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그래프

1 개요

[1]

미국 프로야구리그인 메이저리그의 각종 기록들 및 스탯을 모아 둔 세이버메트릭스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와 함께 미국 세이버메트릭스 사이트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으며, 오히려 세이버메트리션들 사이에서는 팬그래프의 지지도가 더 높은 경우도 있다.

본래 명칭은 Fangraphs이니 정확히는 팬그래프스라고 해야 겠지만 적기도 불편하거니와 발음하기도 불편해서 대한민국 커뮤니티 내에서는 팬그래프로 통한다. 이건 비단 팬그래프 뿐만이 아니라 발음하기 힘든 복수형 S 를 빼는 게 일상화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2 상세

위에서 말한대로 메이저리그의 각종 기록들을 모아놓은 세이버메트릭스 사이트이다. 하지만 같은 세이버메트릭스 사이트라 하더라도 베이스볼 레퍼런스와는 그 방향성 및 중요시하는 스탯이 각각 다르다. 일례로 베이스볼 레퍼런스는 투수의 퍼포먼스를 평가할 때 FIP보다는 9이닝 당 실점 수준을 강조하지만, 팬그래프는 FIP를 통해 투수의 WAR를 산출해 내며 수비 퍼포먼스를 평가할 때에도 DRS를 사용하는 베이스볼 레퍼런스와 달리 UZR을 선호한다.

어느 쪽이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보다는 야구를 바라보는 관점이 차이지만, 세이버메트리션치고 FIP 옹호 안 하는 사람 찾아보기 어렵듯이 세이버메트리션 관점에서는 팬그래프의 관점이 오히려 주류에 가깝다. 베이스볼 레퍼런스는 오히려 약간 보수적인 편. 물론 일반 야구팬에게는 팬그래프의 관점이 급진적이고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관점이 주류에 가깝겠지만.

이는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경우 1800년대 후반의 선수 기록까지 다루는 등 '기록'에 좀 더 의미를 두기 때문이다. WAR 를 FIP 가 아닌 실점 수준으로 산출하는 것 역시 그런 영향이 없지 않아 있는데, 베이스볼 레퍼런스는 세이버메트릭스에 의한 본질보다는 실제로 남겨진 '기록' 그 자체에 약간 더 무게를 싣는 경향이 있다.

반면 팬그래프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롯이 세이버메트릭스 사이트. 때문에 공식 기록이 아닌 온갖 세이버메트리션들을 위한 기록과 가공 스탯에 더 주안점을 둔다. 각 공의 구속, 무브먼트, 스윙률 등 베이스볼 레퍼런스에서는 제공해 주지 않으나 세이버메트리션들은 알고 싶어하는 자료들을 많이 제공해 주는 편.

그 때문인지 서서히 세이버메트리션들은 베이스볼 레퍼런스보다는 팬 그래프로 몰려드는 감이 있다. 대한민국만 보더라도 사이트에서 '레퍼런스 선호하세요 팬그래프 선호하세요?' 라고 물어본다면 열에 아홉은 팬그래프를 거론한다.[1] 거기에 스탯의 우월성 논쟁과는 별개로 각각의 스탯을 검색하거나 자기가 보고 싶은 스탯들만 뽑아서 테이블을 만드는 등 인터페이스 자체는 레퍼런스에 비해 팬그래프가 더 깔끔하고 편하기에 더욱 더 그렇다. 베이스볼 레퍼런스도 이런 기능을 제공해 주기는 하는데 팬그래프에 비해 좀 불편한 편.

3 FWARBWAR

WAR 항목에 들어가보면 알겠지만 이 WAR 라 부르는 스탯은 그야말로 모든 가치를 종합해 '숫자 하나로 선수의 가치를 단적으로 나타내보자' 라는 스탯이며 덕분에 세이버메트릭스의 온갖 연구와 결정들이 녹아들어가 있는 스탯이다. 그리고 팬그래프와 베이스볼 레퍼런스는 각자의 기준에 따라 이 WAR 을 구하여 이 수치를 공개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각자의 기준이라는 게 제법 차이를 보여주기 때문에 세이버메트리션들과 클래식 야구팬, 그리고 어설픈 세이버메트리션들 사이에서 부당한 싸움이 벌어질 때가 많다. 예를 들어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기준에 따르면 2012 년의 다르빗슈 유는 WAR 3.9 를 기록한 투수지만 팬그래프의 기준으로는 WAR 4.9 를 기록한, 베이스볼 레퍼런스가 보는 다르빗슈보다 550 만불 더 값진 활약을 한 선수고, 2013년의 다르빗슈는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기준으로는 5.9 WAR 를 기록한 선수지만 팬그래프의 기준으로는 5.0 의 활약을 한, 2012년과 별로 다를 바 없는 선수다.

사실 이 싸움은 대부분 투수의 FIP에 대한 의견 차이로 인해 유발되는 경우가 많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와 팬그래프의 차이점은 많지만 그 중 FIP에 대한 중시 여부가 두 사이트의 드러나는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현대 야구에서 이것만큼 논란이 되는 스탯도 없다. (...)

하지만 FIP 가 옳고 그름과는 상관없이, 세상에 어떤 스탯도 완벽하지 않다. FIP도 완벽한 스탯은 아니며, ERA도 역시 완벽한 스탯이 아니다. [2] 명심해야 할 것은 야구를 보는 관점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아무리 맞는 이야기라도 상대방에게는 아닐 수 있다. 막말로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운영진들도 다 생각이 있어서 WAR 계산에 FIP를 쓰지 않는것이고, 팬그래프 운영진들도 다 생각이 있어서 FIP를 WAR 계산에 사용하는 것이다. '저 사이트는 왜 FIP 를 쓰는 걸까? 여기는 왜 쓰지 않는 걸까?' 에 대한 치열한 분석이나 고민없이 그저 팬그래프의 명성,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명성에 기대서 '얘네가 말하니까 맞는 거야' 라고 무작정 주장하는 것은 클래식 스탯에 대한 이유없는 맹신을 가지는 야구팬과 다를 바가 없으며 세이버메트리션의 자세가 아니다.
  1. 사실 한국의 MLB팬덤이 북미 현지의 팬덤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세이버메트릭션 비중이 높다. 굳이 자국리그를 안보고, 밤잠 설쳐가며 태평양건너의 MLB를 유료결제해서 본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해비유저라는 것이다. 투승타타 같은 우스갯소리를 하고 다니긴 하지만 기초적인 세이버스탯들은 거의 대부분 숙지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다만 언어와 정보의 문제 떄문에 세이버메트릭션은 많아도, 미국처럼 거물급은 잘 나오지 않는다. 미국에서 나온 이론을 받아들이고 공부하기는 하지만, 그 흐름을 주도하지는 못한다는게 문제.
  2. 사실 이 이야기는 반박과 재반박이 반복되면 정말 답이 없을 정도로 길어지므로 자세한건 DIPS 항목을 참조하는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