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D

Enhanced Versatile Disc

1 개요

광디스크 규격 중 하나로 DVD를 대체하고자 중국 정부 주도로 1999년부터 개발, 2003년에 발표, 2004년에 상용화를 거쳤다. 그러나 여러가지 문제점과 사정으로, DVD를 대체하긴 커녕 그냥 이런 게 있다(...) 수준으로만 남았다. 물리적인 규격 및 파일 시스템 구조는 DVD와 완벽하게 동일하지만, DVD 포럼에 내는 로열티를 피하기 위해서 영상과 음성을 저장하는 코덱이 DVD와는 다르다. 그런데 이것도 중국에서 자체 개발한 코덱이 아니라 On2에서 라이선스를 받아 온 거라서, On2와 관계가 껄끄러워지면서 상용화가 더 어려워졌다. DVD와 물리적으로 동일한 미디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아래 사례와 같이 EVD 플레이어라 해도 소프트웨어만 변경하여 DVD 플레이어로 사용 가능하다.

2 내래 북에서 좀 잘 나갑네다

휴대용 EVD 플레이어는 국내에서는 볼 일이 없는 기기 중 하나다. CD, DVD, USB, SD 카드 등으로 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고 하지만, 한국인은 그냥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컴퓨터를 쓰면 되니까. 원래 동영상이 DVD와 같은 미디어에 들어 있어도 클릭 수 번으로 동영상을 뽑아낼 수 있으니...

그런데 휴대용 EVD 플레이어의 특이한 사용자로 북한 주민들이 있다. 한 번 충전해서 2~3시간 동안 영상을 재생할 수 있으며, 외부 방송 수신도 가능하다는 게 전력 사정이 병맛인 폐쇄 사회 북한에서는 말할 수 없는 장점인 것. 전력은 중국제 태양광 발전판으로 충당한다. 30W급 태양전지와 EVD 플레이어의 가격은 각각 한화 5~6만원 정도로, 북한 주민들에겐 결코 낮은 가격이 아니다. 그러나 EVD 플레이어는 상용화 직후인 2005년부터 '노트텔'[1]이란 이름으로 무시 못 할 수량이 북한에 팔려, 2010년대에도 널리 수입/사용된다 한다.

북한 주민들이 꼽는 노트텔의 최고 장점은 USB와 CD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북한 CD를 넣어둔 채 USB로 남한 드라마를 보다, 단속이 뜨면 그냥 USB만 뽑아 버리면 된다. USB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 숨기는 게 용이하므로 들킬 확률도 적다. 당연히 김씨 정권에게는 심각한 위협으로, 수시로 단속이 뜬다고 한다. 이제는 노트텔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인지했는지, 정부에서도 유통을 하고는 있는데 당연히 중국발 물품과는 다르게 외부 입력이나 수신 가능한 방송 채널에 제한이 걸려 있고, TV처럼 정부에 등록을 해야 해서 여전히 중국에서 사 온 싸제가 인기라고 한다.

안 쓰는 USB를 기부하면, 거기에 서구와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를 넣어서 북한으로 밀수한다는 계획도 있다.
  1. 참고로 북한에서 노트북은 노트콤이라고 부른다. 데스크탑은 탁상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