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경제

1 개요

2004년 참여정부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정치풍자극을 표방해서 만들어낸 연극의 제목.

하지만 말이 풍자극이지 현실은 대놓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명예훼손 색깔론으로 점철된 탓에 세간의 엄청난 비난을 받아 사실상 정치풍자로선 실패한 작품이 되었다. 영상.

2 논란의 발단

2004년 6월 23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정치풍자극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자체적인 연극단을 만든다. 한국경제의 당시 기사. 한나라당 의원 24명으로 구성된 극단의 이름은 여의도. 관련 기사에 따르면 극단 창단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이재오 의원은 민주화 운동 시절 이미 풍자극을 만들어 구속되기도 했으며, 따라서 그 경험을 살려 연극이야말로 국민에게 정치적 의사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뜻을 내세웠다. 그 뜻 아래 먼저 '환생경제'라는 정치풍자극을 초연으로 한 다음 별주부전을 상영한다는 계획을 발표한다. 원래는 별주부전을 먼저 상영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으나, 어느샌가 환생경제를 별주부전보다 먼저 상영한다는 쪽으로 확정되었다.

그 시점까진 의도도 나쁘지 않고 별 사고도 없었으나, 한가지 간과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 바로 정치인이 정치풍자를 한다는 점이었다. 풍자는 기본적으로 약자가 강자에게 특히 약자의 입장에선 바꾸기 어려운 정치적 현실에 대해 향해지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정치인은 그 강력한 정치적 현실 안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자들이었다. 더군다나 당시 한나라당은 제1야당으로 풍자 말고도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 여당을 비판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굳이 풍자극을 택하는 건 무리수일 뿐더러, 자칫 잘못하면 과도한 인신공격의 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극이 상영되면서 그런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3 주요 출연자

4 환생경제의 기본 내용과 그 비판

2004년 8월 28일 전남 곡성에서 상영된 연극 '환생경제'는, 간단히 말해서 노무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내용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을 '노가리'라는 등장인물로 치환했는데, 극에서는 이 인물을 술에 찌들어 이사 타령[1]이나 하는 무능한 인물로 묘사했으며, 또한 그 등장인물에게 다른 등장인물은 "개잡놈", "거시기 달고 다닐 자격도 없는 놈" 같은 욕설을 가했다. 즉,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해학적인 풍자보단, 아무런 해학이 담기지 않은 인신공격만이 연극의 대부분을 이루었다는 것.

그 이외에도 '환생경제'가 풍자극이 아니게 된 더 큰 문제점이 있다.

'환생경제' 극중에선, 당시 당 대표였던 박근혜를 모티브로 삼은 '박근애'라는 인물만이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얘기된다. 즉, 극 중에 해당 의원들의 소속인 한나라당에 대한 자화자찬이 포함되었다는 것. 바꿔 말해, 그 내용이 들어간 시점에서 연극 '환생경제'는 정치적 현실에 대한 풍자극이 아니라 한나라당의 광고극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냥 CF를 찍어라

5 2004년의 반응들

공연이 있은 후,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현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강한 유감을 담은 논평을 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연극은 연극일 뿐"이라며 "뭐가 문제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후 논란 항목을 보면 그야말로 내로남불 당시 임태희 한나라당 대변인도 "내용은 도외시 한 채 아주 부분적인 대사 몇 개를 빌미로 연극 전체를 문제 삼는 것은 올바른 문화적 자세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한나라당 게시판은 항의성 접속의 폭주를 걱정했는지 폐쇄되었다.

이후에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본회의에서조차 이 문제로 충돌했으나, 정작 당사자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극에 대해선 별다른 직접적인 논평을 내보내지 않았기에[2] 더 큰 문제로 비화되지는 않았다. 다만, 청와대 부대변인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별 대꾸할 가치가 없다'란 반응을 보였으며, 청와대 비서진의 내부 회의에서는 상당히 격앙된 반응이 있었다고 한다.

덧붙여, 그런 문제가 터졌어도 한나라당이 연극단 자체를 해체하진 않았으나, 2004년 12월 9일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초기부터 예정되어있던 별주부전 공연을 끝으로 특별한 활동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이후에도 환생경제는 극단을 바꿔 여전히 상연되었고, 박근혜 당시 당 대표를 포함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관람하러 갔다고 한다.(...)

6 이후 논란

8년이 지난 2012년, 제19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가 인터넷 방송에서 내뱉은 이른바 과거 막말이 이슈가 되자, 비슷한 시기에 상연된 이 공연이 다시 누리꾼들 사이에 논란이 되었다.#

그리고 2013년 7월 11일, 민주통합당 홍익표 원내대변인의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저격한 이른바 '귀태' 발언이 논란을 일으켰고, 이를 빌미로 새누리당측에서 반발하여 국회 보이콧에 나설 기미를 보이면서 다시금 환생경제가 주목받았다. 게다가 홍익표 대변인이 관련 발언 시점에서 하루가 지난 12일 오후 7시 30분 경에 사과[3]하며 진화에 나선 데 비해, '연극은 연극일뿐'이라는 태도로 일관하며 전혀 사과하지 않았던 당시 새누리당의 태도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그리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나오는 내로남불

2013년 11월 11일에 민주통합당의 정청래 의원이 자신의 트위터에서 환생경제 이야기를 꺼냈다. 11월 9일에 이정희가 박근혜 대통령을 박근혜씨로 부른 것이 논란이 되자, '<박근혜씨에게 묻습니다.>노무현 대통령을 노가리라 비하하며 온갖 욕설을 퍼부었던 환생경제 보며 엄청 웃으신적 있죠?' 라고 트윗을 올린 것.#

2015년 10월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5자회담[4]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트위터에 본인을 '그년'이라고 지칭했던 일을 언급했다고 한다.# 근데 재미있는 것은 이 트윗 사건이 (2015년 기준으로) 3년 전에 있었던 일이라는 것. 정작 노무현 전 대통령은 환생경제에 대해 전혀 언급한 적이 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대조적인 자세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어째 막말 논란이 나올 때마다 보수정당의 내로남불 흑역사로 꾸준히 재생산될 거 같다.(...)
  1. 행정수도 이전계획을 말한다.
  2. 노무현 대통령 본인이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고, 훗날 대연정을 제안할 정도로 토론과 타협, 양보의 정치를 이상향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물론 현실은 시궁창이었지만 이렇게 상대 정당이 대놓고 인신공격을 해도 어느정도 묵과하는 경향이 있었다. 참고로 노무현 대통령 집권 당시 언론 표현의 자유지수는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 최고 수준이였고, 세계적으로도 프랑스와 동급을 이룰 정도였다. 이 언론자유 지수는 새누리당 집권기에 쭉 하락한다.
  3. 책의 한 구절을 인용한 것인데 확대 해석돼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비춰졌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귀태'라는 단어를 인용한 것은 사람이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국가주의 운영시스템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며 "책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국가주의 운영 시스템이 한국에 자리잡았다고 설명한다. 이 시스템을 비판한 것" - 링크 기사 내에서 발췌.
  4. 박근혜 대통령,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문재인 새민련 대표, 이종걸 새민련 원내대표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