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명

Hans Rosling 의 지난 200년 간 전세계 평균수명과 부를 좌표에 나타낸 영상. (영어)

1 정의

平均壽命, Average Life Span. 사망한 나이의 평균. 즉,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누린 수명을 뜻한다. 사람의 수명은 암만 길어봐야 120세 정도니, 평균을 깎아먹는 주 원인인 유아 사망률이 낮을수록 평균 수명이 손쉽게 증가한다.

평균 수명은 0세 기대 여명이라고도 하는데, 0세, 즉 태어 났을 때 평균적으로 기대되는 수명과 같기 때문이다.

2 수명 통계

평균 수명은 말 그대로 평균적인 값이며, 동시에 여기서 언급되는 수명이라는 것은 천수를 다한 경우만이 아닌, 사고사든 병사든, 모든 사망 요인을 모두 포함한 개념임을 잊지 말자. 즉, 평균 수명이 40세라고 해서 40세 즈음에서 노화로 죽는다는 의미가 아니고, 사망 당시의 나이를 모두 평균했더니 40세라는 뜻일 뿐이다. 평균 수명이라 해서 마치 전근대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20대 안팎이었다는 사실을 두고 당시 사람들은 20대가 되면 마치 80대 노인마냥 신체 노화가 이루어졌다고 착각하거나 심지어 현대인들은 전근대 사람들에 비해 평균 수명이 4배 가량 증가했으니 후대의 사람들은 천 살까지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황당무계한 주장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 아니다.[1] 아주 극단적인 경우를 상상하자면, 신생아 때 반이 죽고, 나머지 반은 모조리 80세까지 살 경우도 평균 수명은 40세다. 의학이 발달하기 전인 근대까지는 유아 사망률이 매우 높아서 평균 수명이 낮았지만, 실제로는 오래 산 사람도 생각보다 많이 있었다. 물론 장년기를 넘어서면 면역력과 회복력이 떨어지고 유아처럼 현대의학이 없이는 죽기 쉬워져 현대보다는 일찍 죽는 편이었다.[2] 로마 제국에 대한 연구를 보면, 평균 수명은 21세에 불과하지만, 5세까지만 살아남으면 평균 사망 연령이 42세로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3]. 여기 표에 수명 증가 양상이 나와 있다. 즉 유아사망률이 높아서 그렇지 어느 정도 면역력만 갖춰질 정도의 나이가 된 사람의 평균수명은 그렇게 낮은 건 아니었던 셈. 그리고 여기에는 평균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는 노예나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다 포함되었을 테니 실제로는 50대가 일반적이었을 것이다. 로마 사회에서도 한창 나이를 40대에서 50대 사이. 노인은 60세 이후로 본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현대 평균수명은 전반적인 의학 및 위생, 예방접종의 발달로 영유아 및 아동 사망률이 낮아져 획기적으로 늘어났고, 아울러 성인도 가능한 긴 수명을 누리고 자연사할 수 있게 되어 더욱 늘어나게 되었다. 그러나 선진국, 개도국을 막론하고 노화에 따른 질병은 어쩔 도리가 없어 서민층과 빈민층에서는 황혼을 가난과 질병 속에서 맞아 수십 년을 고생하고 엄청난 의료비까지 지출하다가 세상을 떠나는 사람도 적지 않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으며 일부는 인건비가 싼 요양원에서 여생을 보내기도 한다.[4]

현대에서는 실제 사망 뿐만 아니라 신생아 사망을 어떻게 분류하는가도 평균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 태어나자마자 사망한 영아를 사산으로 분류하느냐(평균 수명 집계에서 빠짐), 아니면 영아 사망으로 분류하느냐 따라 평균 수명이 조금씩 달라진다. 당연히 사산으로 분류해야 평균 수명이 아주 조금이라도 올라간다.

세계 각지의 평균 수명은 공중 보건의 수준이나 식생활, 유행하는 질병 등의 원인으로 인해 큰 차이가 난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걸리면 단명하는 AIDS가 평균 수명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5] 아시아는 이 문제가 상대적으로 덜해서 평균 수명에 미치는 영향도 적다. UN은 AIDS로 인해 조기 사망한 사람이 너무나 많아서 짐바브웨보츠와나 등의 평균 수명이 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6] 보츠와나의 평균수명은 1989년 64세까지 올라갔다가 2002년 49세까지 떨어졌다가 지금 61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1년 CIA 자료에 의하면, 모든 나라를 통틀어서 가장 평균 수명이 짧은 나라는 31.88 세의 스와질랜드. 스와질랜드의 평균 수명이 짧은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큰 이유는 AIDS의 창궐로 인한 조기사망자의 급증.

가끔 다른 이유로 평균수명이 낮아지기도 하는데, 캄보디아의 경우 1960년대와 80년대 내내 평균수명이 35세 이상을 유지했으나 킬링필드 기간 동안 천하의 개쌍놈 폴 포트의 대학살로 사망하거나 살기 위해 숨어 들어가 통계에서 빠진 사람이 너무나 많아서 일시적으로 16세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당연한 일이지만 전쟁이 끝나고 나라가 가난하지만 안정적으로 변하면서 평균수명은 일반 개도국 수준으로 원상 복귀한 상태.

UN 자료에서, 그리고 CIA 보고서 중 400만 이상의 인구가 좀 되는 나라 만으로 한정하면, 수명이 가장 긴 나라는 82.25세의 일본이다. 신생아 사망이 일본에서는 사산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기에 평균 수명이 좀 더 길어졌다는 의견도 있지만, 사실 그렇게 하든 안하든 큰 차이가 안난다. 그냥 일본은 근본적으로 장수 국가라 보는 것이 맞다. 권위있는 의학전문지인 란셋 2011년 판에 의하면, 일본의 장수 원인은 사회 평등과 양질의 공중 보건[7], 건전한 식생활이라고 한다.

일본이 다른 선진국보다 평균수명이 긴 또다른 이유는 평균신장이 작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선진국 수준의 우수한 영양상태 + 저지방 소식 + 작은키 버프의 중첩효과라는 것이다. 다만 일본인과 한국인, 중국인의 평균신장은 큰 차이가 없다. 비슷한 이유로 한국 역시 장기적으로는 세계수준의 평균수명을 기록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되려 키와 평균수명이 상관없는 게 정작 진짜로 평균수명이 짧은 나라는 독일이나 네덜란드가 아니라 스와질랜드이기 때문이다. 독일이나 네덜란드는 평균신장이 무지하게 큰 나라이며 특히 네덜란드의 경우는 남성 신장 180cm를 단신으로 취급할 정도로 거인나라임에도 이 두나라는 평균수명이 일본과 고작 5년 이내로밖에 차이가 안난다.

한 나라 내에서도 민족별로 차이가 나는데, 예를 들어 미국 내에서 가장 오래 사는 쪽은 아시아계 미국인이다. 87세가 평균 수명으로, 유럽계 미국인보다 거의 10년이 많다.

평균 수명은 남녀 간에도 차이를 보인다. 대개의 국가에서, 모든 연령대에서 여자가 남자보다 낮은 사망률을 보인다. 이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태아마저 그렇다.

왜 여자의 평균 수명이 더 긴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남자가 더 빨리 죽는 이유에 대한 이론으로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라는 주장과 환경적 차이, 즉 생활습관이나 사회 문화적 차이 때문이라는 설이 있는데 사회환경이 이유라는 주장이 과거에는 정설로 인정받았으나 현대에는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와 환경적 차이 둘 다 원인이라는 주장이 정설로 인정받고 있다. 남자가 , 담배를 더 많이 하고, 사고도 더 많이 겪고, 범죄, 전쟁으로 더 많이 죽지만 사고나 음주, 흡연 등의 요소를 제외해도 남자가 몇년 정도는 빨리 죽는 게 보통이다. 애초에 영아사망률부터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더 높다. 전 연령에서 남성의 사망률이 여성보다 높다.

이에 대해 다른 이론도 있는데 여성보다 남성의 경우 세포 분열이 무언가 때문에 압도적으로 많다. 한달에 한번씩 하는 여자에 비해 남자들은 72시간 동안 수억개를 생산해내므로, 당연히 그에 따른 분열횟수도 장난아니게 많다. 실제로 거세한 사람들이 더 오래 살기도 하며[8] 내가 고자라니 필수요소가 지금까지도 유행하는 이유 거세하지 않았어도 평생 자위섹스를 일체 금한 특정인(...)은 113세까지 살기도 하였다.

여성의 수명과 남성의 수명이 차이나는 이유는 남성호르몬에 의한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관련기사 남성호르몬의 억제를 통한 수명연장약의 개발 가능성까지 거론된다고.

그러나 보건 상태가 개막장인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들에서는 여자의 평균 수명이 남자만큼이나 짧다. 심지어 짐바브웨, 레소토 같은 나라에서는 여자의 평균 수명이 남자보다 짧은 기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선진국에서도 근대까지만 해도 젊은 여성들이 많이 세상을 떠나는 이유가 산모의 출산 중 과다출혈 및 감염으로 인한 희생이므로 이게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일단 평균수명의 추이를 보면 일부 조기사망자를 빼고 대체로 저개발국은 60대. 일반 개도국은 70대. 선진국과 상위권 개도국은 80대 정도다.

3 기대 여명

나이 별로 예상되는 남은 수명을 기대 여명이라 한다. 즉, 지금 20세는 앞으로 평균 몇 년, 21세는 몇 년, 22세는 몇 년...이렇게 정리한 수치들이다. 평균 사망 나이, 즉 평균 수명은 0세의 기대 여명이라는 하나의 특별한 경우라 볼 수 있다.

기대 여명은 나이가 많을수록 당연히 줄어든다. 즉, 30세의 기대 여명에 비해서 40세의 기대 여명은 짧다. 하지만 이 경우, 10만큼 짧아지는 것이 아니라 7, 8만큼만 짧아지므로, 30세 보다는 40세의 예상사망 연령이 더 많다. 이것은 나이가 많은 쪽이 이미 더 많은 죽을 고비를 무사히 피해왔기 때문이다. 반대로 어리면 어릴수록 질병, 사고, 전쟁 등 앞으로 넘어야 할 고비가 많이 남아 있다. 기대 여명 표에서 2007년의 30세의 남자는 평균적으로 77.10세(47.10년 후)에 죽는 반면 60세의 남자는 평균적으로 80.20세(20.20년 후)에 죽는 것으로 나타난다.

2001~2007 우리나라의 기대 여명 표 (단위 : 년)
2001200220032004200520062007
남자
0세72.8273.4073.8674.5175.1475.7476.10
15세58.5659.1059.5460.1660.7661.3161.70
30세44.1244.6245.0345.6346.2146.7347.10
45세30.2930.7531.1131.6432.1632.6033.00
60세18.1118.4718.7619.1719.5619.9320.20
75세8.648.869.029.229.429.589.70
여자
0세80.0480.4580.8181.3581.8982.3682.70
15세65.7166.0966.4266.9567.4667.8968.20
30세51.0251.3951.7052.2452.7753.1553.50
45세36.5636.9137.2237.7538.2838.6239.00
60세22.7523.0623.3323.8324.3224.6025.00
75세10.8611.0511.2111.5611.9112.0112.40

기네스북에 가장 오래 산 사람으로 기록된 프랑스 여성 잔 칼망(1875~1997)은 122년 164일 생존하였고 그녀는 21세부터 117세까지 흡연자였다. 기네스북에 가장 오래 산 남성으로 기록된 덴마크 남성 크리스찬 모텐센은 115년 252일 생존하였다. 그도 흡연자였는데 시가를 즐겼고 적당한 흡연은 건강에 해롭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현재 확인된 가장 오래 산 남성은 일본의 기무라 지로에몬(1897~2013)으로 116년 54일 생존했다.

여담으로 일본 장수촌에 장수비결을 취재하러 갔더니 100살 이상 산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죄다 장수의 비결은 술이랑 담배라고 대답한 적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냥 적당한 흡연만 한게 아니라 이들 대다수는 모두 활동적이었다는 점. 오키나와 노인들은 100살 넘어도 어업활동을 꾸준히 했으며 모텐센도 110살 넘어서 집에서 장작을 한다든지 손수 몸을 움직이며 꾸준히 활동했다는 점. 더불어 이들은 담배는 피워도 절대로 골초는 아니었다.
그러니 흡연자들은 이거 보고 '난 오래 살거니까 흡연 계속 해야지!" 라는 생각은 하지 말자.

이게 무조건 길다고 좋은 것은 절대 아니다. 수명은 늘어도 정년퇴직 등으로 노동가능 연령은 그대로라면 여생을 무료하게 보내야 하는 경우도 그만큼 늘어난다. 경제적 여유가 없다면 정말로 비참해진다. 여기에 저출산까지 합해지면 고령화사회가 될 수 있다.

4 건강수명

해당 문서 참고.
  1. 사실 일반적으로 수명이라는 개념은 천수를 다하고 죽는 기간을 의미하지 다른 요인으로 사망한 경우는 포함하지 않는걸 감안하면 수명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는건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헷갈릴 소지가 있는 부분이기는 하다.
  2. 60대 정도부터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예방접종과 병원진료가 보편화되기 전에 70대를 넘기기란 매우 어려웠다.
  3. 5세 이전에 55% 이상이 죽었다는 말
  4. 독일의 경우 체코나 슬로바키아, 폴란드 등 해외 요양원에 노인들이 보내지는 건 이제 뉴스거리도 못 된다. 물론 돈 때문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5. 사실 이제는 의학의 발달로 보균자도 관리만 잘 하면 장수는 무리라도 남들 사는 정도만큼은 살 수 있지만 아프리카의 보균자들 대부분은 그럴 만한 돈도 지식도 없다.
  6. 당연한 이야기지만 에이즈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의 평균수명은 일반 개도국들과 차이가 없다.
  7. 개도국들의 평균 수명이 50대에서 60대 안팎에 머무는 이유가 이것이다. 물론 이건 아프리카나 남아시아의 최빈국 및 한반도 북쪽의 주체교단 같이 아예 인프라가 없다시피한 곳이고 기본적인 사회 인프라가 갖춰진 중국 같은 개도국은 평균수명에서 선진국과 큰 차이가 없다.
  8. 물론 이는 남성호르몬이 상실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