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 매트릭스/평가

1 개요

5차 전직이라는 요란한 구호를 쓴 2차 하이퍼 스킬.

메이플스토리의 4차 전직 레벨이 100으로 내려가고 만렙이 250까지 확장되었음에도 5차 전직은 한동안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5차 전직이 나온다고 하니 유저들이 난리법석이었던 건 당연지사였다.

그런데 테스트 서버에서 5차 전직을 경험해본 유저들은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5차 전직 스킬들 중 직업 전용 스킬은 딱 1개뿐이며, 그나마도 주력 스킬로 쓴다면 괜찮다고 여겼겠지만 스킬들이 죄다 하나같이 쿨타임이 붙어 있다. 일부 스킬은 이펙트가 4차 스킬보다도 멋지지 않으며 성능이 쓰레기인 것도 있고 쿨타임이 지나치게 긴 것도 있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5차 전직을 하고 나서도 4차의 주력 스킬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원기 디렉터가 인터뷰에서 기존 유저들의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진 않으려 했다고는 해도 이처럼 2차 하이퍼 수준의 스킬들을 원한 건 아니었을 것이다.

2 문제점

이후 강원기 디렉터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해 본섭에 적용했지만 유저들의 반응은 실망 그 자체. 아무리 봐도 5차 스킬이 아니라 2차 하이퍼로밖에 안 보인다. 유저들이 문제점이라고 여기는 것들을 요약해보자면 대강 다음과 같다.

2.1 V 매트릭스 시스템

가장 큰 문제점이며, 현 5차 전직에서 가장 욕을 먹는 부분.

사실 V 매트릭스 시스템 자체만 놓고 보면 딱히 뭐라 할 문제점은 없다. 이 시스템이 유저들의 스펙 상승을 저렴하고 용이하게 만들어줬으며, 그에 따라 일부 보스의 진입 장벽이 낮아졌기 때문. 당장 기존에 카벨을 잡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양의 유니크 17성 장비를 둘러야 했는지를 생각하면, 오히려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런 시스템이 일반 강화 시스템이 아닌 5차 메인 시스템으로 나와버렸기에 문제가 되는 것.

일단 5차 전직 스킬 시스템에 질릴 대로 봐온 확률 논리, 즉 운 요소가 들어간 게 주된 비판거리다. 꼭 필요한 3줄 유효 옵션 코어를 뽑아내는 것도 문제이며, 이 중에서는 타 직업군의 코어나 쓸모없는 강화 코어가 나올수도 있고[1], 스킬 레벨을 올리기 위해선 젬스톤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 이 젬스톤은 오로지 아케인 리버 지역에서만 나오도록 설정되어 있는데, 드롭률이 굉장히 낮은 데다가 아케인 리버의 몬스터도 굉장히 센 편이라 어지간한 스펙으론 젬스톤 파밍도 불가능하다. 그 때문인지 젬스톤은 5차가 처음 나왔을 때는 그 가격이 개당 1천만에 육박했다. 지금은 칠팔백만 가량으로 낮아졌으나 이는 비수기인 탓도 존재하므로 섣불리 판단할 수도 없는 노릇.[2]

또 이 시스템의 레벨별 메리트가 고작 6레벨당 강화 코어 1슬롯 제공밖에 없다는것도 문제다.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코어 조각을 상당수 줘도 모자랄 판에 1레벨도 아닌 6레벨당 강화 코어 1슬롯 증가는 레벨업을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의문이 갈 정도. 전직을 내놨으면서 정작 레벨은 별 영향이 안 가고, 돈만 많으면 갓 5차를 찍은 200부터 모든 주력기 코어를 만렙으로 찍을 수 있는 현재, 레벨업 목적은 소량의 강화 코어 제공, 레헬른 입성, 250 달성 의자로 전락했다. 애초에 V 매트릭스 시스템은 뽑기형 젬스톤이 아닌, 레벨업으로 얻은 조각을 이용하여 원하는 코어를 제작하고, 강화하는 형태였어야 했다.

2.2 지나치게 긴 쿨타임

5차 스킬들 중 대부분은 공격 스킬이지만 하나같이 쿨타임이 길다. 물론 그에 걸맞게 대부분 좋은 성능을 보여주지만, 쿨타임이 있을 경우 당연히 사냥에서 주력 스킬로 못 쓴다. 따라서 5차 스킬은 주력 스킬이 아닌 보조 스킬로 쓸 수밖에 없으며 100레벨부터 200레벨까지 쭉 써왔던 4차 주력 스킬을 또다시 계속 써야 한다. 이 점은 하이퍼 스킬이 가진 특징과 일맥상통한다. 5차 스킬이 2차 하이퍼 스킬이라고 까이는 주된 이유이자 가장 큰 이유이다. 5차 전직을 하고 새로운 5차 스킬을 쓰며 사냥할 생각을 했던 유저들은 당연히 실망할 수밖에 없다.

2.3 단 한 개밖에 제공되지 않는 직업별 스킬

각 직업들에게 주어진 그 직업만의 전용 5차 스킬은 고작 1개뿐이다. 가뜩이나 쿨타임 때문에 보조 공격용 스킬로 쓸 수밖에 없는데 그나마도 종류가 1개밖에 없다. 참고로 하이퍼 스킬도 보조 공격 스킬로 쓰이는 스킬은 170 때 배우는 스킬 한 개뿐이다.

다만 이 점은 차후 고유 5차 스킬을 추가해 나갈 거라는 언급이 있으므로 개선될 여지가 있으니 좀 더 지켜봐야 한다.

2.4 직업별 고유 스크립트의 부재

기존 1~4차 전직은 각 직업군마다 고유의 스크립트를 지녔다. 하지만 이번 5차 전직은 직업당 고유 스크립트가 메이플 월드의 여신의 선택지밖에 없다. 데몬 직업군의 경우 마스테리아의 여신에게 추가 대사가 있다는 것 정도가 끝이다. 물론 모든 직업군의 고유 스토리를 일일이 다 짜내기엔 지나치게 많은 시간과 많은 요소들이 요구되고, 기존 5차 스크립트 자체의 완성도가 낮은 것은 아니므로 이 정도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칠 수도 있겠다.

모험가 직업군은 5차 고유 직업명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추가로 있다. 기존 모험가는 1~4차마다 새로운 직업명이 주어졌는데 5차는 바뀌는 게 없으니... 괜히 2차 하이퍼 소리를 듣는 게 아니다.

2.5 너무나도 긴 아케인스톤 활성화 대기 시간

세 여신과의 대면을 완료한 후 아케인스톤을 활성화하는 데에 너무나도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아케인스톤은 활성화 시 2시간 동안 사냥 경험치가 기록되며, 그 뒤에는 무려 8시간동안 대기를 해야 하는데, 이걸 한 번도 아니고 무려 세 번이나 반복해야 한다. 즉, 최소 22시간이 걸린다는 것. 여신 퀘스트에서 깔끔하게 끝냈어야 했는데 이렇게 시스템을 만든 건 억지로라도 유저들을 메이플스토리에 잡아두려고 하는 심보로밖에 안 보인다. 하다 못해 대기 시간이 2시간 정도로 잠깐 쉬는 정도였어야 했다. 그래도 접속 종료한 상태에서도 대기시간은 흘러가긴 간다...

3 총평

요약하자면 이번 패치로 인해 수많은 유저들을 끌어들이는 데는 성공했지만[3] 5차 전직의 지나치게 높은 레벨(200), 그리고 200렙까지 힘들게 도달한 유저를 실망시키게 만드는 V 매트릭스 시스템과 창렬한 5차 스킬들로 인해 유저들이 떠나버렸다. 농담이 아니라 이번 패치를 잘 이끌었다면 메이플 동접 전설 시즌이었던 레전드 패치 그 이상이 됐을 수도 있었는데, 고작 이렇게밖에 만들지 못한 것은 강원기 디렉터의 역량이 의심될 정도. 대규모 업데이트로 3위였던 메이플이 디렉터가 유저들을 실망시킨 덕에 현재는 8~10위에 안착해 있다.
  1. 분해하면 조각 10개가 나오지만, 원하는 코어 하나를 만들 때 조각이 70~120개가 필요하므로 뭐가 되었든 쪽박이다.
  2. 게다가 최근에는 젬스톤 나오는 양이 예전같지 않다는 광부 유저들의 의견도 있어서 잠수함 패치로 드롭률까지 하향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3. PC방 게임 순위가 잠시나마 3위에 이른 것만 봐도 V 패치가 얼마나 관심이 뜨거웠는지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