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스티아

1 그리스·로마 신화의 헤스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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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어Εστία
라틴어VESTA
그리스어 라틴 문자 표기Hestia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올림푸스 12신 중 하나로 화로의 여신이자 가정의 수호신. 로마 신화에서는 베스타.[1]

크로노스레아 사이에서 가장 첫 번째로 태어난 자식. 눈에 띄는 신화가 거의 없는, 다툼을 멀리하는 평화를 좋아하는 여신이다.

디오니소스가 장성하자 제우스는 아들에게 한자리 챙겨 주려 했으나, 올림푸스 12신의 자리는 이미 만석이었다. 이때 헤스티아가 스스로 12신의 자리에서 물러남으로서 혹시 모를 다툼을 미연에 방지했다. 다른 신들이 허구헌날 돌아다니면서 사고치는 것과 달리 헤스티아는 언제나 화로곁에서 불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주부들의 수호자로 받아들여져 신자의 대부분이 여성이었다고 한다.

또, 로마에서 베스타 여신의 무녀들은 반드시 처녀성을 지켜야 하며 처녀성을 잃어버리면 둘 모두에게 무거운 형벌이 주어졌다. 상대인 남자는 매질해 죽였으며, 무녀 본인은 산 채로 생매장당했다. 땅굴을 파 네모진 방을 만들고 화로와 침대, 약간의 물과 식량, 생매장당할 무녀를 넣은 후 문을 닫고 굴 입구 통로를 그대로 메꿔버리는 것이다. 좁은 방은 그대로 무녀의 무덤이 되었다.

화로의 신이라고 하면 언듯 생각하기에는 별로 대단한 것 같지 않으나, 고대 사회의 집에서 화로에 담긴 불씨는 가사 생활의 중심이되는 필수품이었으므로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졌다. 은 인간 생활의 필수품인데 고대에는 불을 지피는 것이 오늘날 만큼 쉽지 않았기 때문에 불씨와 그를 담는 화로를 매우 소중하게 여겼던 것이다.

각 집안의 화로는 또한 집안의 수호자로 여겼으며, 가정내에서 가장이 주도하는 제사도 화로에서 집행되었다. 어떤 처녀가 시집을 가게 되면, 먼저 친정의 화로 앞에서 자신을 그동안 지켜주셔서 고마우며, 이제 시집을 가니 가호를 거두어달라고 청한다. 그리고 시가(媤家)에 가서는 시가의 화로 앞에, 이 집안에 새로 들어온 며느리이니 잘 지켜달라고 인사했다. 그럼 친정에서 시가에 가는 동안에는 어느쪽 신으로부터도 가호를 받지 못한다.

이 위험한 기간 동안 삿된 것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친정에서 시가로 가는 동안에는 시끌벅적 요란하게 하고 갔다. 물론 종교적인 이유만이 아니라, 결혼하는 즐거움은 돋우고, 낯선 집에 들어가는 불안감은 낮추자는 실제적인 이유도 있을 터이나, 종교적인 이유도 무시하지 못하는 게 고대 사회이니 함께 이해하도록 하자.

따라서 고대 사회의 현실상 '화로'의 신인 헤스티아의 위상은 상당히 높았다. 그뿐 아니라, 고대 종교의 발원과정을 따져 보자면 가정종교 - 부족종교 - 국가종교로 이어지는 흐름을 찾아낼 수 있는데 가정 종교의 근원이 바로 화로의 주재자인 헤스티아이기 때문에 고대로 가면 갈수록 그 위상이 더욱 높아진다고 한다.

비슷하게도, 동양에서도 조왕신이라는 개념으로 화로나 부엌의 신이 있다.

각설하고, 헤스티아 자기 자신은 수많은 구혼자를 물리고 독신으로 지냈지만,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기를 즐겨한 이 자애로운 여신은 고아의 비호자로서도 이름이 높다.

망나니, 양아치, 찌질이, 편집증 환자가 넘쳐나는 그리스 신화에서 몇 안 되는 선량하고 신격이 높은 신.[2]그리스신화 최후의 양심

아테나, 아르테미스와 함께 올림포스 3대 처녀신이기도 하다.

막장신, 제우스가 건들지 않은 것으로 보아, 숨겨진 최강자가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헤스티아에게 공개 구혼한 신이 아폴론포세이돈이라 (전부 다 한 성깔 하는 신들이다) 전쟁날 뻔한 걸 순결을 지킨다는 맹세를 함으로써 막았기 땜에 제우스가 순결을 지킬 권리를 준 것.

신화상에선 별 상관은 없지만 이미지적으로 대비되는 신은 헤르메스. 이는 끊임없이 이동하며 경계 사이를 넘나드는 상인-도둑의 수호신 헤르메스와 공동체(폴리스/가정에 관계없이)의 중심에 들어앉아 타 세력과 경계를 만드는 헤스티아라라는 특징에서 온다고 생각된다.

여기서 재미있는 말로 12주신에 아프로디테디오니소스가 들어가서 헤스티아가 빠지는 건 가정을 일구는 주부가 술과 사랑에 빠지면 가정을 소홀히 한다라는 이런 말도 있다고 한다.

12신임에도 불구하고 신화상에서 그녀의 비중이 적은 이유에 관한 설로는 피가 튀고 살이 난무하는 고대 로마 시대에 들어서며 그녀의 자애로운 여성성이 당시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강인한 남성성에 반(反)하였기에 소외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설이 신빙성이 낮은 게, 오히려 고대 그리스의 헤스티아 숭배보다 고대 로마 시대의 베스타 숭배가 훨씬 성행했다. 베스타는 국가의 수호여신으로 승격되었을 정도.

혹은 신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시대로 넘어오면서, 어른의 사정이 아니라 집 구조 변화[3] 수렵-채취 위주의 경제활동에서 농업 위주의 경제활동으로 넘어오면서 집안의 불을 관리하는 여성의 지위가 하락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1.1 베스타의 무녀

베스타 여사제관 유적베스타 신전 유적

고대 로마에서 성스러운 불을 관리하는 베스타의 무녀는 베스탈리스(vestalis)로 불렸으며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졌다. 이 불은 단순히 불이 아니라 로마의 운명을 상징한다고 여겼기 때문에 그 관리자인 무녀들의 책임도 막중했다. 실수로 불을 꺼뜨리면 사형, 순결함을 잃어도 사형이었다.

이것은 상대가 신이라 해도 예외가 아니라서, 마르스와의 사이에서 고대 로마의 전설적 건국 시조 로물루스와 레무스 형제를 낳은 베스타의 무녀 레아 실비아는 사촌누이인 공주의 탄원으로 겨우 죽음은 면하고 투옥되었다고도 하고, 물에 던져져 살해되었다는 전승도 있다. 아버지가 군신(軍神)이고 늑대 젖까지 먹었으니 전투종족 인증 확실. 그런데 싸움도 못하는 후손들은 도대체 뭥미[4] 베스타의 무녀 중 1명이 순결을 잃었다는 누명을 썼을 때, 체[5]를 들고 나가 강물을 한 방울도 떨어뜨리지 않고 퍼오는 기적을 일으켜서 자신의 결백함을 증명했다는 신화도 있다.

다만 평생동안 이런 생활을 해야 했던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면 무녀직에서 물러나 생활할 수 있었고, 이 때는 원하면 결혼도 할 수 있었다. 보통 10살 전에 뽑혀서 30년 정도 무녀로 지냈다고 하므로 은퇴하는 시기는 대개 40대였다. 마법사가 되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이렇게 엄격한 생활을 요구받은 대신에 그만큼 존중받았다. 연극 같은 것을 공연할 때 언제나 특등석이 배정되었고, 그녀들이 지나가면 누구라도 경의를 표해야 했다. 형장으로 끌려가는 사형수라도 베스타의 무녀와 눈이 마주치면 바로 그 자리에서 사면될 수 있었다. 로마 사회에서 대단히 존경받았기 때문에 천하의 독재자 술라조차도 그녀들이 카이사르를 살려달라고 요청했을 때 무시할 수 없었을 정도였다. 그리고 카이사르는 실시간으로 학살중인 독재관의 이혼하라는 명령을 쿨하게 생까고 튀었다.

포로 로마노에는 베스타 신전과 무녀들이 생활하던 여사제관이 있었다. 로마의 제2대 왕 누마 폼필리우스 때부터 모셔져 국가 로마와 함께한 성화는 천 년 동안 꺼지지 않고 보관되다가 394년 그리스도교를 국교로 정한 테오도시우스 대제에 의해 꺼졌다.

참고로 엘라가발루스 황제의 악행들 중에 이 베스타의 무녀를 건드린 것도 있다. 엘라가발루스 황제가 원래 있던 레반트 지역에서는 신을 모시는 무녀들과 신도들이 풍요를 기원하고 신의 축복을 받는다는 의미에서 검열삭제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던데 이 관습을 그대로 베스타의 무녀들에게도 적용시킨 것이라고.

1.2 대중 문화 속의 헤스티아

미래일기의 등장인물 우에시타 카마도는 이 여신의 속성을 모티브로 하여 설정된 캐릭이다. 이름 카마도는 불씨를 지켜야 할 부뚜막/아궁이를 뜻하고, 고아원을 운영하는건 고아의 비호자라는 성격과 부합한다. 그리고 둘 다 몇 안 되는 정상인 포지션이다. 몸매가 넨도로이드라는건 상관없어

국산 게임 판타지 소설 달빛조각사에서 불의 신이자 대장장이의 신으로 짤막하게 등장. 그런데 유저들에게 외모가 평범하다고 까였다.(…)

데스티니(게임)의 세력 중 하나인 여왕의 모티브도 이 헤스티아로, 기지 이름도 Vestian Outpost이며 기지내에 불을 담는 화로도 있고 여왕을 보좌하는 여성 NPC들이 존재한다.

펌프 잇 업에 수록된 노래인 HESTIA의 BGA도 위에서 서술한 아폴론과 포세이돈 사이에 있는 헤스티아를 잘 표현했다. 물론 얼굴 강조는...

1.2.1 라이트 노벨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의 등장인물

헤스티아(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항목 참고.

2 코오롱 헤스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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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스포츠에서 발매하는 패딩의 종류중 하나. 이승기가 모델로 나오기 때문에 이승기 패딩이라는 말이 있다.

2012년 기준 현재 6가지의 색상이 있다.

패딩 안의 내용물은 거위솜털 90% 거위깃털 10%로 이루어져있으며 겉감은 나일론으로 대부분이 이루어져 있다. 또한 윈드스토퍼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중 고등학생들이 노스페이스에 질리기 시작하면서 2010년 부터 노스페이스 드라이로프트 와 쌍벽을 이루고 있었으나 2012년 현재 노스페이스가 몰락하면서 헤스티아가 다시 뜨게 되었다. 하지만 헤스티아 마저도 많이 몰락한 상태.

가격은 노스페이스 드라이로프트와 같은 가격인 47만원. 등골 브레이커! 사람들의 평가에 따르면 노스페이스 드롭[6] 을 입다가 헤스티아를 입으면 다시 드롭을 입기 싫다는 평가, 그 이유는 드라이로프트 보다 헤스티아가 더 따뜻하다고 한다.[7]

여담으로 헤스티아는 모자와 분리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가끔 중고나라 에서는 모자가 없는 헤스티아가 올라오기도 하지만 정작 사는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헤스티아 모자를 구하는 사람은 많지만 헤스티아 모자를 파는사람은 없다.

요즘은 헤스티아보다 윗 등급인 테라노바나 안타티카를 많이 찾는다.
  1. 참고로 베스타라는 신 자체는 로마가 퀴리누스 언덕에서만 놀고 있던 당시부터 존재했다.
  2. 대개 그리스 신화에서는 선량하면 신격이 낮고, 악랄하면 신격이 높다. 비교적 선한 편인 데메테르도 열받으면 수천 단위로 굶겨죽이는 건 예사. 당연한 게 신들이란 자연 현상이나 관념의 의인화나 마찬가지이고, 신격이 높다는 것은 즉 그 현상이 인간에게 미치는 힘이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즉 인간들에게 험한 짓을 할 수 있는 만큼 신격이 높아지는 것이다.
  3. 신석기 시대의 집은 방과 부엌 구분없이 집에 원룸처럼 방 하나만 있고, 가운데 불을 피우고 난방, 조리, 조명을 한번에 해결했다. 청동기 시대로 가면 집이 좀더 복잡해지고, 방과 부엌의 분리가 이루어진다.
  4. 뭐 고대 로마인들과 이후의 이탈리아인들은 사실상 다른 민족이긴 하지만...
  5. 곡식을 거를 때 쓰는 그것.
  6. 노스페이스 드라이로프트의 줄임말이다.
  7. 실제로 노스페이스의 드라이로프트는 700필파워, 코오롱스포츠의 헤스티아는 800필파워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