자가 그리스군 앞에서 왕의 뜻을 전하는데, 전하다 말고 갑자기 파리스 그 새끼가 일찌감치 죽었어야 했는데라는 사견을 추가하는 것이 압권이다(...).파리스에 대해 트로이 사람들이 얼마나 치를 떠는지 보여주는 부분.
  12. 3장에서 파리스가 메넬라오스와 대결한다고 할때 다들 전쟁 끝난다고 기뻐하던 것과는 대비되는 부분
  13.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헤라클레스에서는 헤라클레스의 가족을 위협하는 악당이 "헤라클레스 그 인간 활이나 쏘는 양반인데 완전 겁쟁이 쫄보 아님?"하는 식으로 비웃는다. 그 헤라클레스를 활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겁쟁이라고 깐 것이다. 그 직후 헤라클레스의 인간 아버지가 활은 전략적인 무기라고 옹호하면 헤라클레스를 변호한다. 고대 그리스의 궁병 천시가 얼마나 심했는지 볼수 있는 부분
  14. 하지만 같은 일리아스에서도 아이아스의 이복형제인 테우크로스는 활의 명수면서도 용맹하게 그려진다
  15. 영화 트로이에서 올랜도 블룸이 분한 파리스.
  16. 황금사과 사건이 일어난 장소가 아킬레우스의 부모가 결혼하는 결혼식장이었다.
  17. 다만 전승 중엔 결혼식장에서 황금사과 사건이 일어난 후 세 여신들이 그 사과를 놓고서 '그 결혼식에서 태어난 아이가 장성할 때까지' 싸우다가 파리스의 심판으로 일단락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는지라, 이 전승을 따르면 파리스도 생각만큼 중년은 아니고 아킬레우스도 생각만큼 청소년은 아닐 수도 있다. 다만 그래도 결혼을 했던 파리스가 아킬레우스보다 연상일 가능성은 있지만.
  18. 사실 영화 자체가 설정이 완전히 전승과 다르다. 아킬레우스는 첫 출전은 커녕 이미 그리스 최고의 전사라는 명성이 자자할 정도로 수많은 전투를 겪은 백전의 용사이며(영화 초반의 테살리 전투 당시 그가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병사들의 사기가 오를 정도. 이때 테살리 최고의 전사인 거인 보레그리오스를 한 큐에 처리했다.) 원래 나이가 더 많은 친구였던 파트로클루스는 "소년"이라고 불릴 정도로 어린 아킬레우스의 사촌동생으로 나온다. 물론 영화가 신들의 개입이 전혀 없는 등 신화적인 면 자체를 배제한 만큼 황금사과 일화도 없어졌으므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10년이나 끈 트로이 전쟁이 고작 며칠만에 종전되는 것도 그렇고...
  19. 참고로 이 최후는 원전에서는 데이포보스의 것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