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派生商品 / Derivatives

1 개요

파생상품은 정확하게는 원래 상품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또 다른 상품을 의미하지만, 주로 쓰이는 의미는 "주식이나 채권 같은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새로운 현금 흐름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금융상품"을 말한다. 주식과 채권뿐만이 아니라 곡물, 육류, 석유, 금 심지어 날씨까지 거래상대방만 있다면 실물뿐만이 아니라 지수같은 추상적 개념들도 기초자산으로 할 수 있다. 말이 어렵지, 파생상품의 개념은 간단하다. 기초자산의 모든 경우의 수가 상품이 된다. 기초자산의 만기일의 가격뿐만이 아니라 가격변화의 '과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 통상적인 거래와 한가지 다른점이 있다면, 기초자산을 거래소에서 즉시 거래하지 않는다. 후일 어떤 상품을 얼마에 팔겠다는 약속부터, 돈을 미리 지불하고 상품은 후일 받는 약속까지, 약속이 거래대상이 된다. 즉 파생상품이란 근원자산을 거래하는 행위 그 자체를 상품화한 것이다. 따라서, 기초자산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파생상품을 토대로 또다른 파생상품이 탄생할 수도 있다. 거래를 거래하는 거래.

매우 복잡한 것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사실 사회의 많은 거래가 파생상품의 형태를 띠고 있다. 예를 들어 농촌에서 흔한 밭떼기 거래는 바로 선물거래에 해당된다. 또 다른 예로 보험계약은 파생상품인 옵션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이들 파생상품의 가격은 근원자산의 실제 가격보다는 그 변동성에 영향을 받으므로 근원자산보다 훨씬 싼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예를 들어 1억보상 상해보험의 가입비용은 1억보다 훨씬 싸다 ⎯ 보상금 절대액수말고도 보험회사가 얼마나 자주 보상금을 지출해야 하는지도 중요하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근원자산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파생상품의 파생상품의 파생상품 ... 하는 식으로 새끼를 치면 근원자산의 가격 움직임에 따블의 따따블의 따따따블의 ... 레버리지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잘 되면 로또지만 망하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극소수 생산기업이 원유나 각종 금속자원을 실제로 필요로 하여 참여하는 선물거래를 제외한 모든 파생상품 거래는 동전뒤집기 수준의 도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스포츠 경기에 이길 팀이 어느 쪽이 될 지 고르는 스포츠 토토처럼 금값이 오를 지 내릴 지에 배팅하는 금선물 거래나 주가가 오르고 내림에 따라 수익이 좌우되는 풋콜을 생각하면 도박 이상 적당한 표현을 찾기 어렵다.

파생상품 시장의 크기는 여기에서 currency and credit derivative[2]에 있다. 물론 추측일 뿐 그 이상일 수도 있다.

2 운용

파생상품의 운용 목적은 크게 두가지. 위험회피, 수익추구다. 대한민국의 파생상품은 위험회피(Hedge)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미국은 수익추구형. 그래서 이런 사건이 터질 수 있다. 흠좀무.

수익추구형 파생상품을 흔히 투기거래[3]라고 한다. 위험회피형 파생상품이 많은 대한민국역시 수익추구형 파생상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옵션이나 ELW같은 녀석들이 수익추구형 파생상품. 한때 한국은 주식시장에 비해 월등히 거대한 파생상품시장을 갖고 있었지만, 각종 규제 때문에 파생시장이 위축되었고 그에 연관된 금융업도 쇠퇴하며 주식시장의 거래량도 줄어들었다.

파생상품이 위험을 회피한다는 것은 파생상품 그 자체의 거래가 위험이 적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파생상품의 발행을 통해 원래의 상품을 보유한 자가 위험이 적어진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모형이고[4], 그 적어진 위험은 바로 파생상품을 구입한 자가 짊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파생상품 그 자체가 더 위험한 것은 당연하다. 쉽게 말하면 내 위험을 남에게 떠넘김으로써 나는 위험을 회피한다는 뜻. 사용방법에 따라 파생상품의 리스크[5]를 근원자산의 리스크보다 수십~수천배까지 올릴 수 있다. 이것이 악용된 사례가 베어링 은행을 파산시킨 닉 리슨 사건. (이 경우는 손실을 은폐한 도덕적 해이와 그것을 제대로 알아내지 못한 은행 조직 내의 허점도 주요한 원인이다.)

주식과 비교해서 파생상품의 큰 차이점은 바로 거래증거금 이다. 이로 인해 생기는 지렛대효과가 위험을 증폭시키는것. 예를들어 KOSPI200의 거래액수는[6] 최소 상품 1개만 사더라도 KOSPI200의 지수가 200포인트일경우 1억원의 가치를 가진다. 여기서 1억원을 한번에 거래 하기 힘드니 소액의 거래증거금을 제시하는데 보통 15%내외로 입금을 해야한다 결국 1500만원으로 1억원의 상품을 거래하는 것이다. 다시 쉽게 설명하자면 1억원에서 20% 수익이 남으면 2천만원이 되는데 파생상품은 1500만원으로 2천만원의 수익을 확보하게 되는것이다. 반대로 20%손실이 발생하면 1500-2000=-500만원이 되어 거래자는 빚을 지게된다.[7] 하지만 시장에서 거래되는 장내파생상품의 경우 마이너스로 떨어지는경우는 거의 없고 하락폭이 증거금보다 클경우 추가적인 증거금 납부를 요구하고 증거금을 추가로 내지 않을경우엔 거래를 강제로 청산시킨다 이것을 마진콜이라고 한다.

수익과 손실을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고려하고 각각의 가능성에 맞추어 파생상품을 사는 것이 위험을 회피하는 올바른 방법이지만, 한 가지 가능성에 몰아버리는 것은 거의 도박이나 다름없다. 이거 한번 잘못 물리면 "100% 손실"은 누워서 떡 먹기.

이런 리스크 때문에 파생상품 자체를 비판하는 의견도 많다. 특히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나 국내의 2010년 옵션쇼크 이후 이런 의견이 크게 늘어났다. 워렌 버핏은 금융의 대량 살상무기란 표현을 쓰면서 비판하였다.[8]

다만 2016년 시점에 와서는 이런 비판적인 의견도 많이 줄어들었다. 앞서 말했듯이 파생상품의 목적은 기본적으로 위험회피이고, 수조원 이상을 굴리는 자산운용사라면 이런 파생상품의 도움이 없이는 경기변동이나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 대응이 불가능하기 때문. 반대측에서도 필요악 정도로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 심지어는 파생상품을 금융의 대량살상무기라 칭한 워렌 버핏 조차 주식선물에 대규모로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게(...) 언론을 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대량살상무기 맞네

주식과는 다르게 파생은 제로섬이다. 주식시장에서 일부 손해를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전체주식시장참여자의 평균수익률은 0%이상일 때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파생은 제로섬과 수수료 때문에 파생시장참여자의 평균수익률은 마이너스이다.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시장은 파생상품시장이라고 불리며, 파생상품시장의 규모는 2010년 1월 현재 지구 전체 GDP인 60조 달러를 뛰어넘는 150조 달러로 추산된다. 다만 이는 명목원금 기준이기 때문에 실제로 150조 달러가 움직이는 시장은 아니다.[9] 거래규모는 370조 달러[10]에 해당한다. 이것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집계된 액수만이고, 장외시장은 시장도 다양하고 거래규모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얼마나 더 거래되는 지는 알 수 없다.

2010년대 들어서부터 엔론 파산의 직접적 원인이 분식회계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당시 엔론의 자산 규모에 비해 분식회계 규모가 너무 작다는 것이 그 근거. 경제학자들은 엔론이 금융회사도 아니면서 거대 트레이딩 팀을 갖고 파생상품을 대량으로 거래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2000년에 엔론은 단순히 에너지 관련 파생상품뿐 아니라 본업과 관계없는 날씨 파생상품[11]까지 대규모로 거래하고 있었다. 캘리포니아 에너지 위기를 고의적으로 일으킨 덕분에 엔론은 그 해에 파생상품 거래로 어마어마한 돈을 챙겼고, 그것은 통신 및 기타 분야의 적자를 덮기에 충분한 금액이었다. 엔론은 다음 해에도 파생상품을 대규모로 거래했는데, 하필 그 해에 대사건이 터져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3월에 랩터 조합의 정체가 폭로되어 회계 장부를 재조정했지만, 엔론은 9월 11일 전까지는 크게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다른 유령회사들을 자진해서 청산할 정도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 파생상품 원인설을 뒷받침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이로 인한 2008년 9월 세계금융위기역시 문제의 이면에는 파생상품이 자리하고 있다. 파생상품이 현실은 시궁창으로 빠진 것이 문제의 시작. 투자은행들이 각종 파생상품 만들며 수익을 추구했는데 반해 이를 감시할 수단이 미비하여, 잠재된 위험이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이번 경제위기를 불러왔다.[12] 파생상품은 현재 지나치게 비대해진 규모와 투기거래로 인한 금융위기의 촉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투자은행에선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파생상품의 종류는 엄청나며,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2011년 5월 주가 하락시에 수익을 얻는 파생상품을 구입한 50대 남성이 주가 하락을 유도하기 위하여 지하철 역사에 초소형 폭탄을 설치하여 폭파하는데 성공했으나 잡혔다.#

미국에서는 1998년에 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파생상품을 규제하려고 했으나, 월가의 압력을 받은 미국의 재정부와 연방준비은행에서 바로 규제를 반대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여 무산되었다.

2013년 12월 12일 한맥투자증권에서 전산오류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하여 회사 자본금을 훨씬 웃도는 약 460억원의 손실이 하루아침에 발생하였다. 금융당국은 이 사안을 구제하기 힘들다고 판단하였으며, 회사는 파산이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적으로 증권사의 잘못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고 하더라도, 후속 상황을 고려하여 계좌를 옮기는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본다. 이런 염가매수 고가매도로 이득을 본 장본인은 외국인 투자자들. 이상기류 감지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손쉽게 이득을 취했다고 한다. 결국 2015년 2월 17일, 막대한 부채를 견디지 못한 한맥투자증권은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단, 기사를 보면 알겠지만 이 사건의 원인은 파생상품의 리스크가 아니라 해당 증권사의 주문실수다. 비슷한 케이스로 BNF가 엄청난 수익을 거뒀던 미즈호 은행의 주문실수 사례가 있다.

3 파생상품의 종류

3.1 현재 대한민국에서 굴리는 파생상품

등 수없이 많다. 참고로 선물, 옵션, ELW 같은 경우는 주식 갤러리에서도 비중있게 이야기가 오가는편.

3.2 전 세계에서 굴리고 있는 파생상품

한국에서 만든 것은 일단 다 포함된다. 여기서부터는 그 외.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4 여담

일부 사람들은 금융의 의미보다는 원래 의미에 가깝게 사용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서 가수의 파생상품은 음반이고, 사업가/기업가의 파생상품은 사업/기업이고, 영화감독의 파생상품은 영화라고 얘기하는 형식이다. 즉, 이런 사람들은 "개인도 개인만의 파생상품을 만들 수 있다." 라고도 말한다. 그 예가 바로 로버트 기요사키.[13]

그리고 로버트 기요사키는 저서 <부자들의 음모>에서 파생상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힌 바가 있는데, "뭣도 모르고 시작하면 뭐든지 위험하다." 라는 식으로 말을 했다.
  1. 이 '과정'이 중요한 대표적인 파생상품은 Knock in, Knock out옵션이고 이걸 거래한 대표적인 사례가 KIKO사건이다.
  2. 출처: 국제결제은행(BIS)
  3. Hedge 목적이 아닌 상품을 말하는 Speculative를 번역한 것인데, 단어의 어감때문에 바꾸자는 말도 많다.
  4. 예를 들면 특정 주식의 보유자가 미래에 해당 주식을 팔 계획이고 그동안 배당금을 받고 경영권을 행사하고 싶지만 팔 때의 가격을 지금 정하고 싶다면 선물을 매도한다. 이 경우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주식의 보유자는 선물가격이 아무리 불리하게 움직인다 하더라도 선물의 만기일에 자신의 주식을 넘겨주면 되므로 위험이 없다.(이것은 이론이고 실제에선 증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은 만기일에 실물을 넘겨주는 방식이 아니라 파생상품의 차액을 지불하는 차액결제방식이긴 하지만 결국 손익도 현물보유자에게 귀속되기에 별 차이는 없다)
  5. Risk와 Crisis를 일괄적으로 위험으로 번역하는 것은 혼동의 여지가 있어 최근에 와선 국내 언론에서도 리스크란 단어를 쓴다.
  6. KOSPI200지수X거래승수(50만원)X상품개수
  7. 그래서 파생상품의 정의에서 금융상품중에 원금초과손실 가능성이 있는것을 파생상품으로 정의한다.
  8. 단, 파생상품이 주 영역이 아닌 사람인만큼 걸러들을 필요는 있다. 2000년대 최고의 헤지펀드로 꼽히는 르네상스테크놀러지 처럼 파생상품으로 장기간에 걸쳐 고수익을 내는 펀드들도 상당수 있다.
  9. 명목원금을 기준으로 해버리면 몇백만원 정도의 지수선물옵션 거래하는 대학생도 억대를 굴리는 자산가로 변신한다.
  10. 2008년 연간 거래액.
  11. 우스워보이지만 국제 농수산업은 날씨때문에 수익이 엄청나게 변동하기 때문에 날씨에 대한 보험수단을 들어놓을 필요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단지 엔론은 자기네랑 관계도 없는 상품에 투자한 게 문제
  12. 이것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동의한다. 심지어 파생상품을 발명한 사람들 마저도.
  13.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