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

"사랑따윈 필요없어"

-얼음처럼 차가운 그 목소리는,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은 그 눈은, 어딘가 나와 닮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愛なんていらねえよ、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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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에 방영된 일본 드라마
'레이지'라는 캐릭터의 매력과 섬세한 시나리오, 완성도 높은 연출[1]로 특히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본토에서는 시청률 4% 찍었는데 한국에서만 두번째 리메이크 되는 드라마. 더 텔레비젼 드라마 아카데미상 34회 감독상, 각본상[2]

연출 : 츠츠미 유키히코 외
극본 : 타츠이 유카리
주연 : 와타베 아츠로, 히로스에 료코
주제가 : 이케다 아야코 - "Life", 연주곡 - Fly me to the Moon

1 스토리

스토리 자체는 무척 단순하다. 사랑을 믿지 않는 호스트가 차가운 부잣집 아가씨에게 돈을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주요 내용. 3화 정도 지나면 대충 후반 전개까지 감이 온다.(...)
결말 부분은 호불호가 갈리는 편. 분명한 것은 극 전체가 말하고 있었던 주제에는 부합하고 있는 결말이다.

2 일본 저시청률

일본 위키 항목에서도 드러나듯 시청률이 낮다. 아주 전형적으로 망하는 드라마의 시청률 패턴을 보이고 있다. 오죽했으면 주제가 이외에는 OST조차 발매되지 않았을 정도. 이 부분은 특히 한국 시청자에게는 의아한 것이어서 월드컵 때문이라느니 배우의 스캔들 때문이라든지[3] 갖가지 추측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케이블로 방송 했을 때도 별 반응이 없었던 점으로 보면, 섬세한 감정선을 따라가는 작품 구조상 감각을 유지한 채로 한꺼번에(다운 받아서) 볼 수 있는 한국 상황과 일주일이 지난 상황에서 봐야했던 현지 환경의 차이 때문에 평가가 바뀐 것 일지도 ?

3 한국에서의 인기

한국 일본 드라마 시청집단에서 이 드라마의 위상은 최고 드라마 중 하나였다. 12년 8월 기준, 일어 제목으로 구글링을 하면 6만건 정도 밖에 안뜨는데,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으로 검색할 경우 150만건 정도가 뜬다. 원작과 판박이로 리메이크된 영화가 개봉하기도 했고, 한효주는 와타베 아츠로와의 공동시상을 했던 모 시상식장에서 이 드라마에 대한 애정과 공동시상에 대한 기쁨을 밝히기도 했다. 어떤 문화가 타지에서 더욱 인정받는 것은 흔히 있는 현상이다. 이스라엘에서 쫓겨났었던 크리스트교라든지 한국에서의 스타크래프트라든지, 해체 위기 이후의 카라(아이돌)라든지.

별달리 인기 배우가 등장한 것도 아니고[4] 현지 시청률도 나빴기 때문에 작품의 퀄리티 만으로는 관심의 대상이 되기 어려웠을 이 드라마가, 널리 알려질 수 있게 된 것은 히로스에 료코에 의지한 바가 컸다. 이 드라마가 한국에 전해지게 된 때는 한국에서 '비밀'이라는 히로스에 료코의 영화가 개봉된 이후이며 영화관에서 보지 않은 사람들도 많은데(...) 막 팬층이 형성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당시에 최신작이었던 이 드라마가 주목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4 등장 인물

  • 시라토리 레이지(白鳥レイジ, 와타베 아츠로)

가부키쵸의 전설적인 호스트. 0시 0분에 태어나 탯줄도 자르지 않은 채로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그래서 이름이 레이지(零時). 일단 첫회에만 이 인간이랑 얽혀 죽은 사람이 둘이 나온다. 권모술수로 가게를 빼앗긴 사람이 목메달아 죽고, 3일 안에 1억엔을 갚으라고 윽박질러 돈으로 못받으면 장기로 받는 해결사를 보내기도 했다. 또 모르지 갚았는지 주머니 속에는 항상 칼을 들고 다니는, 그림으로 그린 듯한 어둠의 인간.

이 드라마의 알파이자 오메가. 특유의 흐느적거리는 몸짓에 '환청이 남는다'는 감상이 쏟아질 정도로 개성적이고 허스키한 보이스, 표정 연기 만으로 희노애락을 표현하는 연기력에 (눈이 안보이는 사람을 상대로 사기 칠때 좋은 점은 표정관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몸을 사리지 않는, 혼이 실린 열연으로 완성된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타카조노 가문의 상속녀. 자기 아버지 장례식 중간에 관뚜껑 닫고 혼자 집에 가는 것이 이 드라마 오프닝이다. 안하무인에 싸가지 없고 뭐하나 제대로 할줄 아는 것 없지만 자기가 부자라는 걸 너무도 잘 아는 인물.

아코 : 이제부터 앞으로의 인생을 위해서 자신이 살아가기 위해서 해야만 할 일이 있는게 아닐까...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거지?
레이지 : 음... 알고 있잖아
아코 : 부디 걱정하지 마시길. 돈으로 어떻게든 되니까. 얼마든지 구할 수 있어. 식기를 치워줄 사람도, 청소해줄 사람도.
레이지 : (혼잣말)음... 동감이야.

어렸을 때도 이지메를 주동하는 등 한가닥 하는 성격이었는 듯(...).
부모의 이혼 이후 뇌종양이 발병 한다. 이때 전신마비등의 극심한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있는 수술 치료와 안전하지만 시력을 잃게 되는 약물 치료중 스스로 약물 치료를 선택하고 병을 치료한 바 있다.

연기자가 시각장애인 연기를 위해 살을 찌웠다는 얘기가 있는데 출처 없는 루머다. 이 드라마 이전에도 이후에도 비슷한 상태였다.

  • 아쿠타카와 나루 (후지와라 타츠야)

레이지가 가진 호스트바의 넘버원 호스트. 큐트하고 젠틀한 미소년틱한 캐릭터이다. 잠자던 여동생에게 키스하려던 것이 부모에게 들켜(...) 집에서 쫓겨난 후 호스트계에 투신했다.
레이지가 빚더미에 앉은 이후에도 그를 따르는 유일한 인물. 레이지조차 어째서 자신을 따르는지 의아해하는데 어둠의 세계에서 자신만을 위해 무자비하게 살아가는 레이지의 인생을 자신의 이상향처럼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 나카타 사키코 (사카구치 료코)

아코의 보호자. 아코의 부모가 이혼한 이후부터 줄곳 같은 집에 살면서 아코의 어머니 역할을 해왔다. 일본식 친절을 극대화한듯한 인물로 아코가 아무리 싸가지 없이 굴어도, 갑자기 수상한 2인조가 집에 기거하기 시작해도 어지간하면 감정을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그에 반해 첫회부터 다카조노 레이지가 보낸 가로채 찢어 버리는 등 수상한 오오라를 마구 풍기는 캐릭터.

  • 우에다 타쿠로 (모리모토 레오)

지옥의 체무 반환 업자. 항상 보디가드인 이 드라마의 마스코트 하루오과 함께 다니며 대상에게 돈에 없어서 못 받을 시에는 죽여서 장기를 뜯어 간다. 철저한 프로의식을 가지고 있다. 레이지가 3일안에 1억엔을 받으라고 사주했던 것도 이 사람. 레이지의 과거사에 대해서도 레이지 자신보다 더 잘 알고 있으며 극중 사기 행각, 하루의 일거수 일투족, 다카조노가 인물의 신상, 심리까지 모조리 꾀고 있다. 나루에게 독약을 구해 준 것도, 아코가 쓰러졌을 때 응급 조치를 한 것도 이 사람. 제법 전지 전능한 인물이다.
하는 일과는 다르게 이미지는 넉살 좋은 동네 아저씨 그 자체이고 채무자가 돈을 갚기 위한 일체의 활동에 굉장히 협조적이기도 하다.

5 한국 리메이크

리메이크하기 어려운 작품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설정이나 사건들이 흡입력이 있다기 보다는 배우의 개인기와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전개[5], 전체적인 완성도 등 리메이크 시에는 어필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강점인 작품이기 때문이다.

  • '사랑따윈 필요없어'

2006년 문근영 주연으로 리메이크 되었다. 스토리 면에서는 중반까지 거의 같고 세부적인 장면의 화면 구도, 의상까지 원작과 똑같이 맞추고 있다. 후반, 결말부의 전개는 원작과 완전히 다르고 주인공들의 과거사를 언급하는 부분은 완전히 없어졌다. 그에 따라 주제에 대한 접근법이 완전히 바뀌었다. 작품의 해석에 있어서 에반게리온을 가져다 우뢰매를 만들었다고 해도 될 정도로 바뀌어서 원작과 다르게 그냥 신파극이 되었다.

김규태 연출, 노희경 각본으로 2013년 SBS로 방영. 조인성, 송혜교 주연.

결국은 리메이크의 결과물로서는 둘 다 잘 안됐다. 일단 시라토리 레이지는 접어두고, 아이러니하게도 둘 다 비주얼은 좋지만 시나리오 상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 같다. 원작에 대해 '적당히 가오 잡고 시한부 놀이 하는 드라마' 이상의 이해가 없으며, 단독 작품으로서 재창조 된 것도 아니고 원작의 재미를 되살리지도 못했다. 나루와 타쿠로를 일관되게 양아치와 조폭으로 치환한다든지 왠지 캐릭터도 몰개성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1. 예를 들면 오프닝의 검은 화면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레이지의 모습이 점차 밝게 드러난다.
  2. 관련정보
  3. 이 당시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4. 와타베 아츠로가 한국에서 유명세를 가지게 된 것도 이 드라마로 인한 것이다.
  5. 예를들면,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반딧불 장면'의 경우 완전히 빼버려도 이야기 전개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