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크로니안

김예리가 쓴 판타지소설 용의 신전에 등장하는 가공의 종족. 의 일족으로 드래곤+인간라이칸스로프 같은 느낌의 종족이다.

1 드래크로니안의 탄생

용의 신전의 세계관에는 3가지 용이 존재한다.

  • 진짜 용 : 고귀한 힘과 지혜를 가진 신적인 존재
  • 타락한 용 : 악의 세력과 결탁하여 본래의 고귀한 모습을 잃고 추악하게 변한 용
  • 드래크로니안 : 악의 세력을 물리치기 위해 화산을 통해 지하에서 인간세계로 올라온 용

모든 용들의 조상인 게히스헨 메인은 실패작으로 판명되어 창조한 신인 훼로크의 손에 살해당했고, 그 시체에서 새로운 용들이 태어났다. 그리고 저승으로 흘러들어간 게히스헨 메인의 피를 저승의 여왕 페레이타가 마시고 하나이며 둘인 반신반룡 실리사와 에퀴온을 낳았다. 이 실리사와 에퀴온의 자손들이 드래크로니안. 엘프, 인간, 난쟁이는 아스틸라와 이조넬의 종족이지만 이 드래크로니안은 훼로크와 페레이타의 종족이기 때문에 어둠의 종족은 아니지만 다른 종족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드래크로니안(고대어로는 테이렐)은 영도자 아이올로스를 따라 악의 힘과 싸우기 위해 화산폭발을 통해(이 화산 폭발의 결과로 시지리스 섬이 생겨났다) 이 세계에 왔지만 본래 지하세계의 주민으로, 그 본질이 파괴의 종족이기 때문에 이 세계에서는 어떤 생산활동도 하지 못한다. 자신들의 자손은 낳을 수 있으나 드래크로니안이 씨를 뿌린 식물은 싹이 트지 않으며 가축은 새끼를 낳지 못하고 천을 짜면 올이 풀리고 만다. 심지어 요리조차 하지 못한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파괴, 생명에 대한 살육 뿐이지만 그에 사용할 무기조차 직접 만들지 못하고 인간에게 의존해야 했다.

만약 이들이 악의 세력을 물리친 후 지하세계로 돌아갔다면 아무 문제도 없었겠지만 인간 세계에 머무르기로 했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 스스로 살아갈 수 없었던 이들은 인간의 왕국 로데인과 동맹을 맺었고, 로데인이 그들에게 필요한 온갖 것을 제공해 주는 대신 드래크로니안들은 로데인의 군대에 자신들의 전투력을 제공했다. 로데인의 용병이 된 셈.

2 드래크로니안과 로데인

인간을 능가, 아니 초월하는 드래크로니안들의 힘은 로데인의 세력 확장에 크게 기여했지만 인간이 아닌 드래크로니안의 힘을 이용한 로데인은 다른 인간족 국가들의 공분을 불러모았다. 인간이 아닌 존재를 이용해서 동족인 인간을 학살한다[1]는 비난을 받았던 것이다. 때문에 에스테이아(이후 다른 국가들을 모조리 멸망시켜 인간세계를 통일한다)를 비롯한 인간족 국가들은 드래크로니안을 마족, 로데인 인들을 마녀라고 부르면서 이들을 없애기 위한 동맹군을 결성했고 결국 로데인을 멸망시킨다. 이후에도 그 잔당들을 악착같이 추적하여 살육했기 때문에 살아남은 드래크로니안과 로데인 인들은 통일제국 에스테이아를 극도로 증오한다. 실제 용의 신전을 가로지르는 핵심 줄거리는 에스테이아에 대한 드래크로니안과 로데인 인들의 복수다.

로데인의 부활로 소설이 종결된 후, 드래크로니안들은 이전과 같은 대규모 전쟁은 겪지 않고 조용히 사라져 간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드래크로니안에 대한 인간들의 혐오감에는 다소 불합리한 점이 있다. 생산활동을 하지 않고 파괴만 할 수 있으며 아주 막강한 전투력을 가진다...는 특징은 같은 인간이면서 역시 그것밖에 할 줄 모르는 귀족이나 기사들과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결국 로데인을 멸망시킨 에스테이아를 비롯한 인간 연합군의 행위는 그 내적인 요인에 이종족에 대한 거부감 외에 내가 갖지 못한다면 부숴버리겠다얀데레적인 심리도 일부 포함되었다고 볼 수 있다.

3 드래크로니안의 특징

드래크로니안들은 용으로 변했을 때도 사람보다야 크지만 용 치고는 작다(2.3m 정도). 인간형일 때는 눈 색깔이 붉은 색 계통[2]이라는 것과 다채로운 머리색, 가벼운 몸무게[3] 말고는 인간과 차이가 없다. 발소리가 나지 않게 미끄러지는 걷는 걸음이 특징. 머리카락 색깔은 인간들도 가지는 검은색, 갈색, 금색, 백색 이외에 청록색이나 하늘색 같은 색깔도 있으며, 머리카락 색깔은 용으로 변했을 때의 몸 색깔과 같다. 인간형일 때도 날개를 꺼내서 날 수 있으며 용의 일족이라는 것만으로 브레스를 뿜거나 언령마법을 쓸 수 있거나 하지는 않다. 보레아스와 같은 전문 마법사가 따로 존재한다.

태어날 때는 알에서 태어나 용의 형태로 살아가지만 50세가 되면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때는 다른 종족 앞에서는 변신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는데, 변신이 익숙치 않아 꼬리가 남는다거나 알몸으로 변신하는 등의 실수가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100세가 되면 성인이 되며 성인식을 치르고 이때부터 자유롭게 변신할 수 있다. 50세에 변신할 때는 어린 아이의 모습이라고 하며 영생을 포기하지 않는 한 100세 때의 모습(이때는 청년으로 변신한다)으로 평생 살아가는 듯.

인간과의 혼혈이 가능하나 혼혈 드래크로니안은 변신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순혈 드래크로니안보다는 떨어지지만 역시 스피드는 대단히 빠르다. 작중 등장인물인 이즐레이는 인간 아버지와 드래크로니안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양 집단 모두에서 배척되어 살인청부업자 일을 하면서 어둠 속에서 떠돌아야 했다.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붉은 눈 때문에 어느 고을에서도 혈통이 들통나 쫓겨났고, 용으로 변신할 수 없기 때문에 드래크로니안들에게도 동족으로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사실 드래크로니안의 전투력이 인간을 초월한다고 해서 인간이 드래크로니안을 죽이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용의 신전의 드래크로니안은 다른 세계관의 용들처럼 막강한 마법이나 힘으로 전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속도와 기술에 의지하는 승부를 하기 때문에, 대량의 총알받이를 투입해 그들을 다 죽이느라 지칠 때까지 기다리거나 움직임을 봉쇄하면 이길 수 있다. 대개 오르크가 전자, 인간이 후자의 방법을 시도한다. 하지만 후자를 시도하더라도 그 실제 결과는 전자가 되기 일쑤.

그 점을 잘 간파하면 살을 내주고 뼈를 꺾는 승부가 가능하다. 실제로 어느 정도 실력있는 검사들은 드래크로니안의 공격을 피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맞선다. 너무나 빠른 속도 때문에 상대의 움직임을 실제로 읽기보다는, 상대가 지금의 공격을 피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싸우는 것이 드래크로니안이기 때문이다.

가끔 후대의 판타지 소설에서 도용되기도 했는데, 드래곤물이 범람했던 관계로 드래크로니안은 주로 빵셔틀 취급을 당했다.(...)

  1. 사실 적군이 오크 부대를 투입해서 침략해온다면 어느 인간족이라도 기분이 나쁠 것이다. 그 점을 생각하면 드래크로니안의 공격을 받고 기분이 좋지 않은 것도 이해할 수 없지는 않다. 어쨌든 둘 다 인간이 아닌 건 똑같으니까.
  2. 붉은 눈으로 알려져 있지만 오히려 피처럼 붉은 눈은 드물다고 한다. 제피로스의 붉은 색에 가까운 보라색처럼 약간 편차가 있다.
  3. 보기에도 말랐지만 인간보다 가벼운 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