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곡 제9번(브루크너)

정식 명칭: 교향곡 제9번 D단조
(Sinfonie Nr.9 d-moll/Symphony no.9 in D minor)

1 개요

안톤 브루크너의 열한 번째 교향곡이자 유작. 3악장 까지는 가까스로 완성했지만, 4악장을 쓰다가 작곡자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미완성으로 남았다.[1] 9번 교향곡의 저주에 걸린 불운한 예. 하지만 1~3악장만 따져봐도, 곡의 깊이와 완성도 면에서 여느 완성작에 버금가는 수작이다.

여러 부분에서 미래 음악적인 요소들이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전형적인 브루크너 교향곡의 특징에서 좀 벗어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특징 덕분에 의외로 비브루크너 애호가들 층에서 이 작품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례로 번스타인의 경우 평생을 통털어 브루크너 교향곡 중에서 6번과 9번만을 지휘하였다. 교향곡 6번도 가장 덜 브루크너적인 작품이라는 평도 듣고 있는 곡이다.

그러나 다만 이러한 미래 음악적 요소들은 아직 곡의 완성도가 높지 않은 상태, 즉 개정 테크트리를 타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교향곡 4번, 8번의 초고의 경우에도 상당히 미래 지향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좋게 말해 미래 지향적이지만, 화성이 불안정하고 곡의 흐름이 단절되어 있는 등 전반적인 구성이 산란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4번, 8번 두 곡 모두 철저한 개정 작업을 거치면서 이러한 요소들이 모두 일소되어 매우 안정적이고 탄탄한 구성을 갖고 있는 명곡으로 재탄생되었다. 브루크너가 몇 년 더 살았다면 9번 교향곡 역시 다른 교향곡들처럼 철저한 개작을 거쳤을 가능성이 높고 그결과 훨씬 안정된 모습으로 변모되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점에도 불구하고, 최만년에 이른, 일부는 해탈, 세상을 다 산듯한 느낌이라고 말하는 음악적 경지로 인해서 상당한 감동을 주는 곡이다. 관현악법도 상당히 발전해 있다. 악상 못지 않게 미래지향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 관현악법이다. 편성은 전작인 8번과 기본적으로 동일하지만 하프와 심벌즈는 빠져있다. 9번 교향곡의 오케스트레이션 중 특히 주목할 것은 (바그너튜바를 포함하여) 8대나 되는 호른 운용이다. 호른 자체의 사용은 전작들에서도 두드러지지만 9번에는 호른이 여러 성부로 갈라져 폴리포닉하게 사용되고 있다. 여러갈래로 갈라진 호른 성부 중에서 어떤 성부가 부각되느냐에 따라 연주가 다른 느낌으로 들리는 경우도 많다.

작곡 시기는 1887년 8월 쯤부터 1896년 10월 11일 죽기 직전까지. 1악장부터 3악장까지는 착수 후 1894년 11월 30일에 끝냈고, 제자에게 보관하도록 부탁했다. 마지막 4악장은 1894년 5월 24일에 쓰기 시작했다는 자필 기록이 있다. 그리고 미완성이라고는 해도, 4악장의 전체 골격은 의외로 많이 진척되어 전체의 3/4 정도가 완성되어 있다. 중간에 연결 부위가 빠져있긴 하지만 코다 거의 전까지 완성되어 있는 수준이다. 때문에 후대 음악학자들이나 작곡가들이 완성본을 만들고 있다.

2 곡의 형태

브루크너 자신은 분명히 4악장 구성을 의도하고 시작했고, 전작인 8번에서처럼 2악장과 3악장에 각각 스케르초와 아다지오를 두는 도치형 구성을 취했다. 형식도 예전 곡들처럼 소나타 형식 등에 기반해 크게 확장시킨 형태인데, 여기서는 아예 하나의 틀에 짜인 주제를 내놓는 관행조차 버린 대목까지 있다.

다만 브루크너 본인은 이 곡이 베토벤의 아류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는데 실제로 유사성이 약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d단조 형식에 조용히 시작되는 1악장[2], 빠른 2악장과 느린 3악장의 도치형 구성이 비슷하기는 하다. 후술되어 있지만 죽기 전 유언으로 4악장을 테 데움으로 대체할 경우 합창으로 끝나는 형식까지 유사성을 보인다. 그러나 이 곡이 가지는 특이한 위치, 작곡가 본인의 작곡 기법의 독창성과 주제 의미에서 다른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가령 1악장 첫머리에서는 수많은 단편적인 악상들이 차례로 나타나면서 몇십 마디나 되는 커다란 형태의 대주제를 형성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브루크너가 클라이맥스를 구축할 때 종종 쓰는 전체 최강음 유니즌 기법도 가장 무시무시하게 나오고 있고, 중간부에서 주제들을 뒤섞어 알아보기 힘들게 흩어놓거나 호른 등 금관악기에 약음 주법을 써서 독특한 음색을 시험하는 등 노작곡가로서는 꽤 여러 가지의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2악장 스케르초도 종래의 것과 달리 다소 신랄하고 야성적인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전작인 8번 1악장의 첫머리에서처럼 제대로 조성을 설정하지 않고 시작해 수수께끼같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마지막 3악장 초반에도 수시로 조성을 바꿔가 보여주는데, 후배인 아르놀트 쇤베르크 등이 시작하는 무조 기법의 문턱까지 다다랐다고 할 정도다.

조성 뿐 아니라 화음 취급도 자유자재로 하고 있고, 조성이 모호하다는 인상도 단순한 화음에 여러 음을 겹치거나 빼서 연속시키는 방식 때문에 더 강화되고 있다. 3악장의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는 심지어 일곱 개의 다른 음정들을 최대한의 힘으로 질러내도록 하는 불협화음까지 쓰고 있는데, 재즈화성학의 고급 단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파격적인 표현이다.[3]

그리고 3번 이후 한참 쓰지 않았던 '자작 인용' 스킬도 여기서 마지막으로 발휘되고 있는데, 3악장 후반부에서 전작들인 8번 3악장과 7번 1악장의 주제들이 과거를 회상하듯이 등장하며 조용히 끝을 맺도록 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파격과 오래 묵힌 아이디어의 리바이벌 외에도 '브루크너 오프닝', '브루크너 휴지', '브루크너 리듬', '브루크너 시퀀스' 등 기존 기법도 그대로 녹여넣고 있다.

미완성으로 끝난 4악장에서도 기존의 조성과 화음을 갖고 놀듯 하는 개인기를 보여주며, 선행 악장들의 주제를 끌어와 얽히게 만드는 기술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단, 마지막에 가서는 원래 조성의 장조형인 D장조로 확실히 복귀시키려고 했다.

전작인 8번이 화성적으로 대단히 정돈되어 있고 악상이 유기적으로 짜여져 있는 반면, 9번은 앞서 언급한 이유들 때문에 전반적인 곡의 난이도와 난해함은 8번을 초월하고 있다 볼 수 있다. 그러나 복잡하기로 유명한 4악장이 미완성으로 빠진 데다가 세상 다 산 듯한 느낌을 주는 곡상 때문에 오히려 이 쪽을 더 선호하는 이들도 있다.

관현악 편성은 8번에서 확대한 3관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하프심벌즈, 트라이앵글 등의 특수 악기는 사용하지 않았다. 7번, 8번에서 사용했던 바그너 튜바도 3악장과 4악장에서 쓰고 있다. 플루트 3/오보에 3/클라리넷 3/바순 3/호른 8(5~8번 호른은 테너 바그너 튜바 2와 베이스 바그너 튜바 2 겸함)/트럼펫 3/트롬본 3/튜바/팀파니/현 5부(제1바이올린-제2바이올린-비올라-첼로-콘트라베이스)

3 초연과 출판

미완성으로 끝난 곡이라 초연과 출판 모두 브루크너 사후에 이뤄졌다. 하지만 둘 다 역대 브루크너 교향곡 연주와 출판 역사에서 병맛의 최강자를 다투는 흑역사가 되었다.

1-3악장 최초 공연: 1903년 2월 11일에 페르디난트 뢰베 지휘의 빈 연주협회 관현악단(현재의 빈 교향악단) 연주로 빈에서 초연.

뢰베는 이 9번 초연에 앞서 무자비한 뻘짓을 자행했는데, 어려운 곡의 난이도를 낮추고자 전곡에 걸쳐 멋대로 첨삭과 가필, 편곡을 단행했다. 심지어 3악장의 불협화음도 평범한 7화음으로 바꾸는 등, 브루크너가 말년에 가서 시도한 참신한 아이디어까지도 죄다 말아먹고 말았다.

이 첫 공연에서 뢰베는 일단 3악장까지를 연주한 뒤 브루크너의 유언에 따른다는 의도로 테 데움을 추가 공연했다.[4] 출판도 뢰베 무단 개정본을 그대로 쓴 초판본이 가장 먼저 간행되었다.

1903년 초판: 뢰베의 편집으로 출간된 개정판(Revised version). 편집 사실은 위와 같음. 약칭 '뢰베판'.

1894년 미개정판: 1934년, 1951년, 2000년에 각각 알프레드 오렐, 레오폴트 노바크, 벤야민 구나르 코어스의 편집으로 출판된 원전판(Originalfassung, original version). 3자 간에 큰 차이점은 없고, 주로 오식이나 오기 등을 수정하고 있다. 단, 코어스판에서는 미발표로 남아 있던 2악장 초고에 대한 설명이 추가로 병기되고 있다.

그 외 단편: 2악장 스케르초의 1889/1893년 미발표 초고들이 1998년에 코어스의 편집으로 출판됨.

9번 교향곡의 뢰베판은 5번의 샬크판과 함께 다른 교향곡의 개정판(제자들에 의한 개정한)들과 비교해 봐도 왜곡된 정도가 심하다. 다른 교향곡들의 경우 어쨋거나 브루크너 생전에 출판되었기 때문에 제자들이 브루크너의 눈치도 봐야했기 때문에 완전히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었겠지만 9번의 경우 브루크너 사후에 출판되었기 때문에 브루크너의 견제나 개입없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뢰베가 개찬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제자들에 의한 개정판(초판본)의 장점을 열거하는 이들이라도 이 곡에 한해서는 오히려 방향전환해 가루가 되도록 까는 것이 일반적이라, 뢰베판은 완전히 듣보잡이 된 상태다. 뢰베판에 의한 연주로는 한스 크나퍼츠부슈 등의 녹음이 남아있다.[5]

현재는 거의 예외없이 원전판(Originalfassung, original version)인 오렐판, 노바크판, 코어스판 중에서 택일하는 것이 상식이 되어 있는데, 노바크판의 채택 빈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코어스판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보급률이 높지는 않지만, 최신 개정판이라는 점 때문에 채택하는 지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첫 원전판인 오렐판은 브루크너 교향곡들 중 최초로 선보여진 공인 개정판이라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데, 지크문트 폰 하우제거 지휘의 뮌헨 필이 이 판본을 1932년 4월 2일에 뮌헨에서 초연하면서 브루크너 연주 역사가 뒤바뀌기 시작했다.

하우제거는 1부에서 뢰베판으로 이 곡을 공연했고, 이어 2부에서 새로 나온 오렐판으로 공연해 양자 간의 차이점을 청중들로 하여금 비교하게 했다. 결과는 오렐판의 압승이었고, 이를 계기로 무단 개정된 초판 대신 국제 브루크너 협회가 인정하는 공인 개정판을 쓰는 것이 대세로 자리잡게 되었다.

4 4악장의 미완성 문제

미완성 곡이라면 늘 따라다니는 것이 잔여 부분의 처리 문제인데,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브루크너가 환생해서 작곡을 재개하지 않는 이상, 이 문제에 대한 정답은 결코 나오지 않을 것 같다.

4.1 미완성 그대로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 그냥 1~3악장까지만 공연하고 녹음하는 것이다. 4악장이 공연 불가능 상태로 미완된 이상, 뭘 덧붙여 완성하는 것이 언어도단이라는 이들에게 적합한 해결 방법. 하지만 D단조로 시작한 곡이 E장조로 끝난다는 태생적 어색함을 감수해야 하고, 브루크너가 의도한 것은 분명히 4악장짜리 교향곡이었다는 진실도 무시하거나 다른 변명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4.2 테 데움 겸연주

뢰베의 초연 때처럼 3악장 다음에 '테 데움' 을 연주하는 것도 대안으로 여전히 쓰이는 방법인데, 브루크너 자신의 유언이라는 점에서 권위를 얻고 있다. 하지만 D단조의 교향곡이 C장조의 테 데움으로 끝나는 것도 확실히 모양새가 좋지 않고, 오히려 미완성이라는 현시창만 강조한다는 비판도 있다. 실제로 국제 브루크너 협회에서는 브루크너의 유언에도 불구하고 이 교향곡과 테 데움을 따로 출판하고 있다.

4.3 자료 정리

국제 브루크너 협회에서는 미완성 그 상태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제3자의 손으로 보완한 악보를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1934년 간행된 오렐 개정판의 부록으로 처음 공개된 스케치를 포함해, 지금까지 확보된 모든 4악장의 자필 원고를 총망라한 연구용의 스케치 정리본을 간행했다. 이것이 브루크너 협회가 인정한 유일한 9번 4악장의 공식 자료다.

4악장 오리지널 스케치: 오스트레일리아의 음악학자 존 앨런 필립스가 편집한 자료. 1994년에 관현악 총보 형태로 정리한 것이 우선 출판됐고, 이어 1996년에 자필보의 복사본과 사진판 등의 편집판이 간행됨. 1994년의 관현악 총보 정리본은 추가 발견된 자료를 포함해 1999년 재개정됨.

연구용으로 작성된 자료라 공연이나 녹음에 그대로 쓰기는 힘든데, 오렐판 부록 스케치를 가지고 요아브 탈미 지휘의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녹음이 영국 음반사인 샨도스에서, 필립스 편집의 오리지널 스케치를 가지고 페터 히르슈 지휘의 베를린 방송 교향악단이 연주한 녹음이 소니 클래시컬 독일 지사에서 발매된 바 있다. 탈미 지휘의 샨도스 음반은 스케치 연주와 더불어 1~3악장과 캐러건이 완성한 4악장의 연주까지 포함하고 있어 브루크너가 원래 작곡한 부분과 캐러건이 완성하여 덧붙인 부분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지휘자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의 경우 이 스케치를 가지고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강연을 겸한 시연을 열기도 했다. 관객들에게 브루크너의 작곡 의도와 곡의 진행 상태를 설명하고, 그 부분의 단편을 연주해 보이는 방법이었다. 미완성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 윤곽만을 보여주는 방법이라 협회 측에서도 딱히 비판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4.4 4악장 완성

하지만 이렇게 착실히 작성된 정리본은 완성을 바라는 수많은 편집자들에게 더없이 훌륭한 떡밥으로 작용했고, 오렐판의 스케치에서부터 지금까지의 자료들로 상당히 많은 양의 완성본 혹은 그에 준하는 악보들이 쏟아져 나왔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이런 사례들은 '완성본' 이라기 보다는, 공연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작업이라 '연주용 판본(Aufführungsfassung/Performing Version)' 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하다.

하지만 대부분 제대로 시연도 못하고 묻혔는데, 1980년대에 와서야 공연과 녹음의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아래의 네 판본은 그 대표적인 사례로, 모두 공연과 음반 출반 또는 음원 공개가 행해진 것들이다.

  • 캐러건 완성판: 캐나다의 음악학자 윌리엄 캐러건이 1981~83년에 보필 완성한 악보. 1984년에 처음 발표했고, 2003년과 2006년, 2010년에 세 차례 추가 발굴 자료를 토대로 개정했다. 2010년 최신 개정판은 같은 해 8월 1일에 에브라흐 여름 음악제에서 게르트 샬러 지휘의 필하모니 페스티바 연주로 초연되었고, 이 공연의 실황이 독일 음반사인 프로필의 CD로 나와 있다.
  • 사말레, 마추카, 필립스, 코어스 완성판 : 이탈리아의 작곡가 겸 지휘자인 니콜라 사말레와 주세페 마추카, 호주(오스트리아)의 음악학자 존 앨런 필립스, 독일의 음악학자 겸 지휘자 벤야민 구나르 코어스가 공동으로 보필 완성한 악보로 우선 1984~85년에 사말레와 마추카 2명이 편집했고, 1987년에 마추카가 작업 열의를 잃었다며 하차하자 이듬해 코어스가 새로이 합류해 1차 개정판을 내놓았다. 이어 1992년에는 필립스가 또 공동 편집자로 합류했고, 1992년에 2차 개정판이 발표되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공동 완성자로 참가한 탓에, 첫 발표 뒤 두 차례 개정하는 과정에서 필립스와 코어스가 심한 논쟁을 벌였다. 결국 필립스가 2005년의 3차 개정 작업 직전에 탈퇴했고, 사말레와 코어스만이 멤버로 남아 있다. 약칭 'S.M.P.C 판'. 이후 2007년과 2012년에 계속 발굴된 단편 자료를 반영해 추가로 개정되었고, 2012년 제5차 개정판은 같은 해 2월 7~9일에 사이먼 래틀 경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초연했다. 연주회가 끝난 직후 래틀 경은 편집자 4명을 소개했고 이들은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 공연 실황은 EMI에서 CD로 발매되었다.

  • 조셉슨 완성판: 1992년에 독일계 미국 음악학자 겸 피아니스트 노스 S. 조셉슨이 보필 완성한 악보. 2007년에 처음 발표되었고, 그 해 가을에 아리 라실라이넨 지휘의 라인란트-팔츠 국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음원이 완성자의 허가를 받아 브루크너 교향곡 음반 목록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다. 참고 그리고 2015년 3월에는 이 판본의 첫 공식 음반으로 영국 지휘자 존 기본스가 덴마크의 오르후스 교향악단을 지휘해 다나코드에 녹음한 CD가 출시되었다.
  • 르토카르 완성판: 2008년에 벨기에의 작곡가이자 오르가니스트인 세바스티앙 르토카르가 보필 완성한 악보. 완성 직후인 2008년 10월 28-29일에 니콜라 쿠통 지휘의 헝가리 국영철도회사 교향악단 연주로 녹음되었고, 리리카에서 처음 출반되었다.

브루크너 협회가 인정한 편집자들인 필립스와 코어스, 캐러건이 완성 작업에 참가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특히 캐리건 등은 하스가 복수의 판본을 하나로 결합하기 위해 본인이 몇 마디를 직접 작곡한 점을 극렬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들은 하스판은 쓰레기통에 던져져야 하며 더 이상 연주되어서는 안된다고 여러차례 강변해왔다. 하스의 몇 마디 작곡을 비판했던 캐리건이 정작 본인은 이 작품에서 수십 마디 이상을 본인이 직접 작곡한 것은 매우 모순적이다. 사실 캐러건의 하스 비판은 하스판을 매장시킴으로써 캐러건 자신의 판본의 로열티 수입을 높이고자 하는 의도가 있을 수도 있다. 아무튼 협회 측에서 해당 편집자들을 제명하지 않은 것으로 봐서는, 일단 묵인해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방법도 아무리 브루크너의 자료를 이잡듯이 뒤지고, 작곡 스타일을 최대한 따라간다고 해도 제3자가 작곡자를 대신할 수 없다는 절대적인 문제를 피할 수 없다. 그리고 이런 완성본은 브루크너 협회를 통한 출판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악보를 입수하려면 완성자에게 직접 연락하거나 출판사 소재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다만 SMPC판의 경우 독일의 유르겐 회플리히 음악출판사에서, 조셉슨판의 경우 독일의 카루스 음악출판사에서 정식 출판되어 구하기가 한결 편해졌다.
  1. 그리고 이 미완성에는 전작인 8번의 초연을 거절한 헤르만 레비와 여타 브루크너 제자들의 책임도 어느 정도 있다.
  2. 베토벤의 교향곡 9번에서 영향을 받은 브루크너 개시부이다.
  3. 화음의 활용 가능성이 극대화된 재즈화성학에서는 이것도 13화음 등의 구조로 설명하지만, 클래식 화성학의 영역에서는 7화음 이상의 복화음을 인정하는 경우가 드물다. 하여튼 불협화음으로 보지 않는 음악학자들도 있으므로 주의.
  4. 하지만 이것이 유언이라고 해도 곡에 썩 맞는 결말은 분명히 아니다. '4악장 처리 문제' 항목 참조.
  5. 한스 크나퍼츠부슈는 생전에 브루크너 작품을 개정판(뢰베, 샬크판 등)으로만 연주하는 것이 특이한 점이었다. 이런 독특한 점과 함께 연주 또한 명연으로 취급되어 그가 남긴 녹음은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