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만장

1 사자성어

고사성어
기운 기높을 고일만 만어른 장

기운(氣運)이 만장이나 뻗치었다는 뜻으로, 펄펄 뛸 만큼 크게 성이 나거나 또는 일이 뜻대로 되어 나가 씩씩한 기운이 대단하게 뻗침을 의미하는 말이다. 지금은 잘 나가니까, 혹은 자기가 잘 나가는 줄 알고 눈에 뵈는게 없다는 의미로 더 많이 쓰는 듯.

2 KBS 일요일은 즐거워에서 방영했던 코너

한국 연예오락 프로그램 사상 최악의 흑역사 중 하나

2000년에 잠깐 방영했던 코너로 자칭 기공술사나 초능력자등의 멘토를 초빙해 연예인 패널들과 함께 기를 수련하고 장풍을 수련하고 초능력을 수련한다고 주장했던 프로그램. 문제는 이 기공술사가 장풍이라고 주장하는 게 손바닥을 오른뺨 왼뺨에 갖다댄 뒤 내뻗어 손바람을 일으키는, 그러니까 장풍이라고 주장하는 온갖 잡기술 중에서도 가장 저질에 속하는 것이었다.

요즘 이런 코너를 방영했다간 1화만에 게시판이 털리고 방송국까지 털렸을 테지만 이때는 아직 인터넷이 덜 발달했던 고로(...) 잠시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이 장풍이라 주장하는 손바람 놀이가 전국 초중고에서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초능력 사기 중에서도 초보에 속하는 놀음이 오래 갈 리는 없었다. 진실을 아는 사람들의 항의와 지적이 끊이지 않았고, 마침내 경쟁 프로그램에 속하던 SBS 호기심 천국에서 2000년 7월, 코너 하나를 통째로 할애해 이 사기질의 진상을 만천하에 까발리는 초강수를 둬 버린다. 기고만장에 출연한 자칭 기공술사는 뺨 만진뒤 손바람 일으키는 장풍이 초급 스킬, 소위 말하는 운기방사[1]가 고급 스킬이라고 주장해왔는데 그것들을 싸잡아 까면서 트릭을 공개해버린 것이다.

말 그대로 우주관광을 당한 KBS측에서도 나름대로 대응을 한답시고 일요일은 즐거워에서 특집 코너를 마련해 기공술사의 입장에서 해명을 하면서 사기가 아니라 진짜 장풍이라고 변명을 했지만 또 한 번의 병신인증 이상의 의미는 없었고(...) 결국 코너는 조용히 폐쇄. 프로그램 자체가 망했어요가 될 뻔 했으나 여후 여러가지 코너들을 성공시켜 간신히 존속하게 된다.

여담으로 기고만장을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리며 주가를 올렸던 호기심 천국은 얼마 후 인기가 떨어지자 자신들이 날려버렸던 기고만장과 똑같은 짓을 하는 범국민적 병크를 터뜨리면서[2] 또 하나의 대형 흑역사를 연출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1. 사람을 멀리 세워놓고 손바람을 부르르 떠는 괴이한 동작으로 장풍을 일으켜 멀리 세워놓은 사람을 쓰러뜨린다는 장풍이라 주장하는 잡기술. TV에서 한 번쯤은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2. 외국 마술사 부부를 초능력자라고 주장하면서 TV에 내보냈다. 외국에선 다들 마술사로 알고있는 인간들이었고 보여준 자칭 초능력이라는 것도 극히 저급한 수준이라 호기심 천국에서 방영해준 마술의 비밀 코너만 챙겨봤어도 구라라는 걸 모를 리가 없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