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建築無限六面角體의 秘密
The Mystery of the C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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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李箱)의 시에 얽힌 살인 사건을 추적하다가 일제의 음모를 밝혀내는 과정을 그린 영화. 원작은 1997년1998년 장용민 著의 동명의 소설로 1999년 5월 1일에 출시된 유상욱 감독의 작품이기도 하다.

김태우, 신은경, 이민우 등이 출연했고 1996년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 당선작으로 이상의 시 《건축무한육면각체(建築無限六面角體)》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을 영화화하였다. 이상에 대한 글을 PC 통신에 릴레이 연재하던 회원들이 차례로 살해되면서 나머지 회원들이 일련의 사건을 파헤치다 역사 속에 감춰진 일제의 엄청난 음모를 밝혀낸다는 역사 스릴러이다.

소재는 매트릭스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절륜하지만 원작 소설이 지닌 세세한 묘사와 분석, 스토리를 영화에선 반도 못 따라간 아쉬운 작품이다. 영화에는 시의 일부 정도만 묘사하였지만 원작에는 시의 모든 과정이 자세하게 해석되어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원작 소설도 결국에는 김진명 류의 자극적인 소재를 이용한 민족주의적인 색채가 강한 내용이라 호불호가 갈린다.[1]

흥행은 서울관객 17만 7729명으로 통계되어 있는데 아주 쫄딱 망했다는 수준은 아닌 그럭저럭 거둔 편. 흥행과는 별도로 영화 제목 자체가 워낙 특이한 관계로 대중들에게 인지도는 꽤 있는 편이라, 같은 '건축'이라는 단어를 제목에 넣은 영화 건축학개론의 경우 개봉 직후 일부 관객들이 제목만 보고서 이 작품과 같은 스릴러물로 오해를 하기도 했다고(...)

2007년에 소설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서울역의 신역사와 구역사가 등장한다던가, 홍대 클럽이 접선장소로 등장하는등 소설의 배경과 전개를 2000년대의 서울 사정에 맞게 바꾸고 구인회의 영화 등 새로운 단서를 추가해서 거의 다른 소설이라도 봐도 좋을 정도로 내용이 많이 바뀌었다.

그런데 이상의 연대기와 소설에서 제시하는 이상의 행보를 비교해보면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가령, 소설을 필두로 사람들이 이따금씩 펼치는 관련 음모론에는 '1931년부터 33년까지 2년 간 이상의 행적은 이상하리만치 깨끗하게 없어져있다. 어떠한 활동기록이 없다가 건축무한육면각체라는 시를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상은 서서히 죽어간다'고 하지만 실제 연대기를 찾아보면 그딴 거 없다.

물론 다른 년도에 비해 빈약하긴 하지만 소설에선 활동이 없었다고 묘사된 1931 ~ 1933년 사이에도 몇 군데의 잡지에다가 이상한 가역반응이나 삼차각설계도 같은 시가 발표되곤 했다. 아니 애초 소설을 현실에 대입해서 보려는 것 자체가 문제지만.

블리자드의 게임 디아블로3에 등장하는 수도사의 업적중 하나인 '전투무한칠면공격의 비밀'은 이 소설의 패러디이다
  1. 예루살렘, 바티칸, 서울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이 등장 인물의 대사에서 그대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