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영어


예수의 강탄(Nativity of Jesus)을 고대 영어로 읽은 영상

영어 : Old English[1] 또는 Anglo-Saxon

독일어 : Angelsächsische Sprache
라틴어 : Lingua Anglica Antiqua

고대 영어로 이 언어를 표기하는 방법이 다양한데, 알프레드 대왕의 편지에서는 "Angelgeþeode" 로 나올 때도 있고, "Anglisc", "Englisc"라고 나올 때도 있다. 하지만 가장 보편적인 표기는 "Ænglisc"다. 발음은 앵글리ㅆ, 앵글리ㅅㅋ, 앵글리쉬 정도로 추정.

1 개요

영어의 역사 중 맨 처음 앵글로색슨족이 브리튼 섬에 도착했을 당시부터 노르만 침공이 있기 전까지의 브리튼 섬에서 쓰인 게르만 계통 언어. 오늘날 영어의 직계조상.

2 기본 설명

서게르만어파 언어 중 하나로, 프리지아어와 매우 관계가 깊다.[2][3] 고대 영어의 역사에 관련된 설명은 영어 항목 참조 바람.
알파벳도 현대 영어와 다르며, 초기에는 룬 문자를 이용했다가 후기에 라틴 문자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만의 특수한 문자인 Þ(thorn)이나 p와 헷갈리는 Ƿ(wynn)을 사용했다.[4] 고대 언어답게 인칭대명사에 단수, 복수 개념에 더해서 양수(Dual) 개념까지 있었다. 이 양수의 개념은 대명사에만 남아 있었으며 중세 영어 시기에 곧 사라졌다. 격은 명사는 4개, 형용사는 5개였으며, 동사도 굴절이 심했다.[5] 이 시기 영어에서부터 라틴어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여 절대 여격(Absolute Dative)[6]라는 문법적 구조도 가지게 되었으며, 기독교적, 학문적 단어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노르만 침공 이후 지배층이 노르망디에서 온 프랑스화된 노르드인(=노르만)들로 바뀌자 자연스레 지배계층의 언어가 바뀌었고, 이를 중세 영어(Middle English)의 시작으로 보는 편.

이후 대모음추이가 진행되어 현재에 이른다.

3 문법

고대 영어의 문법은 그 자체로도 심히 복잡하고 어렵다.(한국인 기준으로는.) 현대 영어보다 격이 1~2개 많으며[7], 성, 수, 격에따라 변이도 심하고 어휘도 게르만어적인 것과 독자적인 어휘(예를 들면 ā : ever)들도 존재한다. 문법적 성은 세가지가 있으며, 중성과 여성은 다시 장(long)과 단(short)으로 나뉜다. 고대 영어의 움라우트라는 것도 존재해서, 표로 존재하며 당연히 독일어같이 위에 기호를 써주지 않으므로 그저 외워야한다.

3.1 명사

명사는 총 4개의 격(주격, 속격, 여격, 대격)을 가지며, 성에 따라 굴절하는 모양이 달라진다. 독일어처럼 강변화명사와 약변화명사가 존재하며, 어근의 종류에 따라 세세하게 달라진다. 여격의 경우, 형용사가 도구격을 취할 때에 명사는 여격을 취해야하며 그 외로는 형용사와 명사의 격은 항상 일치하여야한다.

3.2 형용사

형용사는 명사의 격변화에 조격이 추가되어 총 5개로 격변화를 하며, 앞에 정관사[8]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강변화, 약변화로 나누어진다. 비교급의 경우 '-ra'를 붙이고 최상급은 '-ost'를 붙인다.

3.3 동사

명사의 시제에 따라 1인칭 단수, 2인칭 단수, 3인칭 단수, 복수로 변이하며[9] 각각 현재형 변화가 -e, -est, -eth, -ath로 변이한다. 하지만, 동사 변화에도 강동사인지 약동사인지에 따라 변이가 다르며 여기서 강동사의 변이는 후에 불규칙 동사로 발전한다. 따라서 웬만한 고대 영어 사전은 동사 변화를 2개도, 3개도 아닌 4개씩[10] 표현해주는게 대다수.

4 방언

대부분의 경우, 표준 방언을 West Saxon 방언으로 규정한다. 알프레드 대왕이 다스리던 웨식스(Wessex)왕국에서 Wes-sex(고대 영어로 West - Seaxe)가 의미하던 것이 바로 'West Saxon'이며, 대부분의 사료도 이 방언으로 기록되어있기 때문이다. 학자들도 우선 이 방언을 표준어로 삼고 연구한다. 그 외의 방언으로는 머시아 방언과 노섬브리아 방언이 있는데, 이 방언들의 기록은 주님의 기도 정도로 매우 적어서 1인칭 복수 인칭대명사 소유격이 ūre뿐만이 아닌 ūser도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정도로 그쳤다.

5 발음

고대 영어는 문자 그대로 읽으면 되는 아주 편한 언어이다. 하지만 고대 영어의 일부 철자는 읽는 법이 따로 있으며, 이를 알아두면 고대 영어를 읽는데 아주 도움이 될 것이다.

  • cg : [dʒ] 발음이 나는데 우리말의 (유성음화된) [ㅈ] 발음과 유사하다. 현대 영어의 j 발음이라고 보면 된다. secgan(say, 말하다)의 경우는'세ㅋ간'이나 '세ㅆ간'이 아니라 '세잔' 과 같게 읽는다.
  • h : [h]과 [x][11] 발음이 공존한다. 대체로 단어의 맨 처음에 나올때는 [h]로, 단어의 중간이나 끝에 있을 땐 [x]로 읽어준다.
  • g : 발음이 3가지로 나뉜다. [ɡ] [j] [ɣ]. 이에 대한 규칙은 없다. 그래서 고대 영어를 표기할 때 g 위에 점을 찍어 발음을 구분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거분사에 붙는 ge- 에서의 g는 모두 /j/ 발음이라 표기를 안할 때도 있다.
    • 다만 당시 영국과 아일랜드 지역에서 G/g를 지금과 같은 모양으로 표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Insular G라고 불리는 형태로 썼다. 그러다가 노르만족의 잉글랜드 점령 이후 중세 영어의 시대가 되면서 대륙의 G/g가 재수입되면서 본래 고대 영어의 Insular G는 Ȝ/ȝ라는 문자로 변형되었고, 대륙에서 건너온 G는 다른 문자처럼 취급되었다. 다만 노르만족들은 본래 라틴 문자에 없거나 영어에서나 쓰던 문자들을 싫어해서 ȝ를 gh로 바꿔 적기도 했다고 한다. 이 문자는 거의 중세 영어에선 [x]발음만 나다가 결국 사라졌다. [x] 발음의 흔적은 순수 게르만 영어단어에서 볼수있는 '-gh-'에만 남아있다.
    • 참고로 중세에 발달한 ȝ라는 문자의 이름은 yoȝ 또는 yogh(요흐)이다.
  • c : 요건 발음이 [k] 발음과 [tʃ] 발음으로 나뉘어진다. 당연히 규칙따위 없으며, 닥치는 대로 외워야한다. 고대 영어 'ciric'(교회)가 이 발음 차이 때문에 현대 영어 'church'와 스코트어 'kirk'로 나누어졌다.
  • ƿ(대문자: Ƿ) : /w/ 발음. p 닮아서 칼질 당했다고 한다. 여담으로 고 영어 문자들 중에서 가장 빨리 사라진 타이틀을 보유 중(...). 당대에도 w라는 문자가 쓰이긴 했다고는 하는데 중세 이전에는 잘 안 쓴 듯. 참고로 현대에 고대 영어 문헌을 옮길 때 ƿ 대신 w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어차피 w가 다른 발음으로 쓰인 것도 아닌 데다가 ƿ이 p와 비슷해서 헷갈릴 염려가 있기 때문에 w로 바꾸는 것이다.
    • 참고로 ƿ(ƿynn 또는 wynn 윈)은 룬 문자에서 온 글자이다.
  • 마찰음들은 현대 영어와 달리 당대에 음운론적으로는 무성음유성음의 구분 의식이 없었지만, 실제 음성학적으로는 현대 영어처럼 구분되었다. 규칙에 따라 무성음으로 실현되기도 하고 유성음으로 실현되기도 한다.
    • f : 음운론적으로는 /f/ 하나로 간주되지만 실제 음성적으로는 [f]와 [v]로 나뉜다. 유성 자음이나 모음 사이에서는 동화돼서 유성음인 [v]로 발음되고 그 외에는 무성음인 [f]로 발음된다. 그래서 고대 영어로 하늘, 천국이란 뜻을 가진 Heofon이 '헤어본'으로 읽히는 것이다. f가 [v]로 읽히는 현상은 현대 영어 단어인 of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 s : 음운론적으로는 /s/ 하나로 간주되지만 실제 음성적으로는 [s]과 [z]로 나뉜다. 유성 자음이나 모음 사이에서는 동화돼서 유성음인 [z]로 발음되고 그 외에는 무성음인 [s]로 발음된다. 이것은 현대 독일어와 비슷하다. 또한 영어에서 s로 쓰고 [z]로 발음되는 현상은 과거의 잔재이다. 그리고 로망스어군의 언어에서도 문자 s가 [s], [z]를 포괄하는 언어는 조금 있다.
    • þ와 ð(대문자: Þ와 Ð) : 현대 영어의 th 발음인데 역시 당대에는 /θ/ 음운 하나로 취급되되 실제 발음은 [θ]와 [ð]로 구분되었다. 두 문자는 동일한 음가를 나타내는 문자의 이종으로 취급됐으므로 바꿔써도 된다. 이 두 문자는 서로 바꿔쓰기도 가능해서 'or'의 뜻을 가진 단어가 'oþþe', 'oþðe', 'oðþe', 'oððe'로 쓸 수 있다. 다만 현대에 인쇄물로 옮길 때 한쪽으로 정리하기 위해 그냥 þ로 통일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유물에는 ð로 쓰였어도 인쇄물로 옮길 때 þ로 기재하는 것.
      • 참고로 þ(þorn 또는 thorn 손)은 룬 문자에서 수입한 문자이고, ð(eð 또는 eth 에드)는 D/d에 선을 그은 문자이다. 다만 ð는 현대 d와 좀 다른데 옛날에 쓰였던 언셜체이서는 ð에서 선을 삭제한 형태로 쓰였던 모양. 참고로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의 로고의 d가 이런 형태와 비슷하다.

참고로 쓸 때는 아이슬란드어 자판을 이용하면 참으로 편하다. 물론, Ȝ랑 Ƿ은 아이슬란드어 문자체계에 없으므로 복붙하는 수밖엔 없다. 안습.

6 사료

베오울프라는 장대한 서사시와 앵글로색슨 연대기(Anglo-Saxon Chronicle)라는 마치 영국판 조선왕조실록 비슷한 게 존재한다. 특히 앵글로색슨 연대기는 극초기 중세 영어의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어서[12] 더할 나위없이 좋은 사료로 평가된다. 또한 알프레드 대왕이 많은 라틴어 문헌을 스스로 번역하였고 손수 고대 영어로 쓴 자서전(!)까지 있다. 이 사료들은 현재에도 영국에서 잘 모셔지고 있고 인터넷으로도 볼 수 있으니 관심 있으면 검색해보자.

물론, 이 시기에도 주님의 기도는 존재했다. 다음은 West-Saxon 방언으로 쓰인 주님의 기도이다어디 한 번 읽어보자 :

Fǣder ūre, þū þe ēart on Hēofonum,
Sīe þīn nama gehālgod,
Tōbecūme þīn rīce, gewūrðe þīn willa,
on Ēorðan, sƿā sƿā on Hēofonum.
Ūrne gedæghƿāmlican hlāf sēle ūs tōdæg,
And forgyf ūs ūre gyltas, sƿā sƿā wē forgīefaþ ūrum gyltendum.
And nē gelēad þū ūs on Costnunge, ac alys ūs of yfele.

Sōðlice.

  1. 사전에선 줄여서 OE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2. 영어 Day와 프리지아어 Dai, 독일어 Tag, 네덜란드어 Dag, 고대영어 Dæg의 발음 차이에서도 알 수 있다.
  3.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다. http://youtu.be/OeC1yAaWG34?t=19s
  4. ȝ(yogh)나 ð(eth)는 라틴 문자 g와 d의 변형이다.
  5. 현대 영어는 have가 have, has, had까지만 굴절되지만, 고대 영어는 그 역할을 하는 동사인 habban이 hæbbe, hæfst, hæfð, habbaþ, hæfde, hæfdon, hæfdest, hafa, hafan, hæbbende hæbban, gehæfd weorðan, gehæfd wesan으로 변한다. 이 동사는 굴절이 적은 편이다. 강변화동사로 넘어가면 여기서 접속법의 형태가 다시 달라진다.
  6. 현재의 분사구문과 비슷한 역할을 했다고 알려져있다.
  7. 각각 주격, 대격, 속격, 여격, 도구격
  8. 고대 영어에는 관사를 안 쓰는 일이 흔했으며, 정관사도 현대 영어의 'that'과 같은 역할이 추가로 더 있었다. 그리고 부정관사는 형용사 'sum' 또는 수사 'an', 내지는 아예 쓰지 않기도 했다. 여담으로 부정관사가 sum이나 an으로 쓰일 때에는 형용사 취급을 하였다. 즉, 뒤따라오는 다른 형용사들이 약변화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9. 양수의 변이는 찾아볼 수 없다. 아는 분 있으면 추가바람.
  10. 원형을 제외하고 3인칭 단수 현재 직설법과 1인칭 단수 과거 직설법, 3인칭 단수 접속법과 과거 분사를 제시한다.
  11. x는 영어의 x[ks~ɡz]가 아니고 국제음성기호인데 가래뱉을때 '크흨'하는 소리와 비슷하다
  12. 노르만 왕가로 바뀐 이후에도 몇 대에 걸쳐 더 서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