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잰드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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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jandrum

한글 음역이 다양하지만, 옥스포드 영어사전의 발음표기를 기준으로 음역할 경우 '판잔드럼'이 된다.

1 개요

이 팬젠드럼은 제가 보기엔 도저히 말도 안되는 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임즈 클로즈 (당시 영국 해군 특수 무기 개발부)

2차 세계대전 시기 영국에서 개발된 무기. 1.8톤 폭탄 양쪽에 거대한 바퀴를 단 형상으로, 바퀴의 원을 따라 설치된 로켓을 한꺼번에 점화하여 그 추진력으로 바퀴를 회전시켜 전진한다. 목표지점에 도착하면 중앙에 장착된 폭탄이 터지게 된다.

원래 용도는 해상에서부터 히틀러의 '대서양 방벽'에 쏟아부어 파괴하는 상륙지원용 무기였는데, 발사시 좌우 균형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길을 벗어나는데다 조금 벗어나도 대량으로 사출해 숫자로 밀어붙이면 된다고 생각했었지만 1944년 1월경 마지막 실험 때 우측으로 방향을 튼 판잰드럼이 시험과정을 지켜보던 실험자들과 귀빈들 쪽으로 굴러오다가 아슬아슬하게 비켜나 바다에서 폭발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2 역사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은 유럽에 상륙하여 독일 본토를 공략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독일또한 연합군의 유럽 상륙에 대비하여 대서양 방벽(Atlantic Wall)이라는 방어선을 건설하는데에 착수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영국의 무기 개발국(Directorate of Miscellaneous Weapons Development) 약칭 DMWD는 이 방벽을 허물기 위한 연구에 돌입했다.

요구되는 무기의 조건은 대서양 방벽 돌파를 위해 높이10피트(3m), 두께7피트(2.1m)의 콘트리트 벽을 파괴할 수 있어야 하며 상륙정에서 발사가 가능해야 했고, 사람이 직접 해안 방어선을 설치하는것은 무리이기에 자가 추진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되었고 연구에 참여한 네빌 슈트(Nevil Shute) 해군중위(Sub-Lieutenant)는 요구되는 위력을 가지자면 최소한 1톤이상의 폭약이 필요하다는 계산을 제시했다.

이정도 폭약을 방벽으로 운반하기위한 연구결과 제안된 장치는 1톤의 폭약을 장전한 드럼 양쪽에 직경10피트(3m)의 거대한 바퀴를 단 전체중량 4000파운드(1800kg)의 구조물이었다. 자체 추진력은 바퀴의 림에 설치한 고체연료로켓이 회전력을 주어 전진하는 방식으로 60mph(약 시속97km/h)속도를 달성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시제 모델의 최초 테스트는 1943년 9월7일이었다. DMWD 의 보안 경고에도 불구하고 첫 테스트는 휴가를 얻은 사람들이 자주 오고 가는 해변가에서 실시되었다. 상륙정에서 발진한 판잰드럼은 얼마 못가 오른쪽 바퀴의 로켓이 떨어져나가면서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다 넘어졌고 떨어져나간 추진로켓들이 사방으로 날아다니는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3주후 중앙에 바퀴 하나를 추가하고 추진 로켓을 늘린 개량모델을 다시 테스트했으나 이번에도 로켓이 떨어져나가고 방향을 잃고 헤메다가 바다로 돌진해 폭발하는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개발진은 포기하지 않고 중앙의 바퀴를 다시 제거하고 두 바퀴를 케이블로 연결하고 양쪽에 보조막대를 달아 방향유지능력을 강화하고 로켓부착부분을 보강하는등 새로운 개량모델을 테스트해 이번에는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데 성공했다. 자신감을 얻은 개발진은 개발을 계속해 1944년 1월 해군관계자들과 과학자들은 물론 공식사진사들 앞에서 최종시험을 겸한 공개 테스트를 실시했다,

개발진중 한명이었던 브라이언 존슨(Brian Johnson)이 1977년 BBC다큐에서 회상 한바에 따르면 처음에는 순조롭게 나아가는것 같던 판잰드럼이 로켓이 떨어져나가면서 비틀거리더니 작은 모래구덩이에 빠지면서 오른쪽으로 꺾여 관계자들을 향해 돌진했고 제독과 장군들은 혼비백산 안전한 곳으로 몸을 숨기는 소동끝에 다행히 바다쪽으로 방향이 틀어진 판잰드럼이 사방으로 로켓을 날리며 폭발하는 결과로 끝났고 , 결국 수십만 파운드가 날아간 뒤에야 프로젝트가 중지되고 말았다.

3 평가

정신나간 짓 맞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절박했다는 건 우리가 알아둬야겠죠.

-히스토리 채널 '기상천외한 무기들' 중

판잰드럼은 기본적인 아이디어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 로켓의 추력이 판잰드럼을 전진시키는데 쓰이는게 아니라 바퀴에 회전력을 주는데 사용되는 구조가 근본적인 문제였다. 이런 방식은 로켓이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추력 불균형으로 인해 방향을 잃을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바퀴의 회전력에 의지하는 방법은 구덩이등 지형의 고저차에 따라 방향이 바뀌기 쉬웠고 회전력이 부족하면 모래사장에 박혀 움직이기 못하고 너무 강하면 헛돌아버렸다. 차라리 폭약을 실은 수레를 로켓으로 추진하는 방식이었으면 좀 더 성공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