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토 고로자에몬

山ン本 五郎左衛門(さんもと ごろうざえもん)

일본의 설화에서 등장하는 요괴. 마왕이라 불릴 만큼 강대한 힘을 가졌으며 관동 일대의 요괴를 통솔하는 두령이기도 하다. 고로자에몬의 성씨는 일본에선 흔한 성인 山本이지만, 특이하게도 야마모토가 아니라 산모토라 읽는다.[1]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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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산모토 고로자에몬. 텐구의 패거리도 아니고 호리(狐狸)도 아니며, 마왕의 패거리에 속하노라.

산모토 고로자에몬은 에도 시대 중기에 쓰여진 괴담집인 《이노모노노케로쿠》(稲生物怪録)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는 대요괴로, 마왕의 부류에 속하는 요괴 두령으로서 수많은 요괴를 이끌었다고 전해진다.

요괴화집에서 이 요괴 두령의 모습은 세 개의 눈을 가진 카라스텐구로 그려져 텐구의 일족 중에서 특히 강력한 힘을 갖춘 다이텐구로서 취급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림 두루마리 《토테이붓카이로쿠》(稲亭物怪録)에서 산모토 고로자에몬 스스로가 자신은 텐구가 아니며 여우 · 너구리의 부류도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이 실제로 산모토 고로자에몬이 텐구에 속하지 않는다는 뜻인지, 아니면 텐구가 맞지만 가진 힘이 강대해 텐구 이상의 존재라 자부하는 뜻으로 쓰였는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여담으로 여러가지 이야기가 전해진다. 높은 지력을 가지고 있던 승려의 타락한 모습이라든가 백귀야행의 원래 주인이라는 설도 존재한다.

2 이노 헤이타로와의 일화

《이노모노노케로쿠》에서 산모토 고로자에몬은 동일하게 마왕의 부류에 속하는 신노 아쿠고로(神ン野 悪五郎)[2]와 마왕의 우두머리 자리를 걸고 용기 있는 소년 100명을 놀라게 한다는 내기를 하여 온세상을 떠돌다 빈고 미요시번(오늘날의 히로시마현)에서 86명째로 이노 헤이타로[3]라는 이름의 소년을 만나게 된다. 이노 헤이타로를 놀라게 하기 위해 갖가지 괴이를 일으켰으나 이 소년은 그 어떤 일이 일어나도 꿈쩍하지 않았다.

산모토 고로자에몬은 《이노모노노케로쿠》 말미에 1개월 동안의 괴이 앞에서도 꿋꿋한 이노 헤이타로 앞에 나타나 그를 칭찬하며, 후에 신노 아쿠고로가 찾아와 이노 헤이타로를 위협할 때 이것을 사용하면 자신이 조력하겠다며 작은 나무망치를 선사하고선 요괴를 이끌고 사라진다.

산모토 고로자에몬이 이노 헤이타로에게 선물한 나무망치는 실제로 히로시마현에 소재한 사찰인 고쿠젠사(国前寺)에 사보(寺寶)로서 후세에 전해지고 있다.

3 대중문화에서의 등장

《이노모노노케로쿠》 등 옛 문서에서는 그 강대한 힘의 일단만을 보여준 산모토 고로자에몬이지만, 요괴의 두령이라는 그 이미지가 강렬했는지 일본의 요괴를 다룬 만화, 소설 등 서브컬처에서 자주 모습을 보이고 있다.

3.1 은혼 2권의 단편 《시로쿠로》

만화 《은혼》의 단행본 제2권에 단편으로서 실려있는 《시로쿠로》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여기서의 이름은 야마모토 고로자에몬.

3.2 요괴소년 호야

만화 《요괴소년 호야》에서 관동 측 요괴를 통솔하는 "동쪽의 장"의 원 모델이 된다. 동쪽의 본래 모습은 거대한 다이텐구. 여기서의 이름은 야만모토(山ン本)라고 되어있다. 참고로 관서 측 요괴를 통솔하는 "서쪽의 장"의 이름은 신노(神野)로, 이쪽은 산모토 고로자에몬과 마왕의 우두머리 자리를 놓고 내기를 했었던 신노 아쿠고로가 모델이다.

3.3 누라리횬의 손자

만화 《누라리횬의 손자》의 등장인물. 산모토 고로자에몬(누라리횬의 손자) 항목 참고.

3.4 북유기 정전

소설 《북유기 정전》의 3권 분량에서 텐구 일족에게 괴멸적인 피해를 입힌 임현주를 손수 처단하기 위해서 800년만에 산을 나선 동마천의 대원로격으로 등장한다. 여기서도 야마모토 고로오자에몬이란 이름을 쓰고 있으며, 서쪽의 다이텐구 타로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쪽의 텐구 두령이란 직함을 갖고 있다.

3.5 시오리와 시미코 시리즈

6권 〈한 밤의 무서운 이야기〉 편에서 등장. 《이노모노노케로쿠》와 같이 이노 헤이타로를 놀라게 하기 위해 각지의 요괴들을 모으고 있었는데, 그 전령이 시오리와 시미코를 요괴로 오해하여 실수로 시공을 넘어 과거 세계로 데려오게 된다. 덕분에 시오리와 시미코는 갖가지 소동을 일으키고…. 결말에선 단 선생의 부인이 나타나자 신노 아쿠고로가 나타났다며 겁을 먹고 벌벌 떠는 모습을 보여준다.

  1. 인간의 성과 같은 한자를 쓰면서도 읽는 법이 다른 것은 요괴다운 특징 중 하나다.
  2. 신노 아쿠고로는 텐구 일족에 속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상세한 사항은 전해지지 않았다.
  3. 실존 인물. 《이노모노노케로쿠》는 이노 부다유(稲生 武太夫)라는 무사의 체험담을 기록한 것이라 한다. 헤이타로란 바로 이 이노 부다유의 아명이다.