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 역학

(해밀토니언에서 넘어옴)

1 개요

Hamiltonian Mechanics

해밀턴 역학은 고전역학을 기술하는 하나의 체계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18세기에 라그랑주 역학이 먼저 개발되었고, 그것으로부터 출발하여 윌리엄 로원 해밀턴이 19세기에 해밀턴 역학을 도입하였다. 고전역학의 영역 내에서만 본다면 해밀턴 역학은 라그랑주 역학과 동일한 결과를 주며, 그 전개방식에도 유사성이 많아 한 쪽에서 다른 한 쪽으로 쉽게 오갈 수도 있다. 이는 두 역학 모두가 일반화 좌표계와 각종 '일반화된' 물리량의 개념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며 해밀턴의 원리라고도 불리는 최소 작용의 원리를 기초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래에서도 해밀토니언과 라그랑지언이 서로가 르장드르 변환으로 연결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math] \vec{F}= m \vec{a} [/math] 를 사용하든, 라그랑주 역학을 사용하든, 해밀턴 역학을 사용하든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대체 왜 이런 것을 열심히 연구하는지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물리학과 학생들을 괴롭히기 위해 그러나 고전역학의 틀을 벗어나면 라그랑주 역학과 해밀턴 역학이 그 진정한 힘을 발휘하는데 본문에서 그러한 예를 볼 수 있다.[1]

우선 해밀턴 역학의 출발점은 라그랑주 역학이므로 아래의 내용을 읽기 전에 해당 항목을 읽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2 해밀토니언

일반적인 직교좌표계에서 운동량은 [math] p_i = \partial L / \partial \dot{x}_i [/math] 로 표현된다. 이러한 힌트로부터 일반 좌표계에서의 일반화 운동량(generalized momentum)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오른쪽 식은 일반화 운동량으로 표현한 라그랑지언 운동방정식이다.

[math] \displaystyle p_i = {\partial L \over \partial \dot{q}_i} \ \ \ \ \ \ \dot{p}_i = {\partial L \over \partial q_i} [/math]

원래 라그랑지언은 각 일반좌표 [math] q_i [/math] 와 그것의 시간 미분 [math] \dot{q}_i [/math] 을 변수로 가진 함수였다. 해밀토니언은 [math] q_i [/math] 와 위에서 정의한 [math] p_i [/math] 들을 변수로 인정하여 다음과 같은 르장드르 변환으로 정의된다.

[math] \displaystyle H \left(q_1, q_2, \ldots, p_1, p_2, \ldots \right) = \sum_i p_i \dot{q}_i - L \left(q_1, q_2, \ldots, \dot{q}_1, \dot{q}_2, \ldots \right) [/math]

여기에서 변수로 인정되는 게 무엇인지 알고 그것들만으로 해밀토니언을 표현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정의된 라그랑지안으로부터 우변의 식을 단순히 계산하면 [math] \dot{q}_i [/math] 들이 수식에 남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반드시 이러한 표현들을 [math] q_i [/math][math] p_i [/math] 들로 대체하여야만 해밀토니언이 공식적으로 완성된 것이다. [2]

이러한 변수 [math] q_i [/math][math] p_i [/math]를 서로의 공액 변수 (conjugate variable) 라고 부르고 [math] q_i, p_i [/math] 들로 표현된 좌표계를 정규 좌표계 (canonical coordinates), 이들을 변수로 하는 공간을 위상공간(phase space)이라고 부른다

3 운동방정식의 유도

해밀토니언의 전체 미분(total differential)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형태가 된다.

[math] \displaystyle dH = \sum_i \left( {\partial H \over \partial q_i} dq_i + {\partial H \over \partial p_i} dp_i \right) + {\partial H \over \partial t} dt [/math]

그런데 위의 정의로부터 해밀토니언의 전체미분이 다음과 같이 표현되는 것 역시 알 수 있다.

[math] \displaystyle dH = \sum_i \left( \dot{q}_i dp_i + p_i d\dot{q}_i - {\partial L \over \partial q_i} dq_i - {\partial L \over \partial \dot{q}_i} d \dot{q}_i \right) - {\partial L \over \partial t} dt [/math]

위에서 정의한 일반화 운동량과 운동방정식의 표현을 이용하면 위 식은 다음과 같이 간략화된다.

[math] \displaystyle dH = \sum_i \left( \dot{q}_i dp_i - \dot{p}_i d q_i \right) - {\partial L \over \partial t} dt [/math]

이제 이 식을 제일 위의 전체 미분 식과 비교하면 다음과 같은 해밀토니언 운동방정식을 얻을 수 있다.[3]

[math] \displaystyle \dot{q}_i = {\partial H \over \partial p_i} \ \ \ \ \ \ -\dot{p}_i = {\partial H \over \partial q_i} [/math]

4 푸아송 괄호(Poisson Bracket)를 이용한 해석

정규 좌표계로 표현되는 두 함수 [math] f \left(q_1, q_2, \ldots, p_1, p_2, \ldots \right) [/math][math] g \left(q_1, q_2, \ldots, p_1, p_2, \ldots \right) [/math] 에 대해 푸아송 괄호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math] \displaystyle \left\{ f, g \right\} = \sum_{i} \left( {\partial f \over \partial q_i} \ {\partial g\over \partial p_i} - {\partial f \over \partial p_i} \ {\partial g\over \partial q_i} \right) [/math]

푸아송 괄호를 사용하면 해밀토니언 운동방정식은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math] \displaystyle {dq_i \over dt} = {\partial H \over \partial p_i} = \left\{ q_i, H \right\} \ \ \ \ \ \ {dp_i \over dt} = - {\partial H \over \partial q_i} = \left\{ p_i, H \right\} [/math]

그리고 일반적인 함수 [math] f \left(q_1, q_2, \ldots, p_1, p_2, \ldots \right) [/math]의 시간미분은 다음과 같음을 알 수 있다.

[math] \displaystyle {df \over dt} = \left\{ f, H \right\} + {\partial f \over \partial t} [/math]

여기까지만 봐선, 새로운 기호를 정의했을 뿐이지 별다른 유용성은 전혀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자, 이제 각 일반좌표 [math] q_i [/math] 와 일반화 운동량 [math] p_i [/math] 들간의 푸아송 괄호를 계산해 보자.

[math] \displaystyle \left\{ q_i, q_j \right\} = \left\{ p_i, p_j \right\} = 0 \ \ \ \ \ \ \left\{ q_i, p_j \right\} = \delta_{ij} [/math]

양자역학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이쯤 오면 무언가가 떠오르기 시작할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양자역학으로 간다 공액 변수들이 바로 양자역학에서의 불확정성 원리에서 서로 대응되는 두 변수들이고, 푸아송 괄호의 역할이 양자역학적인 교환자의 역할과 유사해진다. 즉, 고전역학에서 양자역학으로 가는 한 방법은 변수와 함수들을 오퍼레이터로 만들고, 해밀턴 역학에서 푸아송 괄호를 [math] 1 / i \hbar [/math] 를 곱한 교환자로 대체하는 것이다. 이러한 처방을 따르면 다음과 같은 식들이 얻어진다.

[math] \displaystyle \left[ \hat{q}_i, \hat{q}_j \right] = \left[ \hat{p}_i, \hat{p}_j \right] = 0 \ \ \ \ \ \ \left[ \hat{q}_i, \hat{p}_j \right] = i \hbar \delta_{ij} [/math]

그리고, 시간의 직접적인 함수가 아닌 오퍼레이터 [math] \hat{f} [/math] 에 대해

[math] \displaystyle {d \hat{f} \over dt} = {1 \over i\hbar} \ \left[ \hat{f}, \hat{H} \right] [/math]

임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하이젠베르크 묘사 (Heisenberg picture) 에서의 양자역학을 지배하는 운동방정식이 된다.

고전역학으로부터 양자역학으로 넘어오는 방법은 이것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슈뢰딩거의 양자역학에 대한 논문도 해밀턴 역학으로부터 유도된 해밀턴-자코비 방정식으로부터 출발하고, 최소작용의 원리를 최소 근처의 작용을 허용하도록 수정하면 라그랑주 역학에서 출발하여 파인만의 경로적분으로 표현되는 양자역학에 도달할 수 있다. 즉, 하이젠베르크, 슈뢰딩거, 파인만이 각각 발견한 비상대론적 양자역학의 세 가지 공식화 방법이 전부 고전역학에 그 힌트가 숨어 있는 것이다. 길은 많지만 전부 다 어려운 길인 게 함정
  1. 단적인 예로, 뉴턴의 운동 방적식에서 힘을 질량과 위치벡터의 2계도함수의 곱으로 정의하고 운동을 기술하려 했지만, 정작 그 힘에 대해서는 정체가 무엇인지 밝히지 않고있다.
  2. 아래에서 보듯이 각 변수들로 편미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잘못된 변수가 수식에 남아 있어서는 안된다.
  3. 사실 또 하나의 식 [math] -\partial L / \partial t = \partial H / \partial t[/math] 이 얻어지는데, 이것은 운동방정식 자체와는 무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